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5. 16. 선고 2005구합1223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22호증의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은 울산 동구 D에서 근로자 25,000 여명을 사용하여 선박건조 및 수리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E 주식회사(이하 'E'이라고 한다)는 참가인 회사와 같은 장소에서 근로자 100여명을 두고 참가인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 참가인 회사의 조선사업부 엔진기계사업본부 주조부, 조선사업본부 건조3부 및 의장3부 소속 도장·사상·주조 작업을 수행하던 사내 협력업체이며, 원고 A은 2001. 7. 9., 원고 B은 2002. 12. 16. E에 각 입사하여 위 도급계약에 따라 참가인 회사 작업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하던 사람으로 참가인 회사 사내 협력업체 소속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2003. 8. 30. 설립된 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고 한다)의 조합원이었다.

나.

E은 2003. 11. 19. 폐업일을 2003. 12. 19.로 하는 폐업공고를 한 다음 같은 날 원고들을 해고하였고, 2004. 1. 26. 폐업신고를 마쳤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다.

원고들 및 F노조는 2004. 2. 13. 참가인 회사와 E을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04부해30, 2004부노4호로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는 E이 참가인 회사와 경영상 독립성이 없는 회사로서 참가인 회사가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사용자이고, E에 대하여는 위장폐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 6. 4.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은 각하하는 한편 E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인용하였다.

라.

이에 불복하여 원고들 및 F노조는 2004. 7. 1. 중앙노동위원회 2004부노99, 2004부해449호로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E은 중앙노동위원회 2004부노94, 2004부해430호로 원고들 및 F노조를 상대로 각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3. 3. 위 초심명령 중 참가인 회사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각하 부분을 취소하고 참가인 회사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정하여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구제명령을 하는 한편, 참가인 회사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부분과 E이 원고들을 상대로 한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은 위 초심명령과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참가인 회사의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해서만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을 비롯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채용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담당업무를 배정하며 지시, 근태관리, 표창, 휴가사용 승인 등 직접 인사관리를 하였고, 또 E은 참가인 회사에게 인적, 자본적, 경영적 종속관계에 있는 사실상 독립성이 없는 회사로서 원고들과 E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원고들은 사실상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지배·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므로,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28, 갑 제10호증, 갑 제40호증의 1 내지 7, 갑 제41호증의 1 내지 4, 갑 제42, 43호증의 각 1 내지 10, 갑 제44호증의 1 내지 9, 갑 제47호증, 갑 제50호증, 갑 제51호증의 2 내지 20, 갑 제52, 54호증의 각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 3호증,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 을 제13 내지 20호증, 을 제21호증의 1 내지 7, 을 제29호증의 1, 2, 3, 을 제31 내지 36호증, 을 제40 내지 44호증의 각 기재를 보태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 회사와 E의 도급계약의 내용

E은 1999. 2. 5.경부터 참가인 회사의 엔진기계사업부 주조부(직종 : 주조), 조선사 업부 건조3부 및 의장3부 (직종 : 도장, 사상)의 협력업체로 각 등록되어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 작업장에서 선반건조작업을 하게 하다가 2000. 9. 15.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위 업무 중 공사종류 '도장공사' 부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가 행하는 선박공사 및 시설·영수선 공사에 적용하는 일반약관과 도급관리규정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사도급기본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공사도급기본계약의 내용에 따라 E의 계약이행 연대보증인으로 G, H가 위 계약서에 서명·날인하였으며, E은 그 무렵부터 참가인 회사에게 위 계약에서 정한 계약보증금을 납입하여 왔다.

㈎ 참가인 회사는 E에게 월 1회 당해 공사분에 대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단 공사대금 산출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로 하며 대금은 다음 달 10일에 현금으로 지급한다. 단가 적용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으로 하되 단가 및 공사금액은 별도의 단가도급계약에 의한다(대금지급방법).

㈏ E은 소속종업원의 출근철저, 음주, 질서, 근무기강 및 관리감독을 철처히 하여 공사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며, 참가인 회사는 공사를 계약조건에 부합하도록 진행시키기 위하여 공사감독원을 임명하거나 참가인 회사의 현장 담당 기사로 하여금 소정의 의무와 현장감독 및 기술습득에 임하게 한다. 다만 이로 인하여 E의 본 계약상의 의무나 책임을 경감 또는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감독의 의무, 공사감독).

