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11. 9. 선고 2004구합12865 판결

판결요지

참가인들이 팀장교체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뜻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자신들의 의도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당시의 상황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최선으로 선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팀장의 교체여부를 떠나 제출된 사직서를 수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2회에 걸쳐 사직서를 제출한 참가인들의 행위에 사직의 의사가 전혀 배제되었다거나 사직서가 반드시 수리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행위를 두고 사직의 의사가 결여된 비진의의사표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참가인이 다른 참가인들의 위임을 받아 사직서 수령자에게 사직서 반려를 요청한 점, 당시는 참가인들의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인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서 제출을 통한 사직 의사표시는 사직서반려 요청행위로 인하여 모두 철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회사가 참가인들의 사직 의사표시가 철회되지 아니한 것을 전제로 참가인들에 대하여 의원면직처리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사 건 / 2004.11.9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2004구합1286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K스카이 대표이사 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백준현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주목

* 피고보조참가인 / 김××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수정

* 변론종결 / 2004.10.1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1, 2, 갑 제2호증의1, 2, 갑 제4호증의1, 2, 갑 제6호증의1 내지 5부터 갑 제11호증의1, 2까지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방송채널사용사업 및 국내외 위성 케이블방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 김××은 2001.9.1경, 참가인 김×희는 2001.9.17경, 참가인 김×태는 2002.1.2경, 참가인 이××은 2002.2.1경, 참가인 장××, 정××은 각 2001.9.26경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아래와 같이 의원면직처리 될 때까지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들을 포함한 제작팀 팀원 10명은 2003.6.12 및 같은 달 16일 원고회사의 이사 소외 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회사는 같은 달 25일 위 사직서 제출자 10명 중 참가인 6명을 의원면직처리(이하‘이 사건 면직처리’라 한다)하였다.

다.

이에 참가인들 및 참가인들이 소속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참가인들의 사직서 제출을 통한 사직의사표시는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거나 그 후 철회되어 효력이 없는 것임에도 원고회사가 참가인들을 위와 같이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03.7.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3.11.10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는 한편,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이를 받아들였으며, 이에 대한 원고회사의 재심청구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4.12 참가인들의 사직의사표시를 진의가 아닌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원고회사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회사의 주장

참가인들이 제출한 사직서에는 사직의 의사표시 외에 다른 의사를 인정할 만한 기재가 전혀 없고, 원고회사에서도 사직의사를 거듭 확인하기까지 하였으며, 참가인들의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에 참가인들이 자신들의 사직의사를 철회한 바도 없다.

그럼에도 참가인들의 사직의사를 진의가 아닌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의원면직처리를 부당해고라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판 단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호증의1 내지 10, 갑 제5호증의1 내지 6, 갑 제12호증(일부), 갑 제13호증(일부), 을 제1호증의1 내지 16, 을 제2호증(일부), 을 제3호증의1, 2, 을 제4호증의1 내지 5, 을 제8호증(일부), 을 제9호증(일부)의 각 기재 및 증인 신××, 이××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들을 비롯한 제작팀 팀원 10명(이하‘참가인 등 10명’이라 한다)은 2003.6.11 원고회사의 이사인 소외 신××이 주최한 회식자리에서, 신××에게 직장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던 중 제작팀장인 소외 서××이 수익사업에만 관심을 가지고, 팀원들을 외면하여 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었다면서 팀장의 교체를 요구하였고, 그 와중에 팀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할 각오가 되어있다는 말까지 하게 되었으며, 이에 신××은 참가인 등 10명에게 사장에게 보고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며 다음 날 사표를 써 가지고 오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나)

제작팀 차장이던 참가인 김××은 2003.6.13 자신을 포함하여 참가인 등 10명으로부터 사직서(이하‘제1차 사직서’라 한다)를 취합하여 신××에게 제출하였는데, 위 사직서는‘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사직하고자 하오니 재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과 사직자의 성명이 인쇄된 문서에 해당 사직자들이 서명하는 방법으로 작성되어 있으나 그 중 참가인 장××, 김×호의 사직서에는 사직자의 서명이 없었다.

