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9. 29. 선고 2006구합958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긴급조정결정의 경위

가.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은 근로자 16,100여명(조종사 1,986명)을 고용하여 여객 및 화물의 항공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B의 조종사 1,344명을 조합원으로 하여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와 B은 2005. 10. 17.~2005. 11. 17. 2005년 임금협약을 갱신하기 위하여 11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하였으나 임금 인상의 여부 내지 인상률에 대한 이견(원고: 기본급 및 비행수당 6.5% 인상, 상여금 연 50% 인상, B : 동결)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2005. 11. 18.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였다.

다.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는 2005. 11. 24.과 2005. 12. 2. 2차례에 걸친 조정회의를 통하여 원고와 B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여 임금 기본급 2.5% 인상을 조정안으로 제시하였으나 원고가 그 수락을 거부하여 2005. 12. 2.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단체교섭이 계속되었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2005. 12. 7. 교섭이 중단되었다.

라.

원고는 2005. 11. 30.부터 2005. 12. 6.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조합원 1,344명 중 1,126명(83.8%)이 투표에 참가하였고 이 가운데 897명(79.7%)이 찬성하였고, 이에 따라 2005. 12. 8. 00:01 파업에 돌입하였으며, 그 조합원 대부분이 파업에 동조하였고 2005. 12. 10.에는 850여명의 조합원이 인천 영종도 소재 C재단 인천연수원에 모여 파업 및 농성을 계속하였다.

마.

이에 피고는 특별대책반을 구성하는 한편, 노사관계조정팀을 파견하여 2005. 12. 9.부터 2005. 12. 11. 새벽까지 원고와 B에 단체교섭을 권고하고 교섭의 타결을 촉구하는 등의 행정지도를 하였다. 이에 따라 노사 간에 수차 집중적인 단체교섭이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쟁점인 상여금 인상 부분에서는 원고가 B의 제시안을 수용하여 타결되었으나 임금인상률에 관하여는 원고가 당초의 제시안을 양보하여 임금 총액 대비 3.5% 인상안을 요구하면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사측은 B 일반노조의 임금인상률이 기본급 대비 2.5% 수준이고 D의 조종사 임금인상률이 기본급 대비 3% 수준임을 내세워 기본급 대비 2.5% 인상안을 고수함에 따라 더 이상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바.

피고는 다음의 사정을 들어 이 사건 파업이 노사 당사자는 물론 국민 생활과 경제에 심각한 피해와 손실을 입힌다는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의견을 들은 다음, 2005. 12. 11. 10:0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76조 제1항에 기하여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하고 이를 공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77조의 규정에 의하여 즉시 모든 쟁의행위를 중지하여야 하고 이후 30일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게 되었다.

①

B의 경우 2004년도 항공수송 분담률이 수출입 화물 48%, 국제여객 41%, 국내여객 65%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크고, 파업으로 인한 항공기 운항차질이 70%에 이르는 등 그 경제적 손실은 D의 5배 내지 6배에 달하고, 항공기 이용 상의 불편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유·무형의 피해를 고려하면 그 피해는 D 파업의 그것과 비교하기 어렵다.

②

정부는 파업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당사자 간 교섭을 주선하고 집중적인 교섭을 통하여 자율 타결토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였으나 노사 당사자 간에 임금인상률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되고 이로 인한 피해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③

2005. 12. 8.부터 2005. 12. 10.까지 사흘간의 파업으로 총 1,174회의 항공편 중 723편이 결항되어 여객 9만 8천여 명, 화물 7,130톤의 수송차질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B이 500여억 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산될 뿐만 아니라, 특히 수출물량이 집중되는 연말의 화물기의 결항으로 수출업체의 수출차질액이 약 1,231억 원, 관광업체의 피해가 약 72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관련 산업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 으로 예상된다.

④

이와 같이 그 동안의 파업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액만 총 1,894억 원에 달하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그 피해액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반복되는 국내 항공사 파업으로 국민경제의 경쟁력 저하와 신인도 하락 등 무형의 피해도 크게 우려된다.⑤ 항공기 결항에 따른 여행 일정의 취소, 대체교통 수단 이용을 위한 시간·비용의 부담 등 국민생활의 불편도 적지 않다.

사.

한편, 원고는 긴급조정결정이 공표되기 전인 2005. 12. 11. 07:30 긴급조정결정이 되는 경우 업무복귀를 할 것인지에 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긴급조정결정이 공표되는 경우 업무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의하였고, 그 뒤 위와 같이 긴급조정결정이 공표되자 "극단적인 투쟁이 몰고 올 파급을 고려하여 파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하였고, 그 조합원들은 모두 업무에 복귀하였다.

