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7. 9. 선고 2003구합32947 판결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 개전의 정이 있는지 여부는 징계양정에 있어 중요한 참작사유가 되고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받는 것 자체는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사건의 경우 서약서를 제출받을 당시 파업의 정당성 여부에서부터 대량 징계와 해고, 고소ㆍ고발 및 손해배상청구ㆍ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노사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점, 또한 대부분의 파업참가자들이 재심징계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불법파업으로 인한 민ㆍ형사상의 책임과 회사의 징계조치를 인정하고 향후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할 경우 가중징계처분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의 내용은 단순히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정도를 벗어나는 것이고 조합활동에의 참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해고자를 제외한 모든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한 점, 회사측이 서약서 제출거부시의 불이익에 대하여 강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서약서 징구시 주의사항’이나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따르면 서약서 제출거부로 인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들이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해치고 그 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원고 회사는 징계양정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파악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소의 관리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행동기록표에 파업참가자들의 그날그날의 특기사항뿐만 아니라 주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주장에 대한 동조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매일의 성향분석결과가 기재된 점, 회사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들이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행위 역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이를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일반적인 경우 근로자를 징계하기에 앞서 그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하여 문답서를 작성하여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것 자체를 부당하다 할 수 없으나, 이 사건에서 작성된 개별감사문답서에는 그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조합의 조직구성과 운영방식, 자금관련 사항, 지시ㆍ명령 하달 체계, 파업 종료 후 노동조합 활동에의 참여 여부, 향후 노동조합의 지시를 따를 것인지 여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내용들이 다수 기재되어 있는 점, 이러한 노동조합의 내부적인 사항이나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나 향후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질문들에 대하여 답변을 거부하였을 경우 위에서 본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징계양정 등에서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재심징계절차를 앞둔 조합원들로서는 그 질문내용들에 비추어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큰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들이 위와 같은 내용의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한 행위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이를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제공한 회사시설이 불법 활동에 이용되고 있다면 사용자는 시설관리권에 기하여 회사시설의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참가인 조합은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이 사건 파업 이전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에게 각종 공지사항이나 긴급한 사안에 대한 행동지침 등을 전달하기 위하여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왔고, 원고 회사들도 그 동안 근로자들이 회사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을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하여 온 점, 원고 회사가 사무실 등의 업무용 컴퓨터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사무실의 컴퓨터와 일부 사택에 설치된 컴퓨터의 홈페이지 접속마저 차단한 점, 파업 종료 후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파업의 정당성 주장이나 제2파업 주장이 또다시 파업에 돌입하려는 목적이나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고 회사 경영진 등에 대한 비난과 욕설, 조기복귀한 조합원에 대한 협박 등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의 일부에 불과한 점, 이 사건 파업 전후를 비교하여 볼 때 근로자들의 참가인 조합 홈페이지 접속으로 인하여 파업 이후에 원고 회사의 운영에 더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원고 회사들이 문제되는 글의 삭제를 요구하는 등으로 사전에 참가인 조합과 협의한 바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된 후에도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원고 회사들 및 그 경영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이 계속 게시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들이 위 파업의 종료 후 근로자들의 참가인 조합 홈페이지 접속 자체를 차단한 것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마저도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시설관리권의 행사범위를 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또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4.07.09, 서울행법 2003구합32947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D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용×, N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윤행×, J 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영×, S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영×, N2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임×(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이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송××)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1, 갑 10의 7~11,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 회사들은 2000.12.23.경 정부의 전력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2001.4.2.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리된 5개 화력발전 주식회사이고, 참가인 조합은 원고 회사들의 근로자들 5,600여명을 조합원으로 하여 2001.7.28.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각 회사별로 남동발전본부, 중부발전본부, 서부발전본부, 남부발전본부 및 동서발전분부의 5개 본부와 각 사업장별로 37개 지부를 두고 있다.

나.

