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 5호증, 변론의 전취지
원고 오○○은 1978.5.30 원고 박○○은 1978.4.15, 원고 손○○은 1978.5.23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입사하여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무단으로 게시,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2000.4.25 ○○본사로 출근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어서 원고들은 이 사건 대기발령에 불응하면서 1개월간 ○○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근무지가 아닌 ○○공장으로 출근하여 부당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시위를 계속하는 등 무단결근과 업무방해행위 등을 하였다는 이유로 2000.5.26 징계해고 되었다.
원고들은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0.11.22 원고들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해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1.3.30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인정되는 사실관계
사건정보
근로조건 유지와 복지증진에 목적이 있는 유인물 게시·배포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징계대상이 아니다 ( 2001.09.18, 서울행법 2001구14876 )
[요 지]
원고들이 관여한 유인물들의 주된 내용은 회사와 사용자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노조집행부의 비민주적인 조합운영과 상여금 반납 등에 관해 항의하는 것이고, 그 중 회사를 비판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됐다 해도 일간신문의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또 유인물 배포방법과 매수를 보더라도 작업실이 아닌 갱의실에 1∼2장 부착한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다른 근로자의 취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을 방해한다고 볼 수 없고 배포목적 또한 대의원으로서 집행부의 부당한 행위를 알리고 총회소집 및 체불임금요구를 위한 서명을 받거나 그 경과를 알리는 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복지증진에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단체협약상의 사전통보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해도 근로자로서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 내지는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징계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아무런 연고가 없는 근무지로 변경하게 되면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으로 보여지며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징계사유나 징계위원회 회부 등 앞으로 진행될 징계절차에 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시한의 정함도 없었던 점은 인사권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 무효이다.
○○식품 주식회사 사건
(서울행법 2001.9.18 선고 2001구14876)
*사건 / 2001.9.18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2001구1487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 오○○, 박○○, 손○○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김진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 ○○식품 주식회사 대표이사 곽○○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완, 최현희
*변론종결 / 2001.7.24
[주 문]
피고가 2001.3.30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증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갑 제6호증의 3 내지 8, 갑 제7호증의 1 내지 11,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1 내지 13, 갑 제10, 11호증, 갑 제12, 13, 14호증의 각 1, 2, 갑 제15 내지 17, 19, 20호증, 갑 제2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2호증, 갑 제23호증의 1 내지 3, 갑 제24호증의 1 내지 4, 갑 제25, 26, 28 내지 31호증, 갑 제33호증의 1, 2, 갑 제34, 35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5호증의 각 1 내지 3, 을 제8호증의 1 내지 15, 을 제9호증의 1 내지 3, 을 제10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5, 15 내지 19, 증인 윤○○, 박○○(일부 증언), 변론의 전취지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서 노조집행부의 조합운영과 임금동결, 상여금 반납 등에 불만을 가진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조합원 총회의 소집과 체불임금 지급요구를 위한 서명서에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2000.2.19경 회사측에 알리지 아니하고 제조과 갱의실에 `○○식품 노동조합 민주화 추진위원회(이하 `노민추'라 한다)' 명의로 된 유인물(갑 제6호증의 3)을 게시하였다. 위 유인물에 의하면, `노동조합 위원장과 지부장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 `노조위원장 직선제를 관철하자!', `살맛나는 직장 만들어서 인간답게 살아보자!' 등의 구호와 함께 노조위원장과 지부장 등 집행부가 3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을 회사에 반납하기로 합의하며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된 쟁의발생 결의를 무시하고 오히려 간담회에서 노조전임자 건에 대해 발언한 대의원(원고 박○○)을 징계하려 하는 등 조합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1999.4.7자 ○○일보 신문기사를 인용하여 회사가 어렵다고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을 반납하는데도 회장 박○○가 어떻게 ○○상선의 주식을 사들여 지분의 43%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 후 참가인 회사 제조과 갱의실에는 2000.2.22과 2000.3.3에도 노민추 명의의 유인물(갑 제6호증의 4, 5)이 게시되었는 바, 그 내용은 위 2000.2.19자 유인물과 같이 노조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위 서명운동의 경과를 알리고 회사의 임금체불 및 초과시간 근로를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 후 2000.3.18에는 노민추 명의로 된 `투쟁속보'라는 제목의 유인물(갑 제6호증의 8)이 위 갱의실과 총무부 화장실, 변전실 옆 화장실, 캔 체크실 옆 철문, 폐수처리장 등에 게시되었는 바, 위 유인물에도 `회사는 체불임금 지급하고 노동시간 단축하라!', `오○○(노조지부장)을 몰아내고 민주노조 건설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노조집행부를 회사와 결탁한 어용으로 비난하고 노조 상집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각종 부당행위가 만연한데 자본가와 결탁하여 임금이나 반납하고 … 까부는 놈 몇 대가리 해치우면 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 돈달라고 회장한테 쫓아가서 대가리가 터지도록 싸웠다는데 터진 대가리에 흉터 하나 없습니다 … 지금 회사와 어용집행부는 앞장서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모가지 비틀어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등의 표현이 있다.
