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3,788,564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6. 2. 16.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및 유지보수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와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2023. 1. 31.까지 피고가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체결한 계약에 관한 업무를 하다가 2023. 2. 1.부터 2023. 7. 31.까지 피고의 대표자 사내이사 D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가 C와 체결한 계약에 관한 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3,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6. 2. 16.부터 2023. 7.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3,788,56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용역을 제공하였을 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은 2016. 2. 16.부터 2023. 1. 31.까지이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급여는 2022. 11. 및 12. 각 500만 원, 2023. 1. 600만 원이고 이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은36,335,915원이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이나 세무소송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있는 형사판결의 인정사실은 이를 채용할 수 없는 특별사정이 나타나 있지 않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1987. 5. 26. 선고 85누351).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6, 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지위를 가진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2016. 2. 16.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가 지정하는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었는바, 원고의 소득이 피고에게 의존하고 있었고, 피고에 대하여 전속적인 관계가 계속되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는 피고 또는 피고의 고객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근무하고(제3조), 피고 또는 피고가 지정하는 고객사에서 별도의 복무규율을 따라야 한다(제5조)고 각 정하였고, 원고는 실제로 피고가 지정한 피고의 고객사로 출근하여 고객사의 출퇴근관리 시스템에 의하여 복무 관리를 받았다.
원고가 주로 고객사의 담당자와 업무에 관한 의사소통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피고의 지시에 따라 고객사와 업무에 관한 의사소통을 한 것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앞서 본 원고의 근무형태로 볼 때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다고 판단된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용역금액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였음은 분명하다.
이 사건 계약 제10조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의 판단에 따라 원고의 계약의 이행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관리 · 감독과 계약의 이행을 위한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용역계약서'가 작성되어 원고에게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그 실질을 살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이상 위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고, 원고가 직장의료보험 적용 등의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고가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그 외관만을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한 것에 따라 발생한 사정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사) D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에게 임금 6,000,000원과 이 사건 퇴직금 43,788,56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고단2238호로 공소제기되었는데, 위 법원은 2025. 3. 5.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여 D에게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D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노457호로 항소하였는데, 위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은 2016. 2. 16.경부터 2023. 1. 31.경까지는 B 사업장에서, 그 후 그 고용이 승계되어 2023. 2. 1.경부터 2023. 7. 31.경까지는 E 사업장에서 각 근무하고 퇴직한 피해자 A의2023. 6. 임금 6,000,000원과 퇴직금 43,788,564원을 당사자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으로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2026. 2. 10.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벌금 5,000,000원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근로기간 및 퇴직금 지급의무자에 관한 판단
을 제2 내지 5,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3. 1.경 원고 등 피고의 직원들에게 '피고가 진행하였던 라인 프로젝트와 C 사업을 23년 1월부터 E로 계약을 이 관하여 사업을 수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 원고는 2023. 2. 1.부터 E의 C 사업 관련 업무를 한 사실, 원고는 2023. 3. 15.부터 E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는 E와 용역계약이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는 점, ② 피고는 2023. 1.경 이메일을 보내면서 '전직과 관련하여 연봉 협의 후 연봉계약서 체결하고, 고용승계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하였으나, 원고와 이러한 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원고의 명시적인 동의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피고와 E가 합병절차를 거쳤다거나 영업양수도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D은 피고와 E를 운영하면서 피고가 진행하던 라인 프로젝트와 C 사업을 2023. 1.경부터 E 명의로 체결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기존에 처리하던 업무를 그대로 하였을 뿐인 점, ⑤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와 E 사이에 고용이 승계되었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근무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D의 형사적 책임의 인정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계약이 E에게 승계되어 피고가 퇴직금 지급 책임을 면한다거나 이 사건 계약이 2023. 1. 31. 종료되었다는 사실을 판단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지시에 따라 E의 업무를 하고 용역비를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계약은 2023. 7. 31.까지 계속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의 계산<1>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아래의 계산식에 의하여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 43,789,865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43,788,564원으로 인정한다.
<2> 라. 소결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43,788,56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인 2023.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3>
다만 원고는 퇴직일 다음 날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구하나,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1호, 제3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의 금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고, 지급사유 발생 다음날부터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이 가산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기각하는 부분이 극히 일부이므로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판사 정선희
1원 미만 버림
2원고가 2023. 5.부터 7.까지의 매월 600만 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3피고가 퇴직금의 지급 여부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한 경우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이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