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충북 진천군 D 외 53필지 지상에 'E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신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사 및 분양사이자 F 주식회사와 함께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공사를 공동으로 시공한 시공사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이다.
원고들 분양계약의 체결
피고로부터, 원고 A은 2020. 12. 18. 이 사건 아파트 중 G호(타입 74A)를 분양대금 264,000,000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분양계약 및 특화품목(디자인 향상 및 성능개선 등을 위해 기본형에 추가된 품목)을 33,000,000원에 제공받기로 하는 특화계약을, 원고 B은 2020. 12. 28. 이 사건 아파트 중 H호(타입 74A)를 분양대금 264,000,000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분양계약 및 특화품목을 33,000,000원에 제공받기로 하는 특화계약을 피고와 사이에 각 체결하였다(위 각 분양계약 및 특화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분양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원고들의 각 중도금대출금에 대한 입주지정기간 최초일 전일까지의 대출이자를 금융기관에 대신 납부하고, 원고들은 입주 시 피고에게 피고가 기납부한 이자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중도금이자후불제 약정'도 함께 체결하였다.
원고들의 계약금 및 중도금 등 지급
원고 A은 피고에게 분양대금으로 계약금 26,400,000원은 2020. 12. 25., 1차 중 도금 26,400,000원은 2021. 3. 10., 2차 중도금 26,400,000원은 2021. 6. 10., 3차 중도금 39,600,000원은 2021. 9. 10., 4차 중도금 39,600,000원은 2022. 10. 10., 5차 중도금 26,400,000원은 2022. 12. 10. 각 지급하였고(합계 184,800,000원), 특화대금으로 계약금 및 중도금1차 3,500,000원은 2020. 12. 28., 중도금2차 4,950,000원은 2021. 9. 9., 중도금3차 4,950,000원은 2022. 6. 5., 중도금4차 3,300,000원은 2022. 12. 7. 각 지급하였다(합계 16,700,000원).
원고 B은 피고에게 분양대금으로 계약금 26,400,000원은 2020. 12. 24., 1차 중 도금 26,400,000원은 2021. 3. 10., 2차 중도금 26,400,000원은 2021. 6. 10., 3차 중도금 39,600,000원은 2021. 9. 10., 4차 중도금 39,600,000원은 2022. 10. 10., 5차 중도금 26,400,000원은 2022. 12. 10. 각 지급하였고(합계 184,800,000원), 특화대금으로 계약금 및 중도금1차 3,500,000원은 2020. 12. 28., 중도금2차 4,950,000원은 2021. 9. 9., 중도금3차 4,950,000원은 2022. 6. 5., 중도금4차 3,300,000원은 2022. 12. 7. 각 지급하였다(합계 16,700,000원)
한편, 피고는 중도금 이자후불제 약정에 따라 금융기관인 I은행에 원고 A을 위하여 29,286,267원, 원고 B을 위하여 29,612,167원을 각 납입하였다.
피고의 입주예정일 변경 통보 등
피고는 2023. 9. 15.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2020년 1월부터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인건비 인상,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지속되는 물가 상승에 따른 급격한 원자재값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에 따른 원자재 공급난, J연대와 K노조의 연이은 파업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 공사가 지연되고 있고, 그 밖에 예상치 못했던 인명사고 마저 발생하여 공기에 심각한 차질을 빗기까지 하였다. 현재까지의 공사진척 상황과 앞으로 진 행해야 할 공사일정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공구별로 1공구[L동~M동]는 2024. 4.경, 2공구[N동~O동/테라스동 포함]는 2024. 6.경 입주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1차 연장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24. 5.경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당사는 코로나19, J연대 총파업, 건설자재 수급 지연, 인명사고에 대한 진천군의 부당한 공사중단 조치 등 전례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입주 지연이 현실화된 상황 이후에도 고 금리 기조 장기화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잔여 공정별 공사업체의 공사비 인상 요구와 이에 따른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인하여 어려운 실정이다. 당사는 진천군의 요구에 따라 사업기간을 2024. 10. 31.까지로 변경하는 사업계획(변경)승인을 받았다. 당사는 연장된 사업완료 예정일 전이라도 최대한 빨리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중 도금 대출이자는 이자후불제로서 추후 안내될 입주지정기간 개시일 전까지는 당사에서 대납할 예정이고, 입주지연에 따른 보상방안에 대해서는 당사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2차 연장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25. 2. 22.부터 2025. 2. 24.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사전방문 행사를 진행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입주예정월을 2025. 3.말이라고 알렸다(이하 '이 사건 3차 연장통지'라 한다).
