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10. 선고 2025가합13879 판결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C은 원고에게 270,906,429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1. 1.부터 2026. 3. 2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C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의 표시

피고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피고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와 공모하여 위장 도급 구조를 만들고, 원고가 정당한 근로자 지위와 대우를 누리지 못하도록 방치하였으며, 원고의 권리주장에 대한 보복으로 부당한 해고 통보를 하였다. 근로자파견 사업자인 피고 C은 위장 도급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에 적극 가담한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고, 피고 C의 행위는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권리 등을 침해하여 위법하며, 미지급 임금 등 원고의 손해와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C은 피고 B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70,906,429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1. 1.부터 2026. 3.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적용법조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 제1항(자백간주): 피고 C은 이 사건 소장 부본, 변론기일통지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을 전부 송달받고도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하지도 않았다. 피고 C이 2026. 3. 27. 이 법원에 '증거자료 제출'이라는 제목 하에 증거자료를 접수하였으나, 해당 증거자료에는 원고의 청구 또는 주장사실을 다투는지 여부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 C이 이 사건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이상 위 증거자료가 제출되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 C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도 않았으며, 변론 전체의 취지로 보아 그 사실을 다툰 것 으로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들의 지위와 업무도급계약 체결

가)

피고 C은 근로자파견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9. 8. 6.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으로부터 허가기간 2019. 8. 6.부터 2022. 8. 5.까지로 하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에 따른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았다.

나)

피고 B는 의료용구 판매 및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피고 B의 수면및 호흡기 케어(Sleep and Respiratory Care, 이하 'SRC'라고 한다) 사업부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양압기의 수입 · 판매 등을 담당하였다.

다)

피고 B는 2019. 6. 10. 피고 C과 사이에, 피고 B가 피고 C에 양압기를 사용하는 고객의 정보 관리 및 보험청구 서비스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들은 2020. 12. 28. 피고 B의 SRC 사업부의 물류 관리 업무를 관리 · 지원하는 업무를 피고 C에 위탁하는 내용의 업무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와 피고 C의 근로계약 체결

가)

원고는 2020. 12. 28. 피고 C과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원고는 2020. 12. 28.경부터 2021. 3. 27.경까지(이하 '이 사건 시용기간'이라 한다) 피고 B의 사업장으로 파견되어 매매 및 물품 배송 추적, 제품 배송에 관한 데이터 입력 및 관리, 고객으로부터 제품 회수 및 교체 등의 물류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3)

피고 C의 정식채용 부적격 결정 통보

피고 C은 2021. 3. 24.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원고의 업적, 능력 등을 평가하였고, 시용기간 이후 본채용이 불가하다고 결정하였다. 피고 C은 2021. 3. 25. 원고에게 현장관리자의 업무지시 미이행 등 4가지의 시용기간 만료사유를 근거로 '시용기간 만료에 따른 정식채용 부적격 결정 통보'를 서면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4)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노동청 진정, 형사고소, 소 제기 경과

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관련

(1)

원고는 2021. 2. 15.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 B를 상대로 "피고들이 체결한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은 실제로 파견계약이고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피고 B는 원고에 대해 직접고용의무가 있음"이라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4. 26.경 '피고 C이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아 파견업을 운영하고 있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1>를 적용할 수 없고, 피고 B에 대한 법위반사항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위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하였다.

(2)

원고는 2021. 7. 29. 피고 B가 원고에게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2>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① 피고 B가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②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고 B의 정규직 근로자가 받은 임금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임금 차액 상당액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2023. 12. 21. 원고가 근로기간 동안 수행한 업무는 피고 B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해당하지 않아 파견법 제5조 제1항<3>의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2024. 1. 5.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55572, 이하 '선행 확정판결'이라 한다).

(3)

원고는 피고들 및 피고들의 임직원을 파견법 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6형제17334), 검사는 2026. 3. 25.경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1)

원고는 2021. 3. 15.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 B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5.경 원청 소속 근로자를 하청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보기 어렵다고 하여 위 진정을 행정종결(법적용 제외) 하였다.

