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4.자 2022카합21124 결정

주문

1.

채무자들은 서울 서초구 F건물 경계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서 별지1 인용목록 제1항 및 제2항 기재 각 행위를 직접 하거나 채무자 D노동조합, 채무자 D노동조합 E지회 소속 조합원 및 제3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3.

채무자들이 제1항의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위반한 채무자들은 각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씩을 채권자에게 각 지급하라.

4.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나머지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5.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채권자는 빵·케익·페스츄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G' 등의 상호로 가맹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채권자는 이른바 H 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회사인데, 서울 서초구 F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를 법인등기부등본상 서울지점으로 등기하였지만, 대표이사와 임원들의 사무실이 위치한 이 사건 건물이 실질적으로는 채권자 및 그룹의 본사 사옥 기능을 수행한다. 채권자는 이 사건 건물에 'I'라는 상호의 식음료 판매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제과점 및 음식점 운영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J 주식회사라는 채권자의 자회사가 있지만, 그와 별도로 채권자 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계열사를 통칭하여 H 그룹이라고 한다.

주식회사 K(변경 전 상호는 주식회사 L로서, 이하 달리 표현하지 않는 이상 'K'라고만 한다)는 G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조기사를 고용·교육하여 제빵 용역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로서, 아래 나항의 이 사건 사회적 합의에 의하여 설립된 채권자의 자회사이다. 채권자는 위 사회적 합의에 따라 K로 하여금 G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조기사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2)

채무자 D노동조합(이하 '채무자 노조'라 한다)은 M단체을 상급연합단체로 하여 전국의 화학, 섬유, 식품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채무자 D노동조합 E지회(이하 '채무자 지회'라 한다)는 K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지회)으로서 채무자 노조에 소속되어 있다.

3)

채무자 B은 K 소속 근로자로서 채무자 지회의 지회장이고, 채무자 C은 K 소속 근로자로서 채무자 지회 소속 조합원이다.

나.

채권자와 채무자 노조 등 사이의 2018. 1. 11.자 합의

채권자는 G 제빵기사의 고용 및 근로처우 등과 관련하여 발생한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하여 2018. 1. 11. 채무자 노조, G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사이에 채권자의 자회사가 각 G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조기사 등을 직접 고용하면서 임금 등 처우를 개선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아래와 같은 합의(이하 '이 사건 사회적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다.

1차 선행 가처분 결정

1)

채무자들은 채권자에게 채권자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이행여부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그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2021. 2. 6.경부터 서울 용산구 P빌딩(이하 'P빌딩'이라 한다) 앞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하였다.

2)

이에 채권자는 채무자들 등을 상대로 P빌딩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집회를 하면서 채권자의 영업을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서울서부지방법원 2021카합50157호)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1. 5. 25. 채권자의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위 채무자들 등은 P빌딩 경계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서 아래와 같은 행위를 직접 하거나 채무자 노조 및 채무자 지회 소속 조합원 및 제3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일부 인용 결정(이하 '1차 선행 가처분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2차 선행 가처분 결정

1)

채무자들은 1차 선행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P빌딩 앞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 및 시위를 계속하였다.

2)

이에 채권자는 채무자들 등을 상대로 다시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서울서부지방법원 2021카합50469)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1. 12. 22. 채권자의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위 채무자들 등은 P빌딩 경계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서 아래 제1항 및 제2항 기재 각 행위를 직접 하거나 채무자 노조 및 채무자 지회 소속 조합원 및 제3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고, 채무자들 등은 결정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에 아래 제3항 기재 물품 및 제4항 기재 천막(천막에 부착한 현수막·피켓·깃발·리본·조형물 등 부착물 포함)을 철거하며, 위 부작위의무를 위반할 경우 간접강제금을 부과한다'는 취지의 일부 인용 결정(이하 '2차 선행 가처분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3)

채무자들은 2차 선행 가처분 결정 중 제1의 가.의 ⑴, ⑶항, 나.항, 간접강제를명한 부분만 다투어 불복, 이의하였으나(서울서부지방법원 2022카합50098), 위 법원은 2022. 5. 19. 원결정을 인가하였고, 채무자들은 다시 불복, 항고하여 현재 항고심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2라20594).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채권자

채무자들은 2차 선행 가처분 결정 후인 2021. 12. 29.경부터 채권자 및 H그룹의 사실상 본사 사옥으로 사용되고 채권자의 영업장이 있는 이 사건 건물 앞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채권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집회와 시위(이하 '이 사건 집회'라 한다)를 하고 있다. 이에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나.