또한, 2000.3.3에는 작성명의자가 표시되지 않은 채 자필로 `조합원을 우습게 여기는 조합 … 말만 하면 죽인다는 조합 … 현집행부 불복종운동 시작하여 단결된 우리 조합원의 힘을 보여 줍시다 … '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갑 제6호증의 6)과 노조집행부의 상여금 반납에 항의하고 조합원들의 단결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인물(갑 제6호증의 7) 및 2000.3.2자 ○○일보 신문기사(1999년도 12월 결산법인 회사 중 이익잉여금 상위 상장사 18개 회사 부문에 참가인 회사가 299억원의 이익을 낸 우량회사로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의 내용, 원고 박○○ 게시 인정)가 위 갱의실에 게시된 바 있다. 한편, 2000.4.14경에는 `배고픈 노동자 일동' 명의로 오○○의 즉각 자진 사퇴 등 10개항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3호증의 1)이 회사 내에 배포된 바 있고, 2000.4.19경에는 역시 `배고픈 노동자 일동' 명의로 대통령에게 참가인 회사의 퇴출 및 구조조정을 진정하는 내용의 문서(을 제3호증의 2)가 참가인 회사 서○○ 이사에게 우편배달되어 왔는 바, 원고 오○○은 위 2000.4.19자 문서 작성자에 대한 경고와 진상규명 등을 내용으로 하는 회사의 호소문에 서명한 바 있다.
참가인 회사는 2000.3.3 원고들에게 그 동안의 유인물 부착 및 배포에 관한 1차 경고장을 발부한 데 이어 2000.3.18에는 같은 날짜 유인물 배포와 관련하여 원고들에게 2차 경고장을 발부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 박○○은 2000.3.23자 내용증명우편에서 야간에 이루어진 위 2000.3.18자 유인물 배포가 주간근무자인 자신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고, 원고 오○○ 역시 2000.4.10자 및 2000.4.24자 내용증명우편에서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00.4.24 아무런 사유설명이나 특별한 절차를 거침이 없이 원고들 및 강○○을 같은 달 25일자로 대전공장에서의 근무 대신 대구 본사 총무1부로 출근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위 인사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철회를 요구하고 2000.4.25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로 출근하지 않고 ○○공장으로 출근하면서 생산현장 및 경비실 등에서 업무를 수행하려 하며 중식시간에 식당에서 부당인사철회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자, 참가인은 원고들에게 인사관리규정 제21조(징계사유)를 통보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 무단결근 및 업무방해와 위 대기발령 이전의 유인물 배포행위 등을 이유로 원고들을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한편, 원고들에게 2000.5.8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들은 계속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로 출근하지 않았고 2000.5.2경부터는 ○○공장 정문 앞에서 08:00경부터 약 20분 정도(출근시간 전이다) 체불임금청산, 부당인사철회,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한편, 원고들은 2000.5.4 참가인에게 유인물 배포는 노동조합의 활동이고, 일부는 자신들과는 전혀 무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하였고, 노동조합에서도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하였고, 노동조합에서도 이 사건 대기발령의 철회와 원직복귀를 회사측에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2000.5.23 원고들에 대한 통보나 원고들의 출석이 없는 상태에서 징계예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무단결근, 업무방해, 유인물 배포, 직원선동 등의 징계사유를 확정짓고 이에 대하여 인사관리규정 제21조(징계사유) 제1호(사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제3호(직무상 내외를 막론하고 사의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제5호(사의 규정, 규칙 또는 직무상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였을 때), 제6호(정당한 사유 없이 3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를 적용하여 같은 달 25일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상벌지침에 의하면,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강호, 강급, 정직, 징계면직의 6가지를 들고 있고, 사장은 징계대상자에 대해서 필요한 경우 대기를 명할 수 있으며(제25조 제2항), 징계는 징계요청 → 접수 → 인사위원회 회부통보 → 소명사항 접수 → 예비심사위원회 개최 → 인사위원회 개최 → 징계사항 통보의 각 단계를 거쳐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징계대상자는 예비심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실에 대한 진술을 하거나 소명서를 제출할 수 있고, 징계대상자가 예비심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진술을 하지 않거나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는 진술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 노조는 1997년부터 3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1998년 상여금을 반납하는데 관하여 회사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1999년 및 2000년에도 상여금 중 일부가 체불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와 관련하여 1999.12월경 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가 결의되었으나 노조집행부에 의해 실행되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는 원고들이 근로자 60여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지방노동청 및 검찰청에 제기한 고소 및 진정에 의한 수사결과 2000.8.18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근로자들에게 1999년 6, 10, 12월 상여금과 2000년 2월 및 설날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법정연장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시켰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4,000,000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원고들은 입사 이후 이 사건 대기발령시까지 줄곧 ○○공장의 생산현장 등에서 근무하면서 원고 오○○은 정직 1월, 원고 박○○은 감봉 3월, 원고 손○○은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외에는 특별한 징계전력이 없다. 또한, 원고들은 대구와는 특별한 연고가 없고, 더욱이 참가인 회사 ○○공장은 ○○○○의 병입(甁入, bottling) 중단으로 매각을 시도하던 차여서 생산이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판 단
