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가합55232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6. 3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90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1.부터 2022. 10. 5.까지는 연 6%의,

2022. 10. 6.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2022. 7.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7,93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유아동용 의류, 신발, 악세서리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12. 12. 3. 피고에 입사하여 영업팀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2.경 이사로 진급하여 근무하던 중 피고로부터 2022. 6. 30.자 해고를 통보받은 자이다.

나.

이 사건 전보명령 등의 경위

1)

피고는 2020. 10. 21.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2020. 10. 27. 원고에게 ‘2020. 11. 2.부터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라’는 취지의 전보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고 한다).

2)

원고는 2020. 11. 30. 이 사건 전보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사건의 1심법원은 2022. 11. 24. ‘이 사건 전보명령의 실질은 징계와 유사한데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601874).

3)

위 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위 사건의 2심법원은 2023. 11. 15.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50985).

다.

이 사건 해고 등의 경위

1)

피고는 2022. 3. 3.부터<1> 같은 해 5. 4.까지 약 2개월 동안 C 노무사를 조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재직자 기준 총 18명을 면담하는 방식으로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및 비위행위 관련 조사를 하였는데, 그 조사사유는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조사’라고 한다).

2)

피고는 2022. 4. 29. 원고에게 ‘지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행위, 사내 풍기문란 및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조직문화 저해, 기타 관리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조직기강을 해이하게 한 행위 등과 연관되는 비위행위에 대한 제보 및 조사 결과에 따른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22. 4. 29.부터 해제사유 발생시까지 자택대기발령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고 한다).

3)

피고의 D 이사(당시는 부장이었다)와 C 노무사는 2022. 5. 16. 사당역 인근에서 대기발령 중이던 원고를 만나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4)

C 노무사는 2022. 6. 13. 피고에게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5)

피고는 2022. 6. 16. 원고에게 이 사건 조사와 연관되는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통지하였다.

6)

피고는 2022. 6. 23. 피고 회사의 10층 회의실에서 원고, 피고 임직원, C 노무사, E 노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C 노무사가 제출한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7)

피고는 2022. 6. 29.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2022. 6. 30.자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2>

라.

2020. 2. 1.부터 시행된 피고의 취업규칙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

2022. 1. 6.부터 시행된 피고의 취업규칙 중 2020. 2. 1.부터 시행된 피고의 취업규칙과 달라진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2, 24, 25,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시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를 위한 인사위원회와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도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사유와 관련한 당사자의 이름, 시기, 장소, 문제되는 상황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소명기회를 제대로 부여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였다.

2)

이 사건 해고사유는 사실이 아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 중 일부로 인해 이 사건 전보명령을 받았는데, 다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하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실체적 정당성을 결여하였다.

3)

이 사건 해고를 위해 피고가 고려한 사정은 모두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며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2)

이 사건 해고사유는 사실이다. 이 사건 해고사유를 고려하면, 원고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해 피고는 원고와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3)

설령 이 사건 해고가 부적법하더라도, 원고가 2022. 5.부터 2022. 6.까지 감액된 임금을 받은 것은 적법한 이 사건 대기발령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0, 32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이 사건 해고의 실질적인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원고에 대한 소명기회의 부여가 충분하지 않았고 이 사건 해고사유의 통지 또한 위법하여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

①

이 사건 대기발령문에는 그 사유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취업규칙 제97조 제10항), 직장 내 성희롱 행위(취업규칙 제97조 제10항), 사내 풍기 문란 및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조직 문화 저해(취업규칙 제97조 제4항), 기타 관리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조직기강을 해이하게 한 행위(취업규칙 제97조 제12항)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원고가 어떠한 행위를 하였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②

원고가 ‘이 사건 조사가 이 사건 전보명령 소송과 관련한 내용인지 아닌지 사전에 어떠한 조사를 하는지 전혀 고지가 없어 알 수 없다’고 하자, 피고의 D은 2022. 6. 3. 원고에게 “피해자와 참고인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은 최소화하여 다음과 같이 조사내용을 통지합니다”라고 하면서 이 사건 조사사유를 이메일로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D은 원고에게 이 사건 조사사유를 반박할 증거나 다른 내용이 있으면 이를 2022. 6. 10.까지 제출해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조사사유에도 이 사건 해고사유와 관련한 당사자의 이름, 시기, 장소, 문제되는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원고로서는 7일이라는 단기간 내에 이를 반박할 증거나 다른 내용을 피고에 제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2022. 6. 24.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서도 “구체적으로 뭘 질문을 주셔야지 제가 답변을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질문이 서면으로 일단 제가 질문을 주신 거에 대해서 불만을 가졌던 게 뭐냐면 누구에게나 한 번 질문할 수 있는 거를 질문을 주시면서 이게 나에 대한 얘기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답변을 제가 하냐고 답변을 드렸어요. 지금도 그러면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부서에 대충 어느 쯤에 어떤 건을 가지고 어떻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질문주셔야지 제가, 아, 그러면 그때 그런 일이 있었죠, 없었죠 뭔가 답변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저는 제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참고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면”이라고 말하며, 비위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④

