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8. 19. 선고 2023가단548602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8,107,45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6. 13.부터 2025. 8. 19.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B생)는 1986. 5. 1. C 주재 피고 산하 대사관(이하 대사관측을 통틀어 '피고'라 하고, C를 '주재국'이라 한다)과 사이에서 위 대사관의 재외공관 행적직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1986년부터 2014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2020. 5. 31.까지 위 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정년퇴직<1>하였다.

나.

원고는「외무공무원법」제32조<2> 및 이에 따라 마련된 행정직원 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 '재외공관 행정직원'이었는데, 행정직원의 주재국 사회보장 의무 이행 및 그 경우의 퇴직금 지급에 대하여 행정직원 규정은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1986. 5. 1. 체결된 이후 기간 만료를 원인으로 하여 2007. 3. 1. 다시 체결되었는데, 이미 원고는 1996. 1. 1.경 주재국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사회보장제도에 가입한 상태였고<3>, 따라서 2007. 3. 1.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는 '피고는 주재국 노동법령에 따라 사회보장 보험에 가입하는 원고에게 주재국 법령 및 공관 행정내규에 따라 사회보장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기재가 추가되었다.

라.

주재국의 사회보장국은 원고의 고용주인 피고가 원고의 퇴직시까지 납부한 사회보장보험료(사용자 부담분) 등을 토대로 원고의 퇴직 이후인 2021. 5. 7. 원고에게 부담금 납부명세서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2021. 5. 12.경 주재국 실직 처리기관의 안내로 위 사회보장국에 연금정산을 신청하여, 같은 해 6. 1.부터 주재국으로부터 연금을 수령하게 되었는데, 보험납입 기간에 관계없이 연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있는 66세 4개월이 되기 이전에 퇴직한 관계로 815유로 상당을 월 퇴직연금으로 수령하였다(2024. 4. 기준으로는 물가인상률을 적용하여 822유로 상당을 월 퇴직연금으로 수령하고 있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손해배상청구

원고가 1996. 1. 1.경 주재국 사회보장제도에 가입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용주인 피고는 행정직원 규정 제25조 제1항 및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던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주재국 사회보장국에 신고하여 그에 상응하는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를 부담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을 누락한채 기본급여만을 토대로 산정된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만을 위 사회보장국에 납부하였다. 결국 이를 전제로 산정된 퇴직연금은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제대로 위 사회보장국에 신고하였을 때 산정될 퇴직연금보다 감액되게 되었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주재국으로부터 지급받을 퇴직연금액이 감액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로 49,020유로(한화 77,479,05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청구

주재국 사회보장의무를 이행하여 그 보장제도의 혜택을 받는 행정직원에게 대한민국의 근로관계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배제하는 내용인 행정직원 규정 제27조 제3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고, 평등권, 재산권을 침해하는 내용으로 위헌·위법적인 규정이어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행정직원 규정 제27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피고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 중 위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일부청구로써 구한다.

3.

판단

가.

분쟁해결의 기준의 되는 법령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1986년의 것은 "본 계약에 관한 어떠한 문제도 대한민국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서만 이를 처리"한다고 정하고 있고, 2007년 내지 2010년의 것은 "고용인은 공관행정내규를 숙지하고 이를 준수하여야 하며 본 계약에 포함되지 않는 제반사항은 공관행정내규의 지침에 따른다. 본 계약에 관하여 일어나는 모든 분쟁 및 해석은 대한민국의 관계법령을 우선해서 적용한다"고정하고 있으며, 2014년의 것은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재외공관 행정직원 규정[외교부 예규], 재외공관 행정직원 운영지침 및 공관 내규에 의함. 본 계약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분쟁의 관할기관은 대한민국 내 관련기관으로 함"이라고 정하고 있음이 인정되는바, 국제사법은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되, 근로계약의 경우에 있어서도 이른바 '사적 자치'의 원리를 강조함으로써 원칙적으로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준거법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구 국제사법<4> 제25조 제1항, 제28조 제1, 2항 참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관련된 법의 적용 및 그 해석은 물론 분쟁해결의 기준이 되는 법령은 대한민국의 법령이 된다.

