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위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 2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이자 서울 동작구 D, 1층에 있는 C 상도점(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의 실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프랜차이즈 미용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C 상도점에서 2018. 11. 1.부터 2020. 6. 30.까지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고 퇴직한 E의 퇴직금 9,802,23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미용실에는 ‘보조직원’과 ‘헤어디자이너’가 있는데, 보조직원은 헤어디자이너의 보조로 헤어디자이너가 시킨 일을 하고 고객의 머리를 감겨주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의 일을 하고, 헤어디자이너는 지명 고객과 신규로 배정받은 고객의 미용시술 업무를 수행하는 미용사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미용실에서 일한 보조직원은 근로자였던 사실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있으나 E은 헤어디자이너로서 재량을 가진 프리랜서였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E은 처음부터 이 사건 미용실에서 지명 고객과 신규 고객의 미용시술 업무를 수행하는 미용사인 헤어디자이너로 일하였는데, E은 F예약시스템을 통해서 고객과의 예약을 자유로이 받아들이거나 변경할 수 있었다. E이 피고인에게 비품재고 관리 및 주문을 요청하거나 마감매출 등을 문자로 보고한 적은 있으나 미용업무 수행시 가격이나 할인율의 범위, 추가 시술 등의 사항에 관하여 재량권을 행사하는 등 미용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일일이 지휘, 감독을 받지 않았다. 미용시술 재료는 로레알 제품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는 피고인의 지휘, 감독 때문이라기보다는 C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방침이었기 때문이다.
E은 피고인과의 약정에 따라 기본급 없이 미용시술 월 매출 총액에서 카드결제분의 10%만 카드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한 금액을 “매출액”으로 하여 위 매출액에서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보수를 매달 지급받았다. 구체적으로는 피고인이 미용실 보조 직원 1명의 인건비를 부담하는 경우 E의 월 매출 총액이 600만 원 이하인 경우 30%, 700만 원 이하인 경우 36%, 800만 원 이하인 경우 37%, 900만 원 이하인 경우 38%, 1,000만 원 이하인 경우 39%, 1,000만 원 초과하는 경우 40%를 보수로 정하였으며, E이 미용시술과 별개로 판매한 미용 제품에 대하여는 순수익의 40%를 지급받았다. 위와 같은 보수약정에 따라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한 금액은 월 500 ~ 600만 원에 이르렀는데, 피고인이 나머지 매출액에서 미용실 임대료, 미용 시술 재료비, 각종 공과금, 보조직원 임금, 세금 등 이 사건 미용실 운영비 일체를 부담하였으므로, E이 지급받은 보수는 피고인이 얻은 순수익보다 훨씬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E에게 C 지점들에 적용되는 사업장 매뉴얼을 준 적은 있어 보이나 위 매뉴얼 준수 여부나 영업시간(결근이나 지각, 조퇴) 등을 정기적으로 감독하거나 제재를 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고, E의 복장이나 사용도구에 대해서도 관여한 바 없다. 예약 고객이 있는 경우 E이 그 시간 전까지 출근해야 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이 지휘, 감독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조수연
각주1)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면 대략 미용실 월 임대료 300만 원, 미용 시술 재료비 150만 원, 부가세 등 세금 150만 원, 전기세, 수도세 등 100만 원, 보조직원 급여 100만 원 등 합계 약 800만 원에 이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