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합1100
판결선고
2025. 1. 8.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0. 10. 29.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8월을 선고받아 2021. 4. 20.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2021. 12.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2021. 12. 2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5. 6.경 피해자 B에 대한 채무 7억 9,000만 원에 대한 담보 조로 2015. 7. 1.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소유한 부천시 C, D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 한다)를 마쳐주었다.
피고인은 2015. 11. 중순경 이 사건 건물 2층 주식회사 E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당신에 대한 채무를 갚을 돈을 마련하려면 이 사건 건물을 매각하여야 하고, 마침 F 라는 사람이 매수 의사를 밝혀왔는데 위 가등기 때문에 매각할 수가 없다. 피해자 명의의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해주면 건물을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피해자에 대한 채무7억 9,000만 원을 최우선으로 변제하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하여 주고 이에 따라 F에게 이 사건 건물을 매도하더라도 그 매각대금을 채무 변제 등 개인적 목적에 사용할 생각이었지, 피해자에 대한 위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2015. 11. 25.경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해지를 원인으로 이 사건 가등기에 대한 말소등기를 마치도록 함으로써 액수 불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대질조사 중 B의 각 진술기재 부분 포함)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건물등기부등본(증거목록 순번 2), 차용증(2013. 12. 11.자, 8,000만 원), 지불이행각서(2013. 3. 18.자 7억 원), 차용증(2015. 3. 5.자, 1,000만 원), 2017가합526713 대여금, 매각 후 차용금선지불계획서 대출금 및 이자 명세서, 녹취록, 부동산매매계약서, 매매대금 받은 내역, 의견서
판시 전과 : 범죄경력등조회결과서, 피의자 자력 관련 전과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사기죄와 판결이 확정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등 상호간)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준 것은 당시 피해자에 대한 채무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 사건 건물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가압류, 압류 등이 들어올 것을 대비하여 피해자의 양해를 얻어 형식적으로 마친 것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가등기를 말소해주면 건물 매각대금으로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최우선적으로 변제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에 대한 고의, 불법영득의사는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가등기를 설정할 당시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위 가등기를 설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가등기를 통해 담보하기로 한 채무 금액은 매매예약계약서에 기재된 매매예약금 3억 6,554만 원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1990년경부터 'G'라는 상호로 장난감, 봉제완구 등을 제조, 판매해 오다가 2000. 6. 27. '주식회사 H'를 설립하여 같은 업무를 영위하였고, 주식회사 H가2008. 12. 1. 해산될 무렵인 2008. 11. 28.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E'를 설립하여 그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피해자는 1994년경부터 2000. 6. 26.까지 피고인과 함께 G를 운영하다가 위 2000. 6. 27.부터 위 2008. 12. 1.까지는 주식회사 H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고, 주식회사 H가 해산한 이후부터는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4. 3. 18.과 2013. 12. 11. 및 2015. 3. 5.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지불이행각서 및 차용증이 순차로 각 작성되었다.
<1>
피해자는 2015. 7. 1.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2015. 6. 30.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쳤다가, 2015. 11. 25. 이 사건 가등기에 대하여 2015. 11. 24.자 해지를 원인으로 한 말소등기를 마쳤다.
