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3. 28. 선고 2005구합31313 판결

판결요지

1.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2.

참가인 조합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원칙적으로 원고에 대한 정규직 고용방침을 철회하였고, 이후 비록 상무가 원고에게 정규직 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하고, 참가인 조합도 원고의 정규직 고용을 고려해 본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및 최종적인 고용여부는 참가인 조합의 재량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것만으로 참가인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에 불구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정규직 고용 또는 재계약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 조합이 원고의 정규직고용을 약속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당연히 종료된다.

○○협동조합 사건

♣ 사 건 : 2006.3.28 선고, 서울행법 2005구합3131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진선희

♣ 피고보조참가인 : ○○협동조합

대표자 조합장 주○○

지배인 이○○

♣ 변론종결 : 2006.2.28

[주 문]

1.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9.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5부해283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14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보조참가인(변경 전 상호 ‘○○협동조합’, 이하 ‘참가인 조합’이라고 한다)은 근로자 121여명을 고용하여 금융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조합이고, 원고는 2004.3.8 참가인 조합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4.3.8부터 같은 해 12.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 조합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 조합은 2004.11.26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2004.12.31자로 만료됨을 통보하였다.

다.

원고는 2005.1.13 △△지방노동위원회 2005부해5호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5.3.14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신청한 중앙노동위원회 2005부해283호 재심신청 사건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9.20 위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 조합이 여러 차례 원고에게 정규직 고용을 약속한 바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계약기간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한데, 참가인 조합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종료 처리한 것은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함에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6호증, 갑 제10, 11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 조합은 2004.3.2 ○○협동조합(이하 ‘○○’이라고 한다)의 신용부분을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농림부장관의 강제적인 부실조합에 대한 행정처분인 계약이전결정에 따라 인수하게 되었다.

(2)

참가인 조합은 ○○이 운영하던 3개 지점(K지점, D지점, C지점)의 신용사업부분을 재개하면서 ○○에 근무하던 직원들을 우선 계약직으로 고용하되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 당시의 직급으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고용방침을 세우고, 2004.3.6 원고를 포함한 ○○ 직원들에게 ‘위 3개 지점의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2005.12월 말 결산하여 손실이 발생하는 지점에 대하여 참가인 조합이 어떠한 결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참가인 조합의 채용조건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각서(을 제2호증)에 서명하도록 요구하여 원고를 포함한 직원 10명의 서명을 받은 다음, 같은 달 7일 책임자급 면접을 통하여 원고를 고용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달 8일 원고를 K지점장으로 임명하였다.

(3)

그런데, 농협중앙회 소속 ○○예금자보호기금 사무국장은 2004.3.10 참가인 조합에게 ○○의 계약이전결정은 참가인 조합이 ○○지점 1개를 운영하겠다고 하여 결정된 것이고, 참가인 조합 이사회에서 2004.3.3 D지점, KH지점의 폐쇄결정을 하였음에도 참가인 조합이 관리기관과 사전 협의 없이 위 3개 지점을 운영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우며, 참가인 조합의 경영여건 및 부실조합의 계약이전 결정시 그 지점 전체를 폐쇄하도록 하는 종전 방침을 이유로 참가인 조합이 ○○의 KH지점, D지점을 인수하는 것을 불허하고 위 2개 지점을 폐쇄하도록 촉구하였다.

(4)

참가인 조합은 2004.3.12 위 지점인수불가통보에 따라 KH지점, D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종전의 고용방침을 수정하여 같은 달 16일 18:30경 위 3개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계약직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한 직원들에 대하여는 전원 2004.3.8자로 참가인 조합의 직원으로 인정하되 D지점과 KH지점에 배치받았던 직원과 ○○ 재직 당시 4급 이상 책임자에 대해서는 사업장 폐쇄로 인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전원 정리해고를 하고, 계약서에 서명날인하지 않은 직원들은 ○○ 신분을 유지한다’라는 내용의 고용방침을 발표하게 되었다.

