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장기근속자를 우선 대상자로 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노선변경명령의 대상자들은 참가인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임원 내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자들이었던 점 등에 의하면, 원고가 노선변경명령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형평성과 적정성 등을 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점, 나아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으로 인하여 그 근무환경이 종전과 비교하여 나아졌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에 이르게 된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나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및 신의칙의 어느 관점에서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 H여객운수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4.8.26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3구합27174, 부당전직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H여객운수 주식회사 대표이사 조×봉, 조×우,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두륜,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성태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 피고보조참가인 / 한××,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권기일
* 변론종결 / 2004.7.22
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시내버스 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서울시내버스 노선 중 15번, 15-1번, 20-3번, 34번, 34-1번, 333번, 407번, 410번, 720-1번에 관하여 노선인가를 받고 있는 원고의 근로자들로서 2002.9월 내지 10월 당시 참가인 한××은 15-1번 노선버스를 운전하면서 기업단위 노동조합인 H여객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체육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참가인 김××은 15번 노선버스를 운전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법규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2001년도 하반기 서울시내버스 부문 행정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총 61개 운송업체 중 최하위인 61위를 기록하자 그 주된 이유가 34번 노선의 배차간격이 지나치게 긴데 있다고 판단하고 그 개선책으로 2002.9.19 참가인 한××에 대하여는 2002.9.23부터 참가인 김××에 대하여는 2002.9.26부터 34번 노선버스를 운행할 것을 각각 전화를 걸어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들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 후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3.7.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원고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1년도 서울특별시에서 실시한 ‘시내버스 부분 행정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총 61개 시내버스 업체 중 최하위를 기록하여 서울특별시로부터 각종 지원금이 삭감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있는데, 확인 결과 가장 큰 원인이 34번 노선의 배차간격이 다른 노선에 비하여 긴 것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그 배차간격을 단축하기 위하여 다른 노선에서 근무하고 있던 참가인들을 포함한 버스 운전기사를 34번 노선에 배치시키는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한 것으로 그 업무상 필요성에 기한 것이고 또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과 협의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신의성실에 위반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들의 주장
절차상의 하자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 상무집행위원인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당시 단체협약 제28조 제3항에서 정하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최소한의 예고기간도 두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참가인 김××에 대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며, 참가인 한××에 대하여는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의 사유도 통보하지 아니하였다.
실체상의 하자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하여 단행한 것으로 그 목적이 부당하고, 34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길게 된 것은 원고가 의도적으로 적은 대수의 버스를 운행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며,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에도 34번 노선버스의 일일 운행대수가 종전과 비교하여 변동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와 아울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으로 인하여 종전보다 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종사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3,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 7, 8호증, 갑 제10호증의 1, 2, 3,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2, 13호증, 갑 제14호증의 2, 을 제1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1, 2, 3,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내지 6, 을 제8호증의 1, 22, 을 제9, 10호증의 각 1 내지 30, 을 제11, 12, 13호증, 을 제14호증의 1 내지 8, 을 제15호증의 1 내지 34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시장과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증인 하××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갑 제9호증, 갑 제14호증의 1, 2,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는 이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1965.12.1 설립되어 한국노총 소속 H 여객분회로 편제된 채 활동하여 오다가 2000.7.9 단위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한 후 상급단체에서 회원조합으로 인정하여 주지 않아 독자적으로 활동하여 왔다.
