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자가 대표이사의 허가 없이 해외법인을 무단설립해 손해가 났더라도 그 손해가 무단설립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 근로자 해고는 징계권 남용이다 ( 2005.05.17, 서울행법 2004구합36984 )
[요 지]
원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참가인의 비위사실들 중 해외법인 무단 설립행위만 유일하게 인정될 뿐, 참가인이 업무의 일환으로 해외법인을 설립하게 된 점, 설립 이후에도 그 설립보고를 하여 순차로 결제를 거친 점 등 해외법인 무단 설립경위와 그 전후 과정을 비추어 볼 때, 징계의 종류로 가장 무거운 해고를 선택한 것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정리회사 주식회사 ○○ 사건
* 사 건 / 2005.5.17 선고, 서울행법 2004구합3698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정리회사 주식회사 ○○의 관리인 박○○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태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주목, 장병애
* 보조참가인 / 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스앤피
담당변호사 황학수
* 변론종결 / 2005.4.6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4부해417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증의 1,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각급법원의설치와관할구역에관한법률’의 개정으로 2004.1.20 종전 서울지방법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으로부터 2003.5.14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소외 주식회사(이하 회사정리개시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소외 회사’라 한다)의 관리인으로 2004.4.30 선임되었고(원고 전에는 소외 이○이 관리인이었으나, 이하 구분하지 않고‘원고’라 한다), 참가인은 1989.12.15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아래와 같이 징계해고될 때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2003.12.9 참가인이 소외 회사 ‘사무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해고하였다(이하‘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불법법인 설립 - 참가인이 2002.2.1 협서(陜西)○○무역 유한책임공사(이하 당사자가 부르는 대로‘섬서○○’라 한다)를 설림함에 있어 대표이사의 허가를 받지 않았고, 그 후 감시시스템 미비 및 여건 불비를 이유로 본사에서 섬서○○ 운영중지를 지시함에 따라 2002.10월 중국인 전개(田凱)에게 매각시 결과적으로 소외 회사가 섬서○○에 무상지원한 물품가액 약 26,476,000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채권허위보고 - 참가인이 주식투자로 1억원이 넘는 손해를 본 상황에서 북경의 정○○ 사장으로부터 개인적으로 금원을 수회에 걸쳐 차용하는 바람에 정○○가 소외 회사에게 지급하여야 할 4,100여만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무와 참가인에 대한 대여금채권과의 상계를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정○○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 채권이라고 허위보고하였다.
제품대금 임의유용 - 참가인은 소외 회사의 중국 동북성 대리점인 심양○○에게 공급된 약 9,550,800원 상당의 물품을 중국의 소외 회사 제품 판매업자인 정○○에게 공급하고도, 그 대금을 심양○○에게 입금시키지 않고 유용하였다가 섬서○○를 통하여 2003.11월경 중국화 20,000원을, 나머지는 2004.4.26 현물(○○맥주)로 본사에 상환하였다.
판촉예산 유용 - 참가인은 2001.3월경부터 같은 해 6월경까지 판촉용 라이터 2,520만원 상당을 구입함에 있어 라이터 샘플 2,000개만 수령하고, 나머지 2,494만원 상당의 구입대금을 횡령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04.2.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5.20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가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있다며 원고에게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 임금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발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도 2004.11.9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유를 원용하여 위 구제명령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이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적절히 반박하지 못하는 등 그 비위행위를 인정할 자료가 충분하고, 그 비위정도 등에 비추어 해고라는 징계양정도 적절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먼저, ① 불법법인 설립의 점의 경우 해외 법인 설립 당시 소외 회사 해외영업팀에 품의를 거쳐 임원의 전결로 처리하였고, ② 채권 허위보고의 경우 정○○로부터 차입금은 모두 북경사무소 시설유지비에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가 변제기일 연장을 요청한 것에 불과하지 채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며(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참가인이 채권허위보고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참가인은 당시 위와 같은 반론을 제기하였다), ③ 제품대금 임의 유용의 점의 경우 대금결제에 관한 본사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심양○○와 섬서○○ 사이에 가격 격차가 있어 재판매 형식을 취한 것으로 그 결제 과정에 오해가 빚어진 것이고, ④ 판촉예산 유용의 점의 경우 참가인이 판촉물 제작에 관여한 바가 없는 등 참가인이 비위행위를 저지른 바가 없다. 그럼에도 원고는 충분한 자료 없이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다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한 이후에야 비로소 관련자들로부터 확인서를 징구하여 제출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믿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참가인에게 일부 인정되는 비위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추어 해고라는 징계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고,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의 소명을 방해하고, 재심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아니하는 등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있다.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의 2, 갑 제11호증, 갑 제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4호증, 갑 제16호증, 갑 제17호증의 1 내지 3, 갑 제18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3, 을 제5호증의 2 내지 4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외 회사는 2001.3.26경‘2001년 상반기 중국 소주 신제품 출시(launching) 행사 및 기존 출시지역 시장 확산계획 시행과 점검’등을 목적으로 당시 소외 회사 해외 영업팀 중국파트 담당인 참가인을 2001.3.30부터 같은 해 5.31까지 중국의 상해, 위해, 청도, 북경 및 심양에서 출장 근무하도록 한 다음 2001.9월경 소외 회사 북경사무소 소장으로 발령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중국 전역에 산재된 대리점 관리, 시장정보 수집 및 시장개척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업무의 일환으로 서안시장 판매 활성화 등을 도모하기 위하여 2002.2.1 섬서○○를 설립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소외 회사 대표이사로부터 승인을 얻은 바가 없고, 다만 그 후 섬서○○의 설립에 관한 보고서를 2002.4.3 제출하여 파트장, 팀장 및 임원의 결재를 받았다.
