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발생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원고의 비위 정도도 중한 것이 아니라면 이를 이유로 한 해고는 부당해고이다 ( 2005.11.08, 서울행법 2005구합10309 )
[요 지]
약품 무단 유출의 건은 징계시효가 경과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나머지 징계사유에 관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참가인 의료원에 손해를 끼칠 의도로 부당하게 업무처리를 하였다기보다 사무분담 변경으로 인한 업무미숙이 참가인 의료원으로 하여금 업무처리에 곤란함을 초래한 것으로 징계사유 발생경위에 나름대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그 비위의 정도 또한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원고의 징계전력이나 근무평가 결과 등 원고에게 불리한 정상을 더하여 고려한다 하더라도, 원고의 비위 정도가 해고에 이를 정도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지방공사 ○○의료원 사건
♣ 사건 : 2005.11.8 선고, 서울행법 2005구합1030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태윤(민주노총 법률원 여는합동법률사무소)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장병애
♣ 보조참가인 : 지방공사 ○○의료원
대표자 병원장 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성
담당변호사 최현희, 송현석
♣ 변론종결 : 2005.10.4
[주 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2.2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654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지방공기업법 제49조, 의료법 제30조 및 목포시 지방공사 ○○의료원설치조례에 의거, 1983.12.31 지역주민의 보건향상과 지역 의료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이고(이하 ‘참가인 의료원’이라 한다), 원고는 1990.3.1 참가인 의료원에 입사하여 5급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중 아래와 같이 징계해고된 사람이다.
참가인 의료원은 2004.5.24 원고의 ① 약품 무단유출, ② 인공신장실 환자에 대한 수납착오, ③ 장애인 진단비 미청구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해고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04.6.2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26 위 징계사유 중 약품 무단유출 부분에 관한 징계시효가 경과하였고,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는 해고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참가인 의료원이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04.9.10 재심을 신청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2.22 약품 무단유출 부분의 점에 대한 징계시효가 경과하지 않았고,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양정 또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해고는 원고와 이해관계가 상반된 박○○가 위원으로 참가한 상벌위원회의 의결에 따른 것이므로 그 절차상 하자가 있고, 징계사유 중 약품 무단유출의 점은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징계시효가 경과한 것이며, 나머지 징계사유도 모두 참작할 만한 정상이 있으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을 징계사유로 삼았거나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징계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피고 및 참가인 의료원의 주장
피고 및 참가인 의료원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징계절차에 관하여
박○○는 원고의 약품 무단 유출사실을 적발하고 그 회수를 지시한 사실이 있을 뿐 원고의 비위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으므로 박○○가 상벌위원회 위원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결의에 참여하였다 하더라도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징계사유에 관하여, 먼저 원고는 상급자에게 보고함이 없이 무단으로 약품을 유출하고, 유출된 약품 회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으며(이러한 지시불이행의 점은 당시 명시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으나, 약품유출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무능력 부족과 불성실에서 수납착오를 일으키고 장애인 진단비를 제때에 청구하지 않았는 바, 이러한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로 삼은 사유는 모두 원고에게 그 책임이 귀속되는 것으로 참가인 의료원의 징계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원고의 약품 무단유출행위는 그 전모가 드러난 2003.11.11경에야 징계가 가능하였으므로 징계시효도 그때부터 기산되어야 하고, 설령 위 행위가 징계시효로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유출된 약품 회수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점은 여전히 징계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징계시효 만료는 문제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에 관하여, 원고의 또 다른 징계전력,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관례라며 책임을 회피하며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 태도 및 참가인 의료원의 공익적인 성격 등을 감안하면 해고라는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 갑 제8호증(일부), 갑 제10호증의 1 내지 7,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1 내지 5, 갑 제14호증, 갑 제15호증(일부), 갑 제16호증의 1 내지 4, 갑 제23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 을 제6호증 내지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박○○, 박□□의 각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제8호증, 갑 제15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위 증인들의 각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징계사유
약품 무단유출 부분(아래 판단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징계시효가 경과하여 징계사유로는 삼을 수 없으나, 징계양정 자료로 삼을 수는 있으므로 이를 살핀다)
원고는 1998.9.1부터 2001.2.4까지 참가인 의료원 약제과에서 약품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차용증을 받고 참가인 의료원이 보유하던 약품을 인근 16개 업체에 72건에 걸쳐 38,242,483원 상당을 제공하였으나, 이러한 약품유출과 관련하여 따로 장부에 정리하거나 참가인 의료원의 회계처리에 반영한 바는 없다.
박○○는 2000.7월경 위 약제과 과장으로 부임하여 원고의 책상에서 다량의 차용증 뭉치를 발견하고 그 경위를 밝힌 결과 약품유출과 관련된 것임을 알고 원고에게 회수를 지시하였으나, 참가인 의료원측에 위와 같은 원고의 약품유출 사실을 따로 보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고는 유출된 약품의 회수에 별다른 성의를 보이지 않았고, 원고의 후임자인 박○종 등이 위 유출된 약품 중 30건 22,943,660원 상당을 회수하였고, 2003.11.11 현재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약품을 차용한 업체의 담당직원의 퇴사나 연락두절, 해당 업체의 폐업 및 해당 업체의 반환거절 등으로 15,298,823원 상당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있다.
