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심판결문 제2면 및 별지 범죄일람표 합계란의 ‘19,963,944’를 ‘19,863,944’로 경정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는 피고인 운영의 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고, 이 사건 회사와는 별도로 유류 공급과 관련된 영업을 영위하는 E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불과하다.
D가 제출한 임금체불확인서는 D가 피고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작성한 것이고, 다른 서류들도 피고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반출된 것이다. 피고인은 D가 세금체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부탁을 하여 형식적으로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시켜준 것이고, D에게 지급한 급여도 D가 자신의 금융계좌에 입출금 내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탁하여 형식적으로 지급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D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백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① D는 E가 영업을 그만둔 뒤에도 이 사건 회사에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D와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면서 D의 보수 조건 및 보험 가입에 대해 논의하고 그에 따라 D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이 사건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서 고용·산재보험에 가입시킨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를 위해 세무 업무를 대행해주는 세무회계법인 담당 직원 F에게 이메일로 D의 연봉제 기본급, 퇴직금, 세금 공제액 등과 관련한 내용을 전달하면서, D도 참조인으로 지정한 점, ④ 피고인이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범행을 자백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이유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D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근로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회사는 2014. 9. 26.경 ‘C 주식회사’의 상호로 설립되었다가, 2018. 8. 1.경 국제석유 거래업, 석유류 도소매업 등 사업목적을 추가하여 사업 내용을 확장하였다.<1> 법인등기부등본 및 고용보험 사업장별 취득자 목록 조회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의 처 N이 2017. 9. 26.경부터 2018. 7. 26.경까지 대표이사의 직위에 있었고, 이어서 피고인이 2018. 7. 26.경부터 2020. 9. 26.경까지 대표이사의 직위에 있었으며, 이외에도 부사장 직책에 있던 O, 전무 직책에 있던 J, 운전기사 P, 경리직원 H 그리고 D가 이 사건 회사의 임직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D는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운영본부 부장 직위에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2> 피고인도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D를 지칭할 때 ‘D부장’이라고 부르고 있어 위 D의 진술에 부합한다.<3> E<4>도 원심법정에서 D에 대하여 ‘경영지원팀에 소속된 자이고, 이 사건 회사에서 총무 역할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D 담당 직책에 관하여는 ‘부장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5> H<6>도 D를 ‘부장님’이라고 호칭했다.<7> 이러한 E, H의 각 진술도 D와 피고인의 각 진술에 부합한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D는 피고인의 사업 경영을 보조하며 이 사건 회사에서 ‘부장’의 직책을 갖고 있던 자라고 볼 수 있다.
D는 자신의 근무조건에 관하여,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기로 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그와 같이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8>하였다. H<9>은 자신이 근무했을 당시 D가 ‘사무직처럼 매일 이 사건 회사 사무실로 출근한 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10>하여, D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피고인은 E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고, D도 E에게 고용된 자라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2018. 11. 12.경 E에게 무단결근 경고 내지 해임 통보를 안내하려는 취지에서 그에게 ‘2018년 11월 7일부터 현재까지의 무단결근 및 근무지 이탈의 사유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의거 징계 또는 해고를 할 수 있다’, ‘무단결근 7일로 해임사유에 해당하기에 해임을 통보한다’는 내용으로 각 안내서를 발송하기도 하였는데,<11> 위 각 안내서에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명의 도장이 날인 되어 있다.
