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 D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19차3006호로 인건비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2019. 6. 14. "C, D는 연대하여 원고에게 46,5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결정 정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을 발령받았으며, 위 지급명령이 2019. 6. 19. C, D에게 송달되어, 2019. 7. 4. 확정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에 기초하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타채3815호로 채무자를 C, 제3채무자를 피고, 청구금액을 57,945,039원으로 하여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E 소재 건물 공매대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위 명령은 2021. 10. 18.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C, D는 2018. 10. 29. 피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인 인천 미추홀구 E 소재 F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 G호, H호, I호, J호, K호, L호를 신탁하고(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 같은 날 피고에게 위 각 호수에 관하여 2018. 10. 29.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공유자전원지분전부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피고는 2021. 10. 5. 이 사건 건물 중 G호를 M에게, 2021. 9. 24. H호를 N에게, 2022. 6. 17. I호를 O에게, 2022. 7. 15. J호를 P에게, 2018. 11. 19. K호를 C, D에게, 2018. 11. 19. L호를 Q에게, 각 매도하고 위 각 매매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4호증의 1, 2, 3, 4, 을 제1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따른 채권은 실질적으로 C, D에 대한 임금채권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우선 변제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C, D가 소유한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에 대한 처분대금으로 신탁계약에 따른 우선수익자의 채권에 앞서 원고에 대한 위 채권을 변제하였어야 하므로, 피고는 추심채권자인 원고에게 46,5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상 채권에 대한 채무자는 C, D일 뿐 피고가 아니므로, 위 채권이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채권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우선변제권을 피고에 대하여 주장할 수 없고, 달리 그와 같이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의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상 피압류채권인 C의 피고에 대한 신탁수익채권은 이 사건 신탁계약 제7, 8조에 따라 우선수익권자인 Y 조합의 수익권이 모두 변제되고 남는 부분이 있는 경우 발생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탁수익 중 우선수익권자의 수익권을 변제하고도 남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C, D는 무자력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피고와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므로, 위 신탁계약은 원고를 비롯한 일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계약은 취소되어야 하고, 피고는 가액배상의 방법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원고에게 46,5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가 C, D의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한 2019. 7. 10.경 이 사건 신탁계약의 존재 및 C, D의 사해의사를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1년의 제척기간이 지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고,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하며, 사해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61280 판결 참조). 한편 그 제척기간의 도과에 관한 입증책임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에게 있다(2009. 10. 29. 선고 2009다47852 판결 참조).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 7. 10.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에 기초하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타채5365호로 C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압류명령을 신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그 무렵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부동산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이 사건 신탁계약의 체결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나, 나아가 그로써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더 부족하게 되었다거나, 원고가 C, D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우선 이 사건 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채무초과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그 소유의 부동산을 채권자 중의 어느 한 사람에게 채권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자금을 융통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그로부터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담보권 설정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위 담보권 설정에 갈음하여 신규로 자금을 제공하는 채권자와 사이에 위 채권자 혹은 그가 지정하는 제3자를 수익자로 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할 것이고, 이러한 방식의 신탁행위의 사해성 여부는 신탁계약 당시의 채권채무관계를 비롯하여 신탁의 경위 및 목적과 경제적 의미, 신탁을 통하여 제공받은 자금의 사용처 등 관련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다18988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C, D는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인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고 2018. 9. 12.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나, 그 직후 위 건물에 관하여 2018. 9. 12. 근저당권자 R,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17. 근저당권자 S 주식회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17. 근저당권자 T,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17. 근저당권자 U,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17.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V, 채권최고액 4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21.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W, 채권최고액 9억 6천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2018. 9. 21. 근저당권자 X, 채권최고액 4억 8,1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각 마쳐졌고, 위 각 채권최고액의 합계액은 30억 4,100만 원에 달하는 반면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시가는 28억 9,200만 원 정도였던 사실, ② D는 2018. 10. 29. Y조합으로부터 22억 원을 대출받았고, 같은 날 위 금원 중 200,000,000원을 R에게, 224,658,000원을 S 주식회사에게, 227,420,000원을 T에게, 227,420,000원을 U에게, 108,779,000원을 주식회사 V에게, 803,251,769원을 주식회사 W에게 각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건물에 마쳐진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는 2018. 10. 26. 내지 2018. 10. 29. 해지를 원인으로 모두 말소된 사실, ③ C, D는 Y조합에 대한 위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2018. 10. 29. 피고와 우선수익자를 Y조합, 수익권증서금액을 26억 4,0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탁등기를 마쳐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C, D는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Y조합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그 대출금으로 실제 위 채무를 변제한 뒤 위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수익자를 Y조합으로 지정한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인하여 C, D의 실질적인 책임재산이 감소하였다거나, 공동담보의 부족이 초래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위 신탁계약이 사해행위라고 볼 만한 증거는 없으므로,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은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