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3. 12. 4. 선고 2003구합20425 판결

판결요지

1.

참가인 회사는 입사 후 5차례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수 차례 주의를 받고 또 시말서까지 작성한 바 있는 원고가 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다가 원고와 노동조합측이 강력히 선처를 요구하자, 시말서 및 각서를 원고로부터 제출받고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해 온 사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59조는 제재(징계)의 종류를‘훈계, 출근정지, 징계해고’로 구분하면서 훈계에 관하여“시말서를 징수하고 장래를 계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시말서 작성 경위 및 취업규칙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본 사건 이전까지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에 관해서는 이미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마쳤거나 이를 면책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독립한 징계사유는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2.

버스에서 급히 하차하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였다가 빠져나가는 상태에서 시내버스가 계속 움직여 발생한 교통사고에 있어 승객이 안전하게 하차하였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시내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만약, 위 교통사고 당시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위 시내버스의 전자감응 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면, 개문발차 사고의 특성상 그 주된 원인은 정비불량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단체협약상 징계해고 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 태만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 사 건 / 2003.12.4 선고, 2003구합2042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

* 피고보조참가인 / ○○여객 주식회사 대표이사 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

* 변론종결 / 2003.10.16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5.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해 855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8.1.6 시내버스 운송업체인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2.7.29‘원고가 1998.1.15부터 2002.7.15까지 아래 표와 같이 7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제19조 제2호, 제5호,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항을 적용하여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를 해고하였다<표 참조>.

다.

원고는 2002.10.12 위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2.12.1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3.5.29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라.

징계처분의 근거규정은 다음과 같다.

[단체협약]

제19조(해 고)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1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갑2 단체협약에는 마지막 부분이 “해고할 수 있다”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2.

고의 또는 중대과실로 회사 재산을 손실 또는 횡령하였을 시

5.

업무를 태만히 함은 물론 폭언, 폭행, 협박, 과음, 도박 등 소행이 불량하고 공공질서를 문란케하고 미풍양속을 해칠 시

[취업규칙]

제30조(징계사유) 종업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그 사안에 따라 출근정지 또는 징계해고에 처한다. 다만, 이 경우 조합의 의견을 청취한다(조합의 의견이 있을 경우).

해 고

·안전규칙을 위반하거나 보건에 관한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때

·징계, 훈련을 여러번 받고도 개전의 정이 인정되지 않은 때

제61조(징계해고) 종업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경우에는 징계해고한다. 단, 정상에 따라서는 권고사직, 출근정지에 그칠 수도 있다.

12.

수회의 징계 또는 훈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정의 가망이 없는 때.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1의 1, 2, 갑2 내지 4, 을2, 을10의 1 내지 9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사고발생일로부터 이미 일정 기간이 경과하거나 시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종결짓기로 회사측과 합의한 경미한 교통사고까지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2)

단체협약 제19조는 해고사유를 규정하면서‘다음 1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는 위 해고처분의 정당한 근거규정이 될 수 없고, 또 2002.7.15자 교통사고는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단체협약 제19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인‘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재산을 손실한 경우(제2호)나 업무를 태만히 한 경우(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 단

(1)

2002.7.14자 교통사고 전에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가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가)

을3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는 입사 후 5차례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수차례 주의를 받고 또 시말서까지 작성한 바 있는 원고가 2002.4.12 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다가 원고와 노동조합측이 강력히 선처를 요구하자, ‘앞으로 어떠한 (사소한) 사고가 발생할 시에라도 자진 사직하겠다는’내용의 시말서 및 각서(을3의 8)를 원고로부터 제출받고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해 온 사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을2) 제59조는 제재(징계)의 종류를‘훈계, 출근정지, 징계해고’로 구분하면서 훈계에 관하여‘시말서를 징수하고 장래를 계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

위와 같은 원고의 시말서 작성 경위 및 취업규칙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2002.4.12까지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에 관해서는 이미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마쳤거나 이를 면책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독립한 징계사유는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2)

2002.7.15자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 정당한지 여부

(가)

갑2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59조는 그 제1항에서“회사는 사업장에 유자격 정비사를 배치하여야 하며 일체의 정비는 정비사가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2항은“회사는 정비불량으로 인한 사고 또는 정비불량으로 발생하는 모든 일의 책임을 지며 조합원에게 어떠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교통사고가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에는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징계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2조 제6항 및 제28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 같은 법 시행규칙 제41조의 4 [별표 2의 2] 제1항 나(1) (가)호는“하차문이 있는 노선버스(시외직행·시외고속 및 시외우등고속을 제외한다)는 여객이 하차시 하차문의 닫힘으로 인하여 여객에게 상해를 줄 수 있는 경우에 하차문의 동작이 멈추거나 열리도록 하는 압력센서장치 또는 전자감응장치를 설치하고, 하차문이 열려 있으면 가속페달이 작동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가속페달잠금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그런데 올6의 1, 2, 을9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02.7.15자 교통사고는 원고가 08:00경 참가인 회사 소유의 경북 70자3503호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안동시 용산동 구현대아파트 입구 승강장에 잠시 정차하였다가 다시 위 버스를 출발하는 순간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 갑자기 뛰어나가는 도중에 하차문에 끼였다가 이를 빠져나가면서 움직이는 시내버스 밖으로 추락하여 발생하였는데, 참가인 회사의 시내버스에는 모두 전자감응장치와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다)

위와 같이 버스에서 급히 하차하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인 상태에서 시내버스가 계속 움직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을4의 1, 2, 을7, 을9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사고 당시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특히 전자감응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그렇다면, 비록 위 2002.7.15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 승객이 안전하게 하차하였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시내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만약, 위 교통사고 당시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위 시내버스의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면, 개문발차 사고의 특성상 그 주된 원인은 정비불량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위 단체협약 제59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마)

나아가, 위와 같은 사고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교통사고에 있어 원고에게 단체협약상의 징계해고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태만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 2002.7.15자 교통사고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바)

그리고 단체협약 제19조가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상 참가인 회사는 위 단체협약 제19조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를 들어 조합원인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4.6.14 선고, 93다62126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의 위 규정과 내용 및 취지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없는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 역시 정당한 해고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