참가인 조합은 ‘참가인 조합의 주도로 진행된 파업이 2002.4.2. 종료된 후 원고회사들이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서약서 강요와 행동기록표 작성 및 개별감사문답서 등 조직적인 조사, 참가인 조합 홈페이지의 접속 차단, 교육, 훈련, 인사상의 차등대우, 산업별 노조를 기업별 노조로 전환 시도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 회사들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2.10.22. ‘서약서 강요, 행동기록표 작성, 개별감사문답서 징구 및 홈페이지 접속차단은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만, 나머지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원고 회사들에게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 부분의 재발방지를 명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원고 회사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 2002부노300호로 재심을 신청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8.29. 같은 취지로 원고 회사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가.

주 장

(1)

원고

①

서약서 작성은 불법파업 참가로 인하여 징계를 받아야 할 파업참가자들의 정상참작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불법파업에 따른 법적 책임을 부담하며 장차 회사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위법행위를 하지 않으며 위법행위에 대한 민ㆍ형사상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당연한 사항을 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복적이거나 위협적인 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며, 그 작성여부에 전혀 강요가 없었으므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②

행동기록표는 파업참가자들의 징계를 감경하려는 목적으로 개전의 정을 판단하는 자료로 삼기 위하여 파업 종료 후 조합원들의 행태를 3등급으로 구분하여 매일 평가하도록 한 것이고 정당한 조합활동을 감시하거나 기록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징계양정과 징계수준의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내에 있는 것이지 조합활동에 지배ㆍ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③

개별감사문답서는 파업가담자들의 징계를 위하여 그 파업가담정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이고 해당 조합원이 자유롭게 진술하거나 진술을 거부할 수 있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었으며 진술을 거부한다고 하여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조합활동에 지배ㆍ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④

참가인 조합이 파업을 종료한 후에도 그 홈페이지에 불법파업의 정당성 주장, 제2의 파업 조장, 조기 복귀한 조합원에 대한 협박, 회사 경영진과 간부에 대한 비난과 욕설, 인사위원회 불참 지시 등 회사에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글들을 계속 게시하여 회사의 경영질서를 회복하고 방어하기 위해 부득이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통하여 그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이는 회사의 정당한 시설관리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2)

피 고

①

서약서가 징계의 정상참작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작성을 거부하였을 때의 불이익을 감안하면 서약서 작성요구는 실질적으로 강요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고, 서약서의 내용 또한 순수한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정도를 벗어난 것이어서, 서약서 작성요구는 참가인 조합의 단결력을 해치고 조합원들의 이탈을 유도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②

행동기록표의 내용을 보면 징계양정을 위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조합활동에 대한 조합원의 참여여부만을 파악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그 작성목적이 징계양정의 판단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파업종료 이후 조합원들의 활동에 대하여 매일 등급을 평가하여 노동조합에 협조적인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을 분류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것은 징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원들에게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주어 조합활동을 위축시키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③

개별감사문답서의 문항들 중 조장 선출방법, 파업찬성 여부, 파업기간 중 경비보조 관계, 근무지 이탈경위 등 노조의 내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나 일상적인 조합활동은 물론 파업이후 행동에 부담을 느끼도록 한 질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비록 자유스러운 답변이 보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답변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별문답서를 징구한 것은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다.

④

원고 회사들은 참가인 조합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2002.4.3. 파업을 끝내고 복귀하기 이전까지는 조합원들이 회사의 내부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을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 또는 묵인하여 오다가 업무복귄 이후 회사내 업무용 컴퓨터 뿐만 아니라 각 노조사무실의 조합업무용 컴퓨터까지 참가인 조합, 상급단체인 공공연맹, 민주노총 홈페이지로의 접속을 차단하면서 근무시간 중이 아닌 근무시간 종료 이후까지 전면적으로 차단하였는바, 설령 그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 중 일부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시설관리권을 행사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참가인 조합이 전국적인 대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조합원들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점, 참가인 조합이 그 홈페이지를 통해서 일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점, 파업 종결 후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해야 만 할 긴급하고 구체적인 사정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마저도 막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고, 더구나 그 동안 허용 또는 묵인해오던 관행을 고려할 때 참가인 조합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사전 통보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접속을 차단한 것은 절차적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므로 원고 회사들이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할 것을 정당한 시설관리권의 범위를 넘는 부당노동행위다.

