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이 사건 중재재정 중에 근로조건을 정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적정한 근무인원과 합리적인 근무형태로의 조정을 위하여 노ㆍ사가 공동으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ㆍ사가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사항을 두고 있고, 이러한 사항은 근로조건을 직접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전제요건적인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중재재정의 입법목적과 중재재정의 내용과 방법에 관하여 위법하거나 월권이 아닌 범위 내에서 노동위원회에 재량권이 인정되는 점과 인원증원 여부가 쟁점이 된 원고 조합과 참가인 공사사이의 단체협약의 체결의 전제요건으로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노ㆍ사 당사자 사이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인원증원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일정한 기준을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합목적적이고, 중재재정의 효력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데, 단체협약에서도 근로조건 확정을 위한 전제요건이나 절차규정을 두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는 점 및 중재재정이 단순히 어느 노ㆍ사 일방에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항을 이 사건 중재재정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이 사건 중재재정이 위법하다거나 월권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조합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사 건 / 2005.3.24 서울행법 2004구합 35950 판결, 노동쟁의중재재정재심결정취소
* 원 고 /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직무대행 김×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변호사 김장식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 피고보조참가인 /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 대표자 사장 강×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섭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현근택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중재재정 재심결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 조합은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민주노총공공연맹 산하 노동조합이고, 피고보조참가인 공사(이하 ‘참가인 공사’라고 한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고 한다) 제71조 제2항 소정의 필수공익사업인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원고 조합과 참가인 공사는 200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2004.6.3.부터 2004.6.30.까지 6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하였으나, 의견의 불일치로 교섭이 결렬되자 원고 조합은 2004.7.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당시 단체교섭의 쟁점이 되었던 사항은 인원증원에 대한 것으로서 원고 조합은 928명의 인원증원을 요구하였고, 참가인 공사는 적정한 근무인원과 합리적인 근무형태를 실사하기 위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한 후에 인원증원 여부를 검토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특별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3차례의 회의와 현장지도등을 통하여 노ㆍ사간의 자율적인 해결을 촉구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또한 2004.7.19. 노ㆍ사에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원고 조합의 거부로 불성립되었다. 그러자 특별조정위원회는 당해 사업이 필수공익사업이고, 원고 조합은 이미 2004.7.21. 04:00에 총파업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상태로서 만약 쟁의행위를 할 경우 교통난 등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할 것이라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회부를 권고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은 후 2004.7.20. 중재회부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라고 한다).
그런 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4.8.2. 노ㆍ사간의 핵심쟁점인 인원증원 여부에 대하여 ‘적정한 근무인원과 합리적인 근무형태로의 조정을 위하여 노ㆍ사가 공동으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ㆍ사가 합의하여 시행하고 합의가 되지 아니할 경우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재재정을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별지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재재정 주문 기재와 같이 중재재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중재재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 조합은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은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여 위법하고, 이 사건 중재재정 중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노ㆍ사합의가 되지 아니하면 다시 중재재정을 하겠다고 한 부분은 위법ㆍ월권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중재재심 3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0.11. 원고 조합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중재 재심결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 중재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 조합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중재 재심결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의 위법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 조합이 파업을 한다 하더라도 대체 교통수단이 있어 교통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지 아니하고, 대체인력이 투입되어 지하철 운행이 전면적으로 중단되지 않을 것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을 한 것은 직권 중재재정 제도의 취지와 현실적인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그 후속행위인 이 사건 중재 재심결정 역시 위법하다.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위법
이 사건 중재재정 당시는 원고 조합이 이미 파업을 종료하고 참가인 공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한 이 사건 중재재정은 노ㆍ사 자율교섭을 위배하였다.
그리고 중재재정은 단체협약의 효력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근로조건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바, 이 사건 중재재정은 직접적인 근로조건을 내용으로 하지 아니한 채 ‘적정한 근무인원과 합리적인 근무형태로의 조정을 위하여 노ㆍ사가 공동으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ㆍ사가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내용으로 향후 근로조건을 정할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서 이는 중재재정의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중재재정은 노ㆍ사가 전문연구기관의 용역결과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초심(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 다시 중재재정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중재재정은 노노법이 정한 요건에 의해서만 시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초심이 자의적으로 중재재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관련 법률 (생 략)
판 단
노노법 제69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관계당사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중앙노동위원회에 그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위법’ 또는 ‘월권’이라 함은 중재재정의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 사이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를 말하고, 중재재정이 단순히 어느 노ㆍ사 일방에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7.14. 선고 91누8944 판결 ; 대법원 1994.1.11. 선고 93누1188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참가인 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운송업무는 노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고, 대부분 도시민들의 출퇴근 수단인 지하철의 운행은 그 일시적인 중단만으로도 큰 혼란을 야기하여 각종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 하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원고 조합이 2004.7.21. 04:00로 예정한 총파업에 앞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을 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조합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위법ㆍ월권 여부에 대한 판단
시기와 관련하여 노ㆍ사간 자율교섭을 위배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중재재정 당시 노ㆍ사간의 단체교섭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중재재정이 위법하다거나 월권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조합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중재재정에는 근로조건을 정할 절차조항을 둘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ㆍ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대립과 갈등으로 파업이 빈발하면 공중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국민경제가 붕괴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노ㆍ사 사이에 합의대신 노동위원회의 중재를 통한 쟁의의 해결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국민경제를 보전하고자 하는 데에 있는 직권중재재정 제도의 입법목적이 있고(대법원 2003.12.26. 선고 2001도1863 판결 참조), 노노법은 중재재정에 있어 그 내용과 방법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중재재정은 그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의 분쟁의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재재정의 내용이나 방식에 관하여 재량행위가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절충식 중재방식이나 선택적 중재방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중재재정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7.14. 선고 91누894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중재재정 중에 근로조건을 정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적정한 근무인원과 합리적인 근무형태로의 조정을 위하여 노ㆍ사가 공동으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ㆍ사가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사항을 두고 있고, 이러한 사항은 근로조건을 직접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전제요건적인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중재재정의 입법목적과 중재재정의 내용과 방법에 관하여 위법하거나 월권이 아닌 범위 내에서 노동위원회에 재량권이 인정되는 점과 인원증원 여부가 쟁점이 된 원고 조합과 참가인 공사사이의 단체협약의 체결의 전제요건으로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용역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노ㆍ사 당사자 사이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인원증원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일정한 기준을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합목적적이고, 중재재정의 효력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데(노노법 제70조 제2항), 단체협약에서도 근로조건 확정을 위한 전제요건이나 절차규정을 두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는 점 및 중재재정이 단순히 어느 노ㆍ사 일방에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항을 이 사건 중재재정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이 사건 중재재정이 위법하다거나 월권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조합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문연구기관의 용역결과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다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재정을 하도록 한 사항이 위법ㆍ월권이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중재재정에는 전문연구기관의 용역결과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다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재정을 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중재재정 제도의 입법목적과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기도록 한 이 사건 중재재정의 취지와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전문연구기관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한 노ㆍ사 사이의 합의가 도출되지 아니할 경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그 용역결과를 기초로 하여 중재재정을 하도록 한 것은 합목적적인 판단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위법하다거나 월권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원고 조합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중재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 조합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재판장), 조해현, 박순영, 신상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