이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 참석한 E 노무사는 “충분히 이제 말씀하신 내용도 이해가 가는 바인데요”라고 말하면서도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 사건은 철저한 비밀유지가 필요하여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였다. 또한 E 노무사는 “이거는 조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사건이 특정될 수가 없는 요소들이 좀 있는 사건이다 보니까 그 부분은 이해하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이 되고”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의 의뢰로 원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고 인사위원회에도 참석한 C 노무사도 “제가 지금 확인하는 대상자가 사실은 저희가 이사님께서는 ‘왜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못하냐’라고 하신 부분에 있어서는 물론 저도 구체적으로 ‘이분, 이분, 이분, 이분, 이분입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분들이 항상 우리가 하는 말이 뭐냐면, 원고가 무서워서 뭔가 자기한테 해코지를 할까봐 절대, 절대 자기의 신원을 비밀로 해달라는 전제 하에 구체적인 얘기를 했고”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 못지않게,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피징계자의 소명기회를 인정하고 있는 이상 징계대상자가 구체적인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확인하여 자신의 방어권을 적절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징계절차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인사위원회에 참석한 피고측 관계자들은 피해자 보호라는 미명 아래 원고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원고는 피고 사무실에서 피고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인사위원회에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가 ‘F에게 고압적인 행동을 하였다’는 점은 다투지만, 2019. 3.경 예고 없이 회의를 개최한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는 점, 경위를 떠나 F가 위 회의 다음날 원고에게 위 회의와 관련하여 메시지를 보낸 점, F는 2022. 4. 15. C 노무사에게 위 사건을 진술하면서 “구체적인 시기는 기억이나지 않습니다. 19년도 1, 2월 추후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진술한 점, F가 2023. 10. 12.자 진술서에서 위 사건을 자신이 매니저로 승진한 2019. 3.경으로 특정한 점, 피고 회사의 G이 2021. 10. 1. 원고와 통화하면서 ‘결재과정 중에 운 사람이 H, F 아니에요?’라는 취지로 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2019. 3.경 예고 없이 회의를 개최하고 F에게 F의 입장에서 느끼기에 고압적으로 행동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이고,<4>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대기발령문, 이 사건 해고통지서 어디에도 원고의 위 행동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이 사건 조사보고서 6쪽에서는 F가 2022. 4. 15. C 노무사에게 진술한 내용을 일부 발췌한 다음에 위 사건을 2019. 1.경 혹은 2019. 2.경이 아닌 2017.경 발생한 사안으로<5> 잘못 기재하고 있다. 이 사건 조사보고서조차도 사실관계를 혼동하는 상황에서 원고는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에 회부되었는지 알기 어려워 구체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의 I 부장은 인사위원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 “주변 사람들이 봤다는 증언들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뿐 피해자가 누구인지 혹은 피해자가 직접 진술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말하지 못하고 있다.

⑥

증인 F의 증언, 이 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영업을 할 때 회사의 목표나, 회사의 목표 달성에 대한 방향성을 많이 제시를 해 주셨던, 잘 짚어주셨던 상사였습니다”, “그렇게 꽉 막히신 분은 아니고 타당한 근거가 있다하면 받아들이시는 분입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익명의 피고 직원이 “평소 던지듯이 농담을 하시고 그 부분이 어린 친구들, 특히 어린 여자들이 듣기에 불편했을 거 같은 농담이 있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남자들끼리의 농담이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지만, 어린 여성 사원들이 들었으면 기분이 나빴을, 성적인 뉘앙스, 여성폄하적인 뉘앙스의 말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마초이즘 성향이 좀 있으신 분입니다”라고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논현역 단체 회식 자리에서 “아 씨발! 남자가 고기를 구워? 여자가 구워야지”라고 소리를 친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대기발령문, 이 사건 해고통지서 어디에도 원고의 위 행동이 이 사건 해고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인사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⑦

피고는 결국 이 사건 조사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은 이 사건 해고사유로 삼지 못하였다. 이는 징계절차 과정에서 징계대상 비위내용이 전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나.

이 사건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97조가 정한 직원으로서의 품위 또는 회사의 명예, 신용에 손상을 입힌 자,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한 자,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에<6>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기재하지 않은 채,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97조 제4호가 정한 직원으로서의 품위 또는 회사의 명예, 신용에 손상을 입힌 자에 해당한다고 기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조사사유에서는 “물류팀 발령 이후 동료 직원에게 ‘난 1년치 연봉 받고 나간다’ 등의 발언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행위”를 특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조사보고서에서도 “이를 들은 당사자가 있고, 동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면 (중략) 이 역시 징계사유로 삼을 수 밖에 없는 내용임”이라고 가정적 판단이 기재되어 있을 뿐 위 사실을 특정하지 못하였다.

