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 중 해당 '체불총액'란 기재 돈 및 각 돈에 대하여 2024. 7. 11.부터 2024. 12. 19.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Y(이하 '이 사건 회사')은 농식품 유통 및 판매업, 늘찬 배달업 등을 영위하던 법인으로 고객에게 매일 아침·점심으로 샐러드·샌드위치·가정식 등(이하 '이 사건 음식')을 배달하는 'AA'라는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사건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24. 6. 4. 영업을 중지하였고, 서울회생법원은 2024. 7. 10.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파산을 선고하고 Z(이하 '피고 파산관재인')을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하였다.
원고들은 별지 표 '입사일자'란 기재 날짜에 이 사건 회사와 '프리랜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배송업무를 수행하다 2024. 6. 4. 퇴사하였다.
배송기사의 업무 및 유형
이 사건 회사에서 배송업무를 하는 배송기사들은 개인 고객에 대한 배송을 담당하는 기사(이하 'B2C 배송기사')와 제조업체나 단체, 기업 고객에 대한 배송을 담당하는 기사(이하 'B2B 배송기사')로 구분되고, B2C 배송기사는 이 사건 회사 소유의 차량을 사용하는 경우(이하 '법인 B2C 배송기사')와 자신의 차량을 사용하는 경우(이하 '자차 B2C 배송기사')로 나뉜다. 배송기사들이 작성한 '프리랜서 고용계약서'는 위와 같은 유형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근무시간, 급여 지급방식을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하였다. 각 계약서 중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인 B2C 배송기사 중 팀장은 다른 법인 B2C 배송기사가 결근하는 경우 내지 배송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 배송업무를 분담하여 수행하거나, 이 사건 회사의 배송업무담당인 'AA 배송팀' 직원(이하 '이 사건 회사 담당직원')의 지시를 받아 법인 B2C 배송기사에 대한 업무 지원 및 신규 근로자에 대한 동승 교육 등을 추가로 수행하였다. 현장관리를 맡은 배송기사는 이 사건 회사의 물류센터에서 차량의 입·출차 및 배송 물품의 상·하차 관리 업무도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배송기사 유형은 별지 표 '유형'란 기재와 같다. 원고 X, O은 추가로 현장관리 업무도 하였다.
원고들이 수행할 배송업무 내용의 지정 등
이 사건 회사는 배송기사들의 배송권역을 지정하였고, 배송기사들을 교육하였으며 물건 상차방법 등을 상세하게 정하여 안내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배송기사들에게 배송물량을 배분한 후, 이 사건 회사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해당 배송기사에게 배차 지정알림을 보냈다. 알림을 받은 배송기사들은 제한된 시간 내(배송 전날 오후 1시~4시)에 원하는 배송경로를 설정할 수 있었으나 그 시간이 지나면 이 사건 회사가 설정한 알고리즘에 의하여 자동으로 경로가 설정되었고, 그 이후에는 경로를 수정할 수 없었다.
이 사건 회사는 오배송 및 무단결근 등의 사유에 해당하면 급여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는 패널티제도를 실시하여 왔다. 이 사건 회사는 배송기사들에게 정해진 입차시간에 늦는 경우 이를 지각으로 처리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하였다. 배송기사들은 이 사건 회사 담당직원에게 연차 사용을 신청한 후 이 사건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연차 사용이 가능하였고, 다른 기사들과 연차 신청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연차 신청이 반려되기도 하였다.
원고들의 배송업무 수행
배송기사들은 배송 당일 거주지에서 출근을 위해 이동할 때 앱에서 '운행시작' 버튼을 누르고,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물류창고 내지 별도 상차지)로 가서 앱에서 '센터도착' 버튼을 누르고, 물건을 상차한 후 '배송시작' 버튼을 누른 후 이동하고, 배송 도착지에 물건을 두고 사진촬영을 한 후 '배송완료' 버튼을 눌러야 한다. 당초 배정된 배송을 모두 완료하면 앱에서 '운행종료' 버튼을 누르고 퇴근할 수 있다.
