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B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 B이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및 피고 공제회의 지위
주관적 · 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 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하여야 하고(민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주관적 · 예비적 공동소송에서 주위적 공동소송인과 예비적 공동소송인 중 어느 한 사람이 상소를 제기하면 다른 공동소송인에 관한 청구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에 이심되어 심판대상이 되며, 이러한 경우 상소심의 심판대상은 주위적 · 예비적 공동소송인들 및 그 상대방 당사자 사이의 결론의 합일확정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그 심판의 범위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다7520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제1심에서 ① 주위적으로 피고 공제회에 대하여 망 D(이하 '망인')에 대한 퇴직공제금의 지급을 구하고, ② 예비적으로 피고 B에 대하여 위 퇴직공제금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였는바, 피고 공제회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피고 B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법률상 양립할 수 없어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주관적 · 예비적 공동소송에 해당하고, 제1심은 원고의 피고 공제회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B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예비적 피고인 피고 B만이 항소를 제기하였는바, 이로써 피고 공제회에 대한 청구부분도 합일확정의 필요성에 따라 확정이 차단되고 이 법원에 이심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되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도 판단한다.
한편,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도 않고 항소를 제기당하지도 않은 피고 공제회는 '항소심 당사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대법원 1981. 12. 8. 선고 80다577 판결 참조). 2. 기초사실
피고 B은 망인의 모친이며, 피고 공제회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하 '건설근로자법') 제9조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같은 법 제14조 제1항 각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라 퇴직공제사업을 운영하며 피공제자나 그 유족에게 퇴직공제금을 지급하는 것을 업무로 한다. 망인은 사망하기 전까지 총 3,395일간 건설근로자로 일하면서 피고 공제회에 퇴직공제금을 적립하였다.
피고 B은 망인이 2019. 11. 7. 사망한 직후인 2019. 11. 29. 피고 공제회에 퇴직공제금의 지급을 신청하였고, 피고 공제회는 2019. 12. 6. 피고 B에게 12,043,710원(=퇴직공제금 원금 11,806,000원 + 이자 1,397,230원 + 특별퇴직공제금 500,000원 - 미상환대부금 1,650,000원 - 퇴직소득세 9,520원, 이하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의정부지방법원 2020드단71608호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를 상대로 원고와 망인 사이에 2016. 8. 24.부터 2019. 11. 7.까지 기간 동안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2020. 12. 9. 선고되어 2020. 12. 31. 확정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사건', 그에 따른 확정판결을 '관련 판결').
원고는 2023. 5. 25. 피고 공제회와 피고 B에게, 원고가 이 사건 공제금을 수령할 권한이 있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지급 또는 반환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각 발송하여 그 무렵 피고들에게 각 도달하였으나 피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규정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을 위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 사망 당시까지 원고는 망인과 사실혼관계에 있었으므로, 원고는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선순위 수급권자에 해당하며, 피고 B은 망인의 모친으로서 같은 규정에 따라 후순위 수급권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공제회는 퇴직공제금의 선순위 수급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공제금 12,043,7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공제회의 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 공제회가 피고 B에게 공제금을 지급할 당시에는 원고가 이 사건 공제금에 대한 선순위 수급권자라는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으므로, 후순위 수급권자인 피고 B에게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한 것은 적법·유효하다.
