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각자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원고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디자인 본부에 2022. 9. 1. 입사하였다가 2023. 9. 11. 설계3본부로 이동하였다. 피고는 설계3본부의 실장이다.
원고는 2025. 2.경 피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여 2025. 3. 8.부터 2025. 3. 25.까지 조사(이하 '1차 조사'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공인노무사들(D, E)은 원고 주장의 피고의 언행(① 2024. 8.경 교육과정에서 발생한 폭언, ② 2024. 10.경 교육과정에서의 업무배제 및 구조조정관련 권리남용 발언, ③ 2024. 10.경 제안서 작성 관련 업무 수행과정 중 발생한 업무배제 등 행위, ④ 2025. 1. 2. 낮에 설날선물 수요조사과정에서의 무시, ⑤ 2025. 1. 2. 회식자리에서의 모욕 등, 이하 각 ① 내지 ⑤번으로 지칭한다)에 대해서 ⑤번을 제외하고는 '피고의 언행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초과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불가하거나 그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다만 2025. 1. 2.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의 우는 모습을 보며 혼잣말로 '아 씨발', '아 미친'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고, 그러한 언행은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져 원고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라 보이므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로서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는 2025. 4. 3. 피고에게 견책으로 징계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한편 1차 조사 당시 2025. 1. 2.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일에 관하여 참고인 F은 '둘 다 심하게 소리를 질렀고, 비슷하게 험한 말을 해서 일방적이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하였고, 참고인 G은 '욕설이 들리고 언성이 높아져서 알게 되었는데 피고가 욕을 하고, 원고는 욕을 하지 않고 피고에게 욕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참고인 H은 '언성이 높아지며 피고가 쌍욕을 하였고 회식이 끝났다. 피고가 "씨발"이라고 하였다' 등의 진술을 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1차 조사를 보완하기 위하여 2025. 5. 31.부터 2025. 6. 25.까지 다시 조사(이하 '2차 조사'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2차 조사 당시 ①, ② ③번과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뿐만 아니라 원고와 함께 교육을 받고 제안서 작업에 참여한 I에 대한 추가 질의응답을 실시하였는데, 원고 주장처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배제성 발언 등을 하였다는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소외감과 별개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법적 요건 충족은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한편 ⑤번 조사와 관련하여 회식 자리에 있었던 H, G, J, K, L, M, N, O, I, P 작성의 문답서 내지 진술이 확보되었다. G의 경우 2차 조사과정에서 1차 조사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며 '욕설을 듣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조사보고서 중 그와 관련된 부분(오타까지 그대로 기재한다)은 아래와 같다.
2차 조사 결과 조사관은 ⑤번에 관하여 피고가 "씨발년아 울거면 나가서 울어"라는 발언을 하였다는 객관적인 정황이 부족하고, G의 초기 진술만으로 피고의 위 욕설사용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가 회식자리에서 "씨발" 또는 "아씨발"이라는 욕설성 표현을 발화한 사실은 인정되나,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나온 비지시적, 비표적적 표현으로서 특정 상대를 향해 발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표현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보았다. 따라서 해당 발언만으로는 피고의 폭언 또는 모욕적 발언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보고,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행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는 2025. 7. 7. 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피고에 대한 견책 처분을 취소하는 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⑤번과 관련하여 피고를 모욕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서초경찰서장은 2025. 6. 11. '실제로 피의자(피고)가 "아 씨발, 이런 미친"이라는 표현의 말을 한 것은 사실로 보이고, 이는 고소인(원고)의 입장에서는 피의자가 고소인에게 "야!, 씨발, 미친년, 씨발년"이라는 경멸적 표현으로 욕설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고소인이 피의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피의자가 고소인에게 "야!, 씨발, 미친년, 씨발년"이라는 욕설을 하였는지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아니하는바, 달리 피의자의 진술을 배척하고 피의자에 대한 혐의를 입증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25. 4. 24.경 원고를 무고,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11호증, 을 제3, 11, 14, 15,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앞서 본 ① 내지 ⑤번과 같은 방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다.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다31765 판결 등 참조).