한편 피고인은 위 말소등기일인 2015. 11. 25. F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같은 일자의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주었고, 이후 2016.1. 30. F에게 이 사건 건물(철골조 박공지붕 3층 창고시설 및 제2종 근린생활시설) 및 그 대지인 부천시 C 대 253.4㎡, D 대 322.1㎡와 I 대 638㎡ 및 그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점포(이하 위 각 토지 및 건물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를 40억 원에 매도한 뒤, 2016. 3. 25. F에게 위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피해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피고인을 상대로 위 지불이행각서 및 차용증에 기한 합계 7억 9,000만 원(= 2013. 12. 11.자 차용증 기재 금액 8,000만 원 + 2014. 3.18.자 지불이행각서 기재 금액 7억 원 + 2015. 3. 5.자 차용증 기재 금액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26713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 10. 18. 위 사건에서 위 지불이행각서 및 차용증 기재 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위 7억 9,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그로부터 추론되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가등기를 설정할 당시 피해자에게 7억 9,0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쳤으며, 이후 위 가등기를 말소해주면 건물을 매각하여 위 채무를 변제하겠다고 피해자를 고의로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4. 3. 18.자 지불이행각서의 경우 채무가 없음에도 피해자의 강요에 의해 작성한 것이고, 2013. 12. 11.자 차용증의 경우 피고인이 내연관계였던 피고인에게 구입해준 골프회원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인이 빌린 돈이 아니며, 2015. 3. 5.자 차용증에 기재된 1,000만 원은 피고인이 차용한 것이 맞지만 이후 변제하였으므로 이 사건 가등기를 설정할 당시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채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확정된 관련 민사판결에서 위 주장과 유사한 취지로 2014. 3. 18.자 지불이행각서 및 2013. 12. 11.자 차용증의 효력 및 그에 따른 변제책임을 부인한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배척되어 그 채무의 존재가 인정되었고, 2015. 3.5.자 차용증에 기한 피고인의 채무 또한 그대로 인정된 바 있다(피고인은 관련 민사판결에서 위 2015. 3. 5.자 차용증에 기한 1,000만 원 채무의 존재를 인정한 채 변제 항변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가등기를 설정할 당시까지위 1,000만 원을 변제하였음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자료도 찾을 수 없는바, 피고인의위 변제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가등기가 설정되어 있던 당시 피고인이 작성한 2015. 10. 20.자 '매각후 차용금선지불계획서 대출금 및 이자 명세서'에 기재된 매각후결재잔액' 표에는 피해자 명의의 대출원금이 합계 7억 7,000만 원(= 1,000만 원 + 6,000만 원 + 7억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 표가'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으로 은행 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채무를 정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목록 순번 17 2쪽).
2014. 3. 18.자 지불이행각서에는 "채권의 지급일은 2018. 4. 20.까지 지급하며, 그 이전에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I 외 C 부동산 일체에 (재개발, 상속, 증여) 등으로 인하여 2건 중 1건이라도 소유명의가 바뀌면 후 30일 이내에 지급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계약 내용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을 포함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통해 위 각서에 기한 채무 7억 원의 변제를 담보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이 사건 가등기가 설정되어 있던 2015. 8. 14. 이루어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에서, 피고인은 돈을 달라고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아 왜 그래, 돈 받을 사람이!돈을 받으면 너 안 준대냐, 지금!", "지금 가압류 다 돼 있고 그런데 뭐가 문제야, 지금!", "돈은 무슨 돈을 줘! 돈 다 압류됐잖아! 압류됐는데 뭐가 걱정이야! 날짜도 아직 남았잖아!"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는바(증거목록 순번 18 3~4쪽), 이러한 대화 내용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담보 목적으로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준 것임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이 사건 가등기 신청업무를 수행한 법무사 K은 '이 사건 가등기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금전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사건 가등기는 실질이 담보가등기이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 및 의견서(증거목록 순번 31)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가등기에 관한 매매예약계약서에 매매예약금이 3억 6,554만 원,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차용금이 3억 7,000만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가등기에 관한등록면허세가 위 매매예약금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은 인정된다(증거목록 순번 32, 33).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가등기가 위 지불이행각서 및 각 차용증에 기한 합계 7억 9,000만 원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설정한 것이고, 이를 말소해주면 위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최우선 변제하겠다는 피고인의 말을 믿고 말소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위 매매예약계약서에 피고인 및 피해자의 서명 내지 날인은 되어있지 않고,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매매예약계약서가 위와 같이 작성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3. 18.자 지불이행각서의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으로 위 각서에 기한 채무 7억 원 전액의 변제를 담보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가등기가 설정된 시기에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하여 채무의 변제를 강하게 독촉하고 있었던 상황으로 보이는바, 달리 다른 담보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채권을 전부 담보하고자 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피고인이 위 대화에서 피해자에게 "돈 다 압류됐잖아! 압류됐는데 뭐가 걱정이야!"라며 피해자의 채권 전부가 담보되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가등기를 통해 담보하기로 한 채무 금액이 매매예약계약서에 기재된 매매예약금 3억 6,554만 원에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처분될 경우 30일 이내에 7억 원을 변제하기로 한다는 2014. 3. 18.자 지불이행각서 제1항의 내용, 이 사건 가등기가 설정되었을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채무 변제를 강하게 독촉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건물을 매각하여 그 매매대금으로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피고인의 말을 믿은 것 외에 다른 이유로 담보 목적으로 설정한 이 사건 가등기를 스스로 말소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가등기의 말소 경위에 관하여'이 사건 건물 등을 일괄하여 F에게 40억에 매도하고 은행 대출금 33억 원 정도를 변제한 후 나머지 6~7억 원을 다른 돈과 합쳐 10억 원 정도 마련하여 다른 사업인 J에 투자하였고, 피해자는 이를 양해하여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해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증거목록 순번 17 10~11, 순번 27 6쪽), 피고인에게 채무 변제를 강하게 독촉하던 피해자가 위와 같은 내용을 양해하여 채권의 만족을 유예한 채 담보 목적의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해주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인의 거래내역을 살펴보더라도 매각대금 대부분을 피고인의 채무 변제 등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보일 뿐, J 사업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금액이 투자되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를 찾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 ~ 10년