㈐ E은 해당공사를 담당할 기술과 경험이 있는 자가 아니면 본공사에 참여시킬 수 없으며 필요에 따라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하여 취업시킬 수 있고, 자기 종업원의 행위에 대하여 전 책임을 지며, 참가인 회사는 본공사 시공 또는 관리상 부적당하다고 판정될 때에는 근로자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E은 이를 즉시 교체하여야 한다(종업원).

㈑ E은 본공사 시행중 재해의 방지를 위하여 자격있는 안전관리자를 선정하여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아 임명하고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리수칙 또는 기준을 준수하여 위해방지에 만반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며,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리조직과 그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결의 또는 지시사항을 준수하여야 하고, 참가인 회사가 실시하는 관리감독자 및 근로자 안전 보건교육시 반드시 참석하여야 한다(안전관리).

㈒ E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약정한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때에는 지체일수 1일에 대하여 계약금액 3/1000에 해당하는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지체상금).

㈓ E은 공사완료시 지체없이 참가인 회사의 검사를 받아야 하며, 합격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즉시 보수하여 재검사를 요청해야 하고, 재검사를 위하여 투입된 비용은 E의 부담으로 하며 향후 1년간 하자보증책임이 있다(준공검사).

㈔ E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지급품에 대하여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하며, 손망실시에는 이를 참가인 회사에게 변상하여야 한다(회사에서 지급되는 자산에 대한 보상).

㈕ E은 공사계약보증금으로 참가인 회사가 정하는 금액을 계약체결시까지 현금 또는 은행발행 자기앞수표 기타 참가인 회사가 인정하는 유가증권 등으로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 예치하여야 하고, E의 작업폐업시 공사진행 중 참가인 회사에 대한 채무관계가 있을 경우 E이 예치한 계약보증금 중에서 우선변제하여야 한다(계약보증금).

(2)

참가인 회사의 개별도급계약 및 도급대금의 산정방법

㈎ 참가인 회사는 선박건조작업 자체 규모가 방대하고 구조가 복잡하여 작업구역 및 공정을 편리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건조할 선박을 블록으로 나눈 다음 이를 다시 내업부분(가공부, 소조립부, 판넬조립부, 대조립부, LNG생산부, 의장생산부, 선행도장부)과 외업부분(건조1, 2, 3부, 의장1, 2, 3부, 도장1, 2부, 선실생산 1, 2부)으로 나누어 각 공정별로 협력업체를 따로 두고 있고, 이와 같이 선박의 단위가 블록으로 나뉘어지게 됨에 따라 협력업체와 체결하는 개별공사계약도 블록 및 작업내용을 고려한 액티비티(Activity, 작업수행에 따라 작업형태를 최소단위로 구분하여 표현한 것을 말함, 예를 들면 액티비티가 D110CC106M이면 D는 선박의 상부부분을, 110C는 선박상부구역에 들어있는 블록명칭을, C10은 작업종류로서 판넬작업을, 6M은 세부작업종류로서 조립용접작업을 말한다) 단위로 체결하였다.

㈏ 각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해지는 도급대금은 일정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입시간('품셈', 'm/h방식'이라고 하는데 이는 1인당 단위작업 완성에 소요되는 시간수를 말한다)을 근거로 예상물량('품셈공수'라고 한다)을 정한 다음 여기에 표준인건비, 상여금, 퇴직금, 후생복지비, 사회보험료, 협력업체의 이윤, 작업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해마다 산정되는 도급단가를 곱하여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가 위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한 예정시간을 투입하고도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여 협력업체의 근로자가 휴일, 연장근로를 하게 되는 경우 위 약정 도급대금에도 불구하고 따로 실투입공수에 대하여 정산하기도 한다.

