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8.자 2025카합22104 결정

취업규칙효력정지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신

청

취

지

1.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가 '연구개발본부 하이브리드 근무 시행 안내'에서 2025. 12. 17. 변경한 '원격근무 안내'의 효력을 정지한다.

2.

채무자는 위 정지기간 중 2025. 12. 17. 변경되기 이전의 '연구개발본부 하이브리드 근무 시행 안내'를 적용하여야 한다.

이유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각종 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그 부분품의 제조 ·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G연구소(이하 'G연구소'라 한다) 소속 근로자들이다.

나.

채무자는 2022. 6.경 '근로자가 일정 조건을 충족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로서 전일 오전 11시까지 원격근무를 신청하고 직책자가 이를 반려하지 아니하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사 원격근무 가이드(이하 '전사 가이드'라 한다)를 작성 및 배포하였다(소을 제16호증). 채무자의 연구개발본부는 2022. 6.경 전사 가이드를 토대로 '팀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는 원격근무 횟수는 최대 주 2 회로 제한된다'는 내용의 연구개발본부 원격근무 가이드(이하 '이 사건 가이드'라 한다)를 작성 및 배포하였다(소갑 제4호증).

다.

채무자의 연구개발본부는 2022. 6. 7.경 채권자들을 포함한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구개발본부 하이브리드 근무 시행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는데, 위 이메일에는 '2022. 6. 13.부터 원격근무를 사전에 신청하고 리더(팀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 근로자 개인별로 주 2회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소갑 제3호증, 이하 위 내용과 이 사건 가이드를 통틀어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라.

채무자의 연구개발본부는 2025. 12. 17.경 H노동조합 I지부 G연구소위원회와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에게 '2026. 1. 1.부터 원격근무를 주 2회에서 주 1회로 축소하여 시행할 예정이다'는 내용을 각 통보하였다(소갑 제8, 9호증, 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2.

채권자들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지침은 근로조건인 근로장소에 관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통보로 인하여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원격근무 횟수가 최대 주 2회에서 최대주 1회로 변경되는바, 이는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채무자는 어떠한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통보를 함으로써 이 사건 지침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로 변경된 이 사건 지침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나.

이 사건 통보로 이 사건 지침이 변경되어 채권자들의 원격근무 횟수가 축소된다면 채권자들이 매우 큰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게 되는 등 채권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모든 보전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존재에 관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이 두 요건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기 때문에 그 심리에 있어서도 상호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등 참조).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에 정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그 다툼 있는 권리 관계가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 사이에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응급적 · 잠정적 처분으로서 허용되는 것으로서, 가처분채무자에 대하여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만족적 가처분에서는 보전의 필요성을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소명사실에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본안판결에 앞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발령할 정도로 이 사건 신청의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지침에서는 '원격근무는 개인별 주 2회까지 활용 가능하되, 사전에 신청하여 팀장의 승인을 득해야 하고, 팀장 판단 하에 원격근무 제한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으므로(소갑 제3, 4호증), 이 사건 지침에 따르더라도 채무자는 재량에 의하여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의 원격근무 횟수를 주 1회로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청취지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통보로 변경된 이 사건 지침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승인 내지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주 2회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

채무자의 연구개발본부 소속 근로자들 중 평균 원격근무 횟수가 주 1회를 초과한 근로자의 비율이 2025년 상반기 17.6%, 2025년 하반기 12%에 불과하였고, 2025년 동안 평균 원격근무 횟수가 주 1.5회를 초과한 근로자의 비율은 0%였던 것으로 보인다(소을 제20호증). 위와 같은 상황에서 채권자들의 평균 원격근무 횟수가 주 1회를 초과한다고 볼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은 이상, 채권자들이 이 사건 통보로 인하여 원격근무 횟수가 축소됨으로써 매우 큰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설령 채권자들의 평균 원격근무 횟수가 주 1회를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① 채무자의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에서는 '채무자는 직원에게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임(근무지 변경, 소속 변경, 직무 변경 등)을 명할 수 있으며, 전임명령을 받은 직원은 지체 없이 신임지에 부임 또는 신직무에 복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소을 제1호증), ② 채무자와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서(이하 '근로계약서'라 한다)에는 '3. 근로장소: 채무자의 사업장. 단, 채무자의 사정에 따라 근로장소를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소을 제2호증), ③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에는 채권자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근로장소 선택권에 관하여 별달리 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④ 특히 채무자는 2020. 2. 26.경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게 코로나19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원격근무 지침을 안내한 이후 지속적으로 원격근무 비율을 변경하는 내용의 안내를 하였던 점(소을 제3 내지 10호증), 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방역지침이 2022. 4.경 완화 조정되자(소을 제11호증), 채무자의 연구개발본부는 그 직후인 2022. 6.경 전사 가이드를 토대로 이 사건 가이드를 작성 및 배포하면서 채권자들을 포함한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구개발본부 하이브리드 근무 시행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던 점(소갑 제3, 4호증) 등을 종합하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에서는 근로자들의 근로장소에 관한 권리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았는데, 채무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하여 최초 원격근무 제도를 시행하였고, 그 연장선으로 이 사건 지침을 시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통보로 침해되는 채권자들의 근로장소에 관한 기득이익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더구나 이 사건 통보는 단순히 채권자들을 포함한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에게 최대 주 2회 원격근무를 허용하다가 주 1회 원격근무만 허용한 것에 불과할 뿐 위 근로자들의 주된 근로장소를 변경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로 인하여 채권자들의 근로장소가 본질적으로 변경됨으로써 채권자들에게 현저한 손해 또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5)

채권자들은 이 사건 통보로 원격근무 횟수가 축소됨으로써 G연구소 내 통근버스 혼잡, 식당 부족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신청의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지침은 2022. 6. 13.경부터 시행되었을 뿐이고, 이 사건 지침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G연구소 소속 근로자들 대부분이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통보에 따라 원격근무 횟수가 축소된 직후인 2026. 1. 5.경 통근버스 부족, 식당 혼잡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채무자는 예비버스를 배치하고 통근버스에 탑승하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택시비를 지원하며 점심시간을 분산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여 위 문제를 해결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소을 제39호증), ③ 현재까지 위 근로자들에게 위 문제가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통보로 원격근무 횟수가 축소됨으로써 G연구소 내 통근버스 혼잡, 식당 부족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각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6. 5. 8.

판사 이상훈(재판장) 오준석 이연용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8.자 2025카합22104 결정 [취업규칙효력정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