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17. 선고 2023노104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배상신청인은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라는 상호로 배우자 D과 함께 의류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0. 8. 31.경 서울 중구 E건물, F동 14층 G호에 있는 피해자 B이 운영하는 ㈜H 사무실에서, 위 피해자가 위 주식회사 C에 의류를 납품해주면 납품일로부터 한 달 뒤 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당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지방세를 체납하는 등 위 주식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로부터 의류를 납품받더라도 그로부터 한 달 이내에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9. 11.경 남양주 I에 있는 J 창고에서 시가 41,550,618원 상당의 의류를 공급받고, 같은 달 18.경 시가 14,732,960원 상당의 의류를 공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합계 56,283,578원 상당의 재물을 편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2020. 8.경 피해자로부터 최초 의류를 납품받을 당시 다수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라이브커머스 영업을 도입하는 등 사업을 진행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2020. 8.경 피해자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1,160만 원 상당의 의류를 공급받아 2020. 9. 15.경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결제를 완료한 점, ② 이어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20. 9.경 합계 56,283,578원 상당의 의류를 공급받았는데, 공급받은 의류 대부분을 대리점에 출고하여 판매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위 물품을 사업이 아닌 다른 명목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점, ③ 한편 피고인은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K 발행 어음을 할인받았었는데, 2020. 9.경 위 어음의 부도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변소하고 있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당시 위 어음이 부도처리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위 변소가 거짓이라거나, 피해자와 거래 당시 위 어음이 부도 처리되어 자금난에 이를 것임을 인식하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거래 당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지방세를 체납하는 등 위 주식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납품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20. 9.경 합계 56,283,578원 상당의 의류를, 2020. 10.경 합계 약 37,000,000원 상당의 의류를 납품받았으나 각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가 J에 직원을 보내 2020. 10.경 납품한 의류에 대하여는 이를 간신히 회수한 점, ② 피고인은 당시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고 상당 기간 사무실 월세를 미납한 상태였으며, 지방세 체납으로 자동차가 압류되고, 2020. 초경부터 납부하지 못한 미납 세액이 6,000 ~ 7,000만 원 상당에 이르는 등 자금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이고, 2020. 11.경에는 국세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다수의 거래처들로부터 계좌가 압류되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 없이 채무 초과 상태에 있어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의류 판매대금 외에는 피해자에게 지급할 물품대금을 조달할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대리점으로부터 의류 판매대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은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K 발행 어음을 할인받았으나 2020. 9.경 위 어음의 부도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도 변소하나, 피고인은 경찰 제2회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돈이 없어 어음 기한이 돌아오면 각자 돈을 내기로 하고, 2020. 5.경 내지 6.경 ㈜K이 발행한 어음에 배서를 하여 어음중개업체(O)를 통하여 할인을 받았고, 할인받은 돈 중 일부는 ㈜K에 보내고 나머지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19쪽), P가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사건의 판결문에 의하면 피고인은 Q(O 운영자)로부터 위 어음을 할인받으면서 2020. 6.경 Q에게 ‘Q가 주식회사 C에 2억 원을 대여하고 피고인이 위 채무를 연대보증한다’(변제기 2020. 6. 30.)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는바(증거기록 137쪽), 이와 같은 어음 발행 및 배서 시기,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부터 자금 사정이 어려워 속칭 ‘융통어음’을 할인받아 할인금을 ㈜K과 나누어 사용하고 그 어음금 채무의 변제도 ㈜K과 나누어 부담하기로 하는 등 재정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였음을 알 수 있을 뿐,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피해자의 의류 공급 후 사정 변화로 대금을 일시 지급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의류를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속이고 피해자로부터 의류를 납품받아 재물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