(3)

E의 근로자 채용방식 및 참가인 회사의 출입증 발급절차

㈎ E은 주로 생활정보지나 지인들을 통하여 참가인 회사 작업장에서 근무할 근로자를 모집하여 왔는데, 전화로 근로자가 입사를 희망하면 대표나 소장이 참가인 회사 밖에서 면접을 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주민등록등·초본, 자필이력서, 채용건강진단서(주로 I병원에서 발급한다)를 준비해 올 것을 요구하여 근로자가 위 서류들을 가져오면 이를 검토하여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그 후 채용이 결정된 근로자와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이러한 방법에 따라 E은 2001. 7. 9. 원고 A과, 2002. 12. 16. 원고 B과 사이에 직종은 도장, 취업장소는 건조3부 도장과 작업장, 임금은 시급으로 하되 월 1회 이상기일을 정하여 지급하며, 시업 및 종료시간은 E의 형편에 따르기로 하고, E은 원고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표창 또는 징계할 수 있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 참가인 회사는 방위산업체로서 사업장 면적도 150만평에 이르고 출입인원도 하루 수만 명에 이르며 E을 비롯한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참가인 회사 내에 있는 관계로 이를 관리하기 위하여 직영근로자 및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출입증을 발급하여 오고 있는데, E은 근로자 신규채용이 결정되면 참가인 회사 조선운영지원부에 근로자가 가져온 자필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채용건강진단서를 첨부하여 출입증발급을 요청한다.

㈐ 참가인 회사 조선운영지원부는 E으로부터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출입증발급을 요청받으면 다른 협력업체와 함께 면접일을 통보해주고, 면접일에 E 총무의 인솔하에 면접을 보러온 신규채용자들에 대한 면접을 한 다음 참가인 회사 교육관에서 신규채용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출입증을 발급해준다. 이때 면접은 육안으로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본인여부확인, 근무경력 등을 물어 출입증 발급요청서중 사내 협력업체 면접전형대장 면접자 의견란에 이를 표시하는 정도이고, 따로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하여 기량평가를 실시하지는 아니하였으며, E이 참가인 회사에게 출입증발급을 요청해서 거절된 적이 거의 없었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출입증 발급 및 인원충원절차 규정(갑 제10호증)에 의하면 당사 사규에 위배되는 자, 군 미필자 및 채용신체검사 부적격자를 출입제한자로 하고 있고 출입증 발급 전 별도의 양식에 의하여 채용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4)

작업방법 및 지시, 출결관리

㈎ E은 참가인 회사와 개별도급계약을 체결하면 개별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라 작업할 근로자를 결정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그날 작업할 근로자에 관하여 통보한 다음, 해당 근로자에게 작업장 및 블록, 작업내용을 지시하여 출근시 해당 작업장으로 이동하도록 하고 있고, E 소속 근로자는 출근하여 일단 각 소속 컨테이너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이때 E 총무가 출근 여부를 체크한다) 지시받은 작업장으로 가서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와 함께 조회를 하고 참가인 회사 또는 E 소속 팀장의 호명 하에(이때 참가인 회사는 E이 통보한 자료를 토대로 자체적으로 실투입인원을 파악한다) 직영근로자와 함께 또는 각 E 소속 근로자끼리 한 조를 이루어서 작업을 한다. 이 때 참가인 회사의 공정관리자(직영반장이나 팀장을 말한다)는 작업진행상황을 직접 확인하거나 E으로부터 보고받은 인원배치와 작업상황을 바탕으로 전체작업의 흐름에 맞도록 작업진행 및 작업수행의 품질을 감독하였고, 참가인 회사 안전관리자는 작업현장을 순회하면서 직영근로자나 E 소속 근로자를 가리지 아니하고 안전관리감독을 하였다.

㈏ 원고들이 속한 E의 건조3부 근로자는 주로 4, 5도크에서 취부(철판을 가지고 도 면에 따라 블록을 짜는 작업), 용접, 사상(용접으로 고르지 못한 면을 깎아내는 작업), 소지(용접으로 인해 지저분해진 페인트 부분을 깨끗이 갈아내는 작업), 도장업무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정 중 도장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참가인 회사의 건조3부에는 E 외에도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로 구성되는 도장업무 담당팀이 2개 더 있고, 그 직영근로자와 E 근로자가 4, 5도크 및 안벽에 거치된 4대 정도의 배에서 여러 명이 한조가 되어 취부-용접-사상-소지-도장 순서로 작업을 하였다. 이 때문에 참가인 회사 공정관리자는 후행공정에 차질이 없도록 휴일, 야간근로 등 작업일정을 조정하고, E의 작업이 늦어지는 경우 직영근로자로 하여금 지원하게 하거나 작업을 다 마친 경우에는 E의 다른 작업을 지원하도록 지시하였다.

