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8. 선고 2023가단532307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임금체불, 근로자들의 진정 및 관련 소송

1)

유한회사 B(이하 ‘B’)은 대전 유성구 C 아파트 신축공사 중 D블럭 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도급받은 건설업체인바, 위 철근콘크리트공사 중 견출 및 할석/미장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별지 1] C 현장 임금 체불내역서 성명란 기재 일용 근로자 13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2022. 1. 1.부터 2022. 3. 17.까지 임금 합계 111,300,000원이 체불되었다.

2)

B과 피고 사이에 피고가 B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대금 1,365,360,000원에 수급하여 시공한다는 내용의 ‘능률급시공계약서’(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위 계약서에는 피고의 서명이 있다(B의 서명 또는 날인은 없음).

3)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평소 임금 지급은 B이 매월 피고의 계좌로 근로자들의 당월 임금을 입금하면 피고가 그 중 5.8%가량을 알선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한 다음 근로자들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4)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2. 4. 19. B을 상대로 임금청구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가단3263)을 제기하는 한편, 2022. 4. 22.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B을 임금체불로 진정하였고, 위 임금청구소송에서 법원은 2023. 4. 5. ‘B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체불 임금 전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으며,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노동청의 진정사건 사업주 변경 및 원고의 임금 대지급

1)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E은 2022. 6. 3. 피고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피고의 이 사건 도급계약서 작성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달 15. 피고를 대면 조사하였으며, 위 조사에서 피고는 위 도급계약서 내용과 같이 자신이 B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였고, 자신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111,300,000원을 체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위 조사 결과에 따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 진정사건의 사업주를 B에서 피고로 변경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대지급금 지급청구에 따라 2022. 8. 4. 근로자들에게 [별지 2] 사업주별 미수금 관리대장 대지급 금지급액란 기재와 같이 체불임금 중 합계 80,725,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8호증, 을 1 내지 21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 제27조,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2항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에 따른 대지급금의 지급, 제8조에 따른 청구권 대위와 관련된 권한의 행사를 위탁받은 기관인바, 피고가 체불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근로자들을 대위한 원고에게 대지급금 80,725,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미등록 인력공급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B에 소개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하였을 뿐,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업주는 B이므로 피고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없다.

3.

피고의 임금지급의무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지급의무 등을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다253175 판결 등 참조).

2)

인력공급업체가 직업안정법상 유료직업소개사업으로서 근로자를 공급받는 업체와 해당 근로자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는 형태로 인력공급을 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근로자의 사용자는 인력을 공급받는 업체로 봄이 타당하다. 특히 일용직 인력공급의 경우 그 특성상 외형상으로는 인력공급업체가 임금을 지급하거나 해당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업무의 편의 등을 위해 인력공급업체와 인력을 공급받는 업체 사이의 명시적·묵시적 동의하에 구상을 전제로 한 임금의 대위지급이거나, 임금 지급과 관련한 근거 자료 확보 등을 위해 근로자들의 현장 근로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섣불리 근로자들의 사용자를 인력공급업체라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5505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근거하여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인지 보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업주는 B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F와 이 사건 근로자들 중 한 명인 G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고용주는 B이고,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B에 소개해 주고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지시, 감독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다.

2)

이 사건 근로자들은 체불임금 진정사건, 임금청구소송 등에서 일관하여 B을 사업주로 지목하였을 뿐 피고에게 임금 지급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

3)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B 직원으로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던 H는 자신이 직접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지시를 내리고 작업 및 품질에 대한 감독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하고, B 현장공무담당으로 근무하였던 I, 현장안전관리담당으로 근무하였던 J도 B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홍채인식기를 설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퇴근 관리를 하고, 노무비, 자재비, 경비도 직접 관리하였으며, J이 B을 대리하여 매월 이 사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 중 세금 등을 공제한 돈을 피고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고 진술한다.

4)

B이 피고에게 노무비 이외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대금을 지급하였다거나, 피고가 자신의 계산으로 공사 자재를 공급받았다고 볼 자료가 전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공사 자재공급업체 대표인 K의 진술 등에 의하면 B이 직접 자재공급업체들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 자재를 납품받은 것으로 보인다.

5)

피고는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자신이 하수급인인 사실 및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와 임금체불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경위에 관하여, 피고가 이를 인정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대지급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근로감독관의 말을 듣고 근로자들이 체불임금 중 일부라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였다고 주장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임금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