(5)

원고는 당시 ○○에서 3급에 해당하는 전무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위 고용방침이 발표됨에 따라 ○○의 4급 이상 책임자 중 원고와 이○○만 2004.3.17 참가인 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나머지 D지점과 KH지점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모두 참가인 조합과의 근로계약을 포기하였다.

①

근로계약기간은 2004.3.8부터 2004.12.31까지로 하되, 참가인 조합은 계약직직원운용규정 중 근로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에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근로기간은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된 시점으로부터 통산하여 5년을 초과하지 못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는 자동으로 종료되며, 다만 참가인 조합은 근무성적을 감안하여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이 사건 계약직 근로계약서 제2조, 을 제3호증)

②

근로자는 참가인 조합의 정규직원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아니하고 참가인 조합의 계약직직원운용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근로계약서 제6조, 제11조).

③

조합장은 일부 사업의 중단, 일부 사무소의 폐쇄 또는 담당업무의 다른 법인으로의 이관, 기타 사무소의 형편 등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로 계약직 직원의 고용이 필요하지 아니할 때 통상임금의 30일분을 지급하고 근로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계약직직원운용규정 제24조 제1항 제7호, 제3항, 을 제6호증)

(6)

참가인 조합은 2004.3.19 위 고용방침에 따라 원고와 이○○에게 이 사건 계약직 근로계약서 제2조 제2항 및 계약직직원운용규정 제24조 제1항 제7호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해지를 통보하였는데, 원고에 대하여는 다른 조합과의 고용협상을 이유로 당분간 보류해 달라는 원고의 요청으로 이를 보류하다가 2004.4.30 다시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해지를 통보하였다.

(7)

그런데 원고는 2004.6.18 근로계약기간이 2004.12.31까지임에도 아무런 사유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2004부해102호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 조합이 원고를 계약기간까지 근무하게 하라는 노동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원고를 2004.5.1자로 소급하여 복직시키자, 원고는 2004.8.2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8)

이후 원고는 참가인 조합의 채권관리과장, 관리역 공사감독관으로 근무하면서 참가인 조합의 조합장인 차○○과 상무인 이△△에게 계속적으로 자신의 정규직 보장을 요구하였고, 위 이△△는 원고에게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9)

참가인 조합은 4급 이하의 ○○의 직원들 중 2004.7.1자로 12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 데 이어 2005.1.1자로 7명을 각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함에 따라 원고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을 고려하였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다.

판 단

(1)

살피건대,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대법원 1998.5.29 선고, 98두625 판결),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1998.1.23 선고, 97다4248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조합은 ○○을 계약이전방식으로 인수하여 ○○의 직원들을 고용할 의무가 없으나 필요에 의해 ○○의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려 하였던 점, 참가인 조합은 당초 ○○의 지점 3개 전부를 인수하여 ○○의 직원 전부를 단계적으로 정규직화 하려고 하였으나 ××로부터 이러한 계획이 불허되어 결국 1개 지점만을 인수하게 되어 참가인 조합의 고용방침이 변경될 수밖에 없었던 점, 원고도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참가인 조합이 제시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더구나 참가인 조합이 지점 폐쇄를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통보를 하자 계약기간이 2004.12.31까지라고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까지 하였던 점, 참가인조합으로서는 원고가 근무하던 KH지점의 폐쇄로 원고를 계속고용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었던 데다가 원고 또한 이러한 점에 자신의 고용불안을 느껴 참가인 조합에 복직된 이후 계속적으로 자신의 정규직 보장을 요구하여 왔다고 보여지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조합과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원고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원고는 참가인 조합이 원고의 정규직 고용을 약속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 조합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원칙적으로 원고에 대한 정규직 고용방침을 철회하였고, 이후 비록 이○○ 상무가 원고에게 정규직 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하고, 참가인 조합도 원고의 정규직 고용을 고려해 본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및 최종적인 고용 여부는 참가인 조합의 재량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것만으로 참가인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정규직 고용 또는 재계약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 조합이 원고의 정규직 고용을 약속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김선희,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