이 사건 징계해고의 주된 사유는 원고들이 이 사건 대기발령에 불응하고 무단결근 및 업무방해행위 등을 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대기발령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바, 부당한 인사명령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결근 등 행위는 적정 범위 내에서 정당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먼저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명령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정당성 여부
참가인은 원고들이 단체협약상 유인물 게시, 배포절차를 위반하고 허위사실을 기재하여 회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무단으로 게시, 배포한 것에 대하여 수차례 사규위반행위임을 알리고 중지할 것을 경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아,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필요한 경우 대기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 상벌지침 제25조 제2항에 근거하여 징계대상자에게 발하는 일종의 잠정조치로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이고, 대기발령자는 본사 총무부에 배속하여 온 참가인 회사의 관행과 특히 원고들의 경우 기업질서유지 차원에서 생산현장으로부터 격리시켜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절실하였기 때문에 대전공장에서 ○○본사로 출근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이 사건 대기발령의 사유가 되는 원고들의 유인물 게시, 배포행위(대기발령일인 2000.4.25 이전에 한하다)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갑 제28호증) 제14조는 회사는 조합원의 전용 게시판을 설치하여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공지사항이나 홍보물의 게시 및 배부의 자유를 인정하되, 사전에 구두 또는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인물을 게시, 배포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가 아닌가는 위와 같은 사전통보절차의 준수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며,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나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 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거나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면 이는 근로자들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여 징계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12.23 선고 96누11778 판결, 1993.12.28 선고 93다1354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참가인이 문제삼는 유인물 중 원고들이 작성, 배포 등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하는 유인물은 2000.2.19자 유인물(갑 제6호증의 3) 및 2000.3.2자 ○○일보 신문기사(원고 박○○) 뿐인 점, ② 원고들이 노민추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하고 있고 위 2000.2.19자 유인물 또한 노민추 명의로 작성되었으며 그 밖에 유인물의 내용 등에 비추어 적어도 노민추 명의로 작성된 유인물들(갑 제6호증의 4, 5, 8)은 원고들이 관여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작성명의자가 표시되지 않은 유인물(갑 제6호증의 6, 7) 및 `배고픈 노동자 일동' 명의로 된 유인물(을 제3호증의 1, 2)을 원고들이 작성, 배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특히 `배고픈 노동자 일동' 명의로 작성되어 참가인 회사 이사에게 우편배달된 2000.4.19자 문서(을 제3호증의 2)에 대하여는 원고 오○○이 그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호소문에 서명하기도 하였던 점, ③ 원고들이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유인물들의 주된 내용은 회사와 사용자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노조집행부의 비민주적인 조합운영과 상여금 반납 등에 관하여 항의하는 것이고, 그 중에 회사를 비판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간신문의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거나 위와 같이 확정판결(갑 제26호증)에 의하여 확인된 회사의 상여금 체불, 초과시간 근로 등을 비판하는 내용인 점(다만 2000.3.18자 유인물에는 다소 과장되고 과격한 표현이 있으나 전체적인 내용에 비추어 보면 단순한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 또한 주로 노조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④ 유인물의 매수와 배포방법을 보더라도 작업실이 아닌 갱의실에 1∼2장을 부착한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으로서(다만 2000.3.18자 유인물을 야간에 회사 곳곳에 배포되었으나 원고 오○○, 박○○은 야간배포사실을 부인하면서 내용증명우편까지 보내어 이의를 제기하였다), 다른 근로자의 취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을 방해한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배포(게시) 목적 또한 노조대의원으로서 집행부의 상여금 반납 등 부당한 행위를 알리고 총회소집 및 체불임금요구를 위한 서명을 받거나 그 경과를 알리는 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복지증진에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인정할 수 있고, 이를 종합하면 원고들의 유인물 게시, 배포행위는 단체협약상의 사전통보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근로자로서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 