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2. 선고 2025가합12437 판결

주문

1.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지급을 요청하는 취지의 통지를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1>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7억 8,500만 원 및 그 중 2억 8,500만 원에 대하여는 2024. 5. 22.부터 2025. 5.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머지 15억 원에 대하여는 2025. 4. 18.부터 2025. 5.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2005. 8. 31. 설립된 회사로, 자동차 전장부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7. 9. 18.경 피고에 입사한 후 2025. 4. 30.경 퇴직할 때까지 전무이사로 재직하였고, 2017. 10. 27.부터 2024. 4. 11.까지는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다.

2)

피고보조참가인은 피고가 설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라 원고 명의 퇴직연금계정을 관리 · 운용하는 퇴직연금사업자이다.

나.

피고의 정관과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내용

피고는 2015. 3. 27.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승인하였다(제6호의안). 피고의 정관과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임원계약서의 상여금 지급규정 및 원고에 대한 상여금 지급내역

1)

원고와 피고가 2022.경부터 2024.경 사이에 작성한 임원계약서 중 상여금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상여금으로 총 1,643,000,000원(= 2018년 120,000,000원 + 2019년 170,000,000원 + 2020년 240,000,000원 + 2021년 300,000,000원 + 2022년513,000,000원 + 2023년 300,000,000원)을 지급받았다.

3)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임원계약서 제6조 제8항 및 위 각 상여금 지급에 관한 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내역

1)

피고는 원고 명의 퇴직연금계좌에 부담금을 납입하였는데, 위 부담금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상여금을 토대로 산정된 것이었다.

2)

원고는 2021. 12. 31.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292,027,170원을 수령하였고, 원고 명의 퇴직연금(DC형) 계좌로 퇴직연금 적립액 227,418,180원을 입금 받아, 원고가 수령한 퇴직급 합계액은 519,445,350원이다.

3)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피고가 수령한 퇴직금 상당액에 관한 지급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4)

피고의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상여금 부분을 제외하여 산정한 원고의 퇴직급여는 134,940,285원이다.

마.

원고의 퇴사와 피고와의 분쟁 경위

1)

피고는 2024. 5. 21. C 주식회사를 통하여 대주단으로부터 190억 원을 대출받는 내용의 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2025. 4. 10. 피고에 사직서와 함께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3)

피고는 2025. 4. 17.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투자 및 자금대여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E에 인수되었다.

4)

원고는 2025. 4. 30.경 피고에서 퇴사하였으나, 2025. 6. 17. 피고에게 '이 사건 확약서는 무효이거나 취소 · 해제사유가 있으므로, 퇴직금 및 인센티브를 청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5)

원고는 2025. 7. 25.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 등을 이유로 하는 진정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6. 1. 6. '원고는 피고의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서 주주총회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한 점, CFO로서 투자 및 자금유치 등 업무에 전권을 가지고 수행한 점, 진정인이 지급받은 보수 총액이 사회통념상 종속적인 근로를 전제로 책정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 진정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위 진정사건을 행정종결(법적용제외) 처리하였다.

6)

피고는 2025. 7. 21.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상여금, ②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초과하여 지급된 퇴직금, ③ 자녀학자금 상당액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합1462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내지 9, 18 내지 20,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

가.

이 사건 각 상여금 지급 청구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피고에 재직하였는데, 원고의 공로로 인하여 피고가 2024. 5. 21. 190억 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하였고, 2025. 4. 17. E에 인수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190억 원 상당의 자금유치 상여금 2억 8,500만 원과 E의 인수합병 상여금 15억 원(이하 '이 사건 각 상여금'이라 한다)의 합계 17억 8,500만 원의 지급을 구할 수 있고, 이 사건 각 상여금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거나 약정금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여금 합계액 17억 8,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급여 지급요청 통지 청구

원고는 퇴직 이후 피고보조참가인에게 퇴직급여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보조참가인은 피고로부터 퇴직급여 지급중단 요청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지급을 요청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을 요청하는 취지의 통지를 할 것을 구한다.

3.