나.

관련규정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사용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4.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 단체협약

제13조(회사내 홍보활동 보장) ③ 조합은 조합원의 교육, 홍보나 일상적인 공지를 위하여 사내 통신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시에는 회사와 사전에 협의한다.

제17조(조합활동의 편의도모) ② 조합은 회사시설을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회사의 시설사용 절차에 따라야 하며 회사는 정당한 조합활동인 경우에는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다.

인정사실

[인정근거 : 갑 2, 갑 10의1~11, 갑 11의 3, 4, 갑 12의 2~17,을 3,을 7,을 8,을 9,을 10,을 13, 을 14, 을 15의 1~3,을 16의 1~3,을 17의 1,을 18의 1,을 19의 1~3,을 20의 3, 4,을 21의 1~5,을 22,을 23의 1, 2,을 24의 1~3,을 25,을 28,을 31,을 32,을 33,을 34의 1~3,을 35,을 47의 1, 2,을 48의 1, 2,을 49의 1, 2, 증인 이상헌, 윤의중, 장성식, 이동기, 변론의 전취지]

(1)

파업의 경과

(가)

참가인 조합은 2001.9.17.부터 회사측과 임ㆍ단협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오던 중, 정부가 2002년 1월경 전력산업의 독점화 및 비효율적인 경영으로 인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발전회사 민영화 기본계획’을 추진하자, 기존의 단체교섭 내용에 ‘발전소 매각방침의 철회 및 해고자 복직’을 추가하였다.

(나)

그러던 중 참가인 조합은 회사측과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발전소 민영화 반대, 해고자 목직 등에 관하여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2002.2.8. 19:00경 중앙노동위원회 인터넷 민원실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19.과 2002.2.22. 두 차례의 조정절차를 거쳐 2002.2.23. 및 2002.2.24. 특별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2002.2.25.까지 그 수락 여부를 중앙노동위원회에 통보하도록 노ㆍ사 양측에 요구함과 아울러 만약 어느 일방이 수락을 거부하거나 참가인 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는 등 조정성립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중재에 회부하겠다고 통보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특별조정위원회는 2002.2.24. 22:00경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4조 제1항에 의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회부를 권고하였다.

(다)

위와 같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하여 회사측은 이를 수락하겠다고 통보하였으나, 참가인 조합은 2002.2.21. 06:00부터 2002.2.22. 18:00까지 전국 각 지부별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81.3%가 파업을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위 조정안에 대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아니한 채 2002.2.25. 04:00부터 발전소 민영화 철회, 해고자 복직, 합병ㆍ분할 시 노조와의 사전협의 등을 요구하면서 철도, 가스 등 다른 공공부문과 함께 이 사건 파업에 돌입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2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 원고 회사들에 대하여 같은 법 제75조의 규정에 의하여 2002.2.25. 05:00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하였다. 그 결과 참가인 조합은 같은 법 제63조의 규정에 의하여 중재회부결정 이후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계속하였다.

(마)

그 후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3.8. 중재재정을 한 뒤에도 회사측은 발전소 민영화 철회 및 해고자 복직 등의 문제는 인사ㆍ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에 해당하여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참가인 조합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참가인 조합은 발전소 민영화 철회 등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각 고수하여 노ㆍ사 쌍방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참가인 조합의 파업이 계속되자, 회사측은 협상의 중단을 선언하고 2002.3.11.경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5,000여명의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다.

