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판결

서울지방법원 1997. 1. 14. 선고 96가합36826 판결

판결요지

주주회사들로서는 영업부진으로 인한 급박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주주의 구성에 본질적인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하여 회사의 경영전략에 본질적인 변화가 생김에 따라 주주회사들과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에 근본적인 변경이 생김으로써 이사를 해임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아서 결국 원고에 대한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1, 2, 갑제5호증의 1, 2, 갑제6호증의 각 기제와 증인 장×은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원고는 1995.2.24 피고 회사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어 같은 날 선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1996.2.9 정기주주총회에서 원고를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다.

(2)

피고회사의 정관에 의하면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정하여져 있다(정관 제22조).

2.

당사자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임기가 정해진 이사인 원고에 대한 피고회사의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임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담당한 영업부분의 실적이 저조하여 영업손실이 크게 발생하였고 그로 인한 자본의 급격한 잠식현상을 타개하고 경영상태를 정상화하여야 할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원고를 해임한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임이라고 주장한다.

나.

그러므로 먼저 피고회사가 원고를 해임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1, 2, 갑제4호증, 갑제5호증의 1, 2, 갑제11호증의 1, 2, 갑제13호증, 을제1 내지 5호증, 을제7 내지 15호증, 을제17호증, 을제1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정×은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피고회사는 1990.1.31 주식회사 ○○○유통, 주식회사 ○○○, ○○○○개발주식회사, 주식회사 ○○유통, 주식회사 ○○유통 등 13개 회사가 주주가 되어(그 주식보유비율은 비슷한 수준이었음), 그동안 제조업체별로 개별적인 물류망에 따라 이루어져온 도·소매상에 대한 집배송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집배송단지의 건립, 집배송시설의 건설·임대, 상품공동구매·판매 및 중개업 등을 주요목적사업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2)

피고회사는 경기 용인군 수지면에 마련한 4만2천여평의 부지를 마련한 후 집배송단지 건립사업을 시작하여, 1995.6.22 이를 준공하고, 그 무렵부터 상품의 공동구매·판매 등 물류영업을 시작하였다.

(3)

원고는 소외 동방유량 주식회사 등에서 오랫동안 영업부문 담당임원으로 일해온 경력을 인정받아 1995.2.24 피고회사의 영업담당이사로 선임되었고, 이후 위와 같이 해임된 때까지 공산품부문 물류 및 영업을 전담하여 왔는데, 원고가 상근자로는 원고를 비롯하여 집배송단지 개발사업을 계획 및 추진업무를 전담한 대표이사 소외 강×욱과 상무이사 소외 정×달, 개발 및 물류업무를 전담한 이사 소외 정×은 등 4인이 있었고, 비상근자(무보수임)로는 주주회사의 임원으로 구성된 9인의 이사와 2인의 감사가 있었다.

(4)

피고회사의 주력사업인 집배송단지 개발사업과 물품도매사업 중 물품도매사업의 경우 총매출에 대하여 약 10%의 매출총이익이 발생하였지만(원고가 담당하였던 공산품영업 부분의 매출 총이익률은 0.14%에 불과하였음) 판매비·관리비·대출이자 등 영업비용을 공제하고 나면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여, 전체적으로는 1995년 1년 동안 위 사업부분에서 약 38억원 가량의 자금이 유출되는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물품도매사업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집배송단지 개발사업의 소요자금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던 피고회사의 당초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됨에 따라, 피고회사는 1995년 1년 동안 집배송단지 건설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투자한 약 90억원을 약 55억원의 증자와 약 59억원의 차입을 통하여 조달하였다.

(5)

피고회사의 1995.12.31 기준 회계결과 피고회사의 재무상태는 총자산 약 545억원의 약 85%인 443억원 가량이 부채이고, 자본은 약 102억원(납입자본금 100억원)이었으며, 1995년도 순손실액이 약 49억원으로서 납입자본금의 약 50%, 총자산의 약 10% 수준에 이르러 부채비중이 높고 자본잠식의 우려가 있는 양상을 보였다.