이 사건 각 상여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상법상 이사에 해당함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와 인정사실에 더하여 갑 제5, 8, 9, 11, 13 내지 27호증, 을 제2, 10 내지 17, 21 내지 26, 28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에 따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F으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은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의 사내이사로서 피고로부터 재무 · 회계 · 투자 및 자금유치 관련 업무를 위임받아 그 사무를 수행한 상법상 이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각 상여금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임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1)

원고는 2017. 9. 18.경 피고에 전무이사 직위로 입사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7. 10. 15.부터 2024. 3. 29.까지는 등기된 사내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의 정관에는 '이사는 대표이사(사장)를 보좌하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업무를 분장 집행하며, 대표이사(사장)의 유고시에는 위 순서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되어 있고(정관 제37조), 실제로 원고는 피고에 재직하는 동안 재무 · 회계 업무를 총괄하였으며 투자 및 자금유치 업무에서도 상당한 의사결정권한을 보유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 등을 보고하는 한편,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 대출신청, 자금집행 결의 등 경영상 중요한 사항에 관한 의결권자로 참여하였다. 즉,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상당 부분 경영상 판단과 관련된 것이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회계 · 재무 및 자금유치 업무를 총괄하여 처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는 2022.경부터 2024.경까지<2> 임원계약서를 작성하고 1억 2,000만 원 ~ 1억 3,000만 원 사이의 연봉을 수령하였고, 2018.경부터 2023.경까지 총 16억 4,300만 원 상당의 성과급을 수령하였다. 이러한 보수 총액은 사회통념상 고위 임원의 보수에 해당하고,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임원으로서 전용 법인차량을 지급받았고, 해당 차량을 음주운전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징계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고가 차량 수리비 2,540만 원을 부담하였다. 원고는 그 이후에도 피고가 관리비를 부담하는 단독 기숙사를 배정받았는데, 기숙사의 주거 형태 및 위치, 관리비 부담 주체, 1인실 사용 여부 등에 있어서 일반 직원들의 기숙사 배정과 차이가 있었다. 그밖에 원고는 법인카드 사용에 있어서 실질적인 사전 통제나 승인을 받지도 않았고, 엄격한 출퇴근기록에 기반한 근태평가를 받지도 않았다.

결국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 규모와 각종 근로조건을 살피더라도, 고위 임원으로서 일반적인 직원과 구분되는 대우를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4)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F에게 카카오톡 등을 통한 업무보고를 하였고, F에게 최종 의사결정권한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고(상법 제382조의3 제1항),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민법 제683조), 회사의 임원이 대표이사에게 업무처리상황을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 것은 경영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내역(갑 제14호증)을 전부 살펴도, 원고가 업무처리상황을 간략히 보고하거나 F과 원고가 서로 일정을 공유하며 외부 미팅 일정을 조율하는 내용이 대다수일 뿐이고, 그러한 사정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5)

원고는, ① 임원계약서에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기재 아래 근로시간 등이 지정되어 있고, ② 원고가 수령한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으며, 상여금이 평균임금 계산에 반영되었고, ③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원계약서에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등의 문구 아래 근로시간 및 휴게등이 기재된 것은 피고가 기존에 사용하던 서식을 사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근로시간 및 휴게와 관련된 내용도 통상적인 업무시간을 기재한 것이다. 따라서 원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로 '근로'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다고 해석하기는 어렵고, 앞서 살펴본 원고의 업무수행 내역 및 보수 규모와 처우 등을 종합하여 보아도 '임원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임원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4대 보험 가입은 과세편의를 위한 회계처리 또는 시혜적인 조치이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이사의 상여금에 기반하여 퇴직금을 충당한 것은 회계처리상의 착오에 불과하다. 결국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피고의 행정 · 회계처리 방식일 뿐 원고에 대한 종속적인 근로관계를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볼 수 없다.

6)

원고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G의 사실확인서 (갑 제20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사실확인서는 원고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고, 원고의 객관적인 업무수행 내역 및 처우와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H, I의 각 사실확인서(갑 제8호증)는 원고가 재무 및 인수협상 업무를 총괄하였다는 취지이므로, 원고가 상법상 이사라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7)

중부지방고용노동청도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제기한 진정을 행정종결하였고, 이 사건에서 그와 달리 판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찾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각 상여금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지 않음

1)

관련법리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 · 지급방법 · 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이때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 상여금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회사가 성과급, 특별성과급 등의 명칭으로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금원이나 성과 달성을 위한 동기를 부여할 목적으로 지급하는 금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와 인정사실을 살피면, 이 사건 각 상여금은 상법상 이사인 원고의 보수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이와 관련한 보수 금액, 지급방법 및 시기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의 임원계약서의 인센티브 상여금 관련 규정인 제6조 제8항도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F의 의사에 따라 임의로 기재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근거로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라는 하자를 치유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각 상여금이 원고가 주장하는 '약정금'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청구가 상법 제388조에 위반되는 이상 어느 모로 보나 이유가 없다.