(5)

사무실 및 작업도구, 소모품 제공 및 후생시설의 이용, 보조금 지급

㈎ 참가인 회사는 E의 사무실로 참가인 회사의 건물을 제공하여 참가인 회사의 일부 부서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면서 제공공간이 협소하고 계산상의 어려움으로 따로 E으로부터 전기료, 수도료 등 각종 공과금을 받지는 아니하였으며, 크레인 등 고가장비와 작업에 필요한 도구, 소모품, 근로자의 작업복, 신발 등을 제공하였고, E 근로자는 참가인 회사 내에 있는 식당, 휴게실, 체련단련실 등 각종 후생시설을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와 함께 별다른 제한없이 사용하였다.

다만, E은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사무실과 별도로 작업현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여 소속 근로자의 탈의실, 교육실 등으로 사용하였고, 사무실 내에서 사용하는 전화기 등 각종 집기, 비품 등은 따로 마련하여 사용하였다.

㈏ 참가인 회사는 E에게 도급금액과는 별도로 우천으로 작업을 못할 경우라도 도급단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명휴비로 지급하거나 안전교육비를 따로 지급하였고, 야간지원금, 차량보조금, 혹서기지원금 등을 지급하였다.

(6)

안전관리교육

E은 소속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매주 목요일에 각 해당 컨테이너에서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비디오를 시청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안전교육을 시행하였고, 다만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매월 첫째주 월요일에 실시되는 참가인 회사의 안전결의대회에 위 공사도급기본계약에 따라 참여하도록 하였다.

(7)

E의 설립 및 운영, 임금 및 지급체계

㈎ E은 1999. 2. 5. J을 대표이사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참가인 회사와 별도로 취업규칙을 정해두고 그 취업규칙에 따라 소속 근로자에 대한 채용 및 징계, 해고 등의 인사관리를 하였고, 일일출면일보와 협력업체 인원근태 및 작업현황을 작성하여 소속 근로자의 조퇴, 휴가, 연장근무 여부, 근로시간 등을 확인하여 근로자에 대한 급여지급의 자료로 삼는 한편 이를 참가인 회사 조선사업부에 통보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는 앞서 본바와 같은 독자적인 확인내용과 위 일일출면일보, 협력업체 인원근태 및 작업현황 보고내용을 공사진행상황과 공수 확정에 참고하고, E 근로자에 대한 장비 지급, 식사인원파악을 위한 자료로 사용하거나 안전관리요원의 배치를 위한 자료로 사용하였다.

㈏ E은 소속 근로자를 사무직(총무, 경리 등), 생산직(상용공), 임시직 근로자로 구분하고 사무관리직 및 생산관리직에 대하여는 월급제로, 상용생산직의 경우는 주로 일급제를 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하였고, 월급제의 임금구조는 기본급에 직책수당, 직무수당, 자격수당 등 제수당을 포함함 금액이고 일급제의 임금구조는 기본일급에 각종 제 수당을 포함하는 금액이며, 취업규칙 및 앞서 확인한 급여자료를 토대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특근수당 등의 가산임금을 따로 지급하였으며, 퇴직금제도를 운영하였다.

또 E은 해당 근로자의 기량, 동종업계 근무경력, 작업환경, 자격증 보유 여부를 토대로 해당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결정하였는데, 경영사정을 고려하여 통상 연 1회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임금을 인상하거나 개별근로자와 협의를 통해 당해 근로자와의 임금을 인상하기도 하였다.

㈐ E은 그 부담으로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하였고, 소속 근로자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으며, 재무제표작성 등 회계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였다.

㈑ E은 각 사업년도마다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납부하였고, 총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에서 판매비, 관리비 등을 적절히 운용한 나머지를 자신의 소득으로 하였는데 그 경영 성과에 의해서 손실을 보기도 하고, 이득을 보기도 하였다.

(8)

F노조의 설립 및 원고들의 해고 경위, E의 폐업 등

㈎ 참가인 회사 협력업체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2003. 3.경부터 비밀리에 '노동조합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비밀조합원제도를 유지하여 오다가 불가피하게 일부 조합원의 신분이 노출되자 전격적으로 같은 해 8. 24. F노조 창립총회를 거쳐 같은 달 30.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고, F노조는 같은 해 9. 1. 노동조합 설립보고대회를 개최하였다.

