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31. 선고 2024가합114705 판결

호봉정정확인 등 청구의 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20. 3. 9. 피고 산하 B기관<1> 기획조정부(정보화TF) 소속 책임 공무직으로 입직하여 정보통계데이터담당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사람이다.

나.

공무직 근로자 전환조치 실시

고용노동부는 2017. 7.경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을 발표하였고(이하 '이 사건 정부지침'이라 한다), B기관은 2018. 7.경 기간제 근로자를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조치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조치'라 한다).

다.

전환근로자의 호봉 재산정 등

1)

B기관은 이 사건 전환조치 과정에서 이 사건 정부지침 및 고용노동부의 「공무직 등 근로자 인사관리규정 표준안」 에 기초하여 「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를 마련하였는데, 이를 적용할 경우 기간제에서 공무직으로 전환되는 근로자(이하 '전환근로자'라 한다)의 기본급이 종전과 비교하여 삭감될 것이 예상되었다.

2)

B기관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2>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했고, 노사협의체는 2018. 11.경 전환근로자의 임금 보전을 위해 공무직 전환 시 전환 전 취득한 학위에 대해 석사학위 2호봉, 박사학위 3호봉에 준하여 경력을 재산정하기로 합의하였다(IT 분야 전환근로자에 대하여는 위 학위 인정 호

봉에 준하여 선임 등급은 2호봉, 책임 등급은 5호봉을 추가 인정하기로 합의하였다).

라.

원고의 공무직 근로자 입직

B기관은 2019. 12.경 아래와 같이 공무직 근로자 모집을 공고하였고, 원고는 '(IT 관련 분야) 채용 예정 분야와 관련된 기사 이상의 자격 취득 후 동일 분야 7년 이상경력이 있는 사람'의 자격기준으로 기획조정부(정보화TF) 책임 공무직에 지원하여 합격하였다(이하 원고와 같이 이 사건 전환조치 실시 이후 공무직으로 신규 채용된 근로자를 '신규근로자'라 한다).

마.

원고의 호봉 획정 등

1)

원고는 2020. 3.경 호봉 획정 전 우선 1호봉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2020. 7.경 「B기관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및 「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에 따라 군 복부기간 및 유사경력 등을 반영하여 13호봉으로 획정한 후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2)

「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에 따르면, 신규 채용자는 '초임 호봉을 공무원 경력 및 유사경력에 준하여 경력환산을 통해 책정'되는데, 각 등급 1호봉으로 초임호봉을 획정하고 인정되는 유사경력을 추가로 인정하나, 응시자격의 기준(당해 등급)이 되는 경력은 호봉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획정된 원고의 구체적인 호봉 산정 내역은 다음과 같다.

바.

관련 규정

원고가 B기관에 입직할 당시 시행된 「B기관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B기관예규 제336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11, 1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

신규근로자는 전환근로자와 입직시기만 달리할 뿐 실제로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 등에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자격기준 상 경력기간에 대하여 호봉 인정을 하지 아니하여 호봉 산정에 있어 IT 분야 전환근로자와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였는바, 이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24. 12. 9. 기준 원고 호봉인 17호봉에서 IT 분야 전환근로자(책임 등급)에 인정한 5호봉을 추가하여 22호봉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구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와 같은 차별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인 32,109,7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은 "누구든지 성별 ·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 노력 ·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 · 경력 · 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조항에서 정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남녀차별 이외의 다른 유형의 차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취지 참조).

2)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것을 뜻한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급부의 실제 목적, 고용형태의 속성과 관련성, 업무의 내용 및 범위 · 권한 · 책임, 노동의 강도 · 양과 질,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등 참조).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헌법이나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와 비교대상근로자가 동일한 비교집단인지 여부

원고는 IT 분야 신규근로자(책임 등급)로서 같은 등급의 IT 분야 전환근로자(이하 '비교대상근로자'라 한다)를 비교대상자로 지목하였다.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인정근거, 갑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비교대상근로자는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B기관 소속 정보통계데이터담당관으로서 통합전산센터 관리 총괄 · B기관 소관 네트워크 관리 · 백업 정책 및 이행 관리 · 전산센터 입주 장비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비교대상근로자들 역시 원고와 같은 업무시간에 동일한 근무지에서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 IT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업무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고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을 취득한 후 IT 분야에서 7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 이를 자격기준으로 하는 책임 등급 공무직에 채용되었는데, 비교대상근로자 중 2015년경 이후 입직한 근로자들은 IT 분야 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후 같은 분야에서 6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채용된 것으로 보이는 바, 직무상 요구되는 기술이나 경력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다)

그 밖에 원고의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 노력 · 책임 및 작업조건 등이 비교대상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만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라)

피고는 기간제로 채용되었다가 공무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자들인 반면, 원고는 공무직으로 채용되어 입직 당시부터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 자이므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은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동의 성질 내지 가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2) 차별적 처우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따르면, 비교대상근로자는 이 사건 전환조치 과정에서 기존 호봉에 자격기준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5호봉을 추가로 인정받은 반면, 원고는 자격기준이 되는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는바(이하 '이 사건 호봉차별'이라 한다), 원고와 비교대상근로자 사이에는 호봉 산정에 있어 차별적 처우가 존재한다.