(바)

그리하여 원고 회사들은 2002.3.29.경까지 ‘파업가담정도, 파업시의 역할과 복귀일자 및 복귀 이후 반성 여부’등을 기준으로 삼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 5,300여명 중 5,000여명을 징계하였고 그 중 본부 집행간부들과 각 지부장 및 지부 집행간부 등 348명을 징계해고하였으며, 2002년 9월경까지 그에 대한 재심징계절차를 계속 진행하였다.

또한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고소, 고발로 업무방해 등의 협의로 고소된 조합원이 약 894명에 이르렀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위한 보전절차로 약 4,000명의 조합원들에 대하여 급여 및 부동산 가압류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사)

그 후 참가인 조합은 2002.4.2. 정부와 사이에, 2002.3.8.자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재정을 존중하여 ‘발전소 민영화 관련 교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고, 조합원들은 이 사건 파업을 중단하고 즉각 회사에 복귀하는 대신, 회사측은 조합원에 대한 민ㆍ형사상 책임과 징계가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노ㆍ정 합의서를 작성한 다음, 2002.4.3. 조합원들에게 파업중단과 회사복귀명령을 하였고, 이에 따라 38일간의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되었다.

(2)

파업 이후의 상황

(가)

참가인 조합은 이 사건 파업이 종료한 후에도 파업지도부가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계속하는 상태에서 회사측의 징계와 민사소송 및 형사고소 제기 등의 방침에 맞서 해고자를 중심으로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을 하는 한편, 각 사업장별로 중식집회 등의 각종 집회를 개최하였다.

(나)

원고 회사들은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된 후인 2002.4.5. 파업의 뒤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사장단회의를 열어 조합원들에 대한 홍보전략, 징계조치, 서약서 징구 등에 관한 법률자문내용을 검토하고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징계조사와 고소ㆍ고발 등의 문제를 논의하였는데, 위 법률자문내용 중 서약서 징구와 관련하여서는 ‘이를 통하여 회사의 조직력과 노조의 조직력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사업소에 개별 조합원의 성향파악을 매일 보고하도록 하여 사업소관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며, 조합원들의 성향을 온건, 중간, 강성, 구제불능 등으로 구분하여 보고하도록 하고, 1단계 교육 후 온건하고 순응하는 직원들로부터 서약서를 개별적으로 징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

그리고 2002.4.7.경 원고 회사들이 마련한 “파업종결에 따른 경영정상화추진 기본계획”에는,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파업참가자들에 대하여 불법파업의 부당성 인식제고와 공정한 노사관계의 형성 필요성 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되, 중징계대상자는 징계확정 전까지 사업소별로 분산하여, 중징계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파업참가자들은 조기에 업무복귀시킨 후 사업소별 또는 소그룹별로 실시하고, 교육후 부서장 개별면담을 실시하여 각서를 징구하며, 교육효과와 병행하여 조합원 개개인의 노동조합 활동성향(순응:A, 중간:B, 많은 설득 필요:C, 설득 불가:D 등)을 파악하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효과적인 노무관리를 위하여 파업의 원인과 노조의 지도력ㆍ조직력ㆍ투쟁방식 등 파업의 동력을 분석하고 파업 이후의 지도부와 평조합원의 성향 및 정서를 분석하고, 각 분석결과의 객관화 및 통계화에 따라 합리적 노무관리를 진행하며, 산별노조체제로부터 각 발전사별 개별노조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라)

원고 회사들은 실제로 이 사건 파업 종료 이후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한 다음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 전원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고 행동기록표 및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는 한편 회사내 컴퓨터를 통한 참가인 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였다. 아래에서 그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서약서 제출

(가)

원고 회사들은 2002.4.5.경부터 각 사업소에 서약서 징구시 주지사항 등의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문을 하달하였다.

