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성희롱을 이유로 해고한 것은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구제명령으로 복직한 근로자를 징계사유를 보완하여 다시 해고한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 2006.03.24, 서울행법 2005구합13872 )
[요 지]
원고는 직장 내 여직원들을 수차례 성희롱하고 조직력을 저해하였다는 이유로 1차 징계해고 되었다가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구제명령으로 참가인 회사에 복직하였다. 참가인은 이후 새로이 상벌위원회를 열어 원고가 성희롱한 징계사유를 보완하여 다시 2차 징계해고를 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1차 해고사유와 같은 사유에다가 해고의 양정사유를 추가로 보완하여 한 2차 해고가 1차 해고와 그 사유가 같다고 하더라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6.3.24 선고, 서울행법 2005구합1387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칠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 주식회사
대표이사 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김성수
♣ 변론종결 : 2006.1.13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4.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4부해895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5.1.14 ○○그룹 공채로 입사하여 ○○생명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00.7.1 참가인으로 전직하여 2003.1.22부터 ○○지점의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03.9.6 원고가 직장 내 여직원들을 성희롱하고 조직력을 저해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1차 해고’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4.1.29 징계양정이 과다하고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1차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직복귀 등의 구제명령을 발하였으며, 참가인은 위와 같은 구제명령에 따라 2004.3.19 원고에 대한 1차 해고를 취소하고 2004.3.22 원고를 서울영업사업부 지원팀 담당부장으로 복직시켰다.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새로이 상벌위원회를 거치고 2004.4.21 직장 내 여직원들을 성희롱하였다는 등의 징계사유를 보완하여 다시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2차 해고’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5.4.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한 2차 해고는 해고사유가 부존재하거나 왜곡, 과장되었으며 1차 해고사유 이외에 새로운 비위사실이 없음에도 같은 사유로 거듭 해고한 것으로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고, 가사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고 비위내용이 비교적 경미하고 참가인이 원고 등에 대하여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20년간 어떠한 징계도 받은 바 없고 참가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표창 등을 받았으며 2003년 원고가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지점이 최우수지점상을 수상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하였다.
인정 사실
2차 해고사유로서 원고의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경위
원고는 2003.4월경 원고의 사무실인 지점장실에 여직원 A를 여러 차례 불러 목과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요구하였고, 2003.6.18 ○○동에 있는 ‘○○○’라는 레스토랑에서 같은 여직원에게 업무와 무관하게 “네가 여자로 보인다”라고 말하여 여직원으로 하여금 수치스러움을 느끼게 하였으며, 2003.7.11경 다시 지점장실에 같은 여직원을 불러 원고의 컴퓨터 화면을 보라고 한 뒤 갑자기 껴안았고, 이에 여직원이 밀치며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하게 몸을 밀착시켰다.
원고는 2003.5월경 육성실에서 육성지도장과 대화 중인 여직원 B의 엉덩이를 치고 지나갔고, 회사 부근 ○○식당에서 회식을 마친 뒤 신발을 신고 있는 같은 여직원의 옆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를 맞대는 행동을 하였으며, 2003.7.11 ○○식당에서 최우수지점 선정 축하 회식을 하면서 같은 여직원의 옆자리로 와서 귀에 입을 맞추었다.
원고는 2003.6.11 직원 회식을 마치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중 계단에서 갑자기 여직원 C를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라고 말하여 수치심을 느끼게 하였으며, 2003.7.11 위와 같은 회식을 한 뒤 식당 앞에서 그 여직원과 다른 여직원 한명을 껴안고 돌았다.
원고는 2003.7월경 여직원 D가 업무를 보고할 때 성과가 좋다고 하면서 “열심히 했어, 뽀뽀”하면서 얼굴을 들이대었고, 2003.7.11 위와 같은 회식을 하면서 위 여직원에게 원고의 옆자리로 와서 앉으라고 강요하고, 그 여직원이 자리를 옮기려고 일어나는데 손으로 그 여직원의 엉덩이를 툭툭 쳤으며, 2003년경 그 여직원이 원고에게 휴가보고를 하는데 대하여 휴가 잘 다녀오라고 하면서 갑자기 껴안았고,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나 보고싶지 않았어”라는 말을 하였다.