이처럼 원고들은 출근시부터 배송 완료시까지 모든 업무 과정과 결과를 앱에 입력하여야 했다. 앱의 '배송중 특이사항' 메뉴에 배송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상황의 매뉴얼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이 사건 회사는 배송권역별로 팀장들을 통해 해당 권역의 B2C 배송기사들에게 배송에 관한 주의사항 및 각종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실시간으로 이 사건 회사 담당직원이 배송기사에게 카카오톡으로 배송과정의 위반사항을 지적하거나 배송위치, 배송상태에 관한 지시를 하였다. 배송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배송기사들은 이 사건 회사의 담당직원에게 보고한 후 처리방향을 지시받아야 했다.
배송기사들은 배송을 모두 완료하기만 하면 퇴근할 수 있으므로 퇴근시간이 고정적이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는 배송기사들에게 계약서에는 없는 아이스팩 수거 업무를 추가로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차 배송 물량(당초 배정된 배송이 종료된 이후 추가 물량)에 대하여 법인 B2C 배송기사에게 당초 지정된 배송권역을 벗어난 다른 권역에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차량 제공 등
B2B 배송기사와 법인 B2C 배송기사는 '배송차량 대여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차량을 이용하여 배송하였다. 위 계약서에 따르면, 차량에는 GPS 수신기가 설치되어 있어 이 사건 회사가 이를 조회할 수 있고, 차량을 개인용도로는 사용하여서는 안되며, 차량의 유지를 위해 준수하여야 할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고, 차량 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이 사건 회사가 정하여 지시할 수 있고, 유류비 및 유지 ·관리비용과 차량의 구성품도 모두 이 사건 회사가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도 위 계약서대로 운영되었다.
이 사건 회사는 상품 운반을 위한 대차, 상품 파손에 대비한 새로운 박스와 테이프, 방수용 비닐, 아이스팩 등 업무 관련 물품을 배송기사들에게 제공하였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사실을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이 사건 음식의 구독서비스를 위해 그 지휘·감독을 받아 배송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업무 내용의 결정, 상당한 지휘·감독
이 사건 회사가 운영하는 구독형서비스의 핵심적인 부분은 배송기사들이 수행하는 배송업무이다. 이 사건 회사는 구독형서비스를 균질화하고 표준화할 필요에 따라 배송기사를 교육하고 수행절차와 방법을 안내하였다.
원고들에게 적용될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없었으나, 이 사건 회사는 계약서, 앱, 교육을 통해 업무 수행절차와 방법, 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를 안내하였다.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배송차량 대여계약서에는 배송 자체에 관한 내용 외에 차량 유지 및 관리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고, 이행할 사항과 금지된 사항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은 배송기사들이 준수하여야 하는 복무규정으로 기능하였다.
이 사건 회사가 앱을 통해 배송수량 및 배송지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업무가 배정되었고, 원고들이 배송 대상 고객을 선택하거나 배송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가 사전에 결정하고 안내된 배송업무 방식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출근, 이동 경로, 휴식, 퇴근 등의 운행 내역은 앱을 통하여 기록·관리되었다.
팀장들의 카카오톡방 또는 이 사건 회사 담당직원의 카카오톡을 통해 배송업무에서 준수할 사항을 알리거나 지시하였다. 배송과정의 문제, 고객의 불만사항 처리 등은 모두 이 사건 회사가 수행하였다.
근무시간·장소의 지정 및 구속 여부
원고들의 배송권역은 사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고, 원고들이 임의로 배송구역을 변경할 수 없었다. 배송권역 변경을 희망하는 배송기사가 이 사건 회사에 요청하여 변경된 적이 있기는 하나 원칙적으로 배송기사의 희망대로 배송권역 변경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배송물량이 배정되면 원고들은 정해진 출근시간에 지정된 차고지에 도착하여 정해진 배송수량을 상차한 후 정해진 경로에 따라 배송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뿐, 임의의 시간과 장소에서 근무할 수 없었다.
