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업무상 사망이란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이를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본다.
망인은 지점에서 예금수신 등에 대한 섭외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은행이 요구하는 목표달성과 실적 경쟁으로 인해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여름휴가조차 2일간만에 다녀오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었고 면목동 지점에 부임한 후 공사 등 잡무에 시달리다 수면중 사망했다면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업무상 사망에 해당한다.
주문
"피고는 원고 안×희에게 금 116,554,314원, 원고 정×선, 동 정×영에게 각 금 8,617,142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1995.4.30부터 같은 해 9.15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위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업무상 사망 여부에 관한 판단
당원의 인정사실
아래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호적등본), 갑 제3호증(부검감정서), 갑 제5호증(직원인사카드), 갑 제6호증(사령장), 갑 제7호증(발령장), 갑 제12호증(지역섭외 기본조사표) 갑 제13호증(업무추진계획서), 갑 제16호증(메모), 갑 제17호증의 1,2(각 치하장), 갑 제18호증의 1 내지 14(각 기계경비 점검표), 갑 제20호증의 1(특별증가운동연장), 2, 9, 14(각 연체비율감축계획), 3(가맹점 유치계획), 4(365일 코너설치 계획), 6(연체비 달성촉구), 7(연체비율달성 기한연장), 8, 11(특별증가운동전개 및 계획수립), 10(신규회원 적극유치), 15(지점업무 추진), 갑 제21호증(사망경위서),을 제7호증(출근사항 이력조회)의 각 기재, 증인 장×익의 증언 및 당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을 제6호증(당번명령부), 을 제8호증의 1 내지 6(각 근무조회)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하며, 달리 이를 번복할 만한 자료가 없다.
소외 정×재는 1961.6.28생으로서 1980.3.3 피고 은행에 입사한 이래 피고 은행의 여러 지점에서 근무하여 오다가, 1994.2.26 대리로 승진하면서 피고 은행 면목동 지점으로 발령 받아 그곳에서 서무, 보완, 출납, 비씨카드, 제예금, 환·받을어음 수탁관리, 유동자금, 담보증거보관, 섭외업무 등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업무들은 책임자급으로서 이를 처음으로 담당하는 위 정×재에게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수행하기에는 과중한 업무량이었다.
더욱이 위 정×재는 위 지점에서 예금수신 등에 대한 섭외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은행이 요구하는 목표달성과 실적경쟁으로 인하여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었고, 1994.6월경부터는 개인연금 신탁제도의 도입으로 금융기관들 사이에 일어난 고객유치 경쟁으로 말미암아 개인연금 유치실적의 목표달성을 위한 섭외활동을 강화할 수 밖에 없어 업무량이 더욱 가중되었다.
피고 은행은 그 소속 직원들에게 1994.2월부터 2개월 동안 실시한 신용카드이용액 특별 증가운동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그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목표달성을 독려하였고, 같은 해 9월경부터는 신용카드 이용대금의 연체비율 감소운동을, 같은 해 10월경에는 신용카드 1백만계좌 달성 특별증가운동을 각 전개하였으므로 당시 신용카드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위 정×재는 과로와 긴장을 해소할 수가 없었고, 이와 같이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여름휴가조차 같은 해 8.26일부터 겨우 2일간만 다녀오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위 정×재의 담당업무 중 서무업무에는 지점 내의 각종 시설관리, 직원복지, 인사관리, 행사준비 등 잡무가 포함되어 있는데, 동인은 위 면목동 지점에 부임한 후 도색공사, 바닥교체공사, 커텐공사, 창구개조공사 등 각종의 공사가 유난히 많아 같은 해 11월경부터는 22:00 이후까지 업무를 처리하는 등 연장근무를 하는 날이 많았고, 같은 해 12.5일 경부터는 위 지점내에 무인점포(현금인출기) 설치공사가 시작되어 그 공사 때문에 거의 매일 자정무렵까지 근무하여 오던 중, 같은 해 12.12 23:40경 연장근무를 마치고 자택으로 퇴근하여, 다음날 02:00경 잠자리에 들었다가 07:30경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후 위 망인에 대한 사체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관상동맥경화 및 협착으로 밝혀졌는데, 의학적으로 관상동맥경화증은 그 발병시기와 진행정도가 개인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발병 후 상태가 서서히 악화되며, 과로나 스트레스도 그 발병유인이나 악화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 안×희는 위 망인의 처이고, 원고 정×선, 정×영은 그 자녀들이다.
판 단
생각컨대, 업무상 사망이란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이를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1.11.8, 선고 91누3727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은 평소 관상동맥계 질환을 보유하고 있던 중, 앞서 본 업무수행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누적된 정신적·육체적 피로로 인하여 위 기존질환이 급속히 악화됨으로써 갑작스런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여지므로, 결국 그 업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할 것이니, 피고는 위 망인과 앞서 본 신분관계에 있는 원고들에게 위 망인의 업무상 사망에 따른,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유족보상금, 장례비, 추가퇴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지급할 금액에 관한 판단
유족급여, 장례비
갑 제8호증(복지규정), 갑 제10호증(단체협약)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은행과 피고 은행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1994년도 단체협약 제53조 및 피고 은행의 복지규정 제20조에, '피고 은행의 직원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유족급여로서 평균임금의 1,300일분을, 장례비로서 평균임금의 150일분을 각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위 망인이 사망당시 평균 임금이 1일 금 71,468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가 위 망인의 처로서 근로기준법상 최선순위 유족인 원고 안×희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 규정에 따른 유족급여는 금 92,908,400원(=71,468×1,300)이고, 동 장례비는 금 10,720,200원(=71,468×150)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추가퇴직금
위 갑 제10호증 및 갑 제9호증(퇴직금규정), 갑 제19호증(퇴직위로금 산정근거)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 제77조, 제79조, 피고 은행의 퇴직금규정 제3조, 제4조에, '피고 은행 직원의 퇴직금은 퇴직 당시의 본봉에다 재직기간에 따른 기준지급률을 곱한 금액으로 하되, 업무상 사망한 자(순직한 자)에 대하여는 통상적인 퇴직시 적용되는 지급기준률의 10할을 가산하여 금원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 위 망인의 사망당시 본봉은 금 754,000원이고, 재직기간은 15년, 기준지급률은 50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업무상 사망한 위 망인의 퇴직금은 금 75,400,000(=754,000×50×2)이 되나, 원고들이 이미 위 망인의 통상퇴직금으로 금 37,700,000원을, 특별가산퇴직금으로 금 7,540,00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 금액들을 공제하면, 피고가 위 망인의 업무상 사망을 이유로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30,160,000원(=75,400,000-37,700,000-7,540,000)이 된다.
상속관계
위 추가퇴직금 30,160,000원의 채권은 위 망인의 사망과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원고 안×희에게 금 12,925,714원(30,160,000×3/7), 원고 정×선, 정지영에게 각 금 8,617,142원(30,160,000×2/7)의 채권이 각 상속되었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안×희에게 금 116,554,314원(=유족보상금 92,909,400원+장례비 10,720,200원+상속분 12,925,714원), 원고 정×선, 동 정×영에게 각 금 8,617,142원 및 위 금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인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5.4.30부터 피고가 이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행정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5.9.1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단서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