채무자들

채권자가 채무자 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및 노조탄압을 하였고, 이 사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객관적 증거들이 있다. 채무자들이 현수막 등에 사용하거나 구호로 외친 표현이 허위 사실이거나 채권자에 대한 비방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채권자가 금지를 구하는 일부 문구는 채무자들이 아닌 'U(이하 'U'이라 한다)'이 발행한 유인물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므로, 채권자가 U이 아닌 채무자들을 상대로 해당 표현과 관련된 금지를 구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집회로 인하여 채권자의 인격권이 침해되거나 업무 방해가 초래되지 않았고, 채권자에게 어떠한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도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자유도 절대적인 자유는 아니고 타인의 명예·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없는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 개인이 하고자 하는 표현행위가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행위에 대하여는 그 금지를 명할 수 있다.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명성, 신용을 훼손하여 법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7. 10. 25. 선고 96다17851 판결 등 참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반인으로 하여금 사실관계를 오인하게 함으로써 대상자의 사회적 지위 또는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방법과 태양 등이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때에는 정당한 권리행사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서 금지의 대상이 된다.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 17.자 2003마1477 결정 등 참조).

나.

인용하는 부분

1)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명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

별지1 인용목록 제1의 나항은 채권자 등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한 행위의 금지를, 제1의 다항은 구체적 사실에 대한 언급 없이 막연한 내용으로 채권자 등을 비방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채권자가 불법이나 탈법행위를 하였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할 수 있는 '근거 없이 단순 비방하는' 표현을 사용한 행위의 금지를 명하는 취지이다.

①

별지1 인용목록 제1항 기재 각 표현들은 그 전체적인 내용 및 취지가 채권자들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저하시켜 그 명예와 신용을 훼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 또는 모욕적인 표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집회는 채무자들에게 보장된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로 채권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고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각 선행 가처분 결정 및 이 사건 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 사건 집회의 기간 및 내용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들의 이러한 행위가 장차 반복될 개연성도 소명된다.

②

채무자들은 채권자의 법인명인 '주식회사 A'을 현수막 등에 명시한 사실이 없고, 현수막이나 유인물 등에 기재된 내용은 채권자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H', 'G'에 대한 것일 뿐 채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채권자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니어서 채권자에게 신청취지와 같이 'H', 'G'와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없다는 주장을 한다.

채권자가 'G'라는 상호의 제과점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H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이고, G 소속 제조기사들을 고용한 K는 채권자의 자회사이며 G 제조기사들의 처우가 문제되어 도출된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주된 주체가 채권자인 점, 채권자와 J 주식회사, H 그룹과의 관계, 장기간에 걸친 이 사건 사회적 합의 과정 및 이를 둘러싼 분쟁 등이 보도되어 일반인들도 채권자와 H 그룹, G와의 관계 및 위와 같은 분쟁의 내용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H'나 'G'의 명예권을 침해할 수 있는 표현은 채권자의 명예나 신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채권자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저하시키기 충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집회나 시위의 장소가 그 목적과 효과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점, 채무자들이 실질적으로는 채권자 및 그룹의 본사 사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이 사건 건물을 항의의 대상으로 삼은 점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③

채무자들은 'G 여기 사람이 죽어간다'는 표현은 채무자 B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채권자를 상대로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한 표현이고 채권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집회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이 사건 집회의 과정 및 내용, 위 표현 이외에 채무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표현 등을 종합하여 보면, 'G 여기 사람이 죽어간다'는 표현은 채권자의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착취당한 근로자가 'G' 안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④

채무자들은 이 사건 사회적 합의 체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합의의 이행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는데, 검증 결과 합의 내용인 각 항목 중 '급여는 법이 정하는 요건에따라 3년 내 채권자와 동일 수준, 복리후생은 즉시 동일수준으로 적용한다'는 항목을 포함한 다수의 항목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이 사건 집회에서 그러한 사실을 지적한 것에 불과하므로 채권자가 이 사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이행여부를 검증하였다는 주체인 검증위원회는 G 노동자의 권익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U의 대표자 V을 포함하여 채무자들을 지지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고, 검증 과정에 채권자 측이 참여하여 채권자의 입장을 표명하거나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한 사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오히려 채권자가 제출한 채권자와 K의 임금 내역 등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여 보면, 채권자는 이 사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채권자의 자회사인 K로 하여금 G에 근무하는 제조기사를 직접 고용하게 하였고, 그들의 임금도 채권자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하기 위하여 유의미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실제 K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이 사건 사회적 합의 이전에 비하여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채무자들에게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이행 경과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도 마련하는 등 채무자들의 참여 아래 K 소속 근로자들의 처우개선 등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이행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이렇듯 채권자는 이 사건 사회적 합의를 일정 수준 이상 이행하였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채무자들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채권자가 사회 각 계층의 노력으로 도출된 이 사건 사회적 합의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였고, 이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채권자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고 판단된다.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채무자들은 이미 두 차례의 선행 가처분 결정이 있었음에도 그 장소를 옮겨 이 사건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채무자들은 각 선행 가처분 결정이나 이 사건 합의 이전에 있었던 사실 내지 사정을 이유로 들거나 그러한 사실 내지 사정을 왜곡하여 채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본 각 선행 가처분 결정의 내용 및 이 사건 집회의 내용, 채무자들의 태도 등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집행관 공시를 명하기로 한다.