피고는 2025. 5. 2.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2025. 6. 2.로 변경되었다'는 내용의 공문(이하 '이 사건 4차 연장통지'라 한다)을, 2025. 5. 27. 위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을 2025. 6. 27.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공문(이하 '이 사건 5차 연장통지'라 한다)을 각 발송하였다. 이후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입주지정기간을 2025. 7. 25.부터 2025. 10. 12.까지로 정하여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6차 연장통지'라 한다).
원고들의 이행최고
원고들은 2024. 2. 6. 피고에게 '2024. 2. 29.까지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를 완료하고, 잔금 각 79,20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아파트 각 호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최고한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우편은 2024. 2. 7.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원고들은 다시 2024. 3. 5. 피고에게 '2024. 3. 25.까지 잔금 각 79,20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아파트 각 호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최고한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우편은 2024. 3. 6.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사용검사
피고는 2025. 7. 25. 충청북도 진천군수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사용검사를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6, 17호증, 을 제1, 2, 18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분양대금으로 계약금 및 중도금 전액을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일방적으로 입주예정일을 미루어 왔고,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2024. 3. 25.까지 이행을 최고하였음에도 위 기한까지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
또한, 피고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게 되는 경우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 제2항에 따라 원고들에게 공급대금 총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기지급분양대금, 특화대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위약금으로 분양대금 총액의 10%인각 26,4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계약 해제에 따른 계약금 및 중도금 반환청구에 대하여
주위적 주장
다음과 같은 사유로 피고의 채무불이행(이행지체)은 인정되지 않는바 원고들의 해제권 행사는 부적법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기지급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원고에게 반환할 책임이 없다.
이 사건 분양계약상 입주예정일이 '2023. 10.'로 표시되어 있지만 이는 불확정기한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분양계약 제5조 제4항은 '코로나19 등 외부적 요인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기간만큼 자동으로 공기가 연장되며 피고는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의 이 사건 1 내지 6차 연장통지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2025. 7. 25.부터 2025. 10. 12.까지로 적법하게 변경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당시(2024. 4. 11.)에는 불확정기한인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이 도래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은 피고 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피고의 명백한 귀책사유가 아닌 행정명령, 천재지변, 전쟁, 자재 및 인력수급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입주예정일이 지연될 경우 원고들은 이를 이유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데,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 공사가 지연된 것은 피고의 귀책이 아닌 ① 2022. 12. 13. 위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가건설기계와 충돌하여 사망한 사고로 인하여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이 발령한 2022. 12. 14.자 공사중지명령(46일), ② 코로나19의 확산(322일), ③ 전국적인 규모의 J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자재 수급 차질(52일), ④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레미콘파동으로 인한 레미콘 등 건설자재 수급 차질(16일), ④ 그 밖에 알폼 납품 지연, 이례적 폭염, 주택 관련 법령 개정에 따른 입주자 사전점검 기간 변경(90일)으로 인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위와 같은 공사 지연 기간(총 526일)만큼 연장되어야 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통지함으로써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이 연장되었으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예비적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원고들을 대신하여 원고의 중도금대출이자를 금융기관에 납입하였는데,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 납입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중도금대출이자 대납액 상당의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분양대금 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위약금 지급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 제2항, 제2조 제3항은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입주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 한하여 피고에게 위약금 지급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조항인데,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 지연은 피고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 아니고, 입주가 불가능하게 된 것도 아니므로 원고들은 위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위약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원상회복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입주예정일 도과 여부
이 사건 분양계약에 '입주예정일: 2023년 10월 예정(공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경우 추후 개별 통보키로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분양계약 제5조 제4항은 '천재지변, 전쟁, 내란 등 또는 피고의 귀책사유가 아닌 행정명령 등의 불가항력적인 사유 또는 수분양자 및 관련자의 집단행동 등에 의한 공사방해, 사용승인 방해, 자재 및 인력수급문제, 특화공사, 민원, 정부정책 소급적용,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및 사회적 거리 두기 등에 따른 현장폐쇄 등으로 인하여 준공이 지연될 경우에는 피고는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고 공사가 중단된 일수에 대하여 공기가 자동 연장되며, 이 경우 피고는 제3항에서 정한 지체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 및 거시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계약 내용을 피고가 독자적으로 입주예정일을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입주예정일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아파트 중 해당 세대의 공급의무의 이행기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입주예정일을 '2023년 10월 예정'으로 명확하게 특정하고 있다. 이 사건 분양계약은 입주일자를 정확하게 지정하기 어려운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의 특성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입주일자가 아닌 입주예정월을 정하고 있고, 피고의 귀책사유가 아닌 행정명령 등의 불가항력적인 사유 등에 의한 준공 지연의 경우 지연된 기간만큼 공기가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을 둠으로써 입주지연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분양자의 이익과 불가피한 사정으로 준공 및 입주가 다소 늦어질 수 있는 피고의 이익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분양계약에 입주예정일이 사후에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병기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명시적으로 특정한 입주예정일이 합리적인 기간을 초과하여 피고에 의해 임의로 변경될 수 있는 불확정기한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약정기간 내에 건축물을 완성 · 인도할 의무와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를 부담하고 이는 피고가 부담하는 의무의 핵심인바, 입주예정일은 분양대금과 더불어 분양계약에 있어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다. 그런데 시행사나 시공사 측의 사정을 이유로 입주예정일 변경을 자유롭게 허용하게 되면, 피고가 입주예정일을 통보하기 전까지 수분양자는 입주예정일을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되어 자금 조달 계획 및 입점 계획을 예상 · 수립할 수 없는 수분양자의 법적 지위는 지나치게 불안정하고 불리하게 된다.