이처럼 피고인이 E에 대해서도 근태관리를 하여 왔고, D도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였던 점, 피고인은 E와 관련된 사건에 관하여 경찰에서 ‘이 사건 회사 직원 분들은 지각을 하든, 연차를 쓰든 간에 저한테 다 문자로 보고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12> D가 평소 피고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업무 내용을 보고하기도 하였던 점<13> 등을 종합하면, D는 해당 기간에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는 원심법정에서 ‘업무 관련하여 D를 지시한 바 없고, D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일을 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D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저한테 E가 하는 노하우를 빨리 배우라고 그렇게 지시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14>하였고, 원심법정에서도 ‘E 상무라는 분의 업무도 보조하고, 이 사건 회사의 기본적인 업무도 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상 지시를 받은 것이 많다. 석유수출입 관련해서 세무적인 일도 했었고, 관공서 일도 많이 봤었고, 출장 다니면서 많이 했다’, ‘E 상무를 보조하라는 업무를 수행하라는 것 자체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는데, D의 위와 같은 진술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E의 위 진술과도 서로 부합하고 달리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구체적인 근거 없이 ‘D는 지휘감독을 다 거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위 D, E의 각 진술의 내용과 상반되는데, 피고인과 D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에 의하면 D는 피고인을 상급자로 대하며 존칭을 쓰고 있던 점, 피고인은 경찰수사 시 “진술인은 진정인 D에게 E를 따라 다니며 국내 판매 루트를 배우라고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자 “그러한 사실은 있습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어 피고인의 진술들 사이에도 모순되는 부분이 있는 점<15>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2018. 8. 30. 세무회계법인 R<16>의 담당 직원 F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면서, 2018. 8. 31. 기준으로 D를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라는 전제 아래 관련 세금 신고 및 고용 보험 신고 대행을 의뢰한 바 있다. 위 메일의 참조 란에는 D도 기재되어 있어, D 역시 위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전송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는 2018. 8. 1.경 이 사건 회사 소속 직원으로 4대 보험에 가입되었고, 그 후 2019. 3. 1.경 그와 같은 지위를 상실하였다는 내용으로 신고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위 세무법인 R은 매달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에게 급여명세서를 메일로 보냈고, D도 위 세무법인으로부터 급여명세서를 받아 왔으며, 2019년 2월경에는 피고인이 직접 메일로 D에게 급여명세서를 보내기도 하였다(이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D가 자신의 메일을 무단으로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나,<17>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더러, 경리 직원 H도 ‘피고인이 직접 직원들의 급여를 관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18> 달리 피고인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D 명의의 계좌거래내역<19>, 피고인과 D 사이의 카카오톡<20>의 기재에 의하면, D는 2018. 8. 31.경 이 사건 회사로부터 2018. 8. 급여에 해당하는 3,805,928원을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받았다가, 사전 약속에 따라 같은 날 피고인 명의 S은행 계좌로 3,806,428원을 이체하여 반환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위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이후 D는 피고인으로부터 2018. 9. 17.에 위 계좌번호로 3,000,000원을 이체 받고, 2018. 9. 22.에는 급여 명목으로 3,805,928 원을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이체 받았는데, 이와 같이 지급받은 돈은 앞서 지급받았다가 반환한 금액과는 달리 피고인에게 반환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21>
이에 대하여 D는 ‘2018. 8. 31. 피고인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이 책정한 월급을 넣어주면 다시 돌려달라고 해서 보내어줬다. 처음 일을 시작한 달은 준비기간이기도 하고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아서 돈을 받지 않고 일을 했던 것이고, 8월부터 4대 보험에 가입시켜주면서 일을 본격적으로 한다고 해서 열심히 했는데 월급이 또 제때 나오지 않았다. 카드 값도 갚아야 하고 그래서 화가 나 있었는데 그걸 알고 피고인이 2018. 9. 17.에 월급 3,000,000원을 넣어 주고, 9월 월급은 9. 22. 추석 전에 3,805,928원을 정상적으로 넣어 준 것이다. 그리고 10월부터 월급이 한 번도 안 들어온 것이다’라고 진술<22>하였는데, 이들 계좌거래내역은 이에 부합한다.
