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10. 선고 2023가합6996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11. 30.경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1> 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846,17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1)

피고는 경영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2018. 4. 4.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다.

2)

원고는 2020. 9. 15. 피고와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자이다. 원고와 피고는 여러 차례 위촉계약을 갱신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서

1)

원고는 2020. 12. 22. 피고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2021. 1. 1.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2>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분쟁 경위

1)

피고 소속 G 실장은 2022. 11. 25. 원고를 포함한 텔레마케터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피고는 6개월간 적자가 누적되어 부서 내 인원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위로금 1,000,000원과 오늘까지만 근무하더라도 2022. 11. 30.까지 근무한 것으로 퇴직금도 정산하여 지급할 것이다. 그동안 접수받은 것은 해피콜을 받았는지와 상관없이 인센티브를 다 지급할 것이다. 2022. 11. 30. 전에 전부 지급할 예정이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를 포함한 텔레마케터들은 ‘법적으로 해고예고수당이 있다. 인센티브는 논외로 하더라도 1개월분의 기본급은 줘야한다’는 취지로 항의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오후 피고의 TM실에 “회사에서 여러분들의 의향을 반영하여 계속 영업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계속 영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니 11. 28. 월요일에도 계속 출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0시부터 5시까지 12월도 기존 그대로 계속 근무합니다. 12월부터 다른 아이템을 추가하여 더 좋은 영업으로 이어가겠습니다”라고 공문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발송하였다.

2)

원고는 2022. 11. 29. 피고 소속 H 감사와 면담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H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위 텔레마케터 위탁계약서를 보여주었고, 원고는 위 텔레마케터 위탁계약서는 자신이 서명한 계약서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위 면담 이후 H은 원고에게 “오늘까지 문자로 업무복귀의 의사표시가 없을 시에는 12. 1.자로 위촉계약서의 계약을 계속 유지하지 않는 의사로 간주하겠습니다”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저희는 면담과정에서 이미 회사로부터 11월말일부 구두해고통보를 받았고, 이에 관련 법적 대응을 준비중입니다. 회사의 해고통지를 저희 동의 없이 임의로 철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 회사측 복귀명령은 기존 해고의 부당성을 모면하려는 형식적인 통지에 불과하기에 저희는 따를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회신하였다. 그러자 H은 원고에게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계약관계이므로 해고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3)

원고는 2022. 12. 1. H, I, 피고 소속의 J 상무에게 “제안합니다. 지금 여러 가지로 저를 표적사직종용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자발적 사직할 경우 1. 연차수당 2년치, 2. 퇴직금, 3. 5일 제공될인센 4. 29.일 제공 안 된 급여, 4대보험 소급 1년치, 5. 치료비 20만 원, 6. 정신적 위로금. 오늘 12시 내로 답변 및 오늘 지급해주십시오. 오늘 12시까지 답변이 없을 시 변호사 동원해서 민사(정신적 충격), 형사(사문서위조), 노무사(퇴직금, 연차수당, 4대보험 2년치 소급, 집단괴롭힘, 사직서종용) 다 동원해서 계속 근무하여 투쟁하겠습니다”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고,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4)

원고는 2022. 12. 2.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도 같은 날 원고의 피고 사내메신저 접속권한 및 사무실 출입권한을 차단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갑 제1호증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부당하게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9. 15.부터 2022. 11. 30.까지 미사용연차수당 1,846,170원과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00,000원(= 기본급 1,800,000원 + 근속수당 2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따라서 원고는 부당해고의 대상이 될 수 없고,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관계를 종료한 것도 아니다.

3.

판단

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내지 20, 24 내지 31, 34, 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실질에 있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가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한 구인공고에 따르면 피고는 신규 텔레마케터를 채용하면서 고용 형태는 계약직, 위촉직으로, 근무요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시간은 10:00부터 17:00까지, 월급은 150만 원(최저보장)으로 기재하였다. 위 구인 공고에 따르면, 피고에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지원자는 서류전형, 면접 등의 전형절차를 거쳐 최종합격 여부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피고도 내부적으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이 업무를 시작한 일자를 ‘입사일’이라고 표현하면서 관리하였다. 원고는 위와 유사한 내용의 구인공고를 보고 피고에 지원한 후 입사하였다.