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당사자간 다툼이 없거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더해 갑 제3 내지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

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상여금이나 초과근무수당 등을 포함하여 피고가 이 사건에서 제시한 급여명세서의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실제 급여로써 지급받아온 사실, 주재국 사회보장법령에 의할 때 고용주인 피고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던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주재국사회보장국에 신고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을 누락한채 위 신고를 하여 기본급여만을 토대로 산정된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만을 위 사회보장국에 납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대한민국 근로관계법령에 따른 퇴직연금을 포기한 상태였으므로,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근로관계법령에 따라 원고가 주재국 사회보장 제도 내에서 적법하게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사회보장 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위와 같이 실제 급여보다 적은 급여를 신고하여 이를 토대로 산정된 낮은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를 주재국의 사회보장국에 납부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감액된 퇴직연금을 수령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피고는 위 불법행위<5>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원고에 대한 급여명세서에 상여금, 초과근무수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기간이 있던 관계로 피고가 착오로서 위와 같이 주재국 사회보장국에 보험료 중 사용자부담분을 과소신고·납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위와 같이 피고의 불법행위를 인정하여 피고가 추가적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를 납부하였어야 한다고 본다면, 공평의 원칙상 원고 역시 이에 상응하여 주재국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보험료(근로자 부담분)를 부담했어야 하는 점, 원고가 입을 장래의 손해액에 대한 현가산

정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75%로 제한한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살피건대, 주재국 사회보장 법령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을 1년간의 연금액은 [재직기간의 연 평균 소득 × 개인 정산률 × (분담금 납입 분기수 ÷ 만기 분기 수)]의 방식으로 산정된다.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5년간 주재국 사회보장국에 신고된 원고의 총 소득은 778,412.01유로로 원고의 근무기간 중 피고가 신고 및 납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1997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24년으로 나누는 경우 원고의 연 평균 소득은 32,433.83유로(= 778,412.01유로 ÷ 24년)<6>가 되고<7><8>, 원고의 소득 중 피고가 누락한채 주재국 사회보장국에 신고한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의 합계액은 별지 표 기재와 같이 206,394.66유로이다. 이에 따르면, 피고가 위와 같은 누락분 없이 실제 급여를 토대로 산정된 보험료(사용자 부담분)를 주재국 사회보장국에 제대로 납부하였을 경우 퇴직연금 산정을 위한 원고의 연 평균 소득은 41,033.61유로(= 984,806.67<9> ÷ 24년)가 되고, 이를 주재국의 연금계산방식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가 받아야 할 연간 연금액은 12,310.08유로[= 연 평균 소득 41,033.61유로 × 개인 정산률 50% × (분담금 납입 분기수 99 ÷ 만기 분기 수 165)], 월 연금액은 1,025.84유로 (= 12,310.08유로 / 12개월)가 되어, 원고가 최초 지급받은 월 연금액(810.84유로)과 215유로의 차이가 나게 되는바,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할 경우 매년 2,580유로가 되고, 이를 연 단위 손해액으로 인

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원고의 기대여명을 원고가 퇴직할 당시의 나이인 65세로부터 19년<10>후 까지라고 본다면,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은 49,020유로(= 2,580유로 × 19년)로서 변론종결일 현재의 환율 1유로당 한화 1580.51원(주장되거나 제출된 자료의 수치 중 당사자간 다툼이 없는 시기의 것을 기준으로 하여, 변론종결일에 가장 가까운 수치로 인정한다)으로 환산하면 한화로 77,476,600원<11>(= 49,020유로 ×1580.51원)이 되어, 최종 손해액은 58,107,450원(= 77,476,600원 × 75%)이 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매월 교부되는 '간이 명세서'와 월급명세서를 통해 원고가 그 즉시 연금감액의 손해발생을 알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로부터 3년 또는 피고의 사회보장 보험료(사용자 부담분) 납부시점으로부터 10년이 각 경과한 이후에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소멸시효가 완성한 이후에 제기되어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퇴직연금액이 감액되었다는 것으로서 원고가 월 급여를 지급받을 당시 장래 지급받을 퇴직연금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감액되었는지를 바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앞서 인정한 피고의 불법행위는 계속적·반복적으로 지급되는 월 급여와 관련하여 한 신고 또는 납부에 관한 것으로서 포괄하여 하나의 불법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월 급여를 지급한 시기를 기산점으로 한 소멸시효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또한 피고는,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주재국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퇴직연금을 수령할 무렵에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볼 수 있고, 원고가 불법행위청구를 이 사건 소송 중 청구원인에 추가한 시기는 2024. 6. 10.이므로, 3년의 단기소멸시효(민법 제766조 제1항)로 인하여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주재국의 사회보장국이 원고에게 부담금 납부명세서(갑 제2호증)를 보낸 2021. 5. 7. 무렵 또는 원고가 위 사회보장국으로부터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한 2021. 6. 1.에는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12>, 원고가 위 각 시기로부터 3년 이내인 2023. 5. 30. 퇴직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각 시기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4. 6. 10.이 되어서야 이 사건 청구인 불법행위청구를 추가하였음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러나 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므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에는 시효중단 사유가 된다. 이러한 시효중단 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는 소멸시효 대상인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 또는 그 권리를 기초로 하거나 그것을 포함하여 형성된 후속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로써 권리 실행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이에 포함된다고 볼 것인바(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다25099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고려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소송 도중 위 각 시기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4. 6. 10. 이 사건 청구인 불법행위청구를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이나 '불법행위'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이미 소장을 통하여 '초과근무 수당을 급여명세서에 반영하지 않아 연금수령액 산정에 있어 손해를 입게 되었다'거나 '원고가 주재국 사회보장에 가입한 경우 고용주로서의 피고는 원고가 주재국 사회보장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주재국의 노동관계 법령을 준수하였어야 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할 의사를 충분히 드러낸바 있고, 재판장의 원고측에 대한 '청구원인 정리 요청<13>'에 따라 원고측에서 2024. 6. 10.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추가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원고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인 이 사건 소 제기 당시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규정의 위헌·위법성