내지는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으로서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대기발령은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직위나 보직을 해제하는 단순한 대기발령 수준을 넘어서서 원고들을 ○○공장에서의 근무를 그만두고 ○○본사로 출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일종의 전보명령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바, 상벌지침 제25조 제2항은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필요한 경우 대기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징계처분의 일환으로서 위와 같은 내용의 전보가 가능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고, 참가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관행이 있다 하더라도 항상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내용의 전보를 포함한 대기발령이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하여는 단순히 원고들이 징계대상자라는 것을 넘어서서 무엇보다 전보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 등이 인정되어야 하고, 업무상 필요가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생활상의 중대한 불이익변경을 초래하는 것이라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7.12.12 선고 97다36316 판결 참조), 참가인은 원고들을 ○○에서 ○○로 보내야만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전혀 주장, 입증하지 못하고 있고(참가인 주장과 같은 격리의 필요성은 위와 같은 내용의 전보성 대기발령이 아니라 보직해임 등 단순한 대기발령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입사 이후 20년 이상 ○○지역에서 근무해 온 원고들이 아무런 연고가 없는 ○○로 근무지를 변경하게 되면 주거, 교통, 자녀교육, 부부생활 등의 점에서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으로 보여지며, 그 밖에 참가인 회사 ○○본사는 이미 생산이 중단된 상태인 점,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00.4.24자로 기안되었는데 다음 날인 25일부터 ○○로 출근할 것을 통보하고 있는 점(갑 제5호증), 징계대상자에게 발하는 일종의 잠정조치라고 하면서도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징계사유나 징계위원회 회부 등 앞으로 진행될 징계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시한의 정함도 전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내용면에서도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된다.
부당해고인지 여부
위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이 그 사유나 내용면에서 무효인 인사명령인 이상, 원고들이 그 부당함을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발령지인 ○○로 출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무단결근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위 항의 과정에서 원고들이 전근무지인 ○○공장으로 출근하여 부당인사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공장 정문에서 시위를 벌였다 하더라도(을 제6호증의 1 내지 7, 을 제7호증의 1 내지 20, 23 내지 25) 그 유인물의 내용, 배포시기와 장소, 시위를 벌인 시간과 장소,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업무방해정도, 폭력이나 파괴행위 등 특별한 위법행동은 없었던 점(을 제11호증의 10 내지 12만으로는 원고들의 폭행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부당한 인사명령에 대한 항의의 수단으로서 적정 범위를 크게 넘었다고 보여지지도 않는 바, 결국 이 사건 대기발령에 불응하고 무단결근 및 업무방해행위 등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징계해고한 것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의 상벌지침(갑 제25호증) 제29조에 의하면, `징계대상자는 예비심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실에 대한 진술을 하거나 소명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징계에 관한 심의과정에서 혐의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고 유리한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진실규명 및 공정한 징계의결을 도모하기 위한 절차적 정의 확보책이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해고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그런데, 위 규정의 문언상 예비심사위원회 출석과 소명서 제출 중 어느 쪽을 선택하여 변명기회를 확보할 것인가는 징계대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그 선택권이 회사에게 있다면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예비심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실에 대한 진술을 하게 하거나 소명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을 것이다),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들로부터 소명서를 제출받았다 하더라도 예비심사위원회 개최일시와 장소 등을 원고들에게 통보하여 예비심사위원회 출석 및 진술에 관한 원고들의 선택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고, 위 통보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예비심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 미리 제출받은 소명서로써 원고들의 출석 및 진술에 갈음할 수 있을 뿐이라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과 같이 참가인의 일방적인 선택에 따라 아무런 통보도 없이 소명서 제출만으로 예비심사위원회 출석 및 진술에 갈음한 참가인의 조치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위와 같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실체적,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