양형기준의 미적용: 판시 범죄사실이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징역 8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담보 목적으로 설정한 피해자 명의의 가등기를 말소해주면그 매각대금으로 우선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가등기를 말소하게 한 뒤 그 채무를 전혀 변제하지 않은 것으로, 범행 방법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과거 동종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다.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 소유 다른 부동산에 대한 여러 경매사건의 배당에 참가하여 피해자에 대한 채권액 중 합계 340,195,022원을 배당받았는바, 이로써 피해의 일부는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사회적 유대관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2015. 11. 25.경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해지를 원인으로 이 사건 가등기에 대한 말소등기를 마치도록 함으로써 위 가등기의 피담보 가액 7억 9,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되고, 그 교부받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죄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 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기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그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5. 9.10. 선고 2014도12619 판결,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6도1104 판결 등 참조).
타인을 기망하여 그 타인 명의의 근저당권을 말소한 자가 그로 인하여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은 그 담보가치 상당액이고, 그 가액(이득액)은 원칙적으로 담보부동산의 시가 범위 내의 채권최고액 상당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6도20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람을 기망하여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전받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한 경우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적용을 전제로 하여 그 부동산의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그 부동산에 아무런 부담이 없는 때에는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이 곧 그 가액이라고 볼 것이지만,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이 이루어져 있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의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의 피담보채권액, 압류에 걸린 집행채권액, 가압류에 걸린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의 피보전채권액 등을 뺀 실제의 교환가치를 그 부동산의 가액으로 보아야 한다(앞서 본 대법원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각 법리는 타인을 기망하여 그 타인 명의의 담보 목적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말소한 자가 그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가등기의 담보가치 상당액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시가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가압류에 걸린 청구금액 등을 공제할 경우 이 사건 가등기의 담보가치가 5억 원을 넘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가등기는 3필지의 토지 및 2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사건 각 부동산중 1동의 건물인 이 사건 건물에만 설정되었다.
이 사건 가등기 설정 및 말소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공동담보로 하여 채권최고액 합계 31억 2,100만 원(= 중소기업은행 명의 21억 6,000만 원 + 같은 은행 명의2억 4,000만 원 + 주식회사 L 명의 2억 4,000만 원 + M조합 명의 4억 8,1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청구금액 4억 7,250만 원의 오명숙 명의 가압류등기가 설정되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가등기 말소 당시 이 사건 건물 및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정확한 시가를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없는바, 위 말소 이후 피고인은 F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일괄하여 합계 40억 원에 매도하였으므로, 위 말소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전체의 시가는 40억 원을 초과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위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2> 및 가압류의 청구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위 말소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전체의 담보가치는 4억 650만 원(= 40억 원 -31억 2,100만 원 - 4억 7,250만 원)을 초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3>.
따라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가등기 말소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전체의 교환가치를 살펴보더라도 5억 원을 넘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가등기가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일부인 이 사건 건물에만 설정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가등기의 담보가치는 위와 같이 인정된 4억 650만 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었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 40억 원 중 9억 2,100만 원을 F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았고, 나머지 약 30억
원은 위 각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등을 변제하는데 사용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데(증거목록 순번 27 5쪽), 이에 비추어 이 사건 가등기 말소 무렵 이 사건 각 부동산 전체의 실제 교환가치가 위 9억 2,100만 원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건물이 총 3필지의 토지 및 2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동의 건물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실제 교환가치가 5억 원을 넘는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위 내에 있는 판시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안근홍 김태형
각주1) 이는 2014. 3. 18.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이 사건 가등기 설정 당시 위 각 근저당권의 실제 피담보채권액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으므로,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각주3) 피고인과 F 사이의 이 사건 각 부동산 매매계약서(증거목록 순번 28)를 살펴보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2억 9,500만 원의 임대보증금반환채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 채무의 존재까지 선순위로 고려할 경우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교환가치가 더 적다고 볼 여지도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