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7. 4. 선고 2006구합2480 판결

판결요지

원고가 야기한 두 차례의 교통사고는 그 사고의 발생경위 및 그로 인한 물적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경미한 사고라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근로자의 징계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2회에 걸친 교통사고 전력, 2회의 시말서 제출 등을 이유로 한 승무정지처분은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대물사고처리규정의 기준에 따른 징계로서 승무정지는 징계사유 중 비교적 가벼운 징벌에 속한다는 사정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은 그 징계사유에 상응한 적정한 징계로서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8호증의 1, 2, 을 제9호증, 을 제19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회사는 상시근로자 220여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 여객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7. 2. 24.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버스운행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3. 10. 6. 및 2005. 4. 22. 각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시말서를 제출하는 등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68조 제2호 및 대물(인)사고처리규정을 각 적용하여, 2005. 5. 7. 원고에 대하여 같은 달 10.부터 같은 달 19.까지 10일간 승무를 정지시켰다(이하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에 불복하여 2005. 5. 1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5부해509호로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05. 6. 3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2005. 7. 14. 중앙노동위원회에 2005부해587호로 재심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5. 12. 2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의 근거규정인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및 대물(인)사고처리규정은 종전 취업규칙의 징계규정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었음에도 사전에 근로자의 동의나 의견청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효력이 없다. 또한, 단체협약 제30조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인하여 약식기소된 근로자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단체협약 제2조에 따라 취업규칙 등에 우선적용되는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야기한 교통사고는 약식기소조차 되지 아니한 경미한 사고에 불과하므로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승무정치처분은 징계의 근거법령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나아가 참가인 회사는 경미한 교통사고를 야기한 근로자에 대하여 별도의 징계를 한 선례가 없고,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입은 손해를 훨씬 넘어서는 피해를 보게 되므로,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이 적법한 징계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5, 6호증, 을 제10, 11호증, 을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03. 10. 6. 14:10경 참가인 회사 소속 버스를 운행하여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청담사거리 부근을 진행하던 중 선행하던 승용차가 우회전하기 위하여 갑자기 정차하자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아니한 과실로 위 승용차와 추돌을 피하기 위하여 버스를 급정차함으로써 버스승객 2명이 차내 구조물에 부딪쳐 상해를 입었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는 대인사고 보험금 600여만원 등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위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2003. 10. 14. 참가인 회사에게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자필 시말서를 제출하였다.

(2)

원고는 2005. 4. 22. 22:15경 참가인 회사 소속 버스를 운행하여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지하철 7호선 논현역 사거리에서 서울 동작구 사당동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4차로로 진입하던 중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아니한 과실로 3차로에 정차 중이던 승용차를 추돌하였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는 버스수리비로 금 661,430원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위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2005. 4. 23. 참가인 회사에게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회사에 누를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하여 차후에는 사고 없이 안전운행하겠다는 취지의 자필 시말서를 제출하였다.

(3)

참가인 회사는 1986. 1.경 종전부터 시행하고 있던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취업규칙 제71조 제2호에는 참가인 회사는 사고야기 또는 이 규칙 위반 등으로 시말서를 2회 이상 제출한 근로자에 대하여 정직, 전직, 감봉 또는 근신, 견책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그 말미에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O운수버스노동조합 조합장 박○○의 기명ㆍ날인이 되어 있다.

(4)

그 후 참가인 회사는 1998. 2.경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1986. 1.부터 시행한 위 취업규칙 중 근로자의 정년, 징계사유 등을 개정하여 그 무렵부터 시행하고 있고(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그 말미에는 당시 참가인 회사에 조직된 노동조합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지부 O운수분회(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 분회장 이○천의 기명ㆍ날인이 되어 있다.

한편, 이○천은 1997. 12. 10. 노동조합원 총 151명을 상대로 실시된 선거에서 노동조합 분회장으로 선출되었고, 2003. 12. 10. 노동조합원 총 183명을 실시된 선거에서 다시 노동조합 분회장으로 선출되었다.

(5)

참가인 회사는 2004. 12. 27. 10:00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대물(인)사고처리규정을 제정하면서 이를 2005. 2. 22.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 말미에는 사용자측으로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 외 4명, 근로자측으로 이○천 외 4명의 기명ㆍ날인이 되어 있다.

(6)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과 관련한 참가인 회사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68조(정직, 전직, 감봉 및 근신, 견책, 승무정지) 회사는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자는 정직, 전직, 감봉, 근신, 견책, 승무정지에 처한다.

2.

사고야기 또는 이 규칙 위반 등으로 시말서를 2회 이상 제출한 자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

6.

승무정지 14일 이하의 대물(인)사고 발생자에 대하여는 징계위원회의 회부 여부를 징계위원장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

□ 징계방법

1.

대물

-50만원~100만원 미만 승무정지 10일

-시행일 : 2005. 2. 22.부터 시행한다.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2조(효력) 본 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규칙, 회사와 종업원에 있어서 모든 협정 또는 계약에 우선한다.

제6조(소노사협의회) 회사와 지부(노동조합)간에는 소노사협의회를 둔다. 임금에 관한 사항은 다룰 수 없다. 단, 요금 차이가 있는 버스 운전자 임금은 사업장 소노사협의회에서 정한다.

제30조(구상권 제한) 운전자가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야기되었을 시 조합원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할 수 없다.

다.

판 단

(1)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대물사고처리규정의 효력

(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을 보건대, 참가인 회사의 상시근로자 수와 이○천을 분회장으로 선임한 노동조합원 수를 비교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 및 대물사고처리규정 제정 당시 노동조합은 참가인 회사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1998. 2.경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함에 있어 노동조합 분회장 이○천의 동의를 거쳤고, 2004. 12. 27.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을 제정함에 있어서도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조를 근거로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의 제정과 시행 등에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대물사고처리규정은 모두 참가인 회사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거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사유의 존부

(가)

보건대, 원고는 2003. 10. 6. 및 2005. 4. 22. 참가인 회사 소속 버스를 운행하던 중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참가인 회사에 재산적 손해를 입히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에 각 시말서를 제출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8조 제2호를 위반하여, 이 사건 대물사고처리규정 징계방법 제1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야기한 교통사고는 모두 경미한 사고에 불과하였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 제30조의 규정을 종합하면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하여는 참가인 회사는 징계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보건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는 운전자가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으로 사고를 야기하였을 경우 조합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고,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경과실로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자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의 구상권을 제한함으로써 운전자의 재산적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데 그 주된 취지가 있는 것이고, 그 후문에 규정된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규정의 의미는 경미한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징계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이지, 여러 차례 교통사고를 야기하거나 그 사고발생의 원인 또는 다른 징계사유를 들어 버스운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아 징계를 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며, 원고가 야기한 두 차례의 교통사고는 그 사고의 발생경위 및 그로 인한 물적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경미한 사고라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근로자의 징계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2회에 걸친 교통사고 전력, 2회의 시말서 제출 등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한 것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 제3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징계양정

보건대, 원고는 2회에 걸쳐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적지않은 재산적 손해를 끼쳤으며,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은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대물사고처리규정의 기준에 따른 징계로서 승무정지는 징계사유 중 비교적 가벼운 징벌에 속한다는 사정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은 그 징계사유에 상응한 적정한 징계로서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승무정지처분은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대물사고처리규정에 근거한 적법한 징계라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김선희,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