원고들은 근무시간 중 휴식할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고, 배정된 배송을 완료하기만 하면 원하는 시각에 퇴근할 수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원고들이 배송을 위해 언제, 어떠한 경로로, 어떤 배송지로 이동하고 있는지, 배송이 완료되었는지가 모니터 되고 있으므로, 업무종료 시점까지 이 사건 회사의 상당한 지휘 · 감독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 사건 회사가 굳이 배송기사들의 휴식시간과 퇴근시각을 규제할 필요가 없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1차 배송을 완료한 배송기사들에게 2차 배송물량을 배정하면서 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 계약해지를 언급하기도 하여 사실상배송지시에 대한 거부가 곤란하게 하기도 하였다. 이런 점을 볼 때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의 통제 범위 내에서 휴식시간과 퇴근시각 결정에 대한 약간의 재량이 있었다고 보일 뿐, 이 사건 회사의 통제에서 벗어나 휴식시간과 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자적 징표의 존부
원고들은 제3자로 하여금 배송업무를 대신 수행하게 할 수 없었고, 배송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업무를 수행하거나 배송과 관련한 추가적인 이윤 창출을 할 수 없었다(이에 대해 피고 파산관재인은, 원고들이 제3자로 하여금 배송업무를 대신수행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을 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배송업무에 사용된 차량은 자차 B2C 배송기사의 것을 제외하고 모두 이 사건 회사 소유였다. 그 외에 배송기사들에게 제공된 비품도 모두 이 사건 회사의 소유였고, 세차비, 주유비 등 부대비용 일체를 이 사건 회사가 부담하였다. 자차 B2C 배송기사들은 자신의 차량으로 배송업무를 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의 업무 외에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독립하여 다른 영업을 한 사실은 없다.
보수의 근로대상성 등
B2B 배송기사와 법인 B2C 배송기사들은 기본급 또는 고정급을 지급받았다. B2C 배송기사들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으나, 배송작업 건수가 근무시간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배송업무의 특성상 배송건수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은 것은 업무 수행의 질과 관계없이 근무시간에 비례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위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라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배송시간 외에서 겸업이 가능하였을 뿐, 배정받은 물건의 배송시간 내에서는 이 사건 회사의 배송업무만 수행할 수 있었다. 원고들은 근로시간이 짧았을 뿐이지,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전속성이 낮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하지 않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 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피고 파산관재인이 지급할 임금 등의 범위
갑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4. 5. 1.부터 6. 4.까지의 추가 배송에 대한 대금은 제외하고 계약서상 기재된 월급(월급제의 경우) 내지 1차 배송 완료시 지급되는 일급(일급제의 경우)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각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계산하면 별지 표 '미지급임금'란 기재와 같고, 그 금액을 기초로 계산한 퇴직금은 별지 표 '미지급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여기에 추가 배송에 대한 대금을 더하면 실제 미지급임금과 미지급퇴직금은 위 각 금액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 파산관재인은 원고들에 대한 채무금액을 다투면서, 참고자료로 이 사건 회사의 파산사건에서 이 사건 회사가 원고들에 대한 채권금액으로 신고한 채권자목록을 제출하였다.
위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금액(이하 '채권신고금액')이 어떤 방식으로 계산된 것인지 알 수 없고, 피고 파산관재인은 미지급임금 액수를 다투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느 범위에서 다투는지에 대하여도 특정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회사의 파산선고 등의 사정으로 인해 정당하게 계산된 원고들의 임금이 얼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점에 비추어 채권신고금액을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임금 액수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미지급임금이 위 채권신고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원고 1~7, 12,17, 22, 23) 그 초과금액을 공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더라도, 패널티 등으로 급여에서 공제할 금액이 있다면 그 존재 및 금액에 대한 주장·입증은 피고 파산관재인이 해야 하는데, 위 채권신고금액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피고 파산관재인은 원고들에게 미지급임금 및 미지급퇴직금 중 원고들이 구하는 바 에 따라 별지 표 '미지급임금'란 기재 돈 및 '미지급퇴직금'란 기재 돈을 합한 '체불총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파산선고일 다음 날인 2024. 7.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 12. 19.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