한편, 참가인 의료원은 급박하게 약품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인근 약국이나 병원으로부터 약품을 빌려오고, 필요에 따라 참가인 의료원의 약품을 빌려주기도 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약제과에 근무하기 이전부터 빈번하지는 않으나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것이었다.
수납착오의 점
원고는 2003.4월경부터 2004.1월경까지 참가인 의료원 원무과 접수창구에서 접수, 수납보조, 증명서 발급, 장애인 진단비 청구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중 인공신장실 환자의 접수와 수납 업무를 수행하면서 본인부담금이 없는 환자들의 정신과 정액진료비를 정액 일당 진료비로 수납하여야함에도 일반수가인 정률의 기본진찰료로 접수함으로써 참가인 의료원 보험심사과 건강보험급여 청구시 수회에 걸쳐 월 평균 1,000,000원 상당의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일을 야기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위와 같은 수납착오는 수납 당시 접수프로그램 실행화면 중 수납항목을 ‘정액 일당 진료비’부분에 클릭하지 않고 ‘정률 기본진찰비’부분에 클릭함으로써 발생한 것이고, 이는 원고의 업무 미숙뿐만 아니라 마침 접수 프로그램의 변경으로 컴퓨터 모니터상 실행화면이 달라진 것도 한 원인이 되었다.
한편, 참가인 의료원은 이 사건 징계해고 전까지 위와 같은 원고의 수납착오를 문제삼은 적이 없다.
진단비 미청구의 점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의료원 원무과 접수창구에서 근무하던 중 2003.3월경부터 2003.11월경까지 10여건이 되는 장애인 진단비를 목포시청 사회복지과 등 관계기관에 한번도 청구하지 않았고, 2004.1월경 발생한 장애인 진단비도 청구하지 않았다. 참가인 의료원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대기발령 기간인 2004.3.2에 이 부분을 일괄하여 관계기관에 청구하였는데(청구금액이 얼마인지는 참가인 의료원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 해가 지난 2003년분을 지급받는데 애로를 겪었고, 한편 위 청구금액에는 원고의 전임자가 청구하지 않았던 2003.1월분도 포함되어 있다.
징계절차
이 사건 징계해고에 앞서 참가인 의료원은 원고가 2004.1.14경 신체검사를 문의하는 민원인을 불친절하게 대하여 위 민원인이 목포시청 및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처분을 하였다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위 직위해제처분 등이 부당하다는 구제명령이 내려지자, 2004.4.22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로 삼은 사유와 함께 원고의 업무 수행 능력 등을 문제삼아 원고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참가인 의료원은 2004.4.29 제1차 상벌위원회를 열었다가 그때까지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수령하지 못하게 되자 위 판정결과를 파악한 후 원고에 대한 징계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를 보류하였다.
그 후 참가인 의료원 원장은 2004.4.29 제1차 상벌위원회를 열었다가 그때까지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수령하지 못하게 되자 위 판정결과를 파악한 후 원고에 대한 징계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를 보류하였다.
그 후 참가인 의료원 원장은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수령한 다음 원고를 2004.5.21 복직시키는 한편, 그 다음 날 제2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위 상벌위원회에서 앞서 본 약품 무단 유출 등 3가지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를 징계해고 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하자 같은 달 24일 참가인을 징계해고 하였다.
한편, 위 제2차 상벌위원회는 김○민 위원장, 엄○○ 간호과장, 박□□ 총무과장, 윤○종 원무과장 및 박○○ 약제과장 등 사용자측 위원 5명과 김○식 부위원장, 김○겸, 전○진, 윤○재, 김○진 등 노동조합측 위원 5명(제2차 상벌위원회 회의록에 노동조합측 위원이 4명으로 기재된 것은 착오로 보인다)으로 구성되었다. 원고는 위 상벌위원회에서 약품 무단유출건에 관하여 관례대로 처리하고, 구두로 인수인계 하였다고 소명하였을 뿐 박○○에게 구두로 보고하였다거나 박○○가 상벌위원회의 위원이라는 점은 따로 문제삼지 않았다.
또한, 위 제2차 상벌위원회에서 약품 무단유출건에 관하여 그 경위와 장부정리 여부 등에 대하여 원고의 소명과 논의가 있었을 뿐 유출된 약품의 회수지시를 불이행한 점과 관련하여서는 따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등 논의된 바가 없다.
기타 사정
원고는 2001.1.1부터 2002.12.31까지 근무기간 동안 근무성적이나 직무수행능력 및 직무수행태도 전반에 걸쳐 가장 낮은 단계인 ‘미흡’으로 평가받았다.