가)

법률유보원칙 위배여부

살피건대, 먼저 퇴직금은 임금의 후불적 성격과 성실한 근무에 대한 공로보상

적 성격 외에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도 지니는바(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퇴직금은 근로자의 퇴직 후의 생활을 보장하는 수단인 생활 보장적 성격을 가졌다고 볼 수 있고, 주재국 퇴직연금도 퇴직 후의 생활보장과 노령에 대비하는 성질의 것으로, 양자는 같은 목적과 취지를 가진 제도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규정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중적 혜택을 받는 것을 방지하고자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은 모법에서 정하지 않은 입법사항인 '대사관 근무 행정직원의 퇴직금에 관한 권리'를 규율하고 있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은 앞서 본「외무공무원법」제32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채용방법, 보수, 근무조건'의 사항으로서 제정된 것으로 보이므로, 모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보기 충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피고 대사관이 일방적인 선택으로 원고로 하여금 주재국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만을 받도록 강제한 것이라고 해석된다면 원고의 퇴직연금수급권 등 중대한 재산권 침해의 문제와 관련하여 법률유보원칙 위배의 문제점도 부각될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이 대사관 행정직원인 원고에게 적용되는 과정에서 원고의 의사에 따라 주재국 또는 대한민국의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재산권 침해여부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서 법률로서 정해져야 하고, 행정규칙으로 정해지는 경우에는 원고의 퇴직연금 수급권등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은 '원고의 선택'에 따라 주재국의 사회보장법령에 따른 퇴직연금을 수령할 경우 대한민국의 근로관계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에 다름 아니므로, 이 사건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되는 것 자체만으로는 곧바로 원고의 재산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앞서 본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함에 있어 살펴본 내용과 같다. 결국 피고 대사관이 일방적인 선택으로 원고로 하여금 주재국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을 받도록 강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규정이 원고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위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평등의 원칙 위배여부

원고는 '공무원 및 일반근로자'가 '재외공관 행정직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규정을 통하여 차별적으로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퇴직급여법상의 퇴직급여의 지급범위 내지 수급권자의 범위를 결정하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므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것은 아닌 점(헌법재판소 2011. 7. 28.자 2009헌마408 결정 등 참조), 원고와 같은 재외공관 행정직원은 재외공관의 장이 임명하는 자로서, 일반근로자의 성격을 대부분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가「공무원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과「국민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근로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음을 고려할 때(헌법재판소 2011. 11. 24.자 2010헌마510 결정), 공무원과 재외공관 행정직원을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설령 '공무원 및 일반근로자'가 '재외공관 행정직원'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주재국 사회보장(퇴직연금)의 경우 공무원연금 및 국민연금과 그 취지가 사실상 다르다고 볼 수 없고, 근로자 본인의 선택에 의하여 이 사건 규정의 적용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어, 대한민국 근로관계법령의 적용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배제 되는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규정이 차별적으로 원고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판단

이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의 위헌·위법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본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주재국 사회보장제도에 따라 퇴직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규정에 의거하여 대한민국 근로관계법령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게 된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58,107,45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14>인 2024. 6.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 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5. 8.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