그러던 중 부자지간인 조×봉, 조×우가 2001.12월경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취업규칙에 60세로 규정되어 있는 운전기사의 정년을 55세로 낮추려고 시도한 것을 비롯하여 연장근로, 연월차휴가,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조합 탈퇴종용 등에 관한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02.2월경부터 2002.9월 초순까지 원고 대표이사에게 근로조건 악화에 따른 문제점에 개선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할 목적 등으로 2002.9.17 임시대의원대회를 같은 달 25일에 개최할 것임을 공고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로서 조××의 아버지이자 원고와 H운수의 회장으로 불리워지는 조××은 2002.9.18 H운수 사장실에서 이××과 김××, 하××에게 세 사람이 공××와 합심해서 2002.9.25로 예정되어 있는 대의원대회를 무산시켜주면 만근처리를 해줄테니 전략을 논의해 보라고 지시하였으며, 2002.9.19에도 하××에게 전화를 걸어 을지병원 지하커피숍으로 가서 공××, 김×× 등과 전략을 논의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하××가 을지병원 지하커피숍으로 찾아가서 김××, 이××, 공××이 함께 기다리고 있던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서울시버스지부 조직부장 장××이 김××에게 100만원을 주면서 활동자금으로 사용하라고 하였고, 김××는 그 중 하××, 이××, 공××에게 20만원씩을 지급하고 나머지 40만원은 자신이 보관한 후 2002.9.25 개최예정인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킬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하였으며, 2002.9.24에도 하××를 비롯한 원고 근로자 10여명과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정책국장 김□□ 및 서울시버스지부 상근자 5명이 음식점에 모여 임시 대의원대회 개회가 선언되면 김×× 등이 의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의장이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할 경우 이를 트집잡는 방법으로 대의원대회 개최를 무산시키기로 합의하였다.
하××를 비롯한 원고 근로자 10여명은 2002.9.25 대의원대회 개최 당일 개최장소인 교양실의 참관인석을 먼저 점거한 채 참관인 자격 문제로 언쟁이 일어나자 유리창을 깨고, 행사용 마이크를 뽑고 의자 등 집기를 내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대의원대회개최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나서 김××, 이××, 공×× 주도로 2002.9.26경부터 2003.2월경까지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을 진행하며 조합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막기도 하였고, 자신들의 부주의를 틈타 조합원들이 출입할 것을 우려하여 사무실을 자물쇠로 잠그기까지 하였으며, 김×기, 김×완 등은 2002.11.30 개최 예정인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대의원 5명 정도를 회유ㆍ협박하여 2002.11.27부터 4박5일간의 동해안 여행을 다녀오도록 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2.9.19 참가인 한××에 대하여, 같은 달 24일 참가인 김××에 대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한 것을 비롯하여 합계 15명을 34번으로 재배치하면서 그 사유와 기준으로 서울특별시가 2001년도 하반기 행정서비스 시내버스부분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총 61개 운송업체 중 최하위인 61위를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하여 보조금 지급 등의 여러 불이익조치까지 당하게 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가 34번 노선의 배차간격이 길어서라고 판단하여 이를 개선함으로써 다음에 실시되는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34번 노선에 대한 인원배치를 늘리려고 하고 있던 중 2002년도 시민만족도 조사가 2002.9.23부터 10월 초순 사이에 실시될 것이라는 사실을 2002.9.18 전해듣게 되어 그 다음 날 다른 노선버스를 운전하던 원고 근로자들 중 장기근속자 우선으로 34번으로의 노선변경명령을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런데 시민만족도 조사는 서울특별시가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특히 시내버스 부문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ㆍ평가하는 것으로서 1999년부터 1년에 2회씩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실시하여 오고 있고, 상반기 조사의 경우 대략 4월에서 7월 사이(1999년의 경우 5월에서 7월 사이, 2000년의 경우 4월에서 6월 사이, 2001년의 경우 4월에서 6월 사이, 2002년의 4월에서 6월 사이), 하반기 조사의 경우 대략 9월에서 12월 사이(1999년의 경우 10월에서 12월 사이, 2000년의 경우 9월에서 11월 사이)에 실시하여 오고 있다. 그런데 서울특별시는 2001.9.12부터 같은 해 10.5 사이 서울시내버스 전 업체를 대상으로 운전기사, 버스시설 및 편의성, 쾌적성, 안전운행, 운행실태 및 대중교통체계 등 6개 차원 25개 세부항목에 걸쳐 시민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업체별 체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원고가 조사대상 업체 61개 중 최하위인 61위(그 외에도 원고는 업체별 운전기사 차원만족도 지수순위, 업체별 버스시설 및 편의성 차원만족도 지수순위, 업체별 쾌적성 차원만족도 지수순위, 업체별 안전운행 차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각각 60위를 업체별 운행실태 차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61위를 기록하였다)를 기록하자 2001.11.28경 원고에게 2001.12.8까지 시민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제출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원고의 2002.9.19 당시 노선인가대수 등의 노선현황은 <표>기재와 같다.
