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25. 선고 2023가합55632 판결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23.부터 2024. 10.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2.부터 2024. 10.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의 7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의 95%는 피고(반소원고)가, 나머지는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원고와 피고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C노인케어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며, 각자 이 사건 센터 내부규정에 따라 3층 조장과 4층 조장을 맡아 해당 층의 요양보호사들을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이다.

2)

원고는 2019. 8. 29. 근로복지공단에 피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당하여 적응장애, 우울에피소드 등 업무상 질병이 발생하였다며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 8. 14.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원고의 우울에피소드는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적응장애는 진단이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의 신청을 일부 승인하였다.

나.

관련 형사사건

1)

원고와 피고의 모욕 사건

가)

원고와 피고는 2020. 5. 18. 서로를 각 모욕한 혐의로 약식기소되었다가, 공판회부되었다. 제1심법원은 2021. 3. 8. 원고에게 벌금 30만 원, 피고에게 벌금 70만 원을 각 선고하였는데(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고단3508), 그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나)

피고에 대한 위 제1심법원의 판결은 2021. 3. 16.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위 제1심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2021. 12. 6. 항소기각판결을 선고(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713)하였고, 이는 2021. 12. 14. 확정되었다(이하 원고와 피고의 위 형사사건을 통틀어 ‘모욕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2)

원고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사건

가)

원고는 2021. 7. 1. 위 ‘모욕 관련 형사사건’ 내용이 포함된 별지 목록 기재 도서(이하 ‘이 사건 도서’라 한다)를 발간하였다. 피고는 2021. 8. 31. 원고를 출판물에 의한명예훼손(사실적시) 및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허위사실적시)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후자에 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되었다.

나)

한편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사실적시) 혐의에 관하여, 원고는 2022. 11. 25. 다음과 같은 공소사실로 약식기소되었는데 정식재판청구를 하여 정식재판이 진행되었다.

다)

제1심법원은 2023. 9. 22. ”공소사실에 기재된 이 사건 도서의 내용 부분은 그 표현 자체로서 명백히 입증이 가능하므로 단순한 의견표명이 아닌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며, 그 내용 또한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였던 사람들을 포함하여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이 사건 도서의 ‘X’가 피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고 판시하며 사실 적시 및 특정가능성에 대하여는 인정하였지만 ”원고가 적시한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피고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며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정423).

라)

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2024. 6. 5.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노2790). 위 판결은 2024. 6. 13. 확정되었다(이하 위 형사사건을 ‘출판물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다.

이 사건 도서 관련 가처분사건

피고는 2023. 3. 7. 원고를 상대로 ‘원고가 비방할 목적으로 이 사건 도서를 출판함으로써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며, 불법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이 사건 도서의 복제, 판매, 배포, 광고, 수출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한 1일당 30만 원씩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출판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2023. 5. 10. 이 사건 도서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 사건 도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서술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도서에 허위라고 볼 만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가처분을 명할 정도로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위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합20287), 이는 2023. 5. 18.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본소에 관한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19. 6. 26. 이 사건 센터에서 다른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원고를 지칭하여 ‘중얼거리지 마세요. 얘기하지 말랬으니까... 이중적.. 거짓말... 이중인격’이라고 말하였고, 2019. 6. 28.에도 같은 장소에서 다른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원고를 지칭하여 ‘A 누구누구라고 있어요... 내가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확인한 거에요. 어떡하나? 조정 안했다는데. 말도 안 되는 거 갖고 헛소문을 내고 그래? 완전 다중인격자처럼’이라고 말하는 등 원고를 모욕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모욕 등을 당하여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았고, 근로복지공단은 우울에피소드 상병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요양급여신청을 승인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 모욕행위로 인하여 업무상 질병을 입고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000만 원[= 업무상 질병(우울에피소드)으로 인한 위자료 800만 원 + 모욕행위로 인한 위자료 2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반소에 관한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2018. 11. 13. 피고에게 이 사건 센터 4층에서 요양보호사 등이 있는 가운데 ”재수 없어, 너와 말하기 싫어, 내 평생에 재수 없는 사람으로 말하기 싫어“, ”쟤는 안 되는 애야“라며 폭언을 하였고, 2019. 6. 21.에는 이 사건 센터에서 다른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피고를 지칭하여 ”발정난 개새끼네“라고 말하는 등 피고를 모욕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1. 7. 1. 이 사건 도서를 출판하였는데 이 사건 도서에서 피고를 ‘X’로 특정하고 전체내용에 걸쳐 피고를 비방함으로써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모욕행위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이 사건 센터를 퇴사하는 등 상당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자료 3,100만 원(= 모욕행위로 인한 위자료 1,000만 원 +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위자료 2,1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가 출판한 이 사건 도서는 그 전체내용이 주로 피고를 비방하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도서에 관하여 출판 금지 등 반소 청구취지 제2항 기재 행위의 금지를 구한다.

3.

본소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9. 6. 26. 및 2019. 6. 28. 원고에게 모욕행위를 한 사실, 원고는 피고의 모욕행위로 인하여 우울에 피소드 상병을 입었고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승인결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의 모욕행위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한바, 피고는 위 모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불법행위의 내용, 경위, 피해의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를 300만 원으로 정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6.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4. 10.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반소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모욕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9. 6. 21. 피고에게 모욕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다만, 피고는 원고가 2018. 11. 13.에도 피고에게 폭언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의 모욕행위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한바, 원고는 위 모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불법행위의 내용(원고와 피고가 서로에게 한 모욕적 표현을 비교해볼 때 원고가 한 ‘발정난 개새끼네’라는 표현의 불법성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경위, 피해의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를 200만 원으로 정한다.

2)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가)

관련 법리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사용된 표현뿐만 아니라 발언자와 그 상대방이 누구고 어떤 지위에 있는지도 고려해야 하고, 그 표현을 한 맥락을 고려하여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ㆍ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다6178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출판물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위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피고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다.

(2)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인정된 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이 사건 도서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구체적 내용은 위 출판물 관련 형사사건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데 위 판단을 번복할만한 별다른 사실이나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앞서 본 법리를 적용해보면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도서에는 원ㆍ피고의 범죄사실, 처벌, 징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 내용이 허위로 기재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피고를 비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기보다는 원고가 이 사건 센터에서 겪은 사건을 기초로 직장 내 괴롭힘 등 관련 제도의 개선에 관한 의견 등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였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도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출판한 것으로 보여 민사상으로도 위법성이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도서를 출판한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

(3)

그렇다면 피고에게 이 사건 도서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도서로 인해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그 침해행위의 배제로서 이 사건 도서의 출판 등을 금지하는 청구 역시 이유 없다.

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는 자신도 피고의 모욕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어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민법 제496조). 이는 그 자동채권이 동시에 행하여진 싸움에서 서로 상해를 가한 경우와 같이 동일한 사안에서 발생한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바(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38444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의 각 채권이 근접한 시기에 행하여진 갈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자료로 2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 피고가 구하는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9. 2.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4. 10.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는 각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원(재판장) 권가희 오하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