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2. 24. 선고 2005구합2258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공사'라 한다)은 지방공기업법과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설치조례에 따라 도시교통의 발전과 시민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서울특별시의 전액 출자에 의하여 1994. 1. 29. 설립되어 근로자 5,500여명을 고용하여 필수공익사업인 서울지하철 5, 6, 7, 8호선의 건설·운영사업을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이고, 원고 A은 1995. 2. 10., 원고 B은 1996. 5. 1. 각 참가인 공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면서 2003. 8. 25.부터 E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F 및 G직을 각 맡고 있었다.

나.

참가인은, 원고들이 2004. 7. 21.부터 2004. 7. 24.까지 있었던 노동조합의 지하철 파업 당시 노동조합 핵심 간부들로서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였을뿐 아니라, 2003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당시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하였으며, 2003. 11. 27.과 같은 달 28. 실시된 행정사무감사시 감사장 출입구를 점거 농성하였고, 원고 B의 경우 2002. 12. 9. 지하철 1시간 연장운행을 방해하고, 2003. 1. 29. 서울특별시의 요청에 의하여 실시하는 대테러특수소방단의 열차운전 및 장비조작 교육을 위한 특수소방단실승교육을 방해하였으며, 2003. 5. 16. 시설사업소장실의 출입문을 폐쇄하는 등 참가인 공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복무질서를 문란케 하였음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4. 9. 2. 원고들을 파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2004. 9.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가 2004. 12. 13.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2005. 1. 24. 중앙노동위원회에 C, D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5. 6. 9.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2004. 7. 21.부터 2004. 7. 24.까지 있었던 노동조합의 지하철 파업은 참가인 공사가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조정과정에서 핵심 쟁점사안들에 대하여 무성의한 교섭태도를 보임으로써 노사간의 자율적인 협상안 도출이 어려웠던 점에 기인한 것으로서 참가인 공사에게도 파업 발생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여지는 점, 이 사건 파업의 방식이 단순히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것으로서 평화적으로 진행되었고,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시민의 불편을 고려하여 4일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에 복귀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파업이 중재회부결정 이후의 쟁의행위금지 규정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정당성이 결여된 쟁의행위로 볼 수는 없다.

(2)

2003년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쟁의행위 및 그 이전의 징계사유는 정당한 조합활동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거나 2003. 12. 23.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단체교섭과정에서 발생한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조합원에게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로 합의하였는바,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위 면책합의에 위배된 된 것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 공사가 주장하는 징계사유가 없거나,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양정을 그르친 위법이 있고,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1)

노동조합은 참가인 공사와 2002. 2.경 체결하였던 단체협약의 효력이 종료함에 따라 2004. 5. 6.경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였는데, 특히, 주5일 근무제(주 40시간 근로) 실시를 내용으로 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 7. 1.부터 시행됨에 따른 신규채용 인원수와 근로시간을 확정하는 것이 협약교섭의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였다.

(2)

노동조합은 그 무렵인 2004. 6. 11. H노동조합, I노동조합, J노동조합 등과 함께 구성된 K회의(이하 'K'라고 한다)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하고, 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②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 실시, ③ 구조조정 중단·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 ④ 지하철과 철도의 공공성 강화, ⑤ 시민안전대책 마련 및 중앙정부 예산지원, ⑥ 이용시민 건강권 확보 및 궤도 노동자 노동권, 건강권 보장, ⑦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및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 등 대정부 7대 공동요구안을 채택하였고, 위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K 차원에서 강력한 공동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하였다.

(3)

참가인 공사와 노동조합은 11차례씩의 본교섭과 실무교섭에도 불구하고 신규채용 인원수, 근로시간, 임금인상 범위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였고, 결국 2004. 6. 30. 협상결렬이 선언되었다. 교섭에서 노동조합은 종전 근로조건의 유지와 이에 필요한 인원의 증원 및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참가인 공사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조건의 적용과 인원동결 및 원고 조합이 제시한 것보다 소폭의 임금인상을 주장하였다.

(4)

이에 노동조합은 2004. 7. 2.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한편, 2004. 7. 5.부터 같은 해 7. 7.까지 노동조합원 총 5,65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투표참가 조합원 5,001명 중 3,045명의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되었다. 노동조합은 2004. 7. 8. 중앙확대상무집행위원 및 대의원 전원으로 구성된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2004. 7. 10. 교통체계 일방 개편 및 주40시간제 일방시행에 대한 서울시 및 공사규탄집회, 7. 13. 조합원 총회, 7. 20. 총파업 출정식, 7. 21. 04:00 총파업 돌입' 등의 향후 투쟁일정을 확정 발표하였다.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3차례의 회의와 현장지도 등을 통하여 노사간의 자율적인 해결을 촉구하였으나, 원만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아니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04. 7. 19. "① 근무형태 및 인원은 노사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8. 31.까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여 12. 31.까지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고, ② 현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월차, 연차, 생리휴가는 근로기준법대로, 초과근로수당은 현행방법대로 수당을 지급하며, ③ 2004년도 임금인상은 총액대비 3%로 한다."는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노동조합은 핵심요구사항인 '신규인력 3,205명 증원 및 주5일근무제와 관련된 근무형태 개선'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수락을 거부하여 조정이 성립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서울지하철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 권고와 공익위원들의 의견 제시를 토대로 2004. 7. 20.자로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하고, 이를 노동조합에 통보하였다.

