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근로자의 채용 당시 혹은 근로기간 중에 준법의식 및 성실 근로의식을 고취, 함양한다거나 징계절차에서 양정자료로 삼을 목적 등으로 근로자로 하여금 장차 불성실 근무나 불법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 제출하게 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행위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나, 그 서약서 작성경위 및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서약서의 징구행위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기 위하여 행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서약서 징구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서약서를 제출받을 당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에 관한 견해 차이 및 대규모 징계와 해고, 고소ㆍ고발 및 손해배상청구ㆍ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노사간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점, 사측이 서약서를 징구하려는 주된 의도는 제출시기나 제출 여부에 따라 노동조합에 대한 개별 조합원의 조직 충성도를 시험판별하는 기초자료를 확보함과 아울러 개별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대부분의 파업참가자들이 재심징계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불법파업으로 인한 민ㆍ형사상의 책임과 회사의 징계조치를 인정하고, 향후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할 경우 가중징계처분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의 내용은 단순히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정도를 벗어나는 것으로 조합활동에의 참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점, 해고자를 제외한 모든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한 점, 회사측이 서약서 제출거부시의 불이익에 대하여 강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서약서 징구시 주의사항’이나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따르면 서약서 제출거부로 인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등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해치고 그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원고 회사는 징계양정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파악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소의 관리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행동기록표에는 파업참가자들의 근무자세나 근무성과 등을 비롯한 근무관련 사항들보다는 주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주장에 대한 동조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매일의 성향분석결과가 기재된 점, 회사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 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 온 점 등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행동기록표 작성경위와 방법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행위 역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간섭 또는 방해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근로자를 징계하기에 앞서 그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하여 문답서를 작성하여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나, 개별감사문답서의 질문 내용이나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근로자로 하여금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도록 한 행위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기 위하여 행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도록 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작성된 개별감사문답서에는 그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조합의 조직구성과 운영방식, 자금관련 사항, 지시ㆍ명령 하달 체계, 파업 종료 후 노동조합 활동에의 참여 여부, 향후 노동조합의 지시를 따를 것인지 여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내용들이 다수 기재되어 있는 점, 이러한 노동조합의 내부적인 사항이나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나 향후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질문들에 대하여 답변을 거부하였을 경우 위에서 본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징계양정 등에서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재심징계절차를 앞둔 조합원들로서는 그 질문내용들에 비추어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큰 점 등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가 조합원들로 하여금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게 한 행위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간섭 또는 방해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서울행법 2004.07.06 선고 2003구합32930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발전주식회사 대표이사 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주목)
* 보조참가인 / ○○발전산업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국, 강문대, 권두섭, 서상범,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송영섭)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전력자원의 개발 및 발전 등의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원고 회사는 2002년 4월경, 원고 회사를 비롯한 한국전력공사의 5개의 자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인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조합’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들이 2002년 2월경부터 4월경까지 파업을 한 것과 관련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 중 참가인 조합 조합원들(이하 ‘조합원들’이라 한다)로 하여금 ‘불법쟁의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취지가 포함된 서약서와, 파업의 참가 경위와 장래의 참가 의사 등의 물음에 답하는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게 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조합활동 참여 정도에 따라 등급을 A, B, C 3등급으로 분류하는 행동기록표를 작성하였다.
