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거나, 그 효과발생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생활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하였다든지, 사직서가 수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직서의 수리 이전에 회사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적법하게 철회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서울행법 2005.06.21 2004구합3909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장×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고창우, 김봉석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장병애
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문고 대표이사 한×훈,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보무, 안원모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1, 2, 3, 6, 갑 제4호증의1 내지 6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상시근로자 500여명을 고용하여 국내외 도서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4.3.15.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구매부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4.4.16. 사직서가 수리되어 의원면직(이하 ‘이 사건 의원면직’이라 한다)된 사람이다.
원고는 이 사건 의원면직이 사실상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04.4.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04.6.17. 이 사건 의원면직이 유효함을 전제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원고가 2004.7.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4.11.2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의 전무이사 장×구는 2004.4.14.경 참가인 계열사 회장인 장×진, 참가인 부사장 한×훈(현재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이다)으로부터 계열사에 근무하던 원고가 퇴사한 후 연봉을 더 많이 받고 참가인 회사에 다시 입사한 사실을 들어 심한 질책과 함께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고 사직의 의사가 없었던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내가 더욱 곤란하다, 사직서를 안 쓴다 해도 회사생활이 힘들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사직서의 제출을 강요하였고, 이에 원고는 장×구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2004.4.14. 참가인에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였다.
그 후 원고는 이처럼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억울하다고 판단하여 2004.4.16. 회사에 출근하여 장×구에게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설령 사직서 제출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의원면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이전에 사직의사를 철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7, 갑 제5호증의1 내지 8, 을 제1 내지 9호증, 을 제10호증의1, 2의 각 기재와 증인 장×구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5.1.1. 참가인의 계열회사인 주식회사 ○○에 입사하여 안성공장 품질관리팀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03.12.9. 위 회사를 퇴직하였는데, 그 후 장×구의 추천으로 2004.3.15. 참가인 회사 구매부 과장으로 재입사하였다.
장×구는 2004.4.14. 참가인 회사 부사장으로 취임한 한×훈으로부터 같은 날 오전 자신이 주식회사 ○○의 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원고가 상당히 말썽을 일으켰고, 진급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제출했다가 반환해 달라고 한 적이 있으며, 직원들과 업무인수인계 과정에서 상당한 싸움이 있는 등 문제가 많은 사람인데 왜 그런 사람을 뽑았느냐는 말을 들었다.
그 후 장×구는 2004.4.14. 10:30경 원고를 불러 한×훈 부사장이 취임하였으니 회사 내에서 자신의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하였다고 판단되어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는데 한×훈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원고도 회사를 사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같은 날 자필로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코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장×구에게 주었고, 장×구는 같은 날 12:00경 총무부장 조×시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04.4.14. 15:00경 장×구의 사무실에 들러 다음날 부산으로 내려간다면서 인사하였고, 같은 날 17:00경 장×구의 사무실을 다시 찾아와 ‘갑자기 그만두어 생활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하자, 장×구는 원고에게 2~3개월분 월급이 지급되도록 회사에 건의해 보겠다고 답변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4.4.16. 오전 장×구를 찾아가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같은 달 17. 8:30경 참가인 구매부 차장 백×환으로부터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었다는 말을 듣고 조×시를 찾아가 이 사건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조×시는 이미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었으므로 사직서를 반환하여 줄 수 없다면서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참가인은 2004.4.16.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이 장×구 등의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제출되었으므로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 대표이사 손×완과 장×구, 장×진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04.8.23. 손×완, 장×진에 대한 고소는 모두 각하하고, 장×구에 대하여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2조에는 회사는 종업원이 퇴직을 원할 때에는 퇴직시킨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규칙 제54조에는 종업원이 임의로 퇴직코자 할 때에는 사전에 그 사유를 기재한 퇴직원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판 단
이 사건 사직서가 임의로 제출된 것인지 여부
보건대,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원고가 장×구의 강요나 협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한×훈의 취임으로 참가인 회사를 퇴직하기로 결심한 장×구로부터 원고가 주식회사 ○○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게 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훈과의 관계를 염려하여 함께 퇴직하자는 권유를 받고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사직의사가 적법하게 철회된 것인지 여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거나, 그 효과발생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참조).
돌이켜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된 2004.4.16. 이전에 사직의사를 적법하게 철회하였는지 여부를 보건대, 원고가 2004.4.14.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장×구를 찾아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생활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하였다든지, 같은 달 16. 오전 다시 장×구를 찾아가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의 수리 이전에 참가인 회사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적법하게 철회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종업원이 퇴직을 원할 때에는 퇴직시킨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퇴직으로 처리함에 있어 특별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의한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사직서 수리라는 승낙의 의사 표시의 성립에 의하여 유효하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적법하게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이태종,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