(다)

이에 신××은 위 제1차 사직서를 가지고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금××에게 위와 같은 경위를 보고하였고, 금××로부터 참가인 등 10명의 사직의사 및 서×× 관련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지시받았다.

사장의 지시에 따라 신××은 2003.6.16 제작팀 팀원 30명 중 카메라팀원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20명과 면담을 실시하였고, 그 중 참가인 등 10명에게 사직의사를 다시 확인하면서 제1차 사직서는 자필이 아닌데다가 일부 사직서에 사직자의 서명도 없다며 자필로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여 참가인 등 10명은 자필로 사직서(이하 ‘제2차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 제출하였다.

(라)

그런데 참가인 등 10명은, 팀장 교체를 요구하는 자신들의 의지가 관철되지 아니한 채 자신들의 사표만 선별, 수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의논 끝에 10명이 집단으로 찾아가 사직서 반려를 요청하는 것은 집단행동으로 보일 염려가 있으므로 참가인 김××이 대표로 사직서 반려를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에 김××은 2003.6.23 신××에게 자신이 대표라며 자신의 사직서만을 수리하고 나머지 팀원들의 사직서를 반려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신××은 김××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직서 반려를 거절하였다.

(마)

그리고 신××은 그 다음 날인 2003.6.24 참가인들을 불러 회사가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며 통보를 하였고(원고회사는 신××이 이날 참가인들을 불러 사직의사를 다시 확인하였다고 하나, 이에 부합하는 신××의 일부 증언 및 이와 같은 신××의 진술이 기재된 갑 제12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2호증, 을 제9호증의 각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한다), 원고회사는 2004.6.25 당초 사직서를 제출한 참가인 등 10명 중 소외 이××은 2003.6.16 면담시 사직의사가 없음을 표시하였다는 이유로, 소외 오××, 김×민, 김×호는 업무인수인계가 종료되는 1개월 후 사직처리를 한다는 명목으로 이 사건 의원면직처리에서 제외하고, 참가인들 6명에 대하여만 이 사건 의원면직처리를 하게 되었다.

(바)

한편, 참가인 등 10명은 2003.6.30 원고회사 대표이사에게 사직서 반려를 요청하는 서면을 제출하였고, 원고회사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의원면직처리에서 제외된 4명의 사직서만을 반려하였다.

(2)

판 단

(가)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본 사실관계에 갑 제6호증의 1 내지 4부터 갑 제11호증의 1, 2까지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참가인들의 학력과 경력 및 앞서본 각 사직서의 기재내용을 더하여 보면, 팀원인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팀원들이 집단으로 팀장의 교체를 요구한다고 하여 팀장인 서××의 명백한 비위행위 등이 지적되고 있지 아니한 마당에 반드시 참가인들의 뜻이 관철되리라는 보장은 없었던 점, 그럼에도 참가인들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뜻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자신들의 의도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팀장과 팀원들과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은 누구라도 능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당시의 상황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최선으로 선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참가인들이 신×× 이사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팀장의 교체여부를 떠나 제출된 사직서를 수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2회에 걸쳐 사직서를 제출한 참가인들의 행위에 사직의 의사가 전혀 배제되었다거나 사직서가 반드시 수리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알 수 있는 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행위를 두고 사직의 의사가 결여된 비진의의사표시로 보기는 어렵다.

(나)

다만,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등).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참가인 김××이 다른 참가인들의 위임을 받아 2003.6.23 사직서 수령자인 신×× 이사에게 사직서 반려를 요청한 점(김××은 자신의 것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요청하기는 하였으나 김××은 당초 사직서 집단제출의 발의자나 주동자도 아니고, 오로지 다른 참가인들의 상급자인 제작팀 차장이라는 이유로 대표로 사직서 반려요청을 하면서 완곡한 표현의 일환으로 위와 같이 말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경우에 비추어 김××의 발언에 자신의 사직서의 반려청구 의사가 결여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는 참가인들의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인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서 제출을 통한 사직 의사표시는 김××의 위 사직서반려 요청행위로 인하여 모두 철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원고회사가 참가인들의 사직 의사표시가 철회되지 아니한 것을 전제로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의원면직처리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고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