㈏ 원고들은 F노조의 조합원으로서 2003. 8.경부터 E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서명운동을 하였는데 이에 E 대표이사 J은 2003. 8. 27. 폐업예고를 하면서 원고 A에게 폐업철회의 조건으로 서명용지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 A이 서명용지를 폐기하자 위 폐업예고를 철회하였다. 그런데 J은 2003. 11.경 각 협력업체 소속 소지공들이 소속 협력업체들의 일방적인 단가인하에 반발하면서 집단 조퇴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고 A이 소지공들을 선동하였다고 하면서 원고 A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였다. 이어 E은 2003. 11. 19. 폐업일을 같은 해 12. 19.로 하는 폐업공고를 한 다음 같은 날 원고들을 해고하였고, 2004. 1. 26. 폐업신고를 마쳤다.

㈐ 한편 J은 2003. 12. 1. 'K'이라는 상호로 참가인 회사 엔진기계사업본부 주조부협력업체로, E의 이사 겸 현장소장이었던 L(J의 조카이기도 하다)은 2003. 12. 17. 'M'이라는 상호로 참가인 회사 소지 부분 협력업체로 각 등록되어 E이 하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

판단

(1)

원고들과 계약당사자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용주는 E이지 참가인 회사가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와 같은 외견상 계약관계에도 불구하고 제3자인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실질적 근로계약 당사자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원고용주인 E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가 E에게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채용할 근로자의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고, 출입증 발급시에 면접을 실시하였으며, 사무실 및 작업도구, 작업복 등을 제공하고, 작업시에 참가인 회사 공정관리자가 공정을 지시, 감독하며 휴일이나 야간근로, 다른 작업에의 근로를 지시하고 E으로부터 일일출면일보를 작성·보고받은 점, 출입증 발급시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월 1회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와 함께 안전결의대회에 참여하도록 하고 참가인 회사 안전관리자가 수시로 작업수행 중 안전점검을 하였던 점, 참가인 회사가 E에게 도급대금 이외에 각종 지원금, 명휴비, 안전교육비 등을 지급함으로써 원고들이 E으로부터 지급받을 임금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며, 작업물량의 분배와 품질관리를 통하여 원고들의 작업시간, 수준, 방법을 통제하기도 하고, 후생복지 면에서도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와 비슷한 대우를 해준 점, 원고 들이 근무한 장소가 참가인 회사의 사업장 내라는 점에서 외견상 근로관계와 유사한 면이 없지는 않다.

(3)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을 형식적, 명목적 존재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경제활동적인 측면에서나 그 지배구조, 의사결정의 구조상 참가인 회사로부터 독립성을 가진 사용자라고 인정될 뿐이며, 달리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E이 형식적으로 매개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 참가인 회사가 E에게 선박의 품질 및 납품기간 준수 등 목적 달성을 위하여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할 근로자의 자격증 등 일정한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결과 E이 참가인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근로자만 채용한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참가인 회사가 E에 채용될 근로자의 조건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참가인 회사가 E의 의뢰에 의해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출입증을 발급하고 이를 위해서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면접을 보는 것은 참가인 회사 내의 출입인원 관리차원이고, 한편 참가인 회사 출입증 발급 및 인원충원절차 규정에 채용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하는 등 표현에 부적절한 면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 방법은 육안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본인여부확인에 그치며, 출입증발급이 거절된 적이 거의 없었던 점에 비추어, 그러한 절차가 직접 E의 근로자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참가인 회사가 E으로부터 일일출면일보를 작성·보고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태나 출결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에 투입된 인원을 파악하여 후에 도급대금의 정산을 위한 자료나 식사인원파악,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기 위한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참가인 회사의 E에 대한 사무실 제공은 E이 참가인 회사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어 작업 및 의사소통의 원활하고 신속한 진행을 위한 것으로서 제공장소가 비교적 협소하고, 참가인 회사 소속 다른 부서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따로 임대료나 전기료 등 공과금을 지급받는다는 것은 곤란하며, 참가인 회사가 E에게 작업도구, 작업시 사용되는 소모품, 근로자들의 작업복 등을 제공하고 E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각종 후생시설을 제한 없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도급계약의 완성도와 업무의 효율성, 협동성을 높이고, 직영근로자와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거나, 고가장비를 E으로부터 제공받는 것을 기대할 수가 없어 지원되는 것이고 또 장비분실시에는 E이 변상할 의무를 가진다는 점을 종합하여 볼 때, 사무실 및 장비, 비품제공 등이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의 성립여부를 판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 E은 참가인 회사와 개별도급계약을 체결하면 그 개별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라 근무할 근로자를 직접 선택하고 해당 근로자에게 작업할 장소, 작업 내용 등을 지시하였고, 참가인 회사와 E 사이의 개별도급계약이 액티비티를 단위로 하는 것으로서 한 블록에서 동시에 여러 공정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그 결과 원고들을 비롯한 E 소속 근로자는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나 다른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함께 작업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 공정관리자는 공정의 원활한 수행이나 품질 등을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