이에 참가인 조합은 원고 회사의 서약서, 행동기록표 및 개별감사문답서 작성 등 행위와 그밖에 중식집회방해 행위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8.29. 서약서, 행동기록표 및 개별감사문답서 작성 등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고, 원고 회사에게 부당노동행위 인정부분에 대한 재발방지를 명하는 한편, 나머지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회사의 주장
불법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징계대상자의 가담 정도와 반성 여부 및 그 정도 등의 정상에 관하여 객관적이고 통일적인 기준을 마련하여 징계 양정에 반영하기 위하여 서약서, 개별감사문답서 및 행동기록표를 작성토록 하거나 작성한 것이고, 그 징구 및 작성과정에서 강요가 없었으며, 그 내용도 불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당연한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거나 징계양정을 정함에 필요한 사항들에 구성되었고, 여기에 보복적이거나 위협적인 사항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서약서, 행동 기록표 및 개별감사문답서 작성 등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피고 및 참가인 조합의 주장
조합원들이 서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할 경우 징계양정에 불이익이 따를 것이므로 서약서의 징구가 강요된 행위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고, 그 내용 또한 순수한 개전의 정을 평가하는 범위를 넘고 있으며, 행동기록표는 조합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징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조합원들의 심리적 압박을 초래할 여지가 있을뿐더러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감시행위로 볼 수 있고, 개별감사문답서의 경우 여기에는 파업 이후의 행동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바, 결국 원고 회사의 위와 같은 행위들은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조합활동을 위축시키거나 단결력을 해하고, 조합원들의 이탈을 유도하려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관련 법령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단서 생략)
판 단
⑴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호증(일부), 갑 제4호증(일부), 갑 제5호증의 3, 4(각 일부), 갑 제7호증의 2, 7 내지 11(각 일부),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11호증, 을 제13호증, 을 제15호증 내지 을 제17호증, 을 제18호증(일부), 을 제19호증, 을 제25호증, 을 제26호증(일부), 을 제27호증(일부), 을 제28호증의 1,2 내지 제30호증의 1, 2, 을 제36호증(일부)의 각 개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5호증의 4, 갑 제7호증의 7 내지 11의 각 일부 기재(특히, 2002.4.5.자 사장단 회의에서 이 사건 서약서의 징구 방침을 정한 경위 부분)만으로는 아래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 원고 회사와 참가인 조합의 지위
한국전력공사는 정부의 전력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00년 12월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2001.4.2. 수력원자력발전 주식회사와 5개의 화력발전 주식회사인 원고 회사 및 한국중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로 분리되었다.
참가인 조합은 2001.5.29. 전국전력노동조합으로부터 분할되어 원고 회사를 비롯한 위 5개 화력발전 주식회사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2001.7.28.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각 회사별로 중부발전본부, 남동발전본부, 서부발전본부, 남부발전본부 및 동서발전본부의 5개 단위 노동조합을, 각 사업장별로 37개 지부를 두고 있다.
㈏ 참가인 조합의 파업 경위
참가인 조합은 2001.9.17.부터 회사측과 임ㆍ단협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오던 중 그 과정에서 발전소 민영화 반대, 해고자 복직 등에 관하여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2002.2.8. 19:00경 중앙노동위원회 인터넷 민원실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19.과 2002.2.22. 두 차례의 조정절차를 거쳐 2002.2.23. 및 2002.2.24. 특별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2002.2.25.까지 그 수락 여부를 중앙노동위원회에 통보하도록 노ㆍ사 양측에 요구함과 아울러 만약 어느 일방이 수락을 거부하거나 참기인 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는 등 조정성립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중재에 회부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위와 같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하여 회사측은 이를 수락하겠다고 통보하였으나, 참가인 조합은 2002.2.21.부터 다음날까지 이틀에 걸쳐 전국 각 지부별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81.3%가 파업을 찬성하는 결과가 나타나자, 위 조정안에 대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아니한 채 2002.2.25. 04:00부터 발전소 민영화 철회, 해고자 복직, 합병ㆍ분할시 노조와의 사전협의 등을 요구하면서 철도, 가스 등 다른 공공부문과 함께 파업에 돌입하였다.
㈐ 파업과정 및 파업의 종료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2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 원고 회사를 비롯한 회사측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5조의 규정에 의하여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하고(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의 규정에 의하면 중재회부결정 이후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2002.3.8.에는 중재재정을 하였다.
