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의 주위적 청구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 관계
피고는 2024. 7. 1. 주식회사 C(이하 합병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를 흡수 합병하였다.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은 2007. 4. 19. 설립되어 2012. 4. 1. 피고와 배달 업무 위탁계약을 처음 체결한 후 2023. 3. 31. 및 2024. 4. 1. 각 1년 단위로 배달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40개 점포에 관한 물품 배달 업무를 담당하였다.
소외 회사는 양주시 E에 있는 대지 및 창고를 임차하여 차고지를 설치하여 차량23대를 직접 보유하면서 피고, 주식회사 F,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등으로부터 운송료 등으로 2024년 약 36억 원의 매출액을 얻었고, 그 중 피고에 대한 매출액은 약 20억 원이다.
원고는 2012. 4. 1. 소외 회사와 위 · 수탁계약을 체결하여 물품 배달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고, 소외 회사 소속으로 2012. 4.경부터 피고의 백석점에 관한 물품 배달 업무를 담당하던 I으로부터 2023. 12. 말경 급여액 · 휴무일 · 소정근로시간 등을 설명들은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로 2024. 1. 1.부터 2024. 6. 30.까지 피고의 백석점에 관한 물품 배달 업무를 하였다.
물품 배달 업무 방식
피고의 점포에서 고객이 상품 구매 후 결제를 하면서 배송서비스를 요청하면 포스시스템에서 전표 2장이 출력되는데, 피고의 점포 직원은 배송 물품이 담긴 상자에전표 1장을 고객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부착하여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였다.
소외 회사에 소속된 배송 기사들은 피고의 각 점포에 지정된 장소에서 보관된 물품 상자를 확인하고 전표를 통해 배송 물품을 식별한 후 비치된 업무일지에 배달장소, 배달 완료 여부 등을 기재하면서 배달 업무를 하였다.
소외 회사 대표이사 J은 배송 기사를 가능한 주거지와 가까운 지점에 배치하였고, 휴가 · 조퇴 등이 있는 경우에는 대체 기사를 투입하였으며,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체 기사를 투입하거나 추가 비용을 지급하였다. 또한 J은 배달 업무 관련 교육 및 배송 기사 관리를 직접 담당하면서 카카오 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하여 배송 기사들과 의사소통하거나 교육 자료를 게시하기도 하였다.
급여 지급 경위
피고는 소외 회사에 배달 업무 위탁계약서 제7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기배송 · 임시배송 여부, 배송 시간(8시간 · 4시간), 차량(1T · 0.5T) 등에 따라 미리 정한 금액을 위탁대금으로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4. 1. 1.부터 2024. 6. 30.까지 물품 배달 업무에 관한 급여를 2024.2.경부터 2024. 7.경까지 신한은행 계좌로 지급받았는데, 'K' 명의 토스 계좌에서 이체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 소속 직원 중 'K'의 이름을 가진 사람은 '광명점'에서 2023. 6.경부터 2025.6.경까지 파트타임 근무자뿐인데, '광명점 K'은 배달 업무 · 급여 지급 등 업무를 수행한 적이 없고, 원고가 근무한 피고의 '백석점'과도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였으며, 원고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는다. 반면 소외 회사는 사실조회회신에서 'I으로부터 들은 원고의 요청에 따라 2014.경부터 2023. 12. 31.경까지 소속 직원으로 피고의 '백석점 · 광적점'에서 물품 배달 업무를 담당하였던 K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원고의 급여를 이체하였다.'라고 답변하였다.
소외 회사가 K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이체한 금액과 K 명의 토스 계좌에서 원고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이체된 금액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고, 후자보다 전자의 액수가 다소 많다.
관련 고소 · 고발사건 처리결과
원고는 2024. 8. 20. 피고를 근로기준법 제7조(강제 근로의 금지), 제17조 제1항 (근로조건의 명시), 제48조 제2항(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 근로자 지위 불인정, 책임회피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2025. 1. 31.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은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 없음' 의견으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고, 의정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그 무렵 피고에 대해 불기소결정(혐의없음)을 하였으며, 원고는 2025. 3. 25.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4. 8. 28. 공정거래위원회에 '피고가 배달기준 미달 물품도 배달하게 하여 매출실적을 높이고, 물품구매자에게 배송료를 부담하게 하여 이득을 취하였으며, 배송마감시간 이후에도 배달상품을 접수하여 초과근로를 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피고를 고발하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는 2024. 12. 17.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관하여 추가 조사가 불필요함을 이유로 '민원종결' 처리하였다.