②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 구체적인 사건은 기재하지 않은 채,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97조 제10호가 정한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한 자에 해당한다고 기재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전보명령, 이 사건 대기발령문, 이 사건 조사보고서,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보더라도 원고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소리를 지르거나 고압적인 행동을 하였다는 것인지 알기 어려운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조사보고서 내용 중 일부는 피고 직원이 C 노무사에게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③

나아가 이 사건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원고가 ‘2017.경 특정직원에게 고성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하여 직원이 모욕감을 느끼게 한 행위’, ‘보고하러 간 직원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눈물을 터트리게 하고 일부 직원을 사직까지 하게 만든 행위’는 원고를 물류센터로 발령한 이 사건 전보발령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이므로, 해당 사안을 이 사건 해고사유로 인정할 경우 이중징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과 동일한 사건으로 이 사건 해고를 하여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④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기재하지 않은 채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97조 제12조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에 해당한다고 기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이 사건 조사사유에서 원고가 피고 내에서 불륜행위를 하고, 이를 공공연하게 발언하여 조직 기강을 문란하게 하였다고 하였지만, 이 사건 조사보고서,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 위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였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⑤

C 노무사가 익명의 피고 직원들을 대면 조사한 내용에 의하더라도 익명의 피고 직원들(F는 제외한다)은 대체적으로 이 사건 조사사유와 관련한 내용을 어딘가에서 들었다고만 할뿐, 자신이 직접 목격하거나 경험한 내용을 말하는지는 않고 있다. 위 직원들은 공통적으로 ‘원고가 자기주관, 고집이 세다’고 하면서도, 그중 일부 직원들은 ‘원고가 원고와 같은 영업부에 소속된 직원들에게 잘해주었다’, ‘고집이 센 편이지만,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고 타당한 근거가 있으면 받아들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위법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이 사건 해고사유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 증명되지 못하였으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4.

금전청구에 관한 판단

가.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이후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2022. 5. 및 2022. 6. 미지급 임금에 관한 판단

갑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2. 4.경부터 2023. 3.경까지 피고로부터 월 7,938,000원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2. 5. 임금으로 7,134,000원, 2022. 6. 임금으로 6,840,00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월 7,938,000원에서 2022. 5.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의 차액인 804,000원(= 7,938,000원 - 7,134,000원)과 2022. 6.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의 차액인 1,098,000원(=7,938,000원 - 6,840,000원)의 합계인 1,902,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7> 2022. 7.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인인 2022. 10. 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인 2022. 10. 6.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2. 5. 및 2022. 6. 미지급 임금은 이 사건 대기발령에 따라 감액된 금액인데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적법하므로 이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2022. 1. 6. 피고의 취업규칙이 개정되면서 대기발령의 근거규정이 마련된 점,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2. 4. 29.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한 점, 이 사건 대기발령 전후에 이뤄진 이 사건 조사 자체도 부실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의 결과에 해당하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도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2022. 7.부터 미지급 임금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2022. 6. 30.자로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 실체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인 사실, 원고가 2022. 4.부터 2023. 3.까지 피고로부터 매월 7,938,000원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21. 4.경, 2022. 4.경 연속하여 연봉이 인상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2023. 4.경 이후에도 피고로부터 적어도 매월 7,938,000원 이상을 지급받기로 하였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2. 7.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7,93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각주1) 이 사건 조사보고서에는 2022. 3. 33.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2022. 3. 3.의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취업규칙에는 품의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각주3) 피고는 2022. 1. 6. 취업규칙 개정을 통하여 위 규정을 신설하였다.

각주4) 원고는 을 제3, 11, 12호증의 작성순서와 제출순서가 다르다는 사실을 근거로 을 제11호증[사실확인서(2021. 9. 13.자 최초제보자)]의 작성시점의 진위를 다투면서, 그 내용의 신빙성을 지적하고 있다. 2022. 4. 15. 작성된 진술서(을 제3호증)가 제출된 이후에 2021. 9. 13. 작성된 을 제11호증이 제출된 점, 을 제11호증에 부동문자로 “첨부: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 사본”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작성자인 증인 F의 신분증 사본이 첨부되지 않은 점, 증인 F가 2022. 9. 2.경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점(을 제12호증 3쪽 참조)을 고려하면, 원고 주장과 같이 을 제11호증의 작성시점에 관한 의문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위 사정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이 을 제11호증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을 제11호증의 작성시점과 무관하게 위 서증에 기재된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각주5) 그런데 2017.경 발생한 사안은 익명의 피고 직원이 2022. 5. 4. 16:00경 C 노무사에게 진술한 다른 내용에 기재되어 있다(을 제6호증 1, 2쪽 참조).

각주6)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이 사건 해고의 근거 중 피고의 취업규칙 제97조 제4호 전단 ‘직원으로서의 품위’ 부분, 제10호 후단 ‘직장 내 괴롭힘’ 부분은 2022. 1. 6. 피고의 취업규칙이 개정되면서 추가된 부분이다. 반면에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사유의 원인이 되는 상당수의 행위들은 2022. 1. 6. 피고의 취업규칙이 개정되기 전에 발생한 일들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는 2022. 1. 6. 이전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각주7) 원고는 2022. 5.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2022. 6. 1.부터 2022. 6. 30.까지의 지연손해금은 청구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