임금체불이 발생한 이후 D는 근로복지공단에 임금체불확인서를 제출하여 근로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 상품을 신청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자신이 위 임금체불확인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는데 D가 무단으로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어서 체불내역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이 당시 D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23>에 의하면, D가 피고인에게 ‘서류 접수를 해야 한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은 별다른 반대 없이 위 임금체불확인서 사진 파일에다가 자신의 생년월일을 기재한 파일을 답변으로 보낸 점, ② D는 경찰수사 시 ‘근로복지공단 강남지사에서 2018. 12.경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을 방문하여 실사 점검 차원에서 실제 근무여부를 조사해 갔고, 근무사실이 인정되어 2019. 1. 4.경 저금리 대출 상품의 신청 요건이 충족되어 접수되었다’고 진술한 점,<24> ③ D와 사이에서 다툼이 발생한 이후 피고인이 D를 상대로 경찰에 사문서위조죄, 절도죄 등 고소사실로 진정하였으나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된 점,<25> ④ 피고인 주장대로 D가 만일 E에게 고용된 자였다면 피고인에게 위 임금체불확인서 작성을 부탁할 필요가 없고 E에게 부탁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D는 피고인에게 이를 부탁하였던 점, ⑤ 원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E가 영업을 그만둔 뒤에도 D가 이 사건 회사에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은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는 점, 체불임금 변제를 위한 진정한 노력이 결여되어 있는 점, 피고인이 설득력 없는 논거를 제시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고, 피고인이 양형부당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심판결의 경정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합계 금원은 ‘19,863,944원’임이 계산상 명백하므로[2018. 10월 임금 4,461,538원+11월 임금 4,461,538원+12월 임금 4,361,538원+2019년 1월 임금 2,615,385원+2월 임금 2,615,385원+연말정산 환급금 1,348,560원=19,863,944원],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문 제2면 및 별지 범죄일람표 합계란의 ‘19,963,944’를 ‘19,863,944’로 경정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지정(재판장) 이태우 이훈재
각주1) 증거기록 207쪽 내지 209쪽
각주2) 증거기록 6쪽
각주3) 증거기록 282쪽
각주4)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석유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영업을 수행한 자이다.
각주5) 공판기록 증인신문조서
각주6) 이 사건 회사에서 경리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다.
각주7) 증거기록 78쪽
각주8) 증거기록 6쪽
각주9) H은 위 진술 당시 이 사건 회사에 경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D는 더 이상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H은 D보다는 이 사건 회사 측 이해관계에 더 가까워 보임에도 위와 같이 진술하였다.
각주10) 증거기록 78쪽
각주11) 증거기록 240쪽, 241쪽
각주12) 증거기록 218쪽
각주13) 증거기록 119쪽 내지 121쪽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외출 시 D에게 메시지를 보내어 언제 복귀할 예정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D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회사로 내방한 ‘Q회장’이라는 자가 사무실로 피고인을 보기 위하여 연락이 왔다는 내용도 보고하기도 했다.
각주14) 증거기록 56쪽
각주15) 증거기록 64쪽
각주16) 이 사건 회사의 회계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세무회계법인이다.
각주17) 증거기록 67쪽
각주18) 증거목록 순번 24번
각주19) 증거목록 순번 3번
각주20) 증거기록 23쪽 내지 26쪽
각주21) 만약 피고인의 주장처럼 D의 세무탕감을 위해 형식적으로 임금을 지불한 외관을 형성한 것이라면 이들 금액도 반환되었어야 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또한 피고인이 그 반환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참고로, 피고인이 위 8월분 급여를 반환받은 직후 이 사건 회사가 D의 계좌로 지급한 1,180,000원, 1,400,000원은, 위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에 의하면 사용된 경비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이 ‘나눠야 하잖어, 영수증 경비내역이니까, 또 으디가셨수요’라고 하자, D는 ‘1,540,000원, 1,180,000원 2건입니다. 위에건 140,000원 일부 주셨습니다’라고 하였다).
각주22) 증거기록 57쪽
각주23) 증거기록 119쪽 내지 120쪽
각주24) 증거기록 115쪽
각주25) 원심 증인 D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5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