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기존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실족사한 경우 업무상재해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2003.12.16, 서울행법 2002구합17729)
[요 지]
망인은 혼자 휠체어에서 일어나 지하도의 방호벽 및 계단에 설치된 알루미늄 손잡이를 잡고 보행연습을 하다가 기존의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인 파킨슨병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인하여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추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기존의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발생한 것으로서 기존의 업무상 재해와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라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추락사고에 망인의 실족, 즉 망인의 과실이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위 추락 사고는 위와 같은 망인의 보행장애와 망인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사 건 / 2003.12.16 선고, 서울행법 2002구합17729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배○○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피고가 2002.4.1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인 망 박○○는 소외 주식회사 ○○플랜트설비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1996.3.10.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고 그 후유증인 외상후 파킨슨병 등으로 인천○○○병원에서 요양치료를 받던 중 2001.8.15. 15:00경 위 병원의 후문 오른편에 있는 지하도의 계단 맨 아래 바닥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 응급치료를 받다가 같은 날 17:07경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손상으로 사망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2.4.2.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02.4.15. 망인이 정상적인 인식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해로 사망하였다거나 요양과 관련된 행위 중에 발생한 사고로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의학적 소견이나 객관적 근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증거] 갑 1, 을 1, 2, 8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망인이 업무상 재해를 입고 그 후유증인 외상 후 파킨슨병 등으로 요양치료를 받던 중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비관하다가 지하도의 바닥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였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가사 망인이 혼자 보행을 하다가 실족하여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보행장애로 발생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망인은 1944.12.6.생으로 사망당시 만 56세였는데, 제1항 가.와 같은 경위로 업무상 재해를 입고 그 후유증인 외상 후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었고, 이로 인하여 2001.6.4. 인천○○○병원에서 시상핵파괴술이라는 뇌수술을 받은 후 2001.7.7. 퇴원하였다가 전신통과 팔ㆍ다리의 경직이 계속되어 2001.8.12. 위 병원에 다시 입원하여 요양치료를 받고 있었다.
파킨슨병이란 도파민 분비신경세포의 점차적인 소실로 인하여 운동신경회로들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 또는 감소되어 근육이 떨리면서 뻣뻣해지는 운동장애가 발생하게 되는 질병을 말하는데, 사망하기 직전의 망인은 파킨슨병으로 인하여 팔ㆍ다리의 경직이 심화되어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고는 보행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이로 인하여 주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면서 워커라는 보행보조기를 사용하여 보행훈련을 받고 있기는 하였지만, 의식상태는 명료하여 정상이었고, 혼자서 5~6걸음 정도는 걸을 수 있었다
망인이 요양치료를 받았던 인천○○○병원의 후문 오른편에는 지하도가 있는데, 후문에서 지하도의 뒷면까지는 약 2.5m, 지하도의 입구까지는 약 11m이고, 지하도의 뒷면에서 망인이 쓰러진 지하도의 계단 맨 아래 바닥까지의 수직거리는 약 6m이며, 지하도의 계단은 상당히 가파른 편으로서 양옆에는 알루미늄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고, 지하도의 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시멘트 담장위에 알루미늄 손잡이를 설치한 방호벽이 설치되어있는데, 그 높이는 약 1.3m이다.
한편 원고는 2001.8.15. 15:00경 망인과 함께 산책을 하기 위하여 망인을 휠체어에 태운 채 인천○○○병원의 정문으로 나와 주차장을 열 바퀴 돈 다음 위 병원의 후문 쪽으로 가던 도중에 갑자기 두통이 발생하여 망인을 휠체어에 태운 상태에서 잠금장치를 하여 후문 바로 앞에 두고 그 근처에 있는 약국으로 진통제를 구입하러 갔다 왔는데, 망인의 휠체어는 위 병원의 후문 바로 앞에 그대로 세워져 있었으나 망인은 후문 오른편에 있는 지하도의 계단 맨 아래 바닥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망인은 사망하기 2주전부터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는 하였으나, 평소 자신의 몸을 아끼는 편이었고, 막내딸의 출산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증거] 을 3, 을 4(일부), 을 5-1 내지 10, 을 6-1, 2, 3, 을 7, 8, 9 증인 박○○, 이 법원의 현장검증
판 단
살피건대, 망인이 종전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후유증의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비관하다가 자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증인 박○규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망인의 연령, 신체적ㆍ심리적 상황 및 후유증상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혼자 휠체어에서 일어나 지하도의 방호벽 및 계단에 설치된 알루미늄 손잡이를 잡고 보행연습을 하다가 기존의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인 파킨슨병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인하여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추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기존의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으로 인한 보행장애로 발생한 것으로서 기존의 업무상 재해와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라고 할 것이고, 기존의위와 같은 추락사고에 망인의 실족, 즉 망인의 과실이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위 추락 사고는 위와 같은 망인의 보행장애와 망인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어서, 결국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김창석(재판장), 류용호, 문주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