먼저 원고 주장의 ① 내지 ④번에 관련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 제출의 각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인 원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
피고가 2025. 1. 2. 회식 당시 원고에게 욕설을 하고 모욕을 주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⑤번)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회식 장소에서 하였던 언행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각 다른 노무사들에 의하여 두 번의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회식자리에 있었던 수명의 참고인들의 진술이 현출되었던 사실, 현출된 자료와 조사를 토대로 1차 조사와 2차 조사를 담당한 노무사들 모두 피고가 원고 주장처럼 회식자리에서 원고를 향하거나 특정하여 욕설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만, 1차 조사를 담당한 노무관들은 피고가 회식 당시 혼잣말로"씨발"이라고 한 것으로 추정되나, 혼잣말일지라도 원고가 울고 있는 가운데 공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 자체를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2차 조사 노무관들은 피고의 본인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표현된 해당 발언이 듣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기는 하나, 발언 경위, 내용 등 사정에 비추어 해당 발언만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욕설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위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G의 초기 진술(1차 조사 당시), 1차 조사 후인 2025. 4. 9. 이루어진 원고와 G 사이에 카카오톡 메시지, G 작성의 2025. 5. 3.자 사실확인서로, 모두 G의 진술이다. 그런데 G은 이후 2차 조사 시부터 피고의 원고를 향한 욕설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진술 번복의 이유에 대해 '원래는 당시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타인(원고)의 말에 동화되어 그렇다고 인지하고 진술하였으나 본인이 계속 관여하게 되고 비중이 큰 증인으로 작용하니 부담을 느껴 바로잡고 싶다'는 취지로 밝혔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G은 이 사건 소송 도중인 2025. 11. 14. '회식 직후 원고가 당시 상황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들었고, 그 반복이 제 기억에 영향을 주었다. 저는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부분을 바로잡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여 다시 말씀드리게 되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G의 진술번복은, 처음부터 제대로 듣지 못했음에도 분명하게 들은 것처럼 잘못 진술한 것을 뒤늦게나마 정정하려고 한 것일 수도 있고, 시간이 갈수록 여러 정보가 유입되어 혼선이 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유일한 원고 측 증인이라는 부담감이 작용하거나 관계의 변화로 생긴 입장변경일 수도 있으나(복합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적어도 위와 같이 G의 진술번복 입장이 확고한 이상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유일한 부분인 G의 초기 진술의 신빙성은 확연히 떨어진다.
원고는 피고가 자신을 업무에 배제하거나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는 등 자신을 소외시킨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피고는 원고가 상사들에게 피고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등 원고와 피고는 회식하기 전부터 이미 서로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회식이 있었고, 피고는 먼저 술을 따르려고 다가간 원고를 두 번 거절하여 원고가 무안함과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M 상무)의 개입으로 한 테이블에 앉게 되어 대화를 시작하였으나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울기 시작하였다. 이에 피고도 감정이 격해지고 '울거면 나가서 울어라' 등의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아씨발' 등의 표현도 함께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해 원고는 '씨발년이라고 한 것이냐', '사과하세요' 등을 큰 소리로 이야기하며 같이 언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 모두 이미 적체된 오해나 갈등으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술을 마시고 대화를 하려다가 오히려 더욱 갈등이 고조되고 감정이 격정적으로 폭발된 다소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상황이라고 짐작되는바, 피고의 표현이 부적절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표현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위와 같은 발언이 평소에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점, 회식 자리에 있던 대다수의 타인들도 피고가 원고를 향하거나 지칭하여 발화한 것은 아니라고 인식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회식자리에서 있었던 피고의 표현이나 발언이 원고에게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피고가 그 직장 상사로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서 한 행위, 즉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불법행위가 성립함을 이유로 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일방적인 주장으로 피고에 대해 고용노동부 진정제기, 형사고소, 민사소송 제기 등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가 훼손되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시달리는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일련의 사건과 갈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 원고가 관련한 법적 조치를 취하거나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속하는 이상 실체법상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소송의 제기를 소권의 남용이나 권리의 남용이라고 판단함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소제기 등 원고의 행위가 오직 피고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고 원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객관적으로 원고의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는 점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형사고소, 민사소송 제기 등의 행위를 불법행위라거나 권리남용이라고 볼 수 없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혜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