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28. 선고 2024가합6740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초등교육,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실시를 목적으로 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피고가 설치 · 운영하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2019. 3. 1.부터 신경외과 임상진료조교수로 근무하다가 2024. 2. 29. 퇴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의 경위

1)

피고는 2022. 10. 18. 교원평가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2022. 10. 5. 22:47경이 사건 병원에서 신경외과 전공의(레지던트) D를 껴안았다'는 내용의 성희롱 접수사건에 관하여 교정교원인사위원회에 원고의 징계회부를 요청하기로 의결하였다(을 제16,17호증<1>).

2)

이후 피고는 2022. 12. 5. 교정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전체교원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였고, 2023. 2. 3. 전체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비전임교원 징계위원회에 원고의 징계를 요구하기로 의결하였다(을 제17호증).

3)

피고는 2023. 6. 29.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교원징계의결요구사유서(을 제19호증<2>)를 발송하였다.

4)

비전임교원 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징계와 관련하여 2023. 7. 3. 1차 회의, 2023. 7. 27. 2차 회의, 2023. 8. 28. 3차 회의를 각 개최하였다(을 제17, 20, 21호증). 이후 피고는 2023. 9. 1. 원고에 대하여 2023. 9. 13.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갑 제1호증<3>,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징계처분의 이유는 아래와 같다.

다.

원고의 구제신청 등

1)

원고는 2023. 10. 5.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3. '원고의 D에 대한 신체 접촉행위(끌어안은 행위)는 성희롱 · 성추행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고, 징계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을 제24호증<4>).

2)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4. 1.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25.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며, 징계양정이 적정하고, 징계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을 제25호증<5>).

라.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각종 법령 등은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9, 10호증, 을 제1, 2, 16 내지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한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① 원고는 2022. 10. 5. 격려 차원에서 D(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어깨를 토닥였을 뿐 피해자를 껴안은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②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이 피해자의 어깨를 토닥인 것은 성폭력 또는 강제추행이 아님에도, 2023. 7. 3. 자 교원징계의결요구사유서(갑 제4호증)에서 "관련 법규 및 내부 규정"으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정의)"와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를 거시한 것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③ 나아가 당시 상황이 촬영된 CCTV 동영상(을 제6호증)에는 징계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장면이 없으므로, 피해자의 진술 외에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효이다.

2)

나아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정직 3개월)은 부당하다.<6>

나.

피고

1)

피해자가 원고의 신체 접촉행위가 있은 직후 다른 교수 등에게 피해사실을 알렸으며 그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던 점, 피해자가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고 허위 신고를 할 동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2)

교원징계의결요구사유서의 "관련 법규 및 내부 규정" 부분에 "성폭력처벌법 제2조(정의)"나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이 거시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의 직위에 비추어 일반 직업인에 비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원고가 신체 접촉행위가 있었음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원고가 2022. 10. 5. 이 사건 병원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껴안았고, 이는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이 법과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 제3호(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원고는 '당시 원고가 한 신체 접촉행위는 원고가 피해자의 어깨를 토닥인 것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는 '당시 원고가 한 신체 접촉행위는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은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① 당시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신체 접촉행위가 단순히 원고가 피해자의 어깨를 토닥인 것이었는지, 아니면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은 것이었는지 여부, ② 위 신체 접촉행위가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징계사유의 존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3호증, 을 제3, 4, 5, 7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을 제6호증의 영상, 감정인 I(이하 '감정인'이라 한다)의 감정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와 피해자의 지위, 관계 등

원고는 2019. 3. 1.부터 2024. 2. 29.까지 이 사건 병원의 신경외과 임상진료조교수로 근무하였다(을 제2호증).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 산하 J병원 소속 신경외과 전공의(1년차)로 수련을 받던 중, 2022. 9. 4.부터 이 사건 병원에 파견되어 지도전문의로 지정된 원고의 지도하에 수련을 받고 있었다(을 제3호증, 을 제25호증 제6면).

나)

2022. 10. 5. 당시의 상황

(1)

이 사건 병원의 2022. 10. 5. 당직대상자는 원고와 피해자였다(을 제4호증). (2) 원고는 2022. 10. 5. 21:00경 이 사건 병원 F관 4층 연구실에서 의사 가운과 사원증을 놓아둔 채, 지인과 이 사건 병원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고, 이후 이 사건 병원으로 복귀하였다.

(3)

원고는 같은 날 22:30경 F관 지하 1층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병원엘리베이터는 버튼 위 단말기에 사원증을 태그하여야 운행되는 구조였으므로, 사원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던 원고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었다. 이에 원고는 22:46경 이 사건 병원에서 신경외과 전공의(2년차) K에게 전화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고, 이에 22:47경 이 사건 병원 뇌병원에서 당직근무를 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사원증 태그를 부탁하였다(갑 제2호증, 을 제5호증).