또한 명예 및 신용 훼손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그로 인해 저하된 사회적 평가 및 인식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점, 채무자들이 명령을 위반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채무자들이 주문 제1항 기재 명령을 위반할 경우에 대한 간접강제 결정을 함께 하기로 하되, 간접강제 금액은 2차 선행 가처분 결정에서 정한 간접강제 액수(각 위반행위 1회당 각 50만 원씩), 채무자들이 이 부분 결정을 위반할 가능성과 그로 인한 채권자의 피해정도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반한 채무자들에 대하여 각 위반행위 1회당 각 100만 원씩으로 정한다.

다.

기각하는 부분

1)

신청목록 제1의 가항 (1) 내지 (3), (8), (9) 및 제1의 다항 (1), (2), (4) 내지 (8) 부분

U은 G 근로자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하기 위하여 결성된 시민단체의 연합체로, 신청목록 제1의 가항 (1) 내지 (3), (8), (9) 및 제1의 다항 (1), (2), (4) 내지 (8)과 같은 내용을 기재한 부채 모양의 유인물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U은 채무자들과 G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U이 주최한 집회에 채무자 B 내지 채무자 노조의 간부가 참석하여 채권자의 이 사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발언 등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U은 채무자들과 별개의 독립한 권리의무의 주체로,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에서 알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채무자들이 U과 함께 시위 내지 집회를 기획하였거나 채무자들이 이 사건 건물 앞에서 행한 집회 내지 시위에 U을 참여하게 하였다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현 단계에서 U이 채무자들과 목적을 같이 하는 단체라는 사정만으로 U이 사용한 문구 그대로를 채무자들이 사용하여 집회 및 시위에 나아갈 개연성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이에 관한 종국적인 판단은 본안소송에서 다뤄질 것이다).

설령 채무자들과 U 사이에 이 사건 집회에 관하여 의사연락이 있었다거나, U이 이 사건 건물 앞에서 위 신청목록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며 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채무자들이 방임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신청목록과 같은 문구가 담긴 매체의 특성(부채 등 모양의 종이 유인물로서 1회적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것), 그 사용시기(2022년 7월경), 시위 형태에 비추어 볼 때, 장차 채무자들이 U이 내건 주장이나 구호와 동일한 표현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에 관한 고도의 소명이 부족하다. 나아가 U이 2022년 7월경 위 유인물을 1회적으로 배포한 이후에도 이 사건 집회에 참여하여 채무자들의 협조를 얻어 위 신청목록 기재 주장을 지속하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가 채무자들을 상대로 이 부분 표현의 사용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이 부분 신청은 채무자들과 별개의 주체인 U이 사용한 표현이라는 이유로 기각하는 것일 뿐, 채무자들이 해당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한다).

2)

신청목록 제1의 가항 (4) 내지 (7) 부분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승진차별 등을 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K 임직원 9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고 이들의 혐의에 대하여 보완수사가 진행된 사실, 2차 선행 가처분 결정 이후에 K가 채무자 B을 포함한 채무자 노조 소속 근로자 중 일부를 채무자 노조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들에 비해 차별적으로 승진에서 누락하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던 사실이 소명된다.

이에 의하면, K가 채무자 노조에 가입한 일부 근로자를 상대로 채무자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들과 승진에서 차별하는 방법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관한 일응의 소명이 있고, 채무자 측 입장에서는 K가 채무자 노조를 탄압하고 노조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들이 사용한 이 부분 표현이 다소 단정적이거나 과격한 표현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구체적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헌법상 보장되는 정당한 논평 내지 의견표명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표현으로 보인다. 또한 K 설립 배경, 채권자와 K의 관계 및 K의 지배구조 등에 비추어 채무자 측에서 K가 행한 부당노동행위의 원인이나 책임이 채권자에게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부분 표현이 허위사실로 채권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신청목록 제3항 및 대체집행 부분

채권자는 채무자들이 신청목록 제1항에 기재된 내용을 포함한 문구 등으로 이 사건 건물 앞 등에 설치한 현수막 등의 철거도 구한다. 그러나 채무자들이 설치한 현수막 등 물품 중 일부를 자진하여 회수하거나 철거한 것으로 보이고, 주문 제1항과 같이 부작위의무를 명하는 것만으로도 채권자는 이 부분 가처분 신청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채무자들이 사건 건물 앞 인도에 설치한 천막의 철거를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본다. 채무자들이 관할 관청으로부터 해당 천막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이를 철거하지 않고 이 사건 집회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관할 관청이 천막을 행정대집행에 의하여 철거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채권자에게 천막 자체의 철거를 구할 사법(私法)상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해당 천막 자체로 인하여 채권자의 인격권이나 소유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만약 채무자들이 천막에 금지되는 내용의 현수막 등을 부착할 경우 주문 제1항과 같이 부작위의무를 명하는 것만으로도 이 부분 가처분 신청의 목적 역시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이유로 천막, 현수막 등의 철거를 구하는 이 부분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대체집행을 위한 수권결정을 구하는 부분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2. 10. 4.

판사 전보성(재판장) 김두홍 김혜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