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 A노동조합(이하 ‘채권자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공공, 운수, 사회서비스 분야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채무자는 서울특별시 정책개발과 시정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채권자 B은 채무자 소속 근로자이다.
D이 2023. 11. 1. 채무자에 통합되었다(이하 ‘이 사건 통합’이라 한다). 본래 D 소속 근로자였던 채권자 B은 이 사건 통합으로 인해 채무자에 고용이 승계되었다.
이 사건 통합은 ‘서울특별시 C 운영 및 지원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에 따라 이루어졌는데,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소갑 제2호증).
이 사건 조례
제1조(시행일)
채권자들 주장의 요지
채무자는 이 사건 조례에 따라 채권자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 및 채권자 B의 고용을 승계하면서도 근로조건은 채무자의 제 규정을 따르도록 하였다(이하 D에 소속되어 있다가 채무자에 고용 승계된 근로자들을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무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되고 있다.
별지 기재 채무자의 취업규칙은 근로계약 방식, 보수체계, 승진 등의 근로조건에 있어서 D의 취업규칙에 비해 불이익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사건 통합은 일종의 포괄적 영업양도인데, 포괄적 영업양도로 인해 이 사건 근로자들과 D 간의 고용관계 및 근로조건이 모두 포괄적으로 채무자에게 승계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D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채무자는 일방적으로 채무자의 취업규칙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채무자는 어떠한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무자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별지 기재 채무자의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라. 채무자는 이 사건 조례의 내용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무자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 사건 조례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무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면 근로조건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 특히 D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정년(60세)이 보장되는 반면, 채무자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3년 단위로 재임용 대상이 된다. 이에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던 특정 사업을 법률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이관하는 경우에 있어서, 인적 조직에 신분상의 변동이 있고 물적 조직도 그것을 규율하는 법률 등에 차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적 판단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승계되는 권리·의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에서 이관되는 업무에 관한 권리·의무를 공사가 승계한다는 규정만을 두고 그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때에는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당연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다39644 판결 참조).
법률의 개정으로 인하여 정부의 특정업무의 대행기관이 변경된 경우에는 이를 두 단체 사이의 약정에 의한 영업양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종전에 그 대행업무에 종사하던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그 업무를 맡게 된 기관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경우에 있어 근로관계의 승계가 있다고 보기 위하여는 법률의 부칙이나 새로이 업무를 맡게 된 기관의 정관, 취업규칙 등에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던가 두 단체 사이에 직원들의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별개의 약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0. 12. 12. 선고 99다6637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소명사실에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본안 판결에 앞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발령할 정도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통합은 D과 채무자 사이의 약정에 따라 이루어진 영업양도가 아니라, 이 사건 조례에 의하여 이루어진 기관 간 통합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등은 이 사건 조례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 조례 제3조 제2항은 ‘이 사건 조례 시행 당시 D에 재직하던 모든 직원(정원외 직원 포함)은 채무자에 채용된 것으로 보되, 근로계약 방식과 보수체계, 승진 등 각종 근로조건은 채무자의 정관과 제 규정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무자의 취업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서울특별시는 이 사건 통합을 추진하면서 정책적 판단을 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고용은 보장하되, 근로조건은 채무자의 정관과 제 규정을 따르도록 이 사건 조례의 부칙을 제정하였는바, 이와 같은 서울특별시의 정책적 판단에 특별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채무자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출자출연법’이라 한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기관이다. 지방출자출연법 제4조 제3항은 출자·출연기관과 관련하여 ‘그 밖에 기관의 운영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통합 및 이와 관련된 근로조건 등은 채무자의 운영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조례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가 무효라는 채권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각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12. 2.
판사 김상훈(재판장) 조정용 장천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