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2. 6. 선고 2003구합14819 판결

판결요지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할 당시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태 및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의 필요성 등이 있는 이상, 참가인 회사가 권고사직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퇴직 권유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고 해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거나 전산망 차단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과 이에 따른 참가인 회사의 수리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 ○○건설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4.2.6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3구합1481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강××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

* 피고보조참가인 / ○○건설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

* 변론종결 / 2004.1.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1의 1, 2, 갑 2의 1, 2, 갑 3, 갑 4의 1)

가.

원고는 1982.12.4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건축사업본부 설비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1.8.3부터 방글라데시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공정만료로 2002.6.1 귀국한 후 2002.6.22 사직서를 제출하여 2002.6.1자로 퇴직처리(이하 ‘이 사건 퇴직처리’라고 한다)되었다.

나.

원고는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참가인 회사의 기망, 강요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참가인 회사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기망, 강요에 의하지 아니하고 자의로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른 정당한 퇴직처리임을 이유로 2002.10.14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2003.4.2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방글라데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2001.12월경 본사로부터 ‘채권단의 구조조정 명단에 원고가 포함되었으니 귀국하여 퇴사절차를 밟으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 즉시 항의메일을 보내어 사직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현장소장도 원고가 공사수행에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여 귀국조치를 3개월 연장하였다는 통지를 받았는데, 2002.6.1 공정만료로 귀국한 후 국내 현장발령을 받기 위하여 해외설비부장을 찾아갔더니 해외설비부장은 ‘채권단의 해고 명단에 포함되어 있어 근무할 수 없으니 사표를 내라’고 하였고, 인사부 차장은 ‘작년에 통보된 것처럼 귀국 즉시 퇴직처리하는 것이다. 6.1부터는 급료도 지급되지 않는다. 버텨봤자 시간만 흘러갈 뿐이다’라고 하면서 사표제출을 강요하였으며, 또한 일방적으로 원고의 회사 전산망 자료열람 및 이메일 사용을 차단함은 물론 20여일 이상 근무명령을 내리지 아니하여 원고가 출근할 수 없도록 하였고, 계속하여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3개월 후에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원고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여, 원고가 어쩔 수 없이 2002.6.22 작성일자를 같은 달 1일로 소급하여 작성한 사직서를 회사에 제출한 것이므로, 원고가 제출한 사직서는 강요에 의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원고는 자진사직 의사표시에 의하여 퇴사한 것이 아니라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해고된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에 대한 해고를 정당화할 사유에 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아무런 징계사유가 없고 정리해고를 함에 있어 필수적인 요건인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서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도 정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인정근거: 갑 3, 갑 4의 1, 증인 이××, 변론의 전취지)

(1)

참가인 회사는 2000.10.30경 1차 부도가 나는 등 상당한 유동성 위기를 겪은 후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면서 2001.6월경 노동조합과의 합의하에 희망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였고, 2001.12월경 채권자인 자금관리단의 구조조정 약속이행요구에 따라 근무성적이 불량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대상직원명단을 작성하여 퇴직을 권유하였으며, 본인들의 동의하에 사직서를 접수받아 대상직원 대부분을 퇴직시켰다.

(2)

원고는 입사 이후 1986년부터 2001년까지 실시한 총 54회 근무성적 평가에서 중상 5회, 중 33회, 중하 16회 등 전반적인 근무성적이 중하위권이었고, 그 중 1996년 하반기부터 2001년 상반기에 이르기까지 실시한 총 20회에 걸친 근무성적평가에서 중상 3회, 중 11회, 중하 6회를 받는 등 종합평가점수가 70.67점에 그쳐 평가대상인 건축사업본부 설비직 차장급 직원 37명 중 35위로 최하위권이었으며, 특히 2000년부터 2001년까지 2년간의 평가에서는 총 8회 모두 중하로 평가되었다.

(3)

참가인 회사는 위 평가결과에 따라 2001.12월 말경 원고에게 근무성적 불량으로 권고사직대상에 포함되어 계속 근무가 어려우므로 후임자 부임시까지 마무리하고 복귀할 것을 통보하였고, 건축사업본부 소속 설비직 차장급 직원 37명 중 나머지 하위 4명에 대하여도 퇴직을 권유하였으며, 이들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4)

원고는 2002.6.1 귀국한 후 국내현장발령을 받기 위하여 해외설비부장과 설비부서장 등을 찾아갔으나, 그들로부터 권고사직대상에 포함되어 국내현장발령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고, 귀국 후 얼마 되지 않아 회사 전산망에서의 자료열람과 이메일 사용도 차단되었다.

(5)

그러던 중 원고가 근무하였던 방글라데시 공사현장에서 시운전을 위해 원고를 2002.6.15부터 2002.9.30까지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해왔고, 원고도 위 기간 동안 그곳에서 근무할 것을 원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6)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최근 근무성적이 좋지 않은 상태이고 해외현장에서 복귀하는 직원 중 근무성적이 좋지 않은 직원에 대하여는 귀국과 동시에 본인 동의에 의하여 사직처리하고 이에 따라 상당수 직원이 사직하여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귀국 후에 퇴직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퇴직금의 증감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해외에서 귀국한 2002.6.1자로 퇴직하는 것이 퇴직금을 해외근무기준 급여로 산정받아 보다 많은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7)

원고는 2002.6.22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면서 2002.6.1자로 작성일자를 소급하여 기재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이를 수리하여 2002.6.1 퇴직한 것으로 퇴직금을 정산하여 2002.6.29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8)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한 후에 참가인 회사 관계자에게 발령 또는 협력업체로의 취업알선을 요청하였고, 퇴직 후 계약직 전문위원으로 근무할 것을 제의받기도 하였다.

다.

판 단

(1)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거나 민법 제660조 소정의 일정 기간의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고,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참조).

(2)

또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1.19 선고, 2000다51919 판결 참조).

(3)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사직서 제출 전후의 정황과 그 제출경위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게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원고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4)

그리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할 당시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태 및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의 필요성 등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참가인 회사가 권고사직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퇴직 권유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고 해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거나 전산망 차단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과 이에 따른 참가인 회사의 수리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고, 이 사건 퇴직처리가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김용관, 왕정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