②

피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을 대상으로 TM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피고의 TM업무프로세스에 의하면,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은 피고가 제공한 TM스크립트에 따라 ‘도입멘트’를 하고, 영업대상회사의 대표, 재무이사 등을 탐색한 후에 영업에 관한 ‘핵심멘트 및 본론’을 이야기하도록 되어 있다. 이때 영업대상회사에서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면, 피고의 텔레마케터는 면담대상, 재무상태, 통화상대방을 ‘필수확인’하고, ‘중간종료멘트’를 하며 추후 다시 전화를 하게 되어 있다. 만약 영업대상회사에서 핵심멘트 및 본론에 대하여 긍정의 표시를 나타내면, 피고의 텔레마케터는 질의문답 등을 통해 영업대상회사의 ‘니즈파악’을 하고 방문일정을 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통화내용은 모두 녹음되었다.

③

위 ②항의 TM업무프로세스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피고 소속 G 실장은 원고에게 영업대상회사에 대하여 다시 전화해보라고 하거나 영업대상회사와의 방문일정을 다시 잡아달라고 지시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J 상무는 원고가 “혹시 연세가 있으시거나 재무쪽 잘 몰라서 담당자에게 얘기해달라고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질문하자, “액면 그대로 못 알아들으시는건지. 통화하기 싫은건지. 세금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영세한 업체인지는 추가적으로 매출이나 당기순이익, 필요하다면 직원수까지도 확인해서 우리가 2차콜을 할 필요가 있을지 파악해주셔야 합니다”라고 답하였다.

④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은 결근(휴가), 조퇴 등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자율성은 보장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위와 같은 자율성에 있어서도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은 결근(휴가)이나 조퇴를 하는 경우에는 사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했다. 한편 피고 소속의 관리자는 매일 출근자의 출근시간(로그인 기준), 결근자와 조퇴자를 파악하여 피고의 경영진에 보고하였다. 이러한 업무는 주로 피고 소속 K 과장이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K은 2022. 1. 29.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TM전산 로그인 시간으로 출근기록이 확인되오니 출근하시고 10시전 TM전산 로그인을 잊지말고 해주세요”라고 당부하기도 하였다. 또한 K은 2022. 3. 4.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조기퇴근 프로모션 공지]라는 제목으로 2022. 3. 7.까지 업체방문 2건이상 실적을 달성하면 조기퇴근이 가능하다고 공지하였는데(갑 제17호증), 이는 피고가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퇴근시간을 17:00까지로 강제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아가 피고의 경영지원실이 피고의 TM실에 발송한 업무규정공지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점심시간은 11:50부터 13:00까지로, 휴게시간은 14:40부터 15:00까지로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가 2022. 5. 10.경 피고의 텔레마케터와 체결한 위촉계약(갑 제34호증) 제2조에 의하면, 피고는 매일 오전 10시 이전에 최초 접속한 영업자에게만 당일 영업을 허용하며, 오전 10시 이후 접속자는 당일 영업이 불가하였고, 매월 정산하여 순수 콜타임이 일 평균 2시간 40분 미만인 계약자에게는 콜 부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피고는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콜타임을 파악하여 업무시간 중에 그 순위를 공지하였는데 통상적으로 14:00 기준, 16:00 기준으로 하여 두 차례씩 공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과 작성한 위촉계약 제4조에 의하면,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은 피고와 1개월 단위로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기간 만료시 피고의 종료통보가 없는 한 계약기간은 1개월씩 자동연장되었다. 위와 같은 위촉계약의 내용들은 피고의 텔레마케터로 하여금 오전 10시 이전에 출근할 것을 사실상 강제하며,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근로관계 유지 여부가 피고의 일방적인 선택에 의해 좌우되도록 하는 것이다.