구체적 판단
을가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공제회는 피고 B으로부터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표 및 이웃주민 확인서를 제출받아 이를 심사한 후 피고 B을 선순위 수급권자로 확정한 것이고 당시로서는 피고 공제회가 관련 사건이 진행 중인 사실을 조회하거나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공제회가 피고 B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것에 대하여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는 민법 제470조에서 정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 볼 수 있는 점, ②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제84조 제1항 제3호에서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가 있는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건설근로자법은 후순위 수급권자에게 공제금이 잘못 지급된 경우에 후순위 수급권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외에는 지급된 공제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1>, ③ 원고가 망인이 사망한 2019. 11. 7.부터 약 3년 6개월이 경과한 2023. 5.25. 무렵 비로소 피고 공제회에 이 사건 공제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고 그전에는 피고 공제회를 상대로 이 사건 공제금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④ 피고 공제회에게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선순위 수급권자가 있음에도 후순위 수급권자가 이를 지급받은 경우, 후순위 수급권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아 피고 공제회가 건설근로자법 제16조에 따라 그 퇴직공제금을 반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음이 명백하지 아니한 이상 선순위 수급권자가 후순위 수급권자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도록 하는 것이 분쟁의 일회적 해결의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할 것인 점, ⑤ 선의·무과실로 후순위 수급권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피고 공제회가 선순위 수급권자에 대하여 공제금의 지급 의
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은 피고 공제회가 회피하기 어려운 위험에 대하여 과한 부담을 지우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 공제회가 피고 B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것은 적법·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공제회의 위 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B은 피고 공제회가 망인의 사망 당시 망인과 생계를 같이하고 있지 않았는바, 피고 공제회가 피고 B에게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한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제1항 및 피고 공제회의 정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 운영규정, 퇴직공제금 지급업무 처리요령에 반하므로 적법·유효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①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3항에서는 '제2항에서 규정한 사항 이외에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와 그 순위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제2항, 제65조 제2항 및 제4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할 뿐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 · 자녀 · 부모 · 손자녀 및 조부모에게 선순위 수급권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같은 법 제65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지 아니한 점, ② 망인과 생계를 같이하는 유족에게 퇴직공제금을 지급할 것을 정한 피고 공제회의 정관 및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 운영규정, 퇴직공제금 지급업무 처리요령의 규정은 피고 공제회의 업무처리에 적용되는 내부 규정일 뿐 이를 넘어 대외적으로 공제금 수급권자를 비롯한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③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와 건설근로자공제제도의 목적 및 취지가 상이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5조 제1항의 규정을 특별히 건설근로자법상 퇴직공제금에 준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망인의 사망 당시 망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을 것을 수급권자의 요건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5조 제1항 및 피고 공제회의 정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 운영규정, 퇴직공제금 지급업무 처리요령의 규정들은 이 사건 공제금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망인의 사실혼 배우자로서 이 사건 공제금의 정당한 수령권자인데 피고 B이 피고 공제회로부터 이 사건 공제금을 부당하게 수령하였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B<2>
원고와 망인은 사실혼관계에 있지 아니하였으며, 설령 사실혼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공제금 지급 당시에는 피고 B이 적법한 수령권자이므로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고, 건설근로자법상 퇴직공제금에 관한 채권에는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므로,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공제금의 지급청구권 발생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이상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구체적 판단
원고와 망인이 사실혼관계에 있었는지 여부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1987. 4. 28. 선고 86다카1757 판결 등 참조).
원고와 망인 사이에 2016. 8. 24.부터 2019. 11. 7.까지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다는 내용의 관련 판결이 2020. 12. 9. 선고되어 2020. 12. 31.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할 수 없는데,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판결에서 확정된 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결과적으로, 피고 공제회가 피고 B에게 공제금을 지급할 당시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으며, 그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공제금의 선순위 수급권자이고 피고 B은 후순위 수급권자에 불과하였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공제회로부터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받음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취득한 피고 B은 적법한 수급권자로서 그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소멸시효완성 여부
원고가 피고 B에게 청구하는 권원은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데, 피고 공제회가 2019. 12. 6. 이 사건 공제금을 피고 B에게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위 2019. 12. 6.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3. 6. 2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B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 B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서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인 12,043,710원및 그중 11,806,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3. 7. 28.부터, 그중 237,71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가 피고 B에게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 4. 30.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피고인 피고 공제회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예비적 피고인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일부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 B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두례(재판장) 김소영 장창국
각주1) 군인 재해보상법이나 공무원 재해보상법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같이 잘못 지급된 유족급여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군인 재해보상법 제15조 제1항 제4호,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16조 제1항 제3호)
각주2) 피고 B은 2025. 3. 5. 자준비서면에서 사실혼 배우자는 이 사건 공제금을 수령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 제1호에서 사실혼 배우자를 퇴직공제금의 수급권자로 규정하고 있음은 명백하며, 위 주장의 근거로 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는 유족보상연금의 수급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 공제금에 적용될 여지가 없는 이상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