(2)

원고는 2021. 3. 19. 및 2021. 6. 16.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 C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청은 피고 C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개선지도를 이행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위 각 진정을 모두 행정종결하였다.

다)

피고 C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관련

(1)

원고는 2021. 4.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 C을 상대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에 따른 본채용 거부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일탈하여 인사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본채용 거부를 무효로 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2021. 6. 14.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2)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9. 27.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가 제1, 3, 9, 10, 13 내지 15,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청구원인

1)

원고와 피고 C 사이에는 근로관계가 없었고, 원고는 사실상 피고 B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사용종속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원고는 피고 B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2)

피고 B와 피고 C이 체결한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의 실질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고용관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은 피고들이 근로기준법 및 파견법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체결한 위장도급계약으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원고와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피고 C이 행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여전히 존속하고, 이 사건 통보 자체도 실체적 ·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 무효의 해고통보이다.

4)

그러므로 피고 B는 원고에게 임금<4>으로, ① 원고가 피고 B에서 근무한 2020.12. 28.부터 2021. 3. 27.까지 기간 동안 피고 B의 정규직 직원이 받았던 임금과 원고가 피고 C으로부터 지급받았던 임금 차액, ② 2021. 3. 27.부터 2026. 3. 31.까지의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 상당액의 합계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판단

민사재판에서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당해 민사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 판결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합리적인 이유를 설시하여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36445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9638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인정사실과 증거에 갑 제3, 4, 6 내지 23호증, 을가 제2, 4 내지 8, 11, 12, 14, 16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선행 확정판결의 사실인정과 달리 원고가 피고 B와의 사실상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이 위장도급계약으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 C과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 B의 사업장에서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시용근무를 한 것이고, 원고가 피고 B의 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1)

원고와 피고 B가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원고가 수행한 업무와 관련하여 근로계약서 또는 다른 형태의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그밖에 원고와 피고 B 사이에서 실질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다.2)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은 피고 C이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약정한 내용대로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피고 B의 사업장에서 물류관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C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피고 C은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원고에게 근무시간 준수, 피고 C의 메일 계정 사용, 일일 업무보고 등의 지시를 하였고, 이 사건 시용기간이 만료될 무렵 원고에 대한 시용평가를 한 뒤 본채용이 불가하다는 이 사건 통보를 하는 등 인사권한을 행사하였다.

3)

피고들이 불법파견의 실질을 감추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 C은 이 사건 시용기간 동안 파견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또한 피고 C은 2019.경부터 피고 B로부터 고객정보 관리업무 등을 위탁받아 수행하였고, 2020. 12.28.경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여 SRC 물류 관리업무까지 추가 위탁받았으며,그에 따라 위탁받은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여 왔다.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도 피고 B의 직접생산공정 업무가 아니라 '사무 지원 종사자의 업무' 또는 '고객 관련 사무 종사자의 업무'로서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들이 불법파견 또는 1인의 개별 근로자에 불과한 원고와의 직접고용관계를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 도급계약의 외관을 작출할 유인이 없다. 오히려 원고는 파견법 제2조 제5호의 '파견근로자', 피고 C은 파견법 제2조 제3호의 '파견사업주', 피고 B는 파견법 제2조 제4호의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한편 선행 확정판결과 이 사건 소송은 당사자와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가 대부분 일치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은 선행 확정판결에서 주장하였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선행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을 배척하고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이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

3.

결론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각주1) 제6조의2(고용의무)

①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각주2) 5.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각주3) 제7조(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

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중요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③

사용사업주는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각주4) 제6조의2(고용의무)

①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각주5) 1.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제5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을 한 경우는 제외한다.)

각주6) 제5조(근로자파견 대상 업무 등)

①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 · 기술 · 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

각주7) 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각주8) 원고는 피고 C에 대하여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였으나(소장 21면, 2025. 11. 2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7.항), 피고 B에 대하여는 임금 상당액 지급을 구한다고 명시하였다(소장 19면, 2025. 11. 23.자 청구취지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6.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