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병원에 근무하던 중 일정시점부터 소속 부서장이나 상사와의 불화 및 근무태만 등으로 한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를 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정신질환으로 인한 이상행동을 주기적으로 반복하였고 이에 병원은 두 차례의 병가를 부여하였으나 원고는 업무복귀 후 4개월간 총 29회의 무단이석과 외출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거의 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또 병원의 병가조치, 휴직발령, 부서배치 등에 불만을 품고 국가 주요기관에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여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켰다. 결국 원고의 행위로 병원이 입었을 명예손상의 정도, 원고의 근무지가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의료법인이라는 점과 원고가 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대학교 병원 사건
* 사 건 / 2005.7.29 선고, 서울행법 2004구합3725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최○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강기탁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대학교병원 대표자 이사 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남문기
* 변론종결 / 2005.6.24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1.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269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은 근로자 3,800여명을 고용하여 의료·보건사업을 행하는 병원이고, 원고는 1981.6.10 참가인 병원에 입사하여 1993.4.7 3급계장으로 승진한 후 2003.3.1부터 비상계획과 계장으로 근무하여 오던 자이다.
참가인은 2003.11.6‘원고가 근무태도 불량, 복무질서 문란, 직무태만 및 직무상 의무태만, 직무명령 불복종,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51조, 제54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3.11.10 원고를 파면처분(이하‘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04.1.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2004.3.18 구제명령을 받았으나,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2004.4.24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269호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1.10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1, 2, 갑2-1,2, 갑3, 갑16-1,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 병원의 인사규정은 인사위원회 위원 중 그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는 당해 징계사건의 심의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징계권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위반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은 2003.11.6 원고에 대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로부터 형사고소 당한 행정처장 임○렬이 인사위원으로 참석한 가운데 심의를 진행한 후 원고에 대한 파면 의결에 이르렀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인 임○렬이 심의에 참여한 이 사건 해고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설사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의 근무기간 및 근무성적, 원고 질환의 원인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는 그 권한을 남용 내지 일탈한 위법이 있다.
관련규정
인사규정
제51조(복무원칙)
겸직교원을 포함한 직원은 제규정을 준수하고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제54조(징계대상)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장이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한다.
법령 및 제규정에 정한 준수사항과 서약서에 위배한 경우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복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지참, 조퇴, 결근 등으로 인한 근무태도 불량자
제55조(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파면
정직
감봉
견책
제59조(징계의결)
인사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자는 해당 징계사건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0.6.9 업무소홀, 결근, 무단이석, 지참 등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지참사실을 질책하는 직속상급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가 재심과정에서 감봉 6월로 감경된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원고는 참가인 병원에 근무하던 중 1996.5월경부터 소속 부서장이나 상사와의 불화 및 근무태만 등의 이유로 한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하지 못하였고, 원무과 진료비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2000.7.10경부터는 망상장애, 우울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이상행동을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부서장들이 원고와 함께 근무하기를 기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곤란해지자 2001.9.11과 2002.3.12 원고에게 각 2개월간의 병가조치를 하여 원고가 정신건강을 회복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나, 병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원고의 근무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 병원은 2002.10.5 대폭적인 직제개편에 따라 계장급 이상의 보직이 축소되게 되었는 바, 이에 따른 사무직 3급 보직자 업무수행 평가 결과 원고는 36명의 대상자 중 최하위로 평가되어 총무과 무보직 3급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 후에도 원고는 수시로 무단이석을 하고, 업무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총무과장의 지시를 거부하는 등 불량한 근무태도를 보여 2002.10.23 참가인으로부터 무단이석 금지, 업무수행 촉구 등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고, 같은 날 총무과장으로부터 환자운반제도 개선업무를 부여받았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지시를 거부하였다가 사죄서를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원고의 근무태도는 개선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은 2003.1.1 다시 한번 원고에 대하여 2개월간의 병가를 부여하고, 병가기간 종료일로부터 3개월간의 휴직을 명하였으나, 원고가 2003.2.24 주요 우울장애 증세가 많이 호전되어 정상 업무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자 휴직명령을 철회하고 다만 원고의 정신건강상 업무수행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종전의 업무보다 업무강도가 낮은 비상계획과로 배치하여 근무토록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03.4월 및 8월~10월까지 4개월간 총 29회의 무단이석과 외출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거의 하지 아니하는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였으며, 비상계획과로 배치된 이후 이 사건 해고시까지 약 8개월간 업무수행과 관련한 규정 3건에 대한 검토결과보고 외에 수행한 업무가 없는 등 업무수행능력 및 근무태도가 극히 부진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의 병가조치 및 휴직발령과 부서배치에 불만을 품고, 2003.1월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6월까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 대검찰청, 국무총리 비서실,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지방노동청에 참가인 병원에 대한 진정 등 민원을 제기하고, 2003.9.29과 같은 해 10.1 참가인 병원의 병원장을 비롯하여 행정처장(당시 총무부장) 임○렬 등 간부직원 5명을 협박, 명예훼손, 모욕, 감금, 폭행, 강요 등의 죄명으로 고소한 바 있다. 원고의 위와 같은 진정, 고소 등은 모두 기각되거나 무혐의 처리되었다.
이에 참가인 병원은 위와 같이 수년간 계속된 원고의 근무태도 불량, 직무태만, 직무명령 위반, 복무질서 문란행위 등과 민원제기 및 고소를 통하여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행위가 참가인 병원 인사규정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3.11.6 원고에 대한 징계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한 파면을 결의하였다. 한편 위 특별인사위원회에는 행정처장 임○렬이 당연직 의원으로 심의에 참여하였다.
[인정근거] 갑3~21, 갑25-1~3, 을1-1~21
판 단
절차상의 하자 여부
살피건대, 참가인 병원 인사규정 제59조 제2항에서 말하는‘그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자’라 함은 대체로 피징계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거나 징계혐의사유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가리킨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4.28 선고, 94다59882 판결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병원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원고가 임○렬 등 병원 간부들에 대하여 고소를 한 행위 자체가 아니고, 위 고소행위를 포함, 참가인 병원에 대한 진정 등 근거 없는 민원제기를 통하여 참가인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임○렬 등이 원고에게 고소를 당한 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고소제기 자체가 직접적인 징계사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임○렬은 위 인사규정상의‘그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 즉 징계사유가 된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임○렬이 참가인 병원의 인사규정상의 그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만성적인 근무태도불량, 직무태만, 상사의 지시거부, 정신이상적인 행동으로 인한 근무분위기 저해 등의 사유 및 사실의 왜곡, 과장에 근거한 민원제기, 형사고소로 인하여 참가인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병원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 점은 참가인 병원 인사규정 제54조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피징계자에게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선택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병력,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경위, 위반횟수, 공익적인 성격을 갖는 참가인 병원이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입었을 명예 손상의 정도,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의료법인 종사자로서의 원고의 행위가 전체 업무 및 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함께 고려하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받게 될 불이익이 적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