①

2002.4.6.부터 정상출근하는 전 직원에게 서약서를 징구하되, 사업소장 또는 설비 부서장이 직원 개인별로 징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서약서의 제출여부에 따라 향후 징계 및 고소 조치에 따른 경감이나 가압류 해제 검토시 우선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필히 고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서약서는 반드시 제출받아야 함이 원칙이고, 미제출시는 향후 있을 징계시 정상참작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서약서 작성 거부는 개전의 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현장업무 투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남보다 우선 제출함이 유리하다.

(나)

원고 회사들은 2002.4.6. 이후 개별면담을 통하여 파업참가 조합원들 전원에게 서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서약서의 내용을 조합원들이 임의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측이 교부한 내용이 인쇄되어 있는 서약서 용지에 조합원이 서명날인을 하는 것이었고 그 내용의 수정이나 부분적인 삭제가 불가능하였으며, 개별면담시 회사측은 서약서 작성을 거부할 경우 징계절차나 업무투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다)

인쇄된 서약서의 내용은 회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공통적인 내용은 ‘불법파업에 참가함으로 인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를 범하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으며 실정법을 위반하였음을 인정한다. 이에 따른 민ㆍ형사상 책임을 지고 회사의 징계조치에 따르겠다. 앞으로 회사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의 정상조업을 방해하는 파업, 태업, 설비점거 등 일체의 불법행위와 회사 및 상사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등 불성실한 근무를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 만약 서약을 어길 경우 가중 징계를 받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라)

그리하여 원고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는 해고자 64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1,063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4.30.경까지 71명을 제외한 992명으로부터 서약서를 받았고, 원고 한국중부발전 주식회사는 해고자 72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1,178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5.7.경까지 3명을 제외한 1,175명으로부터 서약서를 받았으며, 원고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는 해고자 81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999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4.8.경까지 3명을 제외한 996명으로부터 서약서를 받았고, 원고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는 해고자 59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924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4.12.경까지 924명 전원으로부터 서약서를 받았으며, 원고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는 해고자 72명을 제외한 파업참가 조합원 881명에 대하여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여 2002.4.8.경까지 881명 전원으로부터 서약서를 받았다.

(4)

행동기록표 작성

(가)

원고 회사들은 이 사건 파업이 끝난 직후인 2002년 4월경부터 2002년 9월경 재심징계절차가 종료할 때까지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하였고 이를 위하여 그 양식을 일괄제작하여 작성요령과 함께 각 사업장에 배포하였는데, 위 행동기록표에는 파업참가자를 아래와 같이 A, B, C의 3개 등급으로 구분하여 특기사항과 함께 이를 매일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생 략>

(나)

원고 회사들이 협의하여 마련한 위 행동기록표 작성지침에는 ‘행동기록표는 불법파업 참가자에 대한 구제절차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의거하여 매일 작성하여야 하고, 대상인원 전원에 대하여 체크가 이루어져야 하며, 노조 직책은 겸임이 있을 수 있으니 파악되는 겸임직책 모두를 기록하고 사임한 경우에는 그 여부를 기록하며, 징계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된 이후에는 기록하지 않고, 직원들의 신상에 관한 것이어서 공개를 하면 안되며, 직원 소속부서별로 작성하여 1주일씩 작성된 것을 사업소 노무전담부서에 제출하여 관리하고, 노무전담부서에서는 제출된 행동기록표에 의거하여 사업소 파업참가자 행동기록표 종합분을 작성하여 노무대책팀으로 송부’하도록 되어 있다.

(다)

이에 따라 실제로 작성된 해고자 활동기록표에는, 노조직책, 파업 이전과 파업 기간 중의 집회참석 등 파업관련 활동내용, 파업 이후의 중식집회 등 집회 참석 사실, 중식집회에서 발전소 민영화를 저지하는 발언을 한 사실, 회사 정문 앞에서 출근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출근선전전에 참석한 사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사업소 순회활동에 참석한 사실, 노조사무실에서 철야농성한 사실, 부당노동행위로 진정한 사실 등 노동조합과 관련한 활동이 거의 대부분 기록되어 있다.