아.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위원회는 2005. 12. 10. 피고로부터 긴급조정결정 통고를 받고 바로 조정절차를 개시하여 2005. 12. 21. 사전 조정회의와 2005. 12. 26. 본 조정회의를 통하여 원고와 B 사이의 조정을 시도하였으나 노사 모두 종전의 제시안을 그대로 고수하여 노사의 입장 차이가 현격하다는 등의 이유로 2005. 12. 26. 조정안의 제시를 생략한 채 조정을 종료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같은 날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인정하여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은 다음 직권으로 중재회부의 결정을 하였다.

자.

그 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와 B 사이의 쟁의행위에 대한 중재재정을 하였고, 원고와 B이 이를 수용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그대로 확정되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노동쟁의가 종료되었다.

차.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한 날로부터 30일이 경과되기 전인 2006.1. 9.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이 실체적 요건(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1 내지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76조 (긴급조정의 결정) ①노동부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에는 긴급조정의 결정을 할 수 있다.

②

노동부장관은 긴급조정의 결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③

노동부장관은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긴급조정을 결정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이유를 붙여 이를 공표함과 동시에 중앙노동위원회와 관계 당사자에게 각각 통고하여야 한다.

제77조 (긴급조정시의 쟁의행위 중지) 관계 당사자는 제7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긴급조정의 결정이 공표된 때에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하여야 하며, 공표일부터 30일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제78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앙노동위원회는 제7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통고를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조정을 개시하여야 한다.

제79조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결정권) ①중앙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은 제78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어 그 사건을 중재에 회부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결정은 제7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통고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제80조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중앙노동위원회는 당해 관계 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으로부터 중재신청이 있거나 제79조의 규정에 의한 중재회부의 결정을 한 때에는 지체 없이 중재를 행하여야 한다.

3.

소의 적법 여부

가.

주장

(1)

피고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에 따라 원고의 모든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와 중재재정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 이후 쟁의행위 금지기간 30일이 경과하여 원고의 쟁의행위 금지라는 권리제한 상태는 해소되었고 그 동안 원고나 그 조합원이 별다른 쟁의행위를 하지 않아 이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소추되거나 또는 징계를 받은 등 법률상 불이익을 받은 일도 없어 원고가 이러한 사유를 들어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취소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중재회부와 중재재정은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과는 별개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자율적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중재재정이 확정되어 더 이상 다툴 수도 없게 되었고, 따라서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이 취소되더라도 중재재정이 그 효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중재재정을 이유로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취소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나.

원고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에 의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특별조정절차를 개시하고 이어서 중재회부를 하고 중재재정을 하였는데,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이 취소되는 경우 그 후속절차로 이루어 진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은 그 근거를 잃어 무효가 된다. 이와 같이 중재결정이 무효로 되면 원고는 중재재정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사용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교섭이 결렬될 경우 쟁의행위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므로 원고로서는 이러한 권리의 회복을 위하여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

다.

판 단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처분 후의 사정에 의하여 권리와 이익의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고, 설령 그 처분이 위법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두4369 판결).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과 이에 따른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및 중재결정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긴급조정결정에 의한 30일간 및 중재회부 결정에 의한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어 단체행동권이 전면적으로 제한을 받고 단체교섭권도 일정 부분 제한을 받게 되는 법률상의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쟁의행위의 금지기간이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일인 2005. 12. 11.부터 30일이 되는 날인 2006. 1. 9.이 지남으로써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에 의하여 원고에게 주어진 단체행동권의 제한은 이미 해소되었고, 이 사건 중재재정에 대하여 노사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용함으로써 노동쟁의가 종료되었으므로 이로 인한 원고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제한도 없어졌다. 그리고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과 동시에 원고가 파업을 중지하고 그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나 그 조합원이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에 따른 쟁의행위 금지기간 동안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소추되거나 또는 징계를 받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러한 제한 내지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의 취소할 실익도 없다.

또한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에 이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 중재회부 결정과 중재재정이 이루어졌으나,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에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동부장관이 쟁의행위를 일정기간 금지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을 통하여 노사 간의 자율적 해결을 도모하는 처분임에 반하여(노동조합법 제76 내지 78조), 중재회부 결정과 중재재정은 중앙노동위원회가 긴급조정결정과는 별개로 그 자율적 판단에 따라 위와 같은 쟁의행위를 종결하기 위하여 행하는 처분이므로(노동조합법 제79조, 제80조), 위 두 처분은 후 자의 처분이 전자의 처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각각 단계적으로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각각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선행 처분의 하자가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 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7누20502 판결, 2000. 9. 5. 선고 99두9889 판결 등).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결정과 중재재정에 대하여 그 상대방인 원고와 B이 다투지 아니함으로써 이미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수 없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선행 처분인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하자를 이유로 후행 처분인 중재회부의 결정과 중재재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의 단순 위법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후행 처분으로서 중재재정 등의 효력이 존속함을 들어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을 다툴 이익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긴급조정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