그런데 장기근속자 우선선정이라는 원고의 입장과는 달리, 실제 34번 노선변경 대상자 15명은 노동조합의 임원 또는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원고는 34번 노선용으로는 23대 정도의 버스만을 보유한 채, 공휴일은 오전반, 오후반(원고는 운전기사들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1일 2교대제로 운영하고 있다) 모두 3회씩, 평일은 오전반 2회, 오후반 3회씩 운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으나, 2002.9월의 운행상황을 보더라도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전인 2002.9.2(월요일)의 경우 오전에는 16대가, 오후에는 15대가 운행된 데 비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인 2002.9.30(월요일)의 경우 오전에는 14대, 오후에는 13대가 운행되었을 뿐이었다.
34번 노선버스의 경우 배차간격이 30분 이상이고, 그 노선 또한 하계동이 출발지인 15번, 15-1번, 34-1번, 333번 등과 달리 상계7단지에서 출발하여 종암동, 청계천, 중앙극장, 남대문시장, 공덕동, 신촌로터리를 거쳐 이화여대 입구까지로서 교통체증이 상당히 심한 구간이기 때문에 준법운행은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며, 휴게시간 없이 바로 다음 운행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어서 원고의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아오지 탄광이라고 불리워지기도 하였다.
판 단
절차상의 위법 여부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둘 경우 이는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회사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회사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간부 등에 대한 인사내용을 노동조합에 미리 통지하도록 하여 노동조합에게 징계를 포함한 인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동조합측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시된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가 위와 같은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그 인사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3.4.23 선고, 92다34940 판결; 대법원 1995.1.12 선고, 94다15653 판결 등 참조). 다만, 단체협약에 노조간부 등의 인사에 관하여 단순한 ‘사전협의’를 넘어서 노조의 ‘동의’또는 ‘승인’, ‘합의’또는 ‘협의하여 결정한다’라고 규정한 경우에는 노조간부 등의 징계해고를 할 때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해고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1994.9.13 선고, 93다50017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함에 있어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단체협약 제28조 소정의 규정은 그 내용으로 볼 때 인사에 관하여 노동조합에게 그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시된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풀이되므로(취업규칙 제8조 제2항 단서에서도 운전직 종사원의 배치는 이동발령 없이 어느 노선이든 배차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노선 변경명령이 위와 같은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고, 또한 참가인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당시 참가인들에게 사전에 자세한 사유 설명과 통지 등을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취업규칙 제8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관련 규정을 어긴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실체상의 위법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보, 전직 등의 배치전환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 바,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12.12 선고, 97다36316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할 것이 아니라 노동력의 적정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에는 물질적ㆍ시간적 요소 등이 고려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며, 신의칙위반 여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설득하기 위하여 한 노력 여하 및 그 정도, 배치전환의 방법,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인데, 이러한 업무상의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그리고 신의칙위반은 그 내용과 정도에 따라 상대적 관점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시민만족도 조사에서의 불만 사항을 개선할 목적에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만족도 조사는 1년에 2회씩 비교적 정례적으로 실시되어 왔을 뿐 아니라 원고는 이미 서울특별시로부터 2001.11.28경 시민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2001.12.8까지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있는 점, 조××, 김×× 등에게 대의원대회 개최 무산을 지시한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이루어진 점, 2002년도 하반기 시민만족도 조사 역시 그 이전에 실시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점, 원고는 34번 노선버스를 23대 정도만 보유하고 있으면서 평소에도 실제로는 10여대만 운행하고 있었고,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에도 그 이전보다 오히려 더 적게 운행한 적도 있는 점, 원고는 장기근속자를 우선 대상자로 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노선변경명령의 대상자들은 참가인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임원 내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자들이었던 점 등에 의하면, 원고가 노선변경명령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형평성과 적정성 등을 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점, 나아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으로 인하여 그 근무환경이 종전과 비교하여 나아졌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에 이르게 된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나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및 신의칙의 어느 관점에서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박순영, 신상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