(라)

회사측 간부들은 위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합원들에게 공공연하게 말하여 왔다.

(5)

개별감사문답서 작성

(가)

원고 회사들은 관행적으로 징계대상 근로자에 대하여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여 왔는데, 이 사건 파업 종료후에도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재심징계절차를 진행하면서 전원에 대하여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하였다.

(나)

그런데, 위 개별감사문답서에는 파업당시 직책이나 파업과 관련한 구체적 행위내용 등 파업가담정도를 확인함에 필요한 사항 뿐만 아니라, 참가인 조합의 기관 및 위원회의 역할, 파업수첩의 전달자 및 전달경위, 파업당시 소속 조의 구성원과 조장 선출방법, 파업결의 찬성여부, 파업기간 중 지침이나 명령의 전달경위, 파업기금 납부경위 및 액수, 파업기간 중 소요경비 충당 경위, 파업기간 중 집회개최 연락자와 연락경위, 업무복귀후 출근집회, 중식집회 등 각종 집회 참석여부, 참석 횟수, 참석권유자와 동반참석자, 앞으로 목적과 절차가 불법이라도 노조집행부의 지시가 있으면 파업에 참여할 것인지, 중식집회나 피케팅 시위에 참여할 것인지, 회사 생활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지침을 우선적으로 따를 것인지, 근무시간에 노조사무실을 자주 왕래하며 해임자와 장시간 같이 있는지, 민주노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관한 문답이 기재되어 있다.

(5)

홈페이지 접속 차단

(가)

참가인 조합은 2001.7.28. 설립된 이후 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속해 있는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였는데, 위 홈페이지는 집행부의 활동과 사업의 결과, 회의 일정, 조합원 활동지침 등을 게시하는 “공지/지침”란, 노동관련 핵심뉴스 등을 게시하는 “소식/속보”란, 참가인 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본부장, 지부장 등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신과 성명서 등을 게시하는 “위원장 서신/성명서”란, 정책자료나 회의자료 등을 게시하는 “자료실”, 조합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게시판”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소 참가인 조합은 위 홈페이지를 통하여 전국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각종 공지사항이나 긴급한 사안에 대한 행동지침, 정책방향과 사업내용 등을 전달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해 왔다.

(나)

위와 같이 참가인 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된 이후 원고 회사의 근로자들은 회사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접속하여 왔고, 원고 회사도 아무런 규제조치 없이 이를 허용하여 왔다.

(다)

그런데 이 사건 파업이 종료하고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한 뒤에도,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글들이 게재될 뿐암 아니라 게시판에 원고 회사들 및 그 경영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욕설과 그들을 위협하는 내용의 글들이 계속 게시되자, 원고 회사들은 2002년 4월 초순경 각 회사의 노무팀장들이 모두 모여 홈페이지 접속 차단에 관하여 협의한 후 그 무렵부터 회사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회사 내의 모든 시설과 노동조합 사무실 등에 설치된 컴퓨터에 대하여 진보넷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차단하였다.

(라)

그리하여 원고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는 2002.5.4.경까지, 원고 한국중부발전 주식회사는 2002.5.8.경까지, 원고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는 2002.7.31.경까지, 원고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는 2002.8.19.경까지, 원고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는 2002.12.2.경까지 24시간 내내 조합원들이 회사 사무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사무실에서도 컴퓨터를 통하여 진보넷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였고(원고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는 2002.5.30.경, 원고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는 2002년 5월 중순경 각 조합업무용 컴퓨터에 대하여는 접속 차단을 해제하였다), 삼천포화력본부, 무주양수발전처, 울산화력발전처에서는 사택의 컴퓨터까지 위 홈페이지에의 접속이 차단되었다.

(마)

원고 회사들은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글들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사전에 참가인 조합과 홈페이지 접속 차단에 대하여 협의하거나 참가인 조합에 통보한 바가 없었다.