한편, 소외 회사의 직무전결규정에는 위와 같은 해외법인 설립을 파트장, 부서장, 임원 또는 본부장의 직무전결사항으로 따로 규정해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소외 회사 해외영업팀 과장이던 정○○이 2003.6월경 공금을 횡령하여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하자, 소외 회사는 2003.8.18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중국지역의 영업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참가인에게 판촉물 제작 및 섬서○○의 설립·운영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참가인은 2003.8.22경 위 주장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은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감사결과 참가인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비위행위가 있는 것으로 보고, 2003.11.19 참가인에게 다시 소명서 제출을 통보한 다음 2003.11.20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가 의결되자, 2003.12.9 참가인을 징계해고하였다.
이때 참가인은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위 징계위원회에서 법인설립 건에 대하여 보고하는 등의 절차를 밟았고, 개인적으로는 착복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소명기회를 가졌다.
한편, 참가인과 함께 해외영업팀장인 차○○부장에 대하여는 관리부실의 책임을 물어‘권고사직 후 해고’를, 해외영업팀 중국파트장인 안○○에 대하여도 관리부실의 책임을 물어‘감봉 1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참가인은 위 징계위원회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2003.12.18 재심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04.1.2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15년의 근무기간 동안의 공적을 감안하여 환수조치 없이 징계해고만의 조치를 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으로 하여금 소명서를 제출토록 하였음에도 제출하지 않다가 징계의 하자를 주장하는 것은 재심청구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소외 회사의 징계 관련규정은 아래와 같다.
[취업규정]
제56조(징계의 기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재산상 손실을 끼친 자 또는 명예를 훼손한 자
회사의 공금을 유용하거나 횡령하였을 때
제57조(징계의 종류)
경고 2. 견책 3. 출근정지 4. 감봉 5. 강급 6. 정직 7. 강등 8. 징계해고
제58조(징계해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때
업무상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 부당한 금품을 취득하였거나 사리를 취한 때
전 각호에 준하는 비행이 있거나 회사의 지시, 명령 또는 제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회사에 다대한 해를 끼친 때
[인사규정]
제12조(인사위원회 소집 및 심의 의결)
위원장은 심의시 관계자를 출석시켜 의견진술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제13조(인사위원회 재심청구)
징계대상자는 인사위원회 의결사항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제14조(인사위원회 결의사항 효력발생)
관리인은 보고받은 인사위원회 결의사항에 대하여 확정 또는 재심의를 결정하여야 한다.
제16조(징계)
징계의 종류(각 구체적 내용 생략)
경고, 나. 견책, 다. 출근정리, 라. 감봉, 마. 감급, 바. 정직, 사. 강등, 아. 징계해고
징계해고 사유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허위로 보고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또는 회사공금 및 공금성 자금을 유용, 횡령, 착복한 경우
판 단
징계사유의 존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이 상부의 허가 없이 해외법인인 섬서○○를 무단으로 설립한 점을 알 수 있기는 하나, 섬서○○의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참가인의 무단설립에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갑 제3호증의 무단설립에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갑 제3호증의 4 내지 6,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갑 제8호증 내지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앞서 제1의 나항에서 살핀 징계사유 ②항 내지 ④항 기재와 같이 참가인이 개인적 채무와 소외 회사의 물품대금 채권이 상계되어 소멸한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허위 보고하였다거나, 참가인이 제품판매대금 및 판촉예산을 유용 또는 횡령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원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참가인의 비위사실들 중 해외법인 무단 설립행위만이 유일하게 인정될 뿐만 아니라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참가인이 업무의 일환으로 해외법인을 설립하게 되었고, 그 설립 이후에도 그 설립보고를 하여 순차로 결제를 거친 점 등 해외법인 무단설립 경위와 그 전후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 가장 무거운 해고를 선택한 것은 징계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절차 하자와 같은 나머지 사유에 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