그러나 회사측은 참가인 조합의 위와 같은 요구에 대하여 발전소 민영화 철회 및 해고자 복직 등의 문제는 인사,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에 해당하여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조합은 발전소 민영화 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그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이에 회사측은 파업 중인 조힙원들에게 2002.2.26. 유인물 배포, 2002.2.25.과 2002.3.1. 주요 일간지를 통해 업무복귀를 명령했으나 조합원들이 불응하자 노ㆍ사 협상의 중단을 선언한 후 2002.3.11.경 파업 주동자들에 대한 해고절차에 착수하여 대규모의 해고 및 정직 등의 징계조치를 하는 한편 파업기간 중 약 400억원 상당(원고 회사의 경우 약 62억 5,600만원 상당추정)의 손해를 입었다고 평가하여 그 중 일부인 약 2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참가인 조합 및 파업 참가조합원들의 급여 등에 대하여 가압류조치를 취하고, 이와 병행하여 파업주동자들에 대한 형사고소 및 관련자들에 대한 사택퇴거조치 등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참가인 조합은 2002.4.2. 정부와 사이에 2002.3.8.자 중앙노동위원회중재재정을 존중하여 ‘발전소 민영화 관련 교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고, 파업을 중단하며, 조합원들은 즉각 회사에 복귀하는 대신,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민ㆍ형사상 책임과 징계가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노ㆍ정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그에 따라 참가인 조합이 2002.4.3. 조합원들에게 파업중단과 회사복귀명령을 내림으로써 38일간의 파업은 종료되었다.
파업 종료 이후의 상황
원고 회사를 포함한 회사측 사장단은 파업종료 후의 파업참가자에 대한 징계, 고소사건과 가압류사건의 처리 및 파업과정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의 구제 등 기타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수 차례 회의를 열었는데 특히, 2002.4.5. 열린 사장단회의에서는 조합원들에 대한 홍보전략, 징계조치, 서약서 징구 등에 관한 법률자문내용을 검토하고,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징계조사와 고소ㆍ고발 등의 문제가 논의되었으며, 위 법률자문내용 중 서약서 징구와 관련하여서는 ‘이를 통하여 회사의 조직력과 노조의 조직력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사업소에 개별조합원의 성향파악을 매일 보고하도록 하여 사업소관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며, 조합원들의 성향을 온건, 중간, 강성, 구제불능 등으로 구분하여 보고하도록 하고, 1단계 교육 후 온건하고 순응하는 직원들로부터 서약서를 개별적으로 징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원고 회사를 포함한 회사측이 2002.4.7.경 마련한‘파업종결에 따른 경영정상화 추진 기본계획’에는,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파업참가자들에 대하여 불법파업의 부당성 인식제고와 공정한 노사관계의 형성 필요성 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되, 중징계대상자는 징계확정 전까지 사업소별로 분산하여, 중징계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파업참가자들은 조기에 업무복귀시킨 후 사업소별 또는 소그룹별로 실시하고, 교육후 부서장 개별면담을 실시하여 각서를 징구하며, 교육효과와 병행하여 조합원 개개인의 노동조합 활동성향(순응: A, 중간: ,B 많은 설득 필요: C, 설득 불가: D 등)을 파악하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효과적인 노무관리를 위하여 파업의 원인과 노조의 지도력ㆍ조직력ㆍ투쟁방식 등 파업의 동력을 분석하고 파업 이후의 지도부와 평조합원의 성향 및 정서를 분석하고, 각 분석결과의 객관화 및 통계화에 따라 합리적 노무관리를 진행하며, 산별노조체제로부터 각 발전사별 개별노조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이 정해진 내용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서약서, 행동기록표 및 개별감사문답서의 작성 등의 행위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다.
㈒ 서약서의 징구
원고 회사는 위 2002.4.5.자 회의에서 정해진 서약서 징구 방침에 따라 2002.4.8. 각 발전처장에게, ‘서약서는 반드시 제출받아야 함이 원칙이고, 미제출시는 향후 있을 징계심의시 정상참작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서약서 작성 거부는 개전의 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현장 업무 투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남보다 우선 제출함이 유리’하다는 등의 지침을 시달하는 한편 같은 달 11.경에는 ‘서약서 작성거부 사유서 작성 알림’이라는 제하의 문건을 통해 ‘서약서 작성거부자에게는 그 사유서를 작성토록 하고, 이마저 거부할 시에는 향후 가중처분 됨을 주지’시키라는 지시를 하였다.