⑥

또한 피고가 피고의 텔레마케터들과 체결한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서 제5조에 의하면, 피고는 수수료 산정방식으로 A타입과 B타입을 규정하고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이 선택한 방식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의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서에는 원고가 어떠한 방식을 실제 택하였는지 표시되어 있지 않고, 원고도 자신은 수수료 산정방식을 선택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피고는 원고가 어떠한 수수료 산정방식을 선택하였는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가 2022. 5. 10.경 피고의 텔레마케터와 작성한 위촉계약서(갑 제34호증)에는 수수료 산정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어떠한 수수료 산정방식이 있는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⑦

피고는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컴퓨터, 책상, 업무에 필요한 DB를 모두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피고는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개별 DB 사용도 가능하다고 공지하였지만, 현실적으로 피고가 제공하는 DB가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의 영업에 핵심적인 부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피고의 텔레마케터들과 체결한 위촉계약에 제3자 고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없기는 하지만, 피고 사무실은 당사자의 얼굴 및 지문을 인식하여야만 출입할 수 있어 피고가 출입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제3자가 피고 사무실에 출입할 수 없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피고의 텔레마케터에 의한 제3자 고용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⑧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과 체결한 위촉계약에는 “계약서는 프리랜서의 신분을 가진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한 위탁 업무를 수행한다. 회사와 계약자간에는 고용 및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제3조)”라는 문구가 있고, 원고를 포한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한 후 피고로부터 급여를 받았으나, 이는 사용자의 지배적인 지위에 기초하여 체결될 수 있는 계약내용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나.

피고가 원고와의 위촉계약을 종료한 행위의 법적성격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0. 9. 15.경부터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1. 1. 1. 위촉계약이라는 제목 하에 작성된 위촉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1개월로 하고, 계약기간 만료시 피고의 종료통보가 없는 한 1개월씩 자동연장하는 것으로 한다”는 규정이 명시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가 제출한 위 위촉계약서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종료통보를 하지 않아 1개월마다 원고의 계약이 갱신되었다면, 원고는 2022. 9. 15.경부터 2년을 초과하여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된 것이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3> 원고가 자신이 기간제법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주장하지는 않으나, 해고무효확인의 소송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변론종결일까지 존속하고 있는지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인 점, 해고무효확인의 소송에서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원이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사용자의 주장을 증거에 의하여 배척하면서 그 과정에서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였다 하여 변론주의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점(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9353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의3에 따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 할 것이므로, 법원이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면서 그 과정에서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잘못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변론주의에 반하는 것도 아닌 점(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판단은 변론주의를 위반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에게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가항에서 본 사정들과 뒤의 다항에서 보는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에 명시된 1개월이라는 계약기간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원고에게는 피고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를 갱신하리라는 계속적인 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한편 위 텔레마케터 위촉계약 제4조 본문은 “회사의 종료통보가 없는 한 1개월씩 자동연장 하는 것”이라고 명시하여 피고의 갱신거절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위 제4조 단서는 “계약자가 회사의 손해를 끼치거나 명예를 훼손한 경우, 계약자가 불성실하게 위촉 업무를 이행하였을 경우에는 회사가 임의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뿐 위 제4조 단서에서 정한 사유 중 어떠한 사유가 원고에게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와의 텔레마케터 위촉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므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가 2022. 11. 30. 원고와의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종료한 행위는 피고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그 해고의 일방적인 성격은 뒤의 다항에서 보는 ① 내지 ④의 사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정된다).

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가 무효인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호증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통상해고의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였고, 정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무효이며, 2022. 11. 30. 이후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 해고로 인한 근로관계의 중단상태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사실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①

피고는 원고가 2022. 12. 1.과 2022. 12. 2. 연이어 출근하지 않자, 원고의 피고 사내메신저(L) 접속권한을 차단하고, 피고 사무실 출입권한을 해지하였다. 피고 사무실은 당사자의 얼굴 및 지문을 인식하고 출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기에, 피고가 원고의 피고 사무실 출입권한을 해지함으로 원고는 피고 사무실로 출근할 수 없게 되었다.

②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 어디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문자메시지, 문서 등의 서면으로 해고사유를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 소속 G 실장도 2022. 11. 25.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해고통지서를 교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2. 11. 30.을 전후하여 원고와의 위촉계약의 종료를 통보하여 위촉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방법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을 종료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원고와 H은 2022. 11. 29. 무렵 통화하였는데, 원고가 H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가 2020. 9.경 작성한 원고의 근로계약서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자, H은 ’근로계약서를 왜 달라고 하느냐. 내가 왜 법을 지켜야 하냐. 사직서를 쓰든지 노동부에 가든지 하라. 근로계약서는 없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원고와 2020. 9. 15. 위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하면서도<4> 원고와 2020. 9.경 작성한 위촉계약서를 서증으로 제출하지 않았다.