다.

판 단

(1)

먼저 서약서 제출 요구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일반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 개전의 정이 있는지 여부는 징계양정에 있어 중요한 참작사유가 되고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받는 것 자체는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사건의 경우 서약서를 제출받을 당시 파업의 정당성 여부에서부터 대량 징계와 해고, 고소ㆍ고발 및 손해배상청구ㆍ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노사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점, 또한 대부분의 파업참가자들이 재심징계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불법파업으로 인한 민ㆍ형사상의 책임과 회사의 징계조치를 인정하고 향후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할 경우 가중징계처분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의 내용은 단순히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정도를 벗어나는 것이고 조합활동에의 참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해고자를 제외한 모든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한 점, 회사측이 서약서 제출거부시의 불이익에 대하여 강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서약서 징구시 주의사항’이나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따르면 서약서 제출거부로 인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들이 파업참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해치고 그 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행동기록표의 작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위와 같은 2002.4.5.자 사장단 회의결과 및 2002.4.7.자 “파업종결에 따른 경영정상화 추진 기본계획”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회사는 징계양정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파악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소의 관리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행동기록표에 파업참가자들의 그날그날의 특기사항뿐만 아니라 주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주장에 대한 동조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매일의 성향분석결과가 기재된 점, 회사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행동기록표나 등급분류결과가 징계양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들이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행동기록표를 작성한 행위 역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이를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그리고 개별감사문답서의 작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일반적인 경우 근로자를 징계하기에 앞서 그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하여 문답서를 작성하여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것 자체를 부당하다 할 수 없으나, 이 사건에서 작성된 개별감사문답서에는 그 비위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조합의 조직구성과 운영방식, 자금관련 사항, 지시ㆍ명령 하달 체계, 파업 종료 후 노동조합 활동에의 참여 여부, 향후 노동조합의 지시를 따를 것인지 여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대한 견해 등을 묻는 내용들이 다수 기재되어 있는 점, 이러한 노동조합의 내부적인 사항이나 조합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나 향후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질문들에 대하여 답변을 거부하였을 경우 위에서 본 행동기록표의 등급분류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징계양정 등에서 불이익이 예상되는 점, 재심징계절차를 앞둔 조합원들로서는 그 질문내용들에 비추어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큰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들이 위와 같은 내용의 개별감사문답서를 작성한 행위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이를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마지막으로, 원고 회사들이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한 것이 정당한 시설관리권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제공한 회사시설이 불법 활동에 이용되고 있다면 사용자는 시설관리권에 기하여 회사시설의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참가인 조합은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이 사건 파업 이전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에게 각종 공지사항이나 긴급한 사안에 대한 행동지침 등을 전달하기 위하여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왔고, 원고 회사들도 그 동안 근로자들이 회사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을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하여 온 점, 원고 회사가 사무실 등의 업무용 컴퓨터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사무실의 컴퓨터와 일부 사택에 설치된 컴퓨터의 홈페이지 접속마저 차단한 점, 파업 종료 후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파업의 정당성 주장이나 제2파업 주장이 또다시 파업에 돌입하려는 목적이나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고 회사 경영진 등에 대한 비난과 욕설, 조귀복귀한 조합원에 대한 협박 등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의 일부에 불과한 점, 이 사건 파업 전후를 비교하여 볼 때 근로자들의 참가인 조합 홈페이지 접속으로 인하여 파업 이후에 원고 회사의 운영에 더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원고 회사들이 문제되는 글의 삭제를 요구하는 등으로 사전에 참가인 조합과 협의한 바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된 후에도 참가인 조합의 홈페이지에 원고 회사들 및 그 경영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이 계속 게시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들이 위 파업의 종료 후 근로자들의 참가인 조합 홈페이지 접속 자체를 차단한 것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마저도 위축시키는 행위로서 시설관리권의 행사범위를 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또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조성권, 왕정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