그리하여 각 사업소 사업소장이나 설비부서장은 조합원들에게, 각 발전소별로 서약서 징구 실적이 파악되고 있음을 주지시키면서 서약서를 써야만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데 도움이 되거나 서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면 보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과 함께 서약서의 작성여부 및 작성시기 선후가 징계양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말하며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였는데, 조합원들은 다음과 같은 서약 내용이 인쇄된 서약서에 서명하는 방법으로 작성하였고, 그 서명 과정에서 작성문구를 일부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였다.
“상기 본인은 불법 파업행위를 종료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그 동안의 무단결근으로 인하여 사규 소정의 해임 등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잘못을 범하였으며,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힘과 아울러 형법 등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이에 본인은 앞으로 아래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서약하며, 만일 이를 어길 때에는 회사가 이번 불법파업에 참여하고, 장기간 무단결근한 사유를 포함하여 가중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아무런 이의 없이 이를 감수할 것이며, 더불어 이번 불법파업으로 회사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도 이의 없이 이를 배상하겠습니다.
향후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의 정상조업을 방해하는 파업ㆍ태업ㆍ설비점거 등 일체의 불법행위를 하지 않겠습니다.
금번 파업 참여에 따른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포함하여 회사의 인사방침에 의거한 징계조치에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향후 회사의 제반 사규를 준수하고 상사의 업무상 명령에 복종하며 회사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결국, 원고 회사에서는 해고자 64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1,063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4.30.경까지 71명을 제외한 992명으로부터 서약서를 받게 되었다.
㈓ 행동기록표의 작성
원고 회사를 비롯한 5개 화력발전 주식회사는 파업이 끝난 직후인 2002년 4월 경부터 2002.7.26.까지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하였고, 이를 위하여 그 양식을 일괄제작하여 작성요령과 함께 각 사업장에 배포하였는데, 위 행동기록표에는 파업참가자를 다음과 같이 A, B, C의 3개 등급으로 구분하여 특기사항과 함께 이를 매일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표 생략)
원고 회사들이 협의하여 마련한 위 행동기록표 작성지침에는 ‘행동기록표는 불법파업 참가자에 대한 구제절차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의거하여 매일 작성하여야 하고, 대상인원 전원에 대하여 체크가 이루어져야 하며, 노조 직책은 겸임이 있을 수 있으니 파악되는 겸임직책 모두를 기록하고 사임한 경우에는 그 여부를 기록하며, 징계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된 이후에는 기록하지 않고, 직원들의 신상에 관한 것이어서 공개를 하면 안되며, 직원 소속부서별로 작성하여 1주일씩 작성된 것을 사업소 노무전담부서에 제출하여 관리하고, 노무전담부서에서는 제출된 행동기록표에 의거하여 사업소 파업참가자 행동기록표 종합분을 작성하여 노무대책팀으로 송부’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작성된 행동기록표를 취합하여 작성된 해고자 ‘활동기록표’에는, 노조직책, 파업 이전과 파업 기간 중의 집회참석 등 파업관련 활동내용, 파업 이후의 중식집회 등 집회 참석 사실, 중식집회에서 발전소 민영화를 저지하는 발언을 한 사실, 회사 정문 앞에서 출근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출근선전전에 참석한 사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사업소 순회활동에 참석한 사실, 노조사무실에서 철야농성한 사실, 부당노동행위로 진정한 사실 등 노동조합과 관련한 활동이 거의 대부분 기록되어 있다.
한편, 회사측 간부들은 위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합원들에게 공공연하게 말하여 왔다.