아파트의 수분양자는 통상 시행사가 정한 입주예정일을 신뢰하고 계약일로부터 입주일까지의 기간, 임대로 인한 수익발생 시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며, 입주예정일에 맞추어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임대차계약을 마치고 이사를 준비하는 등의 결정을 하는데, 시행사나 시공사측의 사정에 해당하는 공정을 이유로 입주예정일 변경을 자유롭게 허용하게 되면, 수분양자로서는 입주예정일을 짐작할 수 없어 몹시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이 분양계약에서 입주예정일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확정된 이행기를 정하지 않고 피고로 하여금 입주예정일을 임의로 연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만약 이 사건 분양계약이 입주예정일을 2023. 10.로 명시하고 있으면서도 사업주체가 입주예정일을 아무런 제약 없이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수분양자의 입주 지연에 따른 계약해제권 행사 요건이 변경될 뿐만 아니라, 피고가 입주예정일을 어겨 원고의 입주가 지연된 경우 피고가 지체상금을 부담하도록 정한 지체보상금 조항(이 사건 분양계약 제5조 제3항)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된다. 이는 위 조항을 굳이 별도로 계약에 반영한 당사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해석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분양계약의 계약서는 피고가 미리 마련한 약관으로 보이는바, 만약 피고의 의사가 위 피고의 통지로 입주예정일이 변경되는 것이었다면 피고로서는 그러한 취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위 각 계약서의 문구를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항에 따라, 위 각 계약서의뜻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인 수분양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위 문구의 해석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 및 이 사건 분양계약 제5조 제4항의 내용을 감안할 때, 입주예정일은 피고의 주된 의무인 인도의무의 확정된 이행기로서, 위 조항에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로 인하여 지연된 기간만큼 자동으로 연장되고,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약정한 입주예정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주의적으로 알린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분양계약상 입주예정일은 위 2023. 10.의 말일인 2023. 10.31.까지인 것으로 봄이 타당한데, 을 제3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의 작업중지명령, 코로나19의 확산, J연대 총파업, 토요 휴무제 실시 등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공사의 공기가 다소 지연될 수 있는 사유가 있었던 점을 인정할 수 있지만, 아래에서 인정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유 발생 사실만으로는 그것이 피고의 귀책사유가 아닌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분양계약 제5조 제4항에서 정한 공기 자동 연장 사유를 인정할 수 없어 이 사건 분양계약의 입주예정일은 변경(연장)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인도의무 이행기인 입주예정일은 여전히 2023. 10. 31.인바, 위 피고는 위 입주예정일까지 위 인도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당시인 2024. 4. 11.에도 여전히 그러하였다.