(6)

피고회사의 이사회에서는 1995.8월경부터 계속적으로 주주회사들에게 영업활성화를 위하여 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하니 추가출자를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다수의 주주회사들은 같은 해 9.25일경 이미 약 55억원의 증자를 하였는데도 영업실적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경영정상화에 대한 보장이 없이 직접운영을 중단하고 사업영역을 집배송단지 개발사업 등에 한정하자고 제안하여 옴에 따라,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는 같은 해 10.31일경 주주회사들에게 주주회사들이 운영자금 50억원을 추가로 공동출자하거나 능력 있는 특정 주주회사가 단독으로 이를 출자하고 지배주주가 되는 방안 중 선택을 하여 경영난을 타개하여 나가자고 제안하였다.

(7)

이에 피고회사의 주주회사들 및 임원진 사이에 영업활성화 방안에 대한 협의를 거친 후 1996.1.9과 같은 해 2.2일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이사회에서(원고도 모두 참석하였음)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산업개발 주식회사(이하 ○○산업개발이라고 한다)가 전체주식의 35.28%를 소유하는 지배주주가 되어 영업자금을 추가로 출자하고 물류부문영업을 전담하여, 그에 따라 새로운 영업계획을 수립하고 임원진을 재구성하기로 결의하였다.

(8)

위 결의에 따라 1996.2.9 개최된 이사회에서(원고는 참석하지 아니하였음) ○○산업개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하여 이사 전원이 사퇴하고 새로이 이사를 선임하기로 결의한 다음, 같은 날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였는데, 집배송단지개발 사업부문의 경영은 ○○산업개발이 맡지 않고 피고회사의 기존 경영권을 유지시키기로 한 결정에 따라 집배송단지 개발업무를 처음부터 계획하고 추진하여 왔던 대표이사 강○욱과 상무이사 정×달은 재선임되었으나, 물류 및 영업부문의 경영을 ○○산업개발이 전담하기로 함에 따라 ○○산업개발의 대표이사인 소외 김×일 등 ○○산업개발에서 추천한 3인이 새로운 물류부문 영업담당이사로 선임되었고 영업 및 개발담당이사였던 원고와 정×은은 재선임되지 아니하였다.

(9)

○○산업개발측의 물류 및 영업부문 영업을 담당한 이후 ○○산업개발의 추가출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그룹계열사인 제조업체들과의 거래확대를 통하여 1996년 상반기 물류 영업은 상품매출부분에서 총매출액이 약 87% 증가하였으며 총매출에 대한 매출 총이익률이 약 2.27%로 개선되었다.

다.

주식회사에 있어서 그 실질적인 소유자라고 보아야 할 주주는 회사경영의 전적인 권한을 가지는 이사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로 그 자신의 이익을 보호할 수밖에 없고, 한편 이사는 회사 경영의 담당자로서 주주의 경제적인 이익과 더불어 회사 자체의 존립과 계속성을 유지·보존하여야 할 책임을 맡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이사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의 보장이 필수적이다. 바로 이와 같은 주식회사의 주주 및 이사의 관계를 조정하기 위하여 상법은 회사가 이사와의 관계를 고도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삼는 위임관계를 규정하는 한편(동법 제328조), 주주로 하여금 기본적인 경영전략을 선택하여 경영상 자신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주주총회를 통하여 언제라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이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사의 해임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하도록 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임의 경우에는 이사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385조 제1항), 이와 같은 법 규정과 그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영업부진으로 인한 급박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경영전략의 전환 및 그에 따른 경영주체의 변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하여 주주와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의 바탕이 근본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할 경우에는 이에 따른 이사의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영업부진은 원고의 경영상의 과오 또는 능력부족에 기인하였다기 보다는 막대한 자금의 투자와 제조업체들과의 협조가 요구되는 피고회사의 사업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회사의 협조가 요구되는 피고회사의 사업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회사의 영업개시 결과 막대한 영업손실이 계속적으로 발생하였고 이에 따른 영업부진을 타개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하여는 상당한 액수의 추가출자가 필요하였던 점, 그러함에도 다수의 주주회사들이 추가출자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피고회사의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추가출자를 이끌어내기 위하여는 군소주주로 이루어졌던 조합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원고 또한 이러한 선택에 동의하였던 점, 지배주주로 결정된 ○○산업개발이 물류부문 영업을 담당한 이후 추가로 자금을 출자하고 계열회사인 제조업체들과의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물류부문 영업실적을 현저히 개선시킨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회사의 주주회사들로서는 영업부진으로 인한 급박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주주의 구성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주주회사들과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에 근본적인 변경이 생김으로써 원고를 해임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에 대한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임이라고 판단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해임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