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11. 5. 선고 2004구합8552 판결

판결요지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재입사한 이래 1년의 계약기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한 것은 단 한번뿐이었고, 그 교통사고도 20여만원의 물적 피해만 입힌 경미한 사고였던 점, 그 이전의 3차례에 걸친 교통사고는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재입사하기 전의 일로서 원고회사도 이를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이었던 점, 참가인은 원고회사 실무자의 요구에 따라 이력서에 전문대 졸업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인 점, 원고회사의 업종, 참가인의 직업, 업계의 만성적인 구인난 등을 감안할 때 그러한 최종 학력의 부실기재가 원고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여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고 또한 그로 인하여 원고회사가 참가인에 대한 전인격적 판단을 그르쳤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회사가 내세우는 참가인의‘교통사고 유발, 허위학력기재’의 사유는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 H여객운수(주) 사건

* 사 건 / 2004.11.5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4구합855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H여객운수 주식회사 대표이사 조×우, 조×봉,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두륜, 김성태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보조참가인 /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상범

* 변론종결 / 2004.9.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갑1, 2, 4-1 내지 4-4, 을1, 3, 4의 각 기재

가.

원고회사는 서울 노원구에서 상시 근로자 380여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운수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2002.4.30 원고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03.4.29 위 1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재계약이 거부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재계약 거부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원고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3.8.18 부당해고 구제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인용하여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하는 반면,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해604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30 참가인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회사의 주장

원고회사는 2000.5월경 이래 운전기사를 채용함에 있어 우선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기간 만료시 계약기간 중의 근무태도, 교통사고 유무, 친화력 등을 평가하여 정규직으로의 재계약 또는 계약종료 여부를 결정해 오고있는 바, 수회의 교통사고 유발자, 근무태도 불량자, 경영질서 위반자, 불법행위자 등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재계약하지 아니하고 계약관계를 그대로 종료시키고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수회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회사와의 계약기간 중인 2002.11.5 또 다시 운전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야기하였고, 원고회사와의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력서에 전문대 졸업사실을 은폐하고‘고등학교 졸업’으로만 기재한 사실이 있어 그 정직성에도 의문이 생겨, 원고회사에서의 근무가 부적당하다고 판단되어 재계약을 하지 아니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회사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종료된 것이지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인정근거]갑3, 4-1 내지 4-4, 6, 7, 11, 12, 14, 17, 을11, 16, 20, 22, 24의 각 기재, 증인 신○○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1)

참가인은 2000.9월경 원고회사와 1년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계속 근무하던 중 2001.2.25, 2001.7.29, 2002.1.4 3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내고는 2002.2.1 사직하였다.

(2)

참가인은 사직 후 자가용 운전기사로 취업을 고려하던 중 2002.4월 초경 원고회사의 김×× 과장의 권유로 2002.4.30 원고회사와 다시 1년의 계약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재입사하게 되었다.

(3)

원고회사는 2000.5월 이래 운전기사를 채용함에 있어, 일단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1년의 계약기간 만료시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으로 재계약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왔는데, 시내버스 업계가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회사가 위와 같이 1년간의 계약직 운전기사 제도를 두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체협약에 ‘입사 이후 3개월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는 관계로, 최초 계약직으로 입사한 이후 3개월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재계약한 이후에도 또 다시 신규 입사자라고 하여 3개월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으며, 재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근속수당과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 퇴직금 등을 산정하게 되므로, 상당한 금액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회사는 계약직 운전기사의 계약기간 만료시 당해 운전기사가 수회 교통사고를 유발하였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하였거나 경영질서를 위반하였거나 기타 불법행위를 저질렀거나 스스로 이직이나 사직을 희망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왔고, 그리하여 원고회사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악화된 2002.9월 전까지는 계약직 운전기사의 대부분이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되었다.

(4)

원고회사의 경우 1년 계약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는 임금, 근로시간 기타 근로조건에 있어 서로 차이가 없으며, 1년 계약직 근로자에 관하여 별도의 운영규정 등도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

(5)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은 2002.4.11 원고회사와 2002년 단체협약을 대신한‘노사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계약직 제도의 완전 철폐를 대신하는 보완적 제도로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원고 회사의 부당한 재계약 거부를 방지하기 위해 ‘1년 기간 만료 후 재고용시 노조의 추천자는 우선 고용한다’라고 합의하였다.

(6)

그런데, 원고회사는 노조 상급단체 변경과 관련하여 원고회사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악화된 2002.9월경부터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부 계약직 운전기사들에 대하여 재계약을 거부한 채 새로이 계약직 운전기사를 모집하여 부족한 인원을 충원해 오고 있다.

(7)

참가인은 2003.4.29 1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원고회사로부터 재계약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하였고, 단지 계약기간 만료 후 참가인에 대한 배차가 중지됨에 따라 재계약이 거부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8)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은 2003.6.3 위 2002.4.11자 노사합의에 따라 원고회사에게 참가인을 재고용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회사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9)

참가인은 1년의 계약기간 중 2002.11.5 한 번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는데, 이는 주차되어 있는 택시를 버스로 가볍게 충격하여 224,640원의 물적 피해만 야기한 경미한 교통사고였고, 그 외에 계약기간 중 중대한 교통사고를 야기하였거나 근무태만 등의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10)

한편, 참가인은 I전문대를 졸업하였음에도 이력서에 학력 및 경력사항을 줄여쓰라는 당시 원고회사 양×× 실장의 요청에 따라 2000.8.18 원고회사와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력서 학력란에‘고등학교 졸업’이라고만 기재하였고, 2002.4.30 계약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그렇게 기재하였다.

다.

판 단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회사에서 정규직 운전기사로 근무하기 위하여는 일률적으로 계약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 계약직 운전기사와 정규직 운전기사의 근로조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점, 시내버스 운수업을 영위함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운전기사에 대하여 1년간의 계약직 과정을 거치게 한 데에는 원고회사의 영리적인 목적 외에 그 기간 동안 근로자의 업무능력, 성실성, 인품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기간이 연장된 시용제도로서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하여 원고회사는 2002.9월경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악화되기 전까지는 수회 교통사고 유발자, 근무태도 불량자, 경영질서 위반자, 불법행위자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직 운전기사를 모두 정규직으로 재고용하여 온 점,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이 2002.4.11자 노사합의서에 따라 원고회사에게 참가인을 재고용하여 달라고 추천하였음에도 원고회사는 위 노사간의 합의를 저버리면서까지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한 원고회사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볼 것이고, 이러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재계약거부는 부당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그러므로 원고회사가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였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참가인이 2002.4.30 원고회사에 재입사한 이래 1년의 계약기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한 것은 2002.11.5 단 한번뿐이었고, 그 교통사고도 20여만원의 물적 피해만 입힌 경미한 사고였던 점, 그 이전의 3차례에 걸친 교통사고는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재입사하기 전의 일로서 원고회사도 이를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이었던 점, 참가인은 원고회사 실무자의 요구에 따라 이력서에 전문대 졸업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인 점, 원고회사의 업종, 참가인의 직업, 업계의 만성적인 구인난 등을 감안할 때 그러한 최종 학력의 부실기재가 원고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여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고 또한 그로 인하여 원고회사가 참가인에 대한 전인격적 판단을 그르쳤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회사가 내세우는 참가인의‘교통사고 유발, 허위학력기재’의 사유는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3)

결국 원고회사가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최주영, 조성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