㈔ 개별감사문답서의 작성
원고 회사들은 관행적으로 징계대상 근로자에 대하여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여 왔는데, 이 사건 파업 종료 후에도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재심징계절차를 진행하면서 전원에 대하여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위 개별감사문답서에는 조합원들의 파업참가 정도 등에 따라 질문내용이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아래 항목 중 ②,③,④,⑥,⑦,⑨,⑪항 등이 이에 해당한다), 조합원들이 근무지를 이탈하여 파업에 참가하게 된 경위나 횟수, 복귀경위 및 파업이 회사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외에도 ‘① 파업 돌입하기 전 조편성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② 파업기간 중 지침이나 명령은 누구로부터 어떻게 받았으며 몇 번이나 받았는지, ③ 그 지침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였는지, ④ 파업상황보고는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하였는지, ⑤ 파업기간 중 어떠한 역할을 맡았는지, ⑥ 집회에 참석하여 어떠한 발언을 하였는지, ⑦ 파업기간 중 별도의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 ⑧ 파업 찬반투표에 찬성하였는지, ⑨ 투쟁기금을 언제 누구에게 얼마나 납부했는지, ⑩ 다음에 재파업 한다면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⑪ 민주노총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등의 질문사항이 들어 있는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⑵ 판 단
㈎ 먼저, 이 사건 서약서 징구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근로자의 채용 당시 혹은 근로기간 중에 준법의식 및 성실 근로의식을 고취, 함양한다고나 징계절차에서 양정자료로 삼을 목적 등으로 근로자로 하여금 장차 불성실 근무나 불법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 제출하게 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행위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나, 그 서약서 작성경위 및 과정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서약서의 징구행위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기 위하여 행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서약서 징구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서약서를 제출받을 당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에 관한 견해 차이 및 대규모 징계와 해고, 고소ㆍ고발 및 손해배상청구ㆍ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노사간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점, 사측이 서약서를 징구하려는 주된 의도는 제출시기나 제출 여부에 따라 노동조합에 대한 개별 조합원의 조직 충성도를 시험판별하는 기초자료를 확보함과 아울러 개별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대부분의 파업참가자들이 재심징계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불법파업으로 인한 민ㆍ형사상의 책임과 회사의 징계조치를 인정하고, 향후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할 경우 가중징계처분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의 내용은 단순히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정도를 벗어나는 것으로 조합활동에의 참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점, 해고자를 제외한 모든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한 점, 회사측이 서약서 제출거부시의 불이익에 대하여 강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서약서 징구시 주의사항’이나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따르면 서약서 제출거부로 인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등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해치고 그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 다음으로, 행동기록표의 작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와 같은 2002.4.5.자 사장단 회의결과 및 2002.4.7.자 ‘파업종결에 따른 경영정상화 추진 기본계획’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회사는 징계양정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파악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소의 관리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행동기록표에는 파업참가자들의 근무자세나 근무성과 등을 비롯한 근무관련 사항들보다는 주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주장에 대한 동조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매일의 성향분석결과가 기재된 점, 회사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 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 온 점 등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행동기록표 작성경위와 방법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행위 역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간섭 또는 방해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 끝으로, 개별감사문답서의 작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일반적인 경우 근로자를 징계하기에 앞서 그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하여 문답서를 작성하여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나, 개별감사문답서의 질문 내용이나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근로자로 하여금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도록 한 행위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기 위하여 행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도록 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작성된 개별감사문답서에는 그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조합의 조직구성과 운영방식, 자금관련 사항, 지시ㆍ명령 하달 체계, 파업 종료 후 노동조합 활동에의 참여 여부, 향후 노동조합의 지시를 따를 것인지 여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내용들이 다수 기재되어 있는 점, 이러한 노동조합의 내부적인 사항이나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나 향후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질문들에 대하여 답변을 거부하였을 경우 위에서 본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징계양정 등에서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재심징계절차를 앞둔 조합원들로서는 그 질문내용들에 비추어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큰 점 등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가 조합원들로 하여금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게 한 행위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간섭 또는 방해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