나)

원고는,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를 비롯한 사업보고서를 승인하여 공시하였고, 위 사업보고서에는 임원 보수와 관련된 내용이 있으므로, 보수 지급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 내지 추인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주총회에서 승인하여 공시한 사업보고서는 상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회계감사 결과를 공시한 것일 뿐 이를 근거로 이사의 보수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흠결이라는 하자를 치유할 수 없다. 또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갑 제13호증)의 기재를 보아도, 2019.경부터 2024.경까지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가결된 안건인 임원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재무제표 승인의 건 등은 이사 및 감사 전체에 대한 보수총액의 한도를 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더 나아가 원고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보수액, 지급시기 및 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정관의 규정 또는 주주총회의 위임에 따른 이사회 결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의 승인 내지 추인이 있었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

다)

원고는, 피고가 최대주주 F이 지배권을 행사한 실질적 1인 회사에 해당하므로, F의 의사에 따른 이 사건 보수지급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4. 12. 31. 기준으로 F이 보유한 피고의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하여도 31.76%에 불과하고, F 이외에 피고 주식의 5% 이상을 소유한 주주들의 지분 합계도 34.9%이며, 피고에는 다수의 소액 주주들도 존재한다(갑 제13호증). 결국 피고는 형식적으로도 1인 회사가 아니고, 실질적으로도 F이 절대적인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1인 회사 법리를 원용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그밖에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각 상여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선행행위와 모순되며 신뢰에 반하는 것으로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상여금 지급은 강행규정인 상법 제388조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각 상여금 지급청구를 인용하는 경우 상법이 금지한 주주총회 결의 없는 이사의 보수지급을 용인하게 되어 입법 취지를 몰각하므로 부당하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보수지급 행위가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반환을 청구하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원고가 그러한 신뢰를 가지는 것이 객관적으로 정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

오히려 원고는 2025. 4. 10. 상여금 지급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확약서에 서명 · 날인한 뒤 이를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결국 원고는 그 무렵 실체법상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확약서가 무효라거나 취소 · 해제 사유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3>

4.

퇴직급여 지급요청 통지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에 개설된 원고 명의 계좌에 부담금을 납입하였고, 원고가 2025. 4. 30.경 퇴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퇴직급여 지급절차에 협조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퇴직급여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그러나 피고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업자로서 피고보조참가인에게 퇴직급여 지급을 요청하는 취지의 통지를 하고 이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교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 이를 소로써 청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 명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된 부담금이 초과 지급된 것이므로 오히려 원고가 위 초과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초과 지급된 퇴직금 상당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4>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용자가 퇴직급여 지급에 협조할 의무가 면책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지급을 요청하는 취지의 통지를 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각주1) 원고의 퇴직급여 지급요청 통지 청구 부분은 인용되었으나, 이 사건 변론진행 경과 및 17억 8,500만 원 상당의 상여금 지급청구가 모두 기각된 점을 고려하였다.

각주2) 2017.경부터 2021.경까지의 임원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①

이 사건 확약서가 취소되었음을 인정할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② 원고는 이 사건 확약서가 무권대리에 해당하거나 피고 대표이사 D에게 도달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2025. 4. 10. 자신이 서명 · 날인한 이 사건 확약서에 인감증명을 첨부한 뒤 사직서와 함께 피고 대표이사 D에게 제출하였으며, 이에 관한 대표이사D의 결재가 있었던 이상(을 제18호증),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③ 또한 이 사건 각 상여금이 '임금'이 아닌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고, 2025. 4. 10.경 이전에 이미 E와의 인수협상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된 상황이었으므로(을 제26호증), 임금의 사전포기로서 무효라는 주장도 어느 모로 보나 이유가 없다.

각주3) 피고도 원고의 퇴직급여 계좌에 적법한 퇴직금을 초과하여 지급된 부분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합1462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