3)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인정근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전환 당시 비교대상근로자들에게 5호봉을 추가 인정한 것은 취업규칙이 비교대상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됨에 따라 삭감되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고, 이 사건 호봉차별은 그에 따라 발생한 반사적 효과에 불과하므로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공무직'이라는 별도의 직군을 신설하였는데, 이에 따라 마련한 「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의 '공무직 보수기준표'를 적용하는 경우 전환근로자의 기본급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할 때와 비교하여 월 기준 최소 약 29만 원에서 최대 약 260만 원까지 삭감될 것이 예상되었고(책임 등급의 경우 최소 약 120만 원에서 최대 약 260만 원까지 삭감), 이에 피고는 노사협의체와 협의를 거쳐 자격기준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IT 분야 전환근로자 중 선임 등급에 대하여는 2호봉, 책임 등급에 대하여는 5호봉을 추가 인정하기로 결정하고 그 내용을 2018. 7. 26. 「B기관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부칙 제3조에 정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전환조치 과정에서 공무직 전환으로 인하여 삭감되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나)

원고와 같이 이 사건 전환조치 실시 이후 채용된 신규근로자는 전환근로자와 달리 처음부터 공무직으로 채용되었는데, 원고가 채용될 당시의 공무직 모집공고(2020년 상반기 B기관 공무직 모집공고)는 '신규근로자의 월 기본급은 우선 2019년 하한액(1호봉)으로 하되, 호봉 획정 시 군복무기간 및 유사경력 등을 별도 반영하고,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경력 외 추가 경력에 대한 인정비율은 「B기관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의 유사경력 인정표를 준용한다'고 명시하였고, 위 관리규정 부칙 제3조는 전환근로자에 한하여 경력 호봉을 추가 인정한다고 정하였는바, 원고는 공무직 응시 당시부터 전환근로자와 달리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경력(책임 등급의 경우 7년)을 초과하는 유사경력만 호봉에 산입된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반면, 전환근로자들은 기간제로 채용되었다가 공무직으로 전환된 사람들로서 입직 당시 「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를 적용받을 것을 예상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변경된 위 취업규칙을 적용받는 경우 종전보다 임금이 삭감되어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원고는 전환근로자가 신규근로자와 단지 입직시기만 다르다고 주장하나, 신규근로자는 공무직으로 채용되어 입직 당시부터「공무직 등 근로자 보수체계」 의 적용을 받음에 따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었는바, 신규근로자는 전환근로자와 채용절차와 입직경로가 다를 뿐 아니라, 입직 당시 예상한 임금 수준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여부 등의 점에서도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달리 처우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호봉차별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별개의 보상조치를 전환근로자에 대하여만 적용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므로 기득이익 침해 문제는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인 「B기관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부칙 제3조가 전환근로자에 대해서만 호봉을 추가 인정하는 것으로 정하였으므로 이는 취업규칙변경과 관련된 것이고, 변경된 취업규칙이 전환근로자와 신규근로자의 호봉 산정을 달리 정하고 있는 이상 전환근로자와 신규근로자 사이의 근로조건상 차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취업규칙에 위와 같이 차등 대우를 규정한 것은 전환근로자의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한편, 피고는 전환근로자의 임금 보전 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사협의체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2012년 이후 IT 분야 입사자 중 경력요구사항을 적시한 경우, 학위 인정 호봉(석사학위 2호봉, 박사학위 3호봉)에 준하여 선임 2호봉, 책임 5호봉을 추가 인정'하기로 정하였는데, 모든 전환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 공무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임금이 삭감되지 않는 전환근로자에 대하여는 호봉을 추가 인정하지 않았고, 위와 같이 경력을 추가 인정받아 호봉을 재산정한전환근로자의 경우에도 임금 수준은 종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교대상근로자의 호봉 재산정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이 사건 호봉차별이 발생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취한 방법이나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4)

소결론

이 사건 호봉차별은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호봉 확인 및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1정부조직법이 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됨에 따라 'C기관'가 'B기관'으로 승격되었다. 이하 C기관와 B기관을 구별하지 않고 'B기관'으로 지칭한다.

2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