귀책사유 유무
채무의 이행이 지체된 경우에 그 귀책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은 채무자에게 있으므로 채무자는 이행을 지체한 이상 그 이행지체가 자기에게 귀책할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은 것임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84. 11. 27. 선고 80다17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거시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에 관한 약정 공사기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감염 확산 등으로 인한 정부정책 등이 시행되던 시점인 사실, 위 공사기간 중인 2022. 2. 2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사실, 위 공사기간 중인 2022. 6.경 및 2022. 11.경 J연대의 파업으로 전국의 공사현장에 시멘트 공급부족에 따른 레미콘 공급차질이 심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 사실, 2022. 12. 13. 위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가 건설기계와 충돌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2022. 12. 14.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이 발령한 공사중지명령을 발령하였다가 2023. 1. 27. 위 공사중지명령의 해제통보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거시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입주 지연에 피고의 귀책사유가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위 입주예정일은 원고들의 분양계약 체결일 2020. 12. 28.로부터 2년 10개월이 넘게 지난 시점이다. 피고로서는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분양사업 및 공사의 특성, 예상 기간, 관련 인·허가에 소요되는 기간뿐만 아니라, 분양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공사 지연 사유 등도 모두 감안하여 이를 이 사건 분양계약에 반영하여 입주예정일을 정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는 이미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전부터 창궐하고 있었으므로, 이는 당연히 공기에 반영되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한 시점은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가 착공된 2020. 10.경으로부터 약 1년 4개월이 지난 이후이므로 공사비나 원자재 수급비용의 급등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이른바 IMF 사태 및 그로 인한 자재 수급의 차질 등은 천재지변이나 이에 준하는 경제사정의 급격한 변동등의 불가항력적인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등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불가항력적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J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수급 차질, 알폼 납품 지연 모두 피고가 예견해야 하는 위험의 범주 내에 있는 것으로 피고의 책임 영역 내의 문제일 뿐 불가항력적인 사정으로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일용직 근로자 사망사고 발생및 그에 대한 조치로 인한 공사 지연은 시행사이자 시공사인 피고의 책임 영역 내에서 발생한 사유라고 볼 수 있을 뿐, 이를 불가항력적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천재지변에 준하는 이례적인 폭염이 아니라면 이를 불가항력적인 사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위 2001다1386 판결 등 참조), 을 제23호증은 피고의 필요에 의하여 작성된 사감정에 불과하여 그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그 외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폭염이 천재지변에 준하는 이례적인 폭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행 최고 및 해제의 의사표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2024. 3. 25.까지 이행을 최고하였음에도 위 기한까지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은 그 해제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4. 4. 11.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원상회복으로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기지급 계약금 각 26,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일로서 원고 A의 경우 2020. 12. 25., 원고 B의 경우 2020. 12. 2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의 대납이자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자동채권의 성립
아파트 분양계약에서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이자를 분양자가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은 분양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위 약정도 소급적으로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수분양자는 그 원상회복으로서 대납 대출이자 상당액의 돈을 분양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31690 판결,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8다290801, 29081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중도금 이자후불제 약정에 따라 금융기관인 I은행에 중도금 대출이자로서 원고 A을 위하여 29,286,267원, 원고 B을 위하여 29,612,167원을 각 납입한 사실 및 이 사건 분양계약이 2024. 4. 11. 해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의 중도금 대출이자를 대납할 의무는 소급적으로 소멸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대납한 중도금 대출이자 상당액의 반환 채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상계적상 및 상계의사표시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민법 제492조 제1항). 여기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고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493조 제2항).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채무는 상계적상 시에 소급하여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하게 되므로,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그 시점 이전에 수동채권에 대하여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 경우 상계적상 시점까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계산한 다음 자동채권으로써 먼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소각하고 잔액을 가지고 원본을 소각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5946 판결 등 참조).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의 경우 그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에 놓이게 되고,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8751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수동채권인 피고에 대한 분양대금 반환채권은 원고들이 구하는 계약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이라고 할 것인데, 위 각 수동채권은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라 그 해제일인 2024. 4. 11. 성립하였고,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그 성립일에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한편, 자동채권인 피고가 납입한 원고들에 대한중도금 대출이자 반환 채권도 원상회복채권으로서 위 해제일인 2024. 4. 11.에 성립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피고의 위 각 채권은 2024. 4. 11.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볼 것이고, 피고의 상계 의사표시가 담긴 2025. 10. 28.자 준비서면이 2025. 10. 29. 원고들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로써 원고들의 각 수동채권 중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대납이자 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소멸하게 된다.
그런데 원고들의 수동채권인 기지급 계약금에 대한 반환채권액이 각 26,400,000원으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대납이자 29,286,267원(원고 A), 29,612,167원(원고 B)에 미치지 못하므로, 결국 원고들의 각 수동채권은 모두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자동채권에 충당되어 소멸하였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위약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 제2항에 따라 공급대금 10% 상당액의 위약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 제2항은 이 사건 분양계약이 같은 계약 제2조 제3항에 해당하는 사유로 해제된 경우에 피고의 위약금 지급의무를 정한 규정이고, 이 사건 분양계약 제2조 제3항은 "원고들은 피고의 법원 확정판결에 의한 명백한 귀책사유로 인해 입주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들이 주장하는 해제 사유인 '입주 지연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이행지체)'은 위 조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조항에서 정한 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형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