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사단법인 A에게 923,250,000원 이에 대하여 2024. 1. 17.부터 2026. 1. 29.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B공제조합에게 1,774,661,09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6. 4.부터 2026. 1.29.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0. 10.경부터 2024. 2.경까지 원고들의 회계업무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기소되어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로 2024. 11. 1.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553호)에서 유죄판결(징역 9년,2,697,911,090원 추징)을 선고 받았다.
피고는 위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2025. 5. 15. 제1심판결 중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로부터 2,668,911,090원을 추징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4노3370호). 이후 피고는 다시 상고하였으나 2025. 9. 11.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대법원 2025도8096호), 이로써 제1심판결 중 피고의 유죄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 진행 중 2,900만 원을 공탁하였고, 원고 조합은 2025. 9.11.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는 2020. 10.경부터 2024. 2.경까지 원고들 회사에서 회계업무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관련 형사사건 판결과 같은 업무상 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의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 협회는 923,250,000원, 원고 조합은 1,826,303,50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① 원고 협회에게 923,2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마지막 불법행위일인 2024. 1.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 조합에게 피해액 1,826,303,500원에서 2021. 12. 31.경 2회에 걸쳐 반환한 51,642,410원을 피해액 원금에서 공제하고, 피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공탁하고 원고 조합이 수령한 2,900만 원을 피해액에 대한 2024. 2. 5.경부터 2024. 6. 3.경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29,172,511원(소수점 이하 버림)<1>에서 공제한 1,774,661,090원 및 이에 대한
2024. 6. 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부수처분과 중복 집행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서 피고로부터 2,668,911,090원을 추징한다는 부수처분이 있었으므로 피고에게 이중의 강제집행을 당할 위험이 있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실제 환부절차를 통해 피해를 회복한 피해자들인 원고들이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경우 피고는 청구이의의 소 등을 통해 중복된 강제집행을 저지할 수 있고, 강제집행 등을 통해 이미 피해를 회복하게 되는 피해자들의 경우, 몰수·추징된 재산을 피해자들에게 환부하기에 앞서 피해자들은 자신이 이미 반환받은 재산을 밝혀 환부청구를 해야 하고(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검사는 필요한 조사를 거쳐 피해회복된 부분을 제외한 피해인정재산의 가액과 환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2호, 제7조 제1항, 제2항) 이미 피해를 회복한 피해자들에게 중복하여 환부가 이루어지 않도록 하고 있다. 관련 형사판결에서 몰수·추징이 선고되었다고 하여 피해자들인 원고들이 개별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부제소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진행 중에 법원에 2025. 3. 17. 제출한 의견서를 통하여 ① 피해자(원고)들은 경제적, 인적 여력이 부족하여 피고인(피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취지 소송의 제기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② 이에 원고들은 국가의 피고에 대한 추징을 통해 피해 금원 전액을 환부받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 제기는 피고와의 부제소 합의에 반하는 것이거나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거나 원고들이 피고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겠다는 신뢰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0. 10.경부터 2024. 2.경까지 원고들 회사에서 회계업무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관련 형사사건 판결과 같이 원고 협회의 운영자금 923,250,000원, 원고 조합의 운영자금 1,826,303,500원을 피고 명의 계좌 등으로 이체하여 임의로 소비한 사실, 피고가 관련 형사사건 진행 중 2,900만 원을 공탁하여 원고 조합이 2025. 9.11. 위 공탁금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원고 조합은 피고가 원고 조합에게 2021. 12. 31.경 2회에 걸쳐51,642,410원을 반환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잔존 손해액으로 ① 원고 협회에게 손해액 923,250,000원 및 이에 대한 마지막 불법행위일인 2024. 1. 17.부터의 지연손해금을, ② 원고 조합에게 손해액 1,826,303,500원에서 위와 같이 반환받았음을 자인하는 51,642,410원을 원금에서 공제하고, 원고 조합이 수령한 공탁금 2,900만 원을 원고가공제를 자인하는 2024. 2. 5.경부터 2024. 6. 3.경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29,172,511원(소수점 이하 버림)<2>에서 공제하여 1,774,661,090원(= 1,826,303,500원 - 51,642,410원)및 이에 대한 위 공탁금 공제기간 다음 날인 2024. 6. 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퇴직연금채권 공제 주장
피고는, 피고가 2025. 5.경에 당시 기준으로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퇴직금반환청구 채권액 19,333,781원을 원고 조합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위 금액이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을 제6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퇴직연금채권이 2025. 5. 1. 기준 19,333,781원인 사실, 피고가 2025. 5.2. 중소기업은행에 대하여 위 퇴직연금채권을 원고 조합에게 양도하였다는 통지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자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이 제정되면서 그 제7조에서 퇴직연
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하여 양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위 양도금지 규정은 강행법규에 해당(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판결 등 참조)하는바, 위 양도금지 규정에 반하는 피고의 원고 조합에 대한 퇴직연금채권 양도는 무효이므로, 위 채권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책임제한 및 손해배상액 감경 필요성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의 감사나 회계결산이 좀 더 엄격하게 행해졌더라면 피고의 불법행위 사실이 이른 시일 내에 발견되었거나 혹은 불법행위로 취한 금액이 2년 6개월에 걸친 엄청난 금액에 이르지 않는 범위에서 중단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인 점, 일부 횡령금은 진정한 횡령 취지의 것이 아닌, 본디 원고 협회나 조합이 들였을 비용의 체당금 취지였던 점, 피고의 이 사건 최초의 불법행위는 당시 궁박한 상황에서 단순한 생각으로 피고의 개인채무만 얼른 해결하고 다시 원상으로 되돌려놓으려고 했던 동기에서 시작되었을 뿐, 피고가 개인적으로 사치를 누리거나 향유하고자 하였던 것이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불법행위는 피고가 2년 8개월 가량의 기간 동안 원고들의 운영자금을 피고의 개인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합계 27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그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자금집행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②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의 대외적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원고들의 회원사들 또한 직·간접적인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 점, ③ 피고는 횡령한 금액 대부분을 변제하지 못한 점, ④ 일부 횡령금이 진정한 횡령 취지의 것이 아닌 본디 원고들이 들였을 비용의 체당금 취지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주장은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서 배척되었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감경할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 협회에게 피해액 923,250,000원 및 최종 불법행위일인 2024. 1.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6. 1. 2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 조합에게 피해잔액 1,774,661,09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24. 6. 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6. 1. 2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호(재판장) 김영미 안채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