(4)

피해자가 2022. 10. 5. 22:50경 F관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에 사원증 태그를 하여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엘리베이터 안쪽 벽에 원고가 피해자에게 신체접촉행위(이하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라 한다)를 하는 모습이 비치게 되었고, 엘리베이터 안쪽 CCTV에 그러한 상황이 녹화되었다(을 제6호증, 이하 위 상황이 녹화된 영상을 '이 사건 CCTV 영상'이라 한다). 이후 원고는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였다.

다)

사건 발생 이후 원고, 피해자가 취한 조치 등

(1)

피해자는 2022. 10. 5. 23:25경 평소 친분이 있던 피고 산하 L병원 신경외과 교수 M에게 전화하였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을 제7호증), 같은 날 23:27경 카카오톡 단체방에 "나 방금 교수가 껴안았는데", "안 괜찮을 것 없는데", "1. 전공의 단톡에 물어본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하라고 껴안으시나요?" 2. 우리병원 티오 교수님한테 연락한다 3. 조용히 있다가 신고한다 4. 둘이 쇼부본다. 뭐가 나은지 모르겠네. 일단 난 1, 2처럼 누구한테 말은 해둬야 할 것 같은데"라는 메시지를 남겼다(을 제8호증).

(2)

피해자는 그다음 날인 2022. 10. 6. 8:38경 위 교수 M에게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을 제9호증)를 발송하였다.

(3)

피해자는 2022. 10. 6. 9:21경 이 사건 병원 신경외과 과장 N에게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을 제10호증)를 발송하였다.

(4)

피해자는 2022. 10. 6. 이 사건 병원 수련교육팀 차장 O과 면담한 후 수련교육팀에 아래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를 신고하였다(을 제11호증).

(5 피해자는 2022. 10. 10.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는 지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을 제12호증)를 나누었다.

(6)

피해자는 2022. 10. 11. 이 사건 병원 노사협력팀 파트장 P과 면담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진술조서(을 제13호증)를 작성하였다.

(7)

원고는 2022. 10. 11. 이 사건 병원 인사노무부장 Q과 면담하고 "자신이 돌아섰을 때 피해자는 뒤돌아 있던 상태였고, 제가 피해자 어깨를 두드리며 ○○야 정말 고맙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약간 놀라면서 돌아서 섰고, 제가 '밤늦게 수고해라. 오늘 고맙다.' 이렇게 말하면서 등이라도 토닥여줄려고 하였는데, 피해자가 몸을 빼면서 신관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엘리베이터 에 올라탔고, 연구실로 들어갔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경위서(을 제14호증)를 제출하였으며, 2022. 10. 12.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진술조서(을 제15호증)를 작성하였다.

라)

이 사건 CCTV 영상에 대한 감정

감정인은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껴안는 동작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와 껴안는 동작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요소 모두 관찰되었으므로,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가 이 사건 CCTV 영상만으로 명확히 확인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껴안는 동작으로 단정하기에는 증거상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감정의견을 밝혔다(감정서 제18~20면).

3)

구체적 판단

기초사실, 위 2)항의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이고, 위 행위는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인지

(1)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 당시 엘리베이터의 앞쪽 문이 열리면서 위 신체 접촉행위가 이루어진 엘리베이터 바깥쪽 상황이 엘리베이터 내부에 비치게 되었고 그와 같이 비친 모습이 아래와 같이 CCTV에 녹화되었다(아래 그림 중 적색 테두리 안쪽이다). 그와 같이 녹화된 영상이 이 사건 CCTV 영상이다.

(2)

당시 엘리베이터의 구조, 이 사건 CCTV 영상이 촬영된 위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CCTV 영상만으로 당시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를 하였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2:50:25부터 22:50:28까지<7> 사이에 아래와 같이 원고가 피해자 쪽으로 손을 뻗고 원고의 상체가 피해자 쪽으로 쏠리면서 피해자의 상체를 덮게 되는 모습이 관찰된다(감정서 제9~12면). 감정인 또한 22:50:26경의 영상에 관하여 "원고의 상체가 이전 장면들에 비해 피해자 방향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지는 모습과, 원고의 한쪽 다리가 바닥에서 들려 있는 모습이 같은 장면에서 동시에 관찰됨"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감정서 제9~10면). 즉,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원고가 단순히 피해자의 어깨를 토닥인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껴안은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3)

