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금융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9. 4.1.경부터 피고의 인사담당자 등으로 근무하다가, 2022. 7. 1.경부터는 피고의 관계회사인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으며 2024. 2. 23.경 해고되었다.
한편, 피고는 2020. 7. 31.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재직 기간에 따라 피고 주식을 7,783주(액면가 200원)까지 주당 200원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원고가 C로 이직하여 근무하는 기간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재직 기간에 산입하기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되었다).
이후 피고가 2020. 12.경 무상증자를 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수할 수 있는 주식 수는 7,783주에서 15,566주로 조정되었다.
원고는 2023. 8.경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2항 가호, 나호에 따라 매수할 수 있는 피고 주식 11,674주(가호: 7,783주, 나호: 3,891주) 중 8,599주에 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여 이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4. 2. 3.경 위 규정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나머지 주식 3,075주(=11,674주 - 8,599주)에 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4. 2. 22. 이 사건 계약 제9조 제2항에 따라 원고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하는 이사회결의를 하고, 위 3,075주에 대한 원고의 주식 지급 요청을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0호증, 을 7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 주식 3,075주에 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적법하게 행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주식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 제9조 제2항은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피고에게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피고 이사회결의로 원고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정하고 있다. 피고는 2024. 2. 22. 위 규정에 따라 이사회결의로 원고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하였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게 피고 주식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피고에게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9조 제2항에 따라 적법하게 원고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2019. 4. 1.경부터 피고의 인사담당자 등으로 근무하다가 업무 수행 등과 관련하여 피고의 다른 직원들과 갈등을 겪게 되었고, 2022. 7. 1.경 피고의 관계회사인 C로 이직하였다[을 3,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원고는 2022. 7. 29.경 피고 직원으로 근무하던 D의 권고사직에 관한 논의를 듣게 되었고, 2022. 8. 4.경 D에게 전화를 걸어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것 같아서 도와주고 싶다. 끝까지 버티면 회사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필요하면 아는 노무사를 소개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D은 당시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원고와 통화하였는데, 함께 있던 다른 피고 직원들이 원고와 D 사이의 대화를 듣게 되었고 그 결과 대화 내용이 회사에 보고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2. 10. 21.경 D과 다른 직원들을 통신비밀보호법위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D 등은 2023. 5. 15.경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았다(갑 11호증, 을 1 내지 4,8, 9, 14, 16호증).
위 불기소처분의 취지는 'D이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원고와 통화하여 다른 직원들이 그 내용을 듣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전기통신의 감청이나 공개되지 않은 대화의 청취에 해당하지 않고, 정보통신망에 위법하게 침입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위와 같은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음은 간단한 법률 자문 등을 거치면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D과 다른 직원들을 고소하였고, 해당 직원들이 형사 절차 등에 연루되면서 피고의 업무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D이 부당하게 사직을 강요당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데, D과 특별한 친분이 없던 원고가 별다른 부탁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위와 같은 취지로 이야기한 것은, 불필요하게 D과 피고 사이의 분쟁을 유발하는 행위로 볼 여지도 있다(을 1, 2호증).
원고는 2023. 2.경부터 언론사 등에 '피고의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인사 운영, 권고사직을 빙자한 대규모 해고, 상시 권고사직을 통한 비인간적 인사 운영,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등에 관한 내용을 제보하였다. 위와 같은 제보는 대부분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허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을 3 내지 5호증), 그로 인하여 피고의 사회적 명예나 신용이 상당 수준 실추된 것으로 인정된다.
특히, 피고는 C 등을 통하여 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평판이나 신뢰도에 손상을 입을 경우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2023. 2.경 피고, C 및 그 직원들을 상대로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원고 패소 취지의 1, 2심 판결이 선고되었다(이 법원 2023가단5055074, 2024나82338, 대법원 2025다216939, 상고심 계속 중)], 피고가 위 소송에서는 중대한 손해의 발생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만약 그와 같은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다면 피고가 위 소송에서도 이를 주장하였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사건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으로, 이 사건 계약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는 주요 쟁점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사건에서 피고가 중대한 손해의 발생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중대한 손해가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추정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영업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에게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중대한 손해란 앞서 본 사회적 명예나 신용의 실추와 같은 비재산적 손해까지 폭넓게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를 반드시 경제적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하여 특정 시점에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반드시 장기적인 영업수익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영업수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추론하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현정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