원고의 진료내역
원고는 2024. 1. 25.부터 2024. 11. 23.까지 L 한의원에서 어깨부분 경추통 및 아래허리긴장 등으로 총 60회 통원진료를 받았다.
원고는 2024. 11. 25.부터 2025. 6. 21.까지 같은 한의원에서 총 32회 통원진료를 받았는데, 진료 내역은 위와 거의 동일하다.
원고는 2024. 1. 25.부터 2025. 6. 21.까지 같은 한의원에 비급여 · 본인부담금으로 진료비 합계 302,00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 12, 16호증, 을 제1, 2,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주식회사 D의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청구원인
원고는 2024. 1. 1.부터 2024. 6. 3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사업장인 C 백석점에서 물품 배달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① 위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임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② 위 기간 내 미지급된 연장근무수당 328,560원 및 2024.1. 25.경 배달 업무 중 어깨부분 경추통 등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보호의무위반에 따른 위자료 1,000,000원의 합계 1,328,56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 판단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없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가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분쟁의 전제가 되어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 이와 관련된 다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24. 6. 30.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자인하면서 근로기간 동안의 미 지급된 연장근무수당 및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즉, 과거의 특정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임을 주장하면서 이행의 소를 제기하고 있는 이상, 이와 별도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없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다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주위적 청구 중 이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근로 장소 · 근로시간 · 급여액 등 근로계약의 주된 내용을 정함에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특히 피고가 소외 회사와의 배달 업무 위탁계약에 따라 매월 40개 점포의 정산을 거친 후 그 다음 달에 일괄하여 위탁대금을 지급하였을 뿐 원고의 급여 지급 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정황도 없는 이상,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이유가 없다.
오히려 위 인정사실 및 위 사실조회회신에 따른 사정, 즉 ① 소외 회사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지위에서 원고와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이를 인정하는 점, ② 원고도 과거에 소외 회사와 위 · 수탁계약을 체결한 후 배송 기사로 근무한 적이 있고, 소외 회사의 직원인 I의 소개로 배달 업무를 다시 시작하였기에 소외 회사의 업무방식 · 근로계약 관계 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피고 직원인 '광명점 K'이 아니라 소외 회사 직원으로 '백석점 · 광적점'에 근무하였던 'K' 명의 계좌를 통해 원고 명의 계좌로 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하여 피고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만한 객관적 증거가 보이지 않는 반면 소외 회사는 I으로부터 들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위와 같이 지급하였다고 구체적으로 답변한 점, ④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소 사건의 처리 결과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소외 회사의 근로자라고 볼 여지가 더 많을 뿐이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청구원인
원고는 2024. 1. 1.부터 2024. 6. 30.까지 소외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에 따라 피고의 사업장에서 파견근무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4. 1. 25.경 입은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피고가 사용사업주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위자료 1,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소외 회사가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예비적 청구 역시 이유가 없다.
더욱이 위 인정사실에 갑 제11 · 13 · 14 ·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더라도, ① 피고의 점포 직원이 배송 물품이 담긴 상자에 전표 1장을 부착하여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였다거나 배송 기사들이 피고의 점포에 비치된 업무일지에 배달장소, 배달 완료 여부 등을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배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배달 업무를 함께하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를 대신하여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등 직접 공동 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거나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③ 배달 업무를 담당하는 점포를 지정하거나 휴가 · 조퇴 · 대체기사 투입 · 연장근로 여부 등 배송 기사의 근로제공 또는 업무상 교육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 J이 독자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일 뿐 그 과정에 피고가 관여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④ 피고 · 소외 회사 사이에 체결된 배달 업무 위탁계약의 목적은 피고의 점포별 물품 배달 업무로 그 범위가 구체적으로 한정되고, 이는 피고의 점포 직원이 담당하는 물품 판매 및 관리 업무와는 명백히 구분되는 점, ⑤ 소외 회사는 피고와의 배달 업무 위탁계약을 포함하여 다른 여러 회사와의 계약에 따른 운송료 등 매출을 위하여 피고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사업장(차고지) 및 차량을 직접 보유하거나 임차하여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파견 관계에서 '사용사업주'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특정한 법률관계로 인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의 진료내역상 상해가 피고의 백석점 물품 배달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더라도 피고에게 이에 관한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는 없으므로, 예비적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