피해자는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발생한지 불과 30여분 정도 지난 2022. 10. 5. 23:25경 L병원 신경외과 교수 M에게 연락을 시도하거나, 같은 날 23:27경 카카오톡 단체방에 '원고가 자신을 껴안았으며, 향후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피해자는 다음 날인 2022. 10. 6. 오전 위 교수 M이나 이 사건 병원 신경외과 과장 N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고 이 사건 병원에 정식으로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원고가 자신을 껴안은 행위)를 신고하는 등 2022. 10. 11.까지 이 사건 병원 관계자들, 지인 등에게 자신의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위와 같이 피해자는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 발생 직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이루어진 상황, 경위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병원 내에서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수직적인 관계(피해자는 이 사건 병원에 파견된 전공의였고, 원고는 피해자의 지도전문의였다)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명예훼손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한 채 원고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진술할 동기 또한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 자체로 신빙성이 있다(원고는, 원고가 평소 피해자에게 강한 훈계를 하여 피해자가 원고에게 좋지 못한 감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8>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원고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진술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한편, 감정인은 '이 사건 CCTV 영상만으로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았는지 명확히 확인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껴안는 동작으로 단정하기에는 증거상 한계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감정의견을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감정의견은 그 자체로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는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CCTV 영상이 촬영된 위치, 영상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CCTV 영상이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에는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감정인 스스로도 "이와 같은 반사영상(이 사건 CCTV 영상)은 좌우가 반전되어 나타나므로 인물의 움직임이 원래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반사 표면 특성과 카메라 화각에 따라 인물 간 거리 · 신체 비례가 실제와 다르게 보일 수 있고, 반사 과정에서 신체 일부가 가려지거나 형태가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어, 영상만을 근거로 특정 행동을 단정하는 데 제약이 존재합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감정서 제5면).

또한, 감정인은 "두 사람의 상체 거리는 매우 가깝지만 하체 사이에는 간격이 있어 일반적으로 상 · 하체가 모두 밀착되는 전형적인 '양팔로 상대방을 감싸 안는 동작'과는 구별되는 부분이 관찰"된다는 점을 '껴안는 동작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요소'중 하나로 거시하고 있다. 그러나 껴안는 동작에서 반드시 하체의 밀착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두 사람 사이에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상대방을 껴안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이 '껴안는 동작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요소'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해당하는지

(1)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는 "이 법과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제3호는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각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2)

①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이 사건 병원 내에서 수직적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전공의)와 원고(피해자의 지도전문의) 사이에서, 늦은 밤 원고와 피해자 둘만있었던 이 사건 병원 F관 지하 1층에서 발생하였던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발생한 직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원고가 자신의 동의 없이 자신을 껴안았다는 점에 관하여 당시 상황, 당황스럽고 불쾌하였던 자신의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특히 2022. 10. 11. 자 진술조서(을 제13호증)의 내용 참조] 피해자가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에 대하여 묵시적으로라도 동의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가 일회적인 것에 그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의 동의 없이 순간적으로 피해자를 끌어안은 것으로서 그 행위태양이 가볍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가)목이 정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사립학교법 등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 또는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바, 원고에게는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 제3호의 징계사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3)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한 교원징계의결사유서(을 제19호증)의 "2. 관련 법규 및 내부 규정"에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및 "성폭력처벌법 제2조(정의)"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와 관련될 수 있는 법령 등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징계처분결정서(갑 제1호증)에 의하면, 위 각 법령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고려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교원징계 의결사유서에 형법, 성폭력처벌법의 각 조항이 거시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적법성 등과 관련하여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징계양정이 적절한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교육공무원의 성폭력 비위행위에 대하여 강화된 내용으로 도입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별표]의 징계양정 기준은, 교원에게 고도의 직업윤리의식 내지 도덕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가중된 품위유지 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 특히 교원이 성폭력의 비위행위를 저지를 경우 이는 품위유지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서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크므로 해당 교원이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그대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 강화된 징계양정 기준이 도입될 당시의 사회적 상황 및 성폭력범죄 행위에 대한 일반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정직 3개월)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이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가)

사립학교법 제61조 제2항은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으로 하며, 같은 조 제3항은 정직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기간으로 한다고 각 정하고 있다. 한편,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는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교육부령인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 제2조 제1항 전문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1항에 따른 징계기준에 관하여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같은 표 제6호 및 비고 제6호 제외)를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4. 6. 28. 교육부령 제3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라 한다) 별표는 아래와 같다.

나)

앞서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는 사립학교인 피고의 교원인 원고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껴안은 행위로서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의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 징계양정은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시행되던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의 제7호 (가)목에 따라 정해진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신경외과 임상진료조교수의 지위에서 전공의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위치에 있었으므로, 원고에게는 교원으로서 평균인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늦은 밤 술을 마시고 자신의 지도하에 있는 피해자와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껴안음으로써 피해자에게 상당한 불쾌감과 성적 굴욕감을 안겨 주었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설령 원고에게 피해자를 껴안을 고의는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상대방 이성의 동의 없이 상대방의 신체와 접촉하는 행위는 엄격히 자제되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 3개월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즉, 피고는 징계의 종류로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7호 (가)목의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는 "정직"<9>으로 하고, 정직 기간을 사립학교법 제61조 제3항에 따른 상한인 '3개월'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다)항에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징계양정은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정하여진 것으로 판단된다.<10>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태(재판장) 송서윤 강윤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