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2. 10. 11. 선고 2002구합1502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갑1, 2, 3)

가.

참가인은 1975. 3.경 B공단에 입사한 뒤 1997. 1. 9. 원고 공단과의 사이에 고용관계가 승계되어 근무하던 중 1997. 7. 5. 특1급 사원(C)으로 승진하였다.

나.

특1급 사원의 정년에 관한 원고 공단의 인사규정 제50조 제1항은, ① 원래 "특1급 사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고 58세가 도달하는 날에 당연 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이하 이를 '구 인사규정'이라 함), ② 1998. 8. 10. "특1급 사원의 정년은 만 58세와 승진일로부터 6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로 한다"는 취지로 개정되었고, 그 부칙에서 "위 규정 시행일(1998. 8. 10.) 전에 특1급으로 승진한 직원의 승진일 기산일은 이 규정 시행일로 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으며(이하 이를 '1차 개정 인사규정'이라 함), ③ 2001. 1. 5. 다시 "특1급의 정년은 만 58세와 승진일 또는 취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로 한다. 다만 이사장은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기를 1년씩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개정되었고, 그 부칙에서 "이 규정 시행 당시 승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자에 대하여는 2001년도 승진 해당월에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사장이 임기연장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경과규정을 두었다(이하 이를 '2차 개정 인사규정'이라 함).

다.

원고 공단은 2001. 1. 2. 참가인을 비롯한 특1급 사원 5명으로부터 인사규정의 2차 개정에 관한 동의를 얻었고, 그에 앞서 노동조합(가입대상 550여명 중 204명이 가입하고 있었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라.

원고 공단은 2차 개정 인사규정에 따라 2001. 8. 1. 확대평가위원회를 거쳐 2001. 8. 9. 참가인을 당연면직처리하였다.

마.

원고 공단은 2001. 8. 29.부터 9. 1.까지 본부 및 5개 지역본부별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전체 근로자 579명 중 참석한 327명의 대부분(317명)으로부터 인사규정의 2차 개정에 관한 소급적 동의를 받았다.

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 12. 19. 참가인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 3. 27. 위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위 면직처분을 부당해고로 인정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원직 복귀 및 임금지급명령을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⑴ 2차 개정 인사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그에 관하여 근로자집단의 동의가 없더라도 유효하다.

⑵ 설사 동의를 필요로 한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적용을 받는 특1급 사원들의 동의만으로 족하다.

⑶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전체 근로자들의 과반수가 사후에 소급적으로 동의하였으므로 2차 개정 인사규정은 그 개정시점인 2001. 1. 5.부터, 또는 동의가 있었던 2001. 9. 1.부터 유효하게 되는 것이고, 참가인 또한 그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나.

판단

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측(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의 경우에도 그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변경에 해당하는 때에는 동의를 얻지 않아도 무방하다 할 것이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변경인지의 여부는 그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살피건대, 예컨대 원고의 경우 1차 개정 인사규정에 의하면 2004. 9. 11.(만 58세가 되는 날)과 2004. 8. 10.(부칙에 따라 승진일로 간주되는 1998. 8. 10.부터 6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인 2004. 8. 10.까지 근무할 수 있었으나, 2차 개정 인사규정에 의하면 2004. 9. 11.(만 58세가 되는 날)과 2001. 8. 10.(승진일 1998. 8. 10.부터 3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인 2001. 8. 10.까지만 근무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특1급 사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바, 이와 같이 취업규칙에 보장되어 있던 정년을 단축시키는 것은 근로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 공단의 인사규정(갑3)에 의하면 1급 이하의 직원의 정년은 만 55세인데, 2차 개정 인사규정에 의하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승진한 특1급 사원들의 경우 만 55세가 되기도 전에 정년에 이를 가능성이 적지 아니한바(젊은 나이에 특1급 사원으로 승진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의 능력이 뛰어났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상위 직급자의 정년이 하위 직급자의 경우보다 먼저 도래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인사관행상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인사규정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따라서 그에 관하여 근로자집단의 적법한 동의가 없는 한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할 것이다.

⑵ 동의의 주체

사업장 내의 근로자가 여러 집단으로 분류되어 그 근로자집단별로 근로조건을 달리 정하고 있거나 별도의 취업규칙이 작성되어 있는 경우 등에는 취업규칙 중 변경되는 부분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만의 동의를 얻으면 족하다(대법원 1995. 4. 21. 선고 93다8870 판결)고 할 것임은 원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예컨대 어떠한 사업장의 근로자가 사원과 노무원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서로 채용, 급여, 인사, 노무관리 등의 근로조건이 상이하여 일반적으로 어느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모든 직원들에 대하여 동일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이 부여되는 경우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다시 말하여 원고 공단의 특1급 사원과 그 이하 직원들은 다만 그 직급에 따른 차이만이 있을뿐 그 외의 모든 근로조건은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하급직원들도 차후 특1급 사원으로 승진할 경우 역시 특1급 사원의 정년에 관한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므로, 특1급 사원의 정년을 단축하는 취지의 인사규정의 개정에 관하여는 그 개정 당시의 특1급 사원들 뿐만이 아니라 전체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⑶ 전체 근로자들의 소급적 동의의 효력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사후에 소급적으로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때까지 사실상 시행중이던 개정 취업규칙이 무효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어야 하는 것인바, 갑13만으로는 원고 공단의 근로자들이 2차 개정 인사규정이 사전동의를 얻지 못하여 무효였다는 사정을 알고서 그에 관하여 동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설사 위와 같은 소급적 동의의 유효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동의의 효력은 그 동의 이후 그 사업체에 종사하게 된 근로자들에 대하여만 생기는 것이지, 그 이전에 이미 퇴직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효력을 미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34073 판결), 참가인에 대하여 위 동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 할 것이다.

⑷ 소결

따라서 2차 개정 인사규정은 근로자측의 적법한 동의 없이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라 참가인을 당연 면직 처리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적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용관 조건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