(6)

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2004. 7. 20. 20:35경 L역에서 조합원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출정식을 개최하고, M에 있는 참가인 공사 N차량기지 주공장으로 이동하여 2004. 7. 21. 04:00경까지 파업전야제를 개최한 다음, 그 무렵부터 2004. 7. 24. 20:47경까지 위 N차량기지 및 O차량기지 등지에서 조합원 2,391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하철 5, 6, 7, 8호선의 지하철 운행관련 업무를 중단한 채 총파업을 단행하여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였다.

(7)

이로 인하여 참가인 공사는 지하철의 정상운행을 위하여 자체 비상근무 직원과 약 1,500명의 외부 대체인력(소방대원, 경찰관 등)을 투입함으로써 각종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업무방해로 인한 손해를 입었고, 원고들을 포함한 노동 조합의 집행부를 서울동부경찰서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결과 원고 등은 공모하여 이 사건 파업을 단행함으로써 직권중재회부결정으로 쟁의행위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 쟁의행위를 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원고 공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 업무방해죄의 죄명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8)

한편 노동조합은 2003년도 임금협약 체결 등을 위한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한 후 2003. 10. 30.부터 참가인 공사에 그 요구안을 제시하고 단체교섭을 시작하여 2003. 12. 16.까지 16차례의 본교섭 및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노사간의 입장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2003. 12. 23. 04:00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참가인 공사는 2003. 12. 17.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노사는 사전조정 회의에 참석하여 요구안의 조정을 시도하는 한편 단체교섭을 계속하여 2003. 12. 23. 05:00경 잠정 합의에 이르렀고, 노동조합은 같은 날 07:50경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11:40경 파업종료를 선언하였다. 위와 같은 경위로 노동조합과 참가인 공사는 2003년 임금협약서를 체결하였고, 이와 별도로 노사합의를 통하여 2004년 1/4분기 내 전직원의 징계기록을 삭제하고, 2003년 임금교섭과 관련 조합 간부 및 조합원에 대하여 조합활동으로 인한 민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2004. 1. 9.에는 노사대화합차원에서 2003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발생된 쟁의행위 관련 조합원에게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참가인 공사는 2004. 3. 24. 공사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2004. 2. 29.자로 위 노사합의에 따라 징계기록을 말소하기로 하였다.

[인정 근거] 갑1~35, 을1~132 (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규정

[취업규칙]

제6조(성실의무) ①직원은 법령과 공사의 제규정 및 직무상의 명령 지시를 준수하며 항상 공사를 보호하고 부과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제8조(금지행위) 직원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6.

소속장의 승인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장을 이탈하는 행위

7.

직무상의 질서문란행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중재의 개시) 노동위원회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중재를 행한다.

3.

제71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에 의하여 중재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한 때

제63조 (중재시의 쟁의행위의 금지)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 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제71조 (공익사업의 범위등)

②

이 법에서 "필수공익사업"이라 함은 제1항의 공익사업으로서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다음 각호의 사업을 말한다.

1.

철도(도시철도를 포함한다) 및 시내버스(특별시·광역시에 한한다) 운송사업[적용 시내버스 운송사업에 관한 규정은 2000. 12. 31까지]

라.

판단

(1)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근로자들의 일정 기간 내의 일정한 행위에 대하여 노사간에 근로자들에게 고용계약상의 불이익처분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한 경우에 사용자는 근로자들의 행위가 형식상 사용자의 인사규정 등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면책합의에 반하여 이를 이유로 징계해고하지 못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다14786 판결 참조), 참가인 공사와 노동조합은 2003. 12. 23. 노사합의시 2004년 1/4분기 내에 전 직원의 징계기록을 삭제하기로 합의하고, 2004. 1. 9. 다시 노사 대화합 차원에서 2003년도 임금교섭과정에서 발생된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조합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합의한 후 2004. 3. 24. 공사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2004. 2. 29.자로 징계기록을 말소하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위 징계기록 말소 합의의 범위에는 합의의 내용이나 전후의 정황에 비추어 징계에 회부되지 않았거나 징계처리되지 아니한 합의기간 동안의 비위행위에 대하여도 이를 다시 징계하지 않기로 하는 면책의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 중 2004년 쟁의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는 이를 따로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2)

그러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62조, 제63조, 제71조에 의하면, 지하철운송사업과 같이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이른바 "필수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결정이 있으면 그날부터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중재기간 내에 파업을 감행함으로써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상치 못한 혼란이나 손해를 끼쳐 그 업무를 방해하고,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회부결정을 한 2004. 7. 20.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4. 7. 21. 04:00경부터 2004. 7. 24. 20:47경까지 파업을 감행하였다. 나아가, 위 파업으로 약 4일 동안 지하철이 파행적으로 운행되어 참가인 공사의 사업운영에 혼란과 손해를 끼쳤을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겪게 하는 등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2004년 파업은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쟁의행위라 할 것이고 노동조합의 간부들로서 이러한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원고들에게는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 사건 2004년 파업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와 방법, 파업으로 인한 참가인 공사의 신용 실추와 경제적 손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비위사실에 대한 원고들의 귀책정도는 사회통념상 참가인 공사와 사이에 더 이상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참가인 공사가 원고들을 징계파면한 것이 과중하다거나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2)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여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터이므로,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누6151 판결 등 참조), 참가인 공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