참가인 의료원은 원고가 위와 같이 약제과에서 근무하던 중인 1998년경 의약품 구매 등에 관한 장부정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참가인 의료원에게 8,516,754원 상당의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2003.10.22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가 재심절차에서 감경하여 견책처분을 한 바가 있다.
참가인 의료원의 관계규정
단체협약
제37조[상벌(징계)위원회 구성]
의료원은 조합과 동수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한다.
징계위원회는 노사 각각 5인으로 한다.
징계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 징계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되, 가부동수의 경우 위원장이 결정한다. 다만, 해임, 파면, 면직의 경우 징계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 징계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인사규정
제51조(징계대상)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장은 징계의결요구를 하여야 하고 동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하여야 한다.
법령 및 제규정에 위반하였을 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병원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을 경우
제52조(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 각호와 같다.
파면 2. 해임 3. 정직 4. 감봉 5. 견책
제60조(징계의 시효) 징계의결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금품 및 향응수수, 금품의 횡령, 유용의 경우 3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요구하지 못한다.
상벌위원회 세부규정
제3조(징계대상)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를 요구한다.
법령 및 제규정에 위반하였을 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병원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을 경우
제11조(징계사유의 시효) 징계의결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금품 및 향응수수, 금품의 횡령, 유용의 경우 3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요구하지 못한다.
판 단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박○○가 원고로부터 약품유출시마다 보고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갑 제8호증, 갑 제15호증의 각 일부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박○○가 원고의 약품유출의 점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를 결의한 상벌위원회는 참가인 의료원의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구성된 위원들에 의하여 원고의 소명을 듣고 징계의결을 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징계사유 시효 도과 여부 등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의료원은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 중 하나로 원고가 1998.9.1부터 2001.2.4까지 사이에 약품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을 들어 2004.4.22 원고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하였는데, 참가인 의료원의 인사규정 및 상벌규정은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는 해당 징계사유로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는 바, 참가인 의료원은 원고의 의약품 무단유출 행위가 종료된 2001.2.4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4.4.22 원고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위 약품 무단유출의 점은 위 상벌위원회 회부 당시 이미 징계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 의료원은 먼저, 원고의 약품 무단유출의 점에 관하여 유출된 약품에 관한 회수업무를 종료한 2003.11월경에야 그 전모가 드러나 징계가 가능하게 되었으므로 그때부터 징계시효가 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상급자인 박○○가 2000.7월경 원고의 약품유출사실을 적발하였음을 알 수 있는 반면, 원고가 의도적으로 장기간 약품유출사실을 은폐하여 참가인 의료원측이 이를 적발하기 불가능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 의료원측으로서는 적어도 원고의 약품유출행위가 종료한 2001.2.4경부터 원고에 대하여 위 약품 유출의 점을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약품유출 시기를 기준으로 하지 아니하고 피고 및 참가인 의료원 주장과 같이 회수업무 종료시점을 기준으로 징계시효를 기산하면 사용자가 얼마나 회수업무에 집중하느냐, 언제 회수업무를 종료하느냐라는 피징계자로서는 우연적인 결과에 따라 징계시효가 좌우되는 것으로 이는 피징계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 할 것이어서 피고 및 참가인 의료원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없다.
또한, 참가인 의료원은 원고가 유출된 약품의 회수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점은 약품유출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고, 이와 같은 회수지시 불이행의 점은 원고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할 당시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징계사유가 약품유출이냐 유출된 약품의 회수지시 불이행이냐 여부는 원고의 입장에서 소명의 대상과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를 의결한 상벌위원회에서 원고의 회수지시 불이행의 점에 관하여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한다거나 쟁점으로 논의된 바가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유출된 약품의 회수지시 불이행의 점이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참가인 의료원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다만, 징계시효가 도과되거나 유출약품 회수지시 불이행의 점과 같이 징계사유와 관련된 사정은 이를 징계양정의 자료로 삼을 수는 있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가장 주된 부분인 약품 무단유출의 점은 징계시효가 경과하여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설령 위와 같은 약품 무단유출의 점과 관련된 부분을 징계양정사유로 감안한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참가인 의료원측에서는 원고의 약품유출사실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스스로 손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로 삼을 수 있는 나머지 징계사유에 관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참가인 의료원에 손해를 끼칠 의도로 부당하게 업무처리를 하였다기보다 사무분담 변경으로 인한 업무미숙으로 인공신장실 환자들로부터 수납과정에서 전산입력 착오를 일으키고, 장애인 진단비를 소액으로 청구하기보다 일괄하여 청구하기 위하여 발생시마다 청구하지 아니하여 참가인 의료원으로 하여금 업무처리에 곤란함을 초래하는 등 그 징계사유 발생경위에 나름대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그 비위의 정도 또한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그 밖에 원고의 징계전력이나 근무평가 결과 등 원고에게 불리한 정상을 더하여 고려한다 하더라도, 원고의 비위 정도가 해고에 이를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고,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