④

원고가 2022. 11. 29. 피고에게 “저희는 면담과정에서 이미 회사로부터 11월말 일부 구두해고통보를 받았고, 이에 관련 법적 대응을 준비중입니다. 회사의 해고통지를 저희 동의없이 임의로 철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 회사측 복귀명령은 기존 해고의 부당성을 모면하려는 형식적인 통지에 불과하기에 저희는 따를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 원고가 2022. 12. 1. 피고에게 자발적 근로관계 종료를 위한 조건을 제시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2022. 11. 30.경 원고가 피고에게 계속 근무할 의사가 있었는지 다소 의문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관계 종료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피고가 2022. 11. 25. 계약관계 종료를 번복한 이후인 2022. 11. 28. 원고가 계속적인 근무를 위해 피고 사무실로 출근하였을 당시 피고에 의하여 퇴사자로 처리되어 출입권한과 사내메신저 접속권한이 차단된 상태가 발생하였던 점(갑 제2호증 참조. 원고의 일관된 주장임에 반하여 피고는 그러한 상태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 적극 부인하고 있지 않다), 피고의 H 감사는 2022. 11. 29.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부정하고 원고는 해고의 대상이 아니라고 언급한 점,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2022. 11. 25. 이후의 계약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부적절한 업무처리를 진지하게 사과하거나 양해를 구하며 업무복귀를 요청한 바가 없는 점, 이러한 상태에서 오히려 피고는 2022. 12. 2. 원고의 피고 사무실 출입권한과 사내메신저 접속권한을 차단한 점, 원고가 그로부터 약 1개월이 경과한 2023. 1.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이 2023. 3. 2. 있은 때로부터 약 3개월이 경과한 시점인 2023. 6.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에서 계속적인 근무를 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원고가 계약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업무처리의 부당성을 다투며 피고에 일시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상황을 이용하여 원고와의 계약관계를 종료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라.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1)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

원고는 피고에서 근무하면서 2020. 9. 15.부터 2022. 11. 30.까지 단 한번도 연차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수당 1,846,1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2. 11. 1. 결근, 2022. 11. 9. 조퇴(16:00 퇴근), 2022. 11. 17. 지각(13:50 출근), 2022. 11. 22. 지각(13:00 출근)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피고의 위와 같은 근태관리 내용을 원고가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은 점, 원고가 조퇴를 하는 경우에는 조퇴보고서를 작성하였고, 허리디스크로 일주일을 결근한 적도 있다고 주장하는 점<5> 등의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원고의 태도를 고려하면, 갑 제33호증의 기재를 포함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20. 9. 15.부터 2022. 11. 30.까지 사용하지 않은 연차가 며칠인지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2)

미지급 기본급 및 근속수당 청구

원고는 피고가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00,000원(= 기본급 1,800,000원 + 근속수당 2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피고로부터 13,409,840원을 지급받은 사실, 2023. 1. 1.부터 2023. 3. 14.까지 989,4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2. 9. 30. 월말수당 1,537,530원 및 근속수당 193,400원을, 2022. 10. 30. 월말수당 1,516,010원 및 근속수당 193,400원을, 2022. 11. 30. 월말수당 1,568,150원 및 근속수당 193,400원을 각 실수령한 사실, 피고가 2022. 3. 2. 피고의 텔레마케터들에게 월말수당으로 180만 원(매월 말일 지급)을 공지한 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서 제5조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에서 3.3%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실지급한 사실도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피고가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2022. 12. 1. 당시 피고로부터 기본급 월 1,800,000원 및 근속수당 월 200,000원을 수령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미지급 임금 월 2,000,000원(= 기본급 월 1,800,000원 + 근속수당 월 2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해고 무효 확인 청구와 미지급 기본급 및 근속수당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각주1) 원고는 청구취지에서 해고일자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신청취지, 이 사건에서의 변론 전체의 취지를 고려하여, 2022. 11. 30.자 해고로 원고의 청구취지를 선해한다.

각주2) 원고는 2021. 1. 1.자 위촉계약서에 원고가 직접 서명, 날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각주3)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기간제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기간제법 제3조 제1항 참조).

각주4) 피고의 2023. 7. 27.자 답변서 3쪽 참조.

각주5) 원고의 2024. 7. 21.자 준비서면 6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