㈓ 참가인 회사 공정관리자가 E 소속 근로자에게 야간근로나 휴일근로 등을 지시하기는 하였으나, 공정관리자는 그날 작업진행을 살펴 후행 공정에 차질이 없게 하여 납기 내에 선박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고, 개별도급계약에서 약정된 기간 내에 해당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야간, 휴일근로 여부를 즉시 결정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는데 따로 E의 대표나 소장에게 이를 연락하여 다시 해당 근로자에게 지시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요구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면에서 무리이고, 원고들이 공정관리자의 지시에 의해 한 다른 작업도 E이 맡은 업무라는 점에서 E이 도급받은 계약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한다.

㈔ 산업안전보건법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보건관리, 수급인이 행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 그의 수급인 및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함께 정기 또는 수시로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실시하여야 하며(같은 조 제3항), 그의 수급인 또는 수급인의 근로자가 당해 작업과 관련하여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한 경우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위반행위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같은 조 제4항), 수급인 및 수급인의 근로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 또는 요구에 따라야 한다(같은 조 제5항)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에 의할 때 참가인 회사가 E에 채용될 근로자에게 출입증 발급을 위한 면접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E에게 안전교육관련 비디오를 제공해 주며, E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월 1회 참가인 회사가 실시하는 안전결의대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위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인 참가인 회사와 수급인인 E의 당연한 의무이다.

㈕ 참가인 회사는 E에게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대금 이외에 야간 및 휴일근로수당, 명휴비 등과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여 E이 소속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을 실질적으로 보전하여 주었고,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E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도급대금 및 위 수당, 지원금을 재원으로 기본급 이외에 야간 및 근로수당, 명휴비 등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선박건조작업은 규모가 방대하고 복잡하며 도크에서 진행되는 작업으로 기상상태 및 선행·후행 공정의 진행상태 등 계약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각종 변수로 인하여 개별도급계약 당시 투입시간 등을 확정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개별도급계약 체결시에 일단 예상물량에 도급단가를 곱하는 방법으로 도급대금을 정한다음 작업수행시 실투입인원을 파악하여 따로 정산과정을 거쳐 약정 도급대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는 것이고, 또 E은 그 대가로 작업물량에 대한 도급단가를 낮게 책정받음으로써 경제적으로는 작업물량을 완성하여 지급받는 공사대금과 별 차이가 없고, 기본적으로는 작업물량에 근거한 도급대금을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았다.

㈖ E과 참가인 회사의 관계는 앞서 본 바와 같은 도급계약을 기초로 하여 정해져 있는데, 위 도급계약도 계약이행보증금약정, 검수 및 하자보수비용의 부담, 자재변상책임 등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실질적인 도급계약으로 볼 수 있고, 서로 회계나 재산관계가 혼동되지 않으며, 지배구조가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업자로서 별도의 경영권을 가지고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 및 임금수준 및 지급방법의 결정, 작업 내용의 결정 및 배치, 해고 등 징계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이름으로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왔다.

㈗ E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기성 공사대금을 재원으로 나름대로의 체계와 관리기준에 따른 임금과 관리비용을 지출하고 그 나머지를 자신의 소득으로 하였는데, 이와 같은 E의 소득은 원고들을 비롯한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효율적인 인력관리와 작업개선을 통하여 변동이 생길 수 있다.

㈘ 원고들은 E을 고용주로 인식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김선희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