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14. 선고 2023가단502506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종로구 C 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의 입주민으로 구성된 자치회이다.

나.

원고는 건물관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2018. 9. 10. 피고와 기간을 2018. 9. 10.부터 2020. 9. 9.까지, 월 도급금액을 5,710,370원으로 하는 위탁관리계약(이하, 1차 위탁관리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건물의 공용 부분 등 시설 관리 업무를 2022. 3. 31.까지 수행하였다.

다.

D은 2018. 6.경 피고의 대표자 회장으로 취임한 자였는데 2020. 6. 18. 피고의 제7기 정기집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고 한다)에서 회장직을 사퇴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 사건 총회에는 이 사건 건물 전체 88세대 중 피고의 총무인 E을 포함한 31세대만이 참석하였고, 참석자 전원이 D의 사퇴에 동의하였다.

라.

피고 관리규약 제18조에 의하면 집회의 의결은 이 규약에 별도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과반수 이상 출석과 출석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피고 관리규약 제25조에 의하면 총무는 회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는 임시회장이 되어 새로운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되어 있다.

마.

피고의 총무인 E은 2020. 7. 3. 원고에게 1차 위탁관리계약이 2020. 9. 9. 계약만료로 종료됨에 따라 계약해지를 통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바.

그런데, D은 이 사건 총회 이후 회장 사임 효력을 부인하며 피고의 관리비 통장 및 인감을 E에게 인계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사.

원고는 1차 위탁관리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자 2020. 9. 10. 기간을 2020. 9. 10.부터 2022. 9. 9.까지, 월 도급금액을 6,252,400원으로 하는 위탁관리계약(이하, ‘2차 위탁관리계약’이라고 한다) 및 2022. 1. 1. 기간을 2022. 1. 1.부터 2025. 12. 31.까지, 도급금액을 6,963,600원으로 하는 위탁관리계약(이하, ‘3차 위탁관리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D이 피고의 대표자로 위 각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

아.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시설 관리 업무 등을 계속해서 수행하였고, D은 2, 3차 위탁관리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자.

한편 피고는 2022. 2. 25. 임시집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총회의 모든 결의사항을 추인하고, E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차.

피고는 2022. 3. 4. 원고에게 2022. 3. 31.로 위탁관리계약을 종료하고 인수인계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카.

이에 원고의 위탁관리업무가 2022. 3. 31. 종료하게 되자 관리직원이 퇴직하였고 그 퇴직금 8,662,454원을 원고가 지급하였다.

타.

3차 위탁관리계약 제12조 제5항은 ‘피고의 귀책사유나 일방적인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에는 피고는 원고에게 4개월 치 용역대금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가지번호 붙은 것 포함, 이하 같다), 을 1, 2,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D은 대표권을 사임하지 않아 피고의 대표자 지위에 있었으므로, 2, 3차 위탁관리계약은 유효하다. 설령 D의 대표권이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D에게 피고를 대표하는 적법한 권한이 있다고 믿었고, 이에 어떠한 귀책사유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민법 제129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한다. 또한 D의 대표권 상실 시기가 2020. 6.경이라 하더라도 원고는 2022. 3. 31.까지 위탁관리계약에 따라 관리비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으면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2, 3차 위탁관리계약을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가 2022. 3.경 3차 위탁관리계약을 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2. 3. 관리비 중 미지급된 9,666,509원(제경비 137,810원 + 직원 퇴직금 9,528,699원)과 3차 위탁관리계약 12조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금 27,854,400원(월 도급금액 6,963,600원 x 4개월), 합계 37,520,90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2, 3차 위탁관리계약의 효력 인정 유무

가)

2, 3차 위탁관리계약체결 당시 D에게 대표권이 있었는지 여부

법인의 대표이사가 사임하는 경우에는 그 사임의 의사표시가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될 자에게 도달한 때에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고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10909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다72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비법인 사단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이 사건 총회에서 회장직 사퇴 의사를 표시하였고, 그 자리에 D의 사임으로 그 권한을 대행할 총무인 E이 위 사퇴의사에 동의를 하였으므로, D의 사임은 확정적으로 효력이 발생하였고 그 후 이를 철회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2, 3차 위탁관리계약 체결 당시 D에게 대표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민법 제129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

피고의 대표자가 D에서 E으로 변경등기 된 것은 2022. 2. 25. 총회 이후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이 2020. 7. 3. 원고에게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 2020. 9. 9. 계약 만료로 종료됨에 따라 계약해지를 통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낸 점, 2차 위탁관리계약서에 피고 인감이 날인되어 있지 않고 D 개인 명의의 사인만 있는 점, 3차 위탁관리계약은 2차 관리계약의 효력이 유지되는 도중에 도급금액을 증액하고,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변경하며, 계약 중도 해지 시 손해배상액을 3개월치 용역대금에서 4개월치 용역대금으로 증액하는 등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그 내용이 변경되었는바, 그럴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과실 없이 D의 대리권 없음을 알지 못하고 2, 3차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D이 위 각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피고가 2, 3차 위탁관리계약을 추인하였는지 여부

원고가 2022. 3. 31.까지 위탁관리계약에 따른 관리비를 지급받으면서 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다툼이 없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2, 3차 위탁관리계약을 추인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소결

따라서 2, 3차 위탁관리계약은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없는 D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 무효이다.

2)

2022년 3월 관리비 지급 의무 등의 존부

가)

경비 137,810원 지급 의무

원고는, 2022년 3월 제경비로 137,810원을 지출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 금원을 지출하였다거나, 위 금원이 위탁관리계약 상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비용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직원 퇴직금 지급 의무

(1)

원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관리직원 퇴직금을 피고가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한 관리직원 퇴직금 9,528,699원(퇴직금 8,662,454원 + 부가가치세 866,24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합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원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은 위임계약이고 원고가 관리직원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상당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1, 2, 3차 위탁관리계약 동일)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건물관리를 위하여 투입된 원고의 관리인원에 대하여 원고는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직업안정 및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기타 관리인원에 대한 법령상의 책임을 모두 부담한다’고 되어 있는 점,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된 월 도급금액을 지급하였고, 관리직원에 대한 급여는 원고가 지급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직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위 퇴직금이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임사무처리 비용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3차 위탁관리계약 12조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

원고는, 피고가 3차 위탁관리계약 기간 중 일방적으로 위 계약을 중도 해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4개월 치 용역대금에 갈음하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3차 위탁관리계약이 무효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연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