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3. 10. 30. 선고 2003구합7866 판결

판결요지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2003.7.22 대법 2002도 7225, 2002.2.26 대법 99도 5380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노조의 대표로서 형식적으로는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의 갱신을 내세워 단체교섭을 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원고 공단이 수용하기 힘든 요구사항을 계속 주장하면서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민영화 방침의 철회를 주된 목적으로 하여 파업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파업은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참가인들이 근무시간 중 정당한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그러한 목적으로 파업을 주도하여 원고 공단에 손해를 입힌 것은 일단 적법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근로자의 행위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 인사 관련 규칙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인데(1998.11.10 대법 97누 18189 참조), 원고는 특히 ① 추석연휴기간 중에도 정상가동 되었어야 할 열병합발젼소의 보일러 1기가 파업으로 인하여 가동이 중지되었으며, ② 추석연휴 종료 후 2001.10.4.부터는 정상가동을 하였어야 하는데 파업으로 인하여 노조원들의 복귀가 늦어짐으로써 원고 공단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들어,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파업을 주도한 참가인들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주장하므로, 앞서 본 인정사실을 토대로 원고의 위 각 주장을 비롯한 이 사건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파면이라는 징계양정이 과연 적정한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먼저, 보일러 1기의 정상가동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 공단은 매년 추석연휴기간에 모든 보일러의 가동을 중단하고 정기보수점검을 해 왔으며 한 번도 일부 가동을 한 적은 없었던 점, 원고 공단이 열병합발전소 보일러 중 4호기만의 정상가동을 지시한 2001.9.29.에는 이미 정기보수점검 계획에 따라 수용가들의 추석연휴 휴무계획을 조사하고 협의를 거쳐 모든 수용가에 2001.9.30.부터 증기 공급이 전면 중단됨이 통보되어 있었음은 물론 외주업체와 보수공사계약까지 체결한 상태였던 점, 그런 상태에서 공급중단 예고일 하루 전에 60개 수용가 중 자가 보일러 시설을 갖춘 1개 업체가 구두로 증기공급을 요청하였다고 하여 그 업체를 위하여 보일러 4기 중 1기는 정기보수에서 제외하고 계속 가동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것인 점, 더욱이 위 지시는 교체된 본부장이 부임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한 것으로 그 절차에서도 무리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공단은 업무상 필요가 그다지 크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추석연휴기간의 보일러 가동 중지에 맞추어 파업에 돌입한 것을 염두에 두고 굳이 1기의 가동을 지시한 것으로도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참가인들이 추석연휴기간인 2001.9.29.부터 2001.10.3.까지의 파업을 주도함으로써 그 기간 중 당직근무조로 편성된 조합원들마저 근무를 하지 아니하여 보수공사에 대한 감독에 차질을 빚었다는 사정은 참가인들의 귀책사유가 될 것이나, 그 이상으로 위 기간 중 열병합발전소의 보일러 1기의 정상가동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점까지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가인들의 귀책사유를 고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2001.10.4. 이후에도 정상가동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종료시한을 미리 정하지는 아니하였지만 춘천의 숙박시설을 2001.10.3.까지만 예약해 두었으므로 더 이상 춘천에서 수련회 형식으로 집회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고 보이는 점, 2001.10.4.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은 후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아니한 채 풀려난 조합원들은 모두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였던 점, 위 수련회 이후의 노조의 총파업 투쟁계획에 대한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조는 춘천에서 수련회 형식으로 파업집회를 마친 2001.10.4.에는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컸다고 보이는데, 아침 일찍 경찰이 진입하여 전 조합원을 연행함으로써 업무복귀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징계양정에 있어서 위 복귀지연으로 인하여 조업중단이 지속된 사정을 전적으로 참가인들의 귀책사유로 돌리는 것도 역시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밖에 ① 비록 위 파업의 주된 목적이 열병합발전소의 매각 및 민영화 저지에 있었으므로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발전소의 매각 및 민영화는 소속 근로자들의 신분과 처우에도 사실상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서 위 파업은 이에 따른 고용안정을 비롯한 근로조건의 유지 내지 향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인 점, ② 참가인들이 당시 노조 간부로서 파업을 주도하였다고 하지만 위 파업은 참가인들이 적극적으로 선동한 것이 아니라 전체조합원의 약 90%에 가까운 찬성에 의한 결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점, ③ 여러 차례의 노사합의가 결렬된 후 2001.7.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마치고 쟁의행위 신고까지 하였음에도 참가인들은 바로 쟁의행위에 돌입하지 아니하고 원고 공단의 보일러 가동중단이 계획되어 있던 추석연휴까지 기다렸다가 그 기간에 맞추어 파업을 하였으며, 원고 공단의 사업장을 점거하거나 기물을 손괴하는 등 일체의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업장을 떠나 노무제공만을 거부하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을 택하는 등 파업으로 인한 원고 공단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 파업기간 중에도 보수점검 등 원고 공단이 예정했던 업무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던 점, ⑤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파면은 파업 종료 직후 공단도 참가인들을 비롯한 구속자 석방에 노력하고 참가인들의 처벌을 원치 아니한다는 내용의 노사대화합의 정신에 반하며, 참가인들이 원고 공단에서 각 10년 남짓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점, ⑥ 원고 공단은 수용가들로부터 증기공급 중단으로 인한 조업손실을 이유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였지만 그 청구액 중 파업과 관련된 부분은 절반에 불과할 뿐 아니라 조업중단으로 인한 구체적 손해액의 입증에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청구액 만큼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이 시점에서 쉽게 단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 공단이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파면을 선택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