원고는 평소 이야기할 때에도 여직원 E의 등을 만지거나 손을 잡았으며, 2003.7.11 위와 같은 회식을 하면서 원고가 한 입 먼저 먹은 상추쌈을 그 여직원에게 먹게 하였고, 회식이 끝난 뒤에도 식당 앞에서 잘했다고 말하면서 그 여직원을 껴안았다.
원고는 2003.2월경부터 술을 마신 날 수차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 사이에 여직원 F의 집에 전화를 걸어 “오빠야, 내가 너 사랑하는지 알지. 너는 나 안보고 싶냐”는 등의 말을 하였다.
원고는 2003.7.11 위와 같은 회식을 하면서 여직원 H를 뒤에서 안고 들어올렸다.
참가인은 2003.8.6 사안의 특성상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성희롱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여 사안이 종결될 때까지 여직원들과 접촉을 하지 말도록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성희롱 피해 여직원들을 만나거나 전화로 1시간 이상 통화하면서 확인서 작성여부 또는 내용을 묻고 조사팀에 잘 이야기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한편, 원고는 1997년경 ○○주식회사의 ○○영업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이 문제되어 담당 임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이 있었고, 2002.7월경 참가인의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도 여직원 한명이 점심시간에 사무실에 혼자 남아 팩스를 발송하고 있는데 뒤에서 껴안은 적이 있었고,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2003.2월경 밤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 여직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여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을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가인의 인사규정
인사규정
제29조(징계사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할 수 있다.
서약서 또는 회사의 제 규칙에 위반하거나 기타 업무상의 의무에 위배되는 언동을 함으로써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사내외 질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풍기를 문란시킨 경우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훼손하거나 사원으로서의 체면을 손상한 경우
조직융화를 해치거나 조직력을 저해시키는 경우
성적인 언어나 행동 등으로 또는 이를 조건으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게 하여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경우
[증 거] 갑 2의 1, 갑 5의 1, 2, 갑 8의 2, 을 27, 28의 각 1~9, 을 29의 1~3, 증인 김○○,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법령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3조(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교육) ①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을 위한 교육(이하 ‘성희롱예방교육’이라 한다)을 실시하여야 한다.
성희롱예방교육의 내용·방법 및 횟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시 조치) ①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그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시행규칙
제2조(직장 내 성희롱 판단기준의 예시)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을 위한 기준의 예시는 별표와 같다.
[별표]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을 위한 기준의 예시(제2조관련)
성적인 언동에 대한 예시
육체적 행위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는 등의 신체적 접촉행위
가슴·엉덩이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안마나 애무를 강요하는 행위
언어적 행위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전화통화를 포함한다)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한 행위
성적인 사실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행위
성적인 관계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행위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시각적 행위
음란한 사진·그림·낙서·출판물 등을 게시하거나 보여주는 행위(컴퓨터통신이나 팩시밀리 등을 이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성과 관련된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행위
그밖에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의 예시
채용탈락·감봉·승진탈락·전직·정직·휴직·해고 등과 같이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하는 것
비고 : 성희롱 여부의 판단시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저해하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판 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위와 같이 다수의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행위는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29조 제2호 및 제 17 내지 20호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근로자의 기업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벌이고, 자체의 재심절차에서도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나 징계사유의 인정, 징계양정의 부당 등에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이 적법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고,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면 해고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그 후 새로이 같은 사유 또는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여 다시 징계처분을 한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9.30 선고, 93다26496 판결 참조).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1차 해고처분을 취소한 뒤 다시 해고절차를 거치고 1차 해고사유와 같은 사유에다가 해고의 양정사유를 추가로 보완하여 한 2차 해고가 1차 해고와 그 사유가 같다고 하더라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징계양정의 적정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9.24 선고, 2002두4860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점장으로서 지점 여직원들에 대하여 성희롱한 경위 및 내용, 그 횟수로 보아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만은 없고, 원고가 참가인의 지시를 어기고 피해 여